18일 조선비즈 주최 행사
“축사하기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걸 이렇게 하겠습니다 말했는데’
이제 ‘이렇게 해야 합니다’만 이야기할 수 있어”
“정치적 권한 빼앗기면 이렇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올해 첫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가 올해 처음으로 참석한 행사는 조선비즈가 주최한 가상자산 컨퍼런스였다.

이 전 대표는 “축사를 하기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걸 이렇게 이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이제는 정말 제가 관심 두는 분야에 관해서 이야기하게 되었는데도 ‘이걸 이렇게 해야 합니다’라고만, 이야기할 수 있네요”라며 “정치적 권한을 빼앗기면 이렇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0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현실을 딛고 미래'로 컨퍼런스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조선비즈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웨스틴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조선비즈 가상자산 컨퍼런스’에 축사로 참석해 “정치를 하다 보면 기득권과 관행이라는 것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사람들에게는 변화의 대상이지만 기득권과 과거의 시스템을 독점한 사람들에게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켜내야 하는 보루가 되기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새로운 도전을 꺾기 위한 시도들이 많이 있었다. 정보기술(IT)과 블록체인의 영역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앞으로 블록체인의 발전은 정치가나 자본가가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는 기술의 영역에서 이뤄질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가상자산에 대해서도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로 시작된 블록체인의 활성화가 또 하나의 버즈워드로 끝나지 않고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기 위해서는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는 웹 3.0의 구현체가 더 실질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축사를 마친 이 전 대표는 자리에 앉아 레온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지부 헤드의 기조연설을 경청했다.

=박지영 기자

=민영빈 기자

정치권과 금융 당국은 현재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상자산 시장이 부흥하기 위해서는 관련 제도와 법이 필수라며 도입 논의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 당국 역시 투자자 보호와 건실한 산업 발전을 위해 법 제정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에 참석한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을 포함해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하나같이 가상자산 시장의 발전과 부흥을 위해선 건실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관련 법안 등이 시급히 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블록체인은 데이터 자산 거래의 신뢰도를 높이는 디지털 시대 핵심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다만 블록체인 기술 기반 디지털 자산 시장이 팽창하면서 기술 활용 범주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 정립이 절실해졌다”고 했다.

이 전 대표 역시 디지털자산 관련 법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지난 한 해는 정직하지 못했던 일부 거래소와 제대로 설계되지 못해 시장을 혼란에 빠트렸던 일부 코인들이 시장을 불안정하게 했다”며 “그러나 암호화 기반의 서비스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8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현실을 딛고 미래'로 컨퍼런스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조선비즈

더불어민주당의 김 의원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현재 한국의 가상자산 관련 규제를 봤을 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대한 신고 의무와, 예치금 분리보관 정도만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미국과 같은 선진국은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급성장한 시장 규모를 감안한다면 건전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투자자를 두텁게 보호할 수 있는 입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들 모두는 가상자산 관련 법안이 시급히 제정될 수 있도록 관련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입 모아 말했다. 금융 당국 역시 현재 계류 중인 가상자산 관련 법안이 통과할 수 있도록 적극 논의에 나서겠다고 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현실을 딛고 미래'로 컨퍼런스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조선비즈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현재 국회에는 가상자산 관련 17개 법안이 상정돼 있는데, 정부는 국회의 논의를 지원해 투자자 보호 중심 규율 체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 활용해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 서비스를 제시하고 이용자 보호와 공정한 시장거래 질서 확립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정수 기자

“올해는 과거에 비해 보다 속도감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개념 정립, 진입규제와 행위규제, 또 투자자 보호 규정과 불공정 거래 규제까지 넓고 깊은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현실을 딛고 미래'로 컨퍼런스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조선비즈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 축하 인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작년 한 해는 ‘겨울이 오고있다’라고 할 만큼 가상자산 시장에 그닥 좋은 시기는 아니었다”며 “특히 테라-루나 폭락 사태, FTX 파산, 위믹스 상장폐지 등 바람 잘 날 없던 한해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나라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대한 신고 의무와 고객별 거래내역, 예치금 분리보관 정도로만 제도가 마련돼 있어 선진국에 비해 제도적 뒷받침이 미진한 게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급성장한 시장 규모를 감안한다면 건전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자를 두텁게 보호할 수 있는 입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김 의원은 “지금 국회에는 기본법이라고 볼 수 있는 제정안이 10건, 개정안 7건으로 총 17건의 관련 법률안이 발의되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규정이 마련된다면, 시장의 불확실성은 줄어들고 투자 신뢰가 높아져 가상자산 산업이 보다 근본적으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

= 이경탁 기자

가상자산 시장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법안 제정 외에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그 동안 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정보가 일부에만 편중돼 여러 잡음을 일으킨 만큼 각종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업계 전체가 자정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현철 법무법인 이제 변호사(왼쪽)가 18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현실을 딛고 미래'로 콘퍼런스에서 패널 토의를 진행하는 모습. /조선비즈

1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에서 오후 패널토의에선 건실한 가상자산 산업을 위해서는 규제도 중요하지만 업계의 자정 능력 또한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날 패널토의는 ‘가상자산 규제의 현재와 미래: 무엇을 했고 뭘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진행됐다. 좌장은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유일한 가상자산 담당 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는 주현철 법무법인 이제 변호사가 맡았고, 패널로는 이해붕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장, 윤성원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김준우 크로스앵글 공동대표,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나섰다.

해당 토의에선 가상자산 시장에 여전히 만연한 사기와 같은 금융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하는 등 업계의 자정 능력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준우 대표는 “결국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정보”라며 “또한 정보가 효용성이 있으려면 취득한 정보가 특정 코인 가격에 영향을 끼쳐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다만 지난 2017년과 2018년을 돌아보면, 당시 코인들은 정보가 있다 하더라도 그 정보가 가격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며 “따라서 그때부터 코인 공부가 굳이 필요하냐는 의문을 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유가증권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을 가르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가 투자자가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의 차이로 봤다. 유가증권시장은 예탁결제원, 한국거래소, 증권사 등 각 기관이 업무를 분담하고 관련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코인 시장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18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현실을 딛고 미래'로 컨퍼런스 오후 패널 토의 모습. 왼쪽부터 주현철 법무법인 이제 변호사, 이해붕 업비트투자자보호 센터장, 윤성원 베인앤컴퍼니 파트너, 김준우 크로스앵글 공동대표,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의 모습. /조선비즈

김 대표는 “만약에 증권시장도 거래소만 있고 리서치센터, 회계법인, 전자공시시스템이 없다면 ‘투기판’과 다름없을 것”이라며 “가상자산 시장도 이러한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해 업계 관계자들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날 토의에선 지난해 5월, 가치가 일주일 만에 99% 넘게 폭락한 루나-테라 사태, FTX 파산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 보다 강력한 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들렸다.

이해붕 센터장은 “사실 선량한 사업자라고 하면 고객의 자산을 내 이익을 위해 함부로 쓰지 않는다”며 “이제는 이러한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 전문가, 학계 등 논의를 통해 공동체가 예외 없이 져야 하는 내용을 법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횡령과 같은 범죄 행위에 대한 책임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이를 법에 담는다면 투자자 보호 역시 한층 강화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다만 이러한 법 제도는 가상자산이 국경을 뛰어넘어 거래되는 특성을 고려할 때, 해외 사례를 고려해가며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근 업비트를 포함한 각 거래소들이 최근 거래소 공동 연합회를 만들며 자율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은 고무적이나 미국과 같은 다른 선진국 사례와 통용되는 법안을 마련해야 효과적인 규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박선영 교수는 “한국의 법안은 유럽 연합, 미국과 비교했을 때 그 내용이 촘촘하거나 도입이 빠르지 않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며 “현재 한국 정부는 미국 등과 소통하면서 규제 수준을 맞춰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

=이정수 기자

두번째 조선비즈 가상자산 콘퍼런스, 400여명 참석하며 성황리에 열려
“시장 혁신과 도약 위해선 신속한 제도 도입이 급선무” 한 목소리
성장 기대는 여전… “블록체인·웹3.0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가상자산, 현실을 딛고 미래로’를 주제로 한 조선비즈의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가상자산 업계와 정치권, 금융 당국, 기업 등 각계 주요 인사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은 가상자산의 미래와 규제 흐름을 심도 있게 짚어보고 토론했다.

1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현실을 딛고 미래' 개회식 모습. /이경탁 기자

첫번 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레온 풍(Leon Foong)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지부 대표는 “블록체인 사업 기반을 토큰노믹스(토큰경제)에만 두면 시장이 불황일 때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레온 풍 대표가 근무하는 바이낸스는 지난해 기준 가상화폐 400여개가 상장돼 있는 세계 최대 거래소다. 국내 거래소와 달리 선물 거래, 개인 간 거래 같은 여러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1년 기준 거래액은 9조5000만달러를 넘어섰으며, 현재 1200만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레온 풍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사업 모델들은 각각의 실질 가치를 증명하고, 대중에게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웹3 시대에서는 유틸리티 기반 프로젝트와 같은 효과 있는 블록체인 사업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온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18일 조선비즈가 연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에서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 기술: 아시아태평양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있다./조선비즈

웹3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서비스 참여자들이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탈(脫)중앙화 웹을 뜻한다. 사용자 모두가 각자의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수익도 거둘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레온 풍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완벽한 모델이 구축된 게 아니다”라며 “활동 이용자(액티브 유저)를 더 많이 확보하고, 가치를 더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블록체인 데이터를 통한 가상자산의 투자 전략과 가치평가 모델’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가상자산도 주식처럼 분석해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크립토퀀트는 전 세계 200여개 국가에서 매달 100만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는 가상자산 거래 분석 플랫폼이다. 현재 8800개 차트의 온체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거래소, 채굴자, ‘고래’(비트코인 1만 개 이상 보유자) 등의 온체인 활동을 감지하고 이들의 매수, 매도 움직임을 포착해 공개하고 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가 18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현실을 딛고 미래'로 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주 대표는 “가상자산은 결제와 정산이 동시에 이뤄지는 최초의 금융 자산”이라면서 “일반적으로 주식은 매출 정보 등 다양한 지표로 1주의 적당한 가격을 파악할 수 있지만 비트코인은 그러한 합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 투자 시에도 펀더멘털을 확인해야 한다”며 “거래 코인 수, 수수료, 프로토콜 수익 등 데이터를 취합·분석해 이를 투자자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FT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인 오프(OFF)를 설립한 박진우 대표는 기조연설 이후 이어진 강연에서 미술 작품,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등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는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을 소개했다.

NFT란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대상에 원본임을 증명하는 NFT 꼬리표를 붙여서, 추후 아무리 많은 복제 파일이 돌아다녀도 대체가 불가능한 원본의 가치를 인정받도록 한 것이다.

박진우 OFF 대표

박 대표는 “시장이 성장하면서 한정으로 발행된 PFP NFT는 미 프로농구(NBA) 선수도 프로필로 쓰는 등 새로운 대중문화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재미있는 것은 고차원의 기술 없이도 메타버스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대표는 “요즘 2030대 소비자들에게는 브랜드 ‘로고’가 중요하다. 티셔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콘텐츠가 더 중시되는 것”이라며 “무한대로 생산하는 게 너무나 쉬운 디지털 세계에서 희소가치를 사물에 부여하는 게 힘든 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게 NFT”라고 말했다.

두번째 강연에선 이두희 멋쟁이사자처럼 대표도 블록체인 생태계 대중화를 위해서라도 NFT 프로젝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두희 멋쟁이사자처럼 대표가 18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현실을 딛고 미래'로 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이 대표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결승전을 보면 티켓팅 대행이 넘치고, 티켓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도 어렵다”면서 “만약 티켓을 구매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NFT 티켓을 발행하면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NFT 기술을 통해 중간 판매상이 티켓을 싹쓸이하는 것도 막을 수 있어 진짜 수요자들만 티켓을 살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연 이후에는 ‘NFT와 블록체인 산업의 방향’을 주제로 한 토론이 이어졌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부교수가 토론 좌장을 맡고 박진우 대표, 이두희 대표, 가상자산 분석업체 원더프레임의 김동환 대표,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토론 패널로 참석해 NFT와 블록체인 산업이 이끌어 갈 미래와 문제점에 대해 분석했다.

먼저 패널들은 올해 역시 가상자산을 향한 관심은 여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2022년의 변화를 겪으면서 우리 는 모두 ‘크립토 네버 다이(crypto never die·크립토 시장은 죽지 않는다)’라는 명제가 확립된 것을 볼 수 있었다”며 “올해 역시 비트코인과 관련된 전 세계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또 패널들은 가상자산 관련 규제 등이 모호하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선 관련 법 제도 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몇몇 NFT 및 관련 사업의 경우, 추후 증권 성격을 지닌 것으로 판별될 수 있어 이에 대한 제도가 마련되지 않으면 투자자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김 선임 연구위원은 “NFT는 그 유형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는 측면이 있지만 본질은 토큰이다”라며 “그러나 NFT는 규제가 미흡하기에 남용될 수 있고, 법적 불확실성도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오후 강연에서는 이해붕 두나무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장이 법·제도적 원칙과 디지털자산 기본법에 대해 강연했다.

이 센터장은 “가상자산도 금융투자시장, 증권시장과 같은 규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점에 글로벌 합의가 도달한 수준”이라면서 “유럽연합(EU), 미국, 영국, 일본, 홍콩, 두바이 등이 관련 법안을 내놓으며 법제도 규제 표준화 페달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량한 행위자는 엉성한 규제 장치를 가지고도 통제할 수 있지만, 나쁜 행위자는 허술하게 만든 법망, 허점을 악용할 것”이라며 “법적으로 책무가 명확히 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 번째 강연자로 나선 윤성원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는 웹3 사업을 하려는 기업은 비즈니스의 문제를 파악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소비자의 참여를 이끌어낼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성원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가 18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에서 '웹 3(Web 3) 준비 기업에 대한 조언'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조선비즈

윤 파트너는 “궁극의 웹 3를 구현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본다”며 “비즈니스 업체들이 웹 3로 가는 기회는 아직 많아 있으므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모델로 갈지 고민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강연 이후에는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유일한 가상자산 담당 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는 주현철 법무법인이제 변호사가 ‘가상자산 규제의 현재와 미래: 무엇을 했고 뭘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패널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에는 이해붕 두나무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장, 윤성원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김준우 크로스앵글 공동대표·공동창업자, 박선영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이들은 건실한 가상자산 산업을 위해서는 규제도 중요하지만 업계의 자정 능력 또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지난해 5월, 가치가 일주일 만에 99% 넘게 폭락한 루나-테라 사태, FTX 파산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 보다 강력한 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조선비즈

이해붕 센터장은 “사실 선량한 사업자라고 하면 고객의 자산을 내 이익을 위해 함부로 쓰지 않는다”며 “이제는 이러한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 전문가, 학계 등 논의를 통해 공동체가 예외 없이 져야 하는 내용을 법에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선영 교수는 “한국의 법안은 유럽 연합, 미국과 비교했을 때 그 내용이 촘촘하거나 도입이 빠르지 않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며 “현재 한국 정부는 미국 등과 소통하면서 규제 수준을 맞춰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시장에 여전히 만연한 사기와 같은 금융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하는 등 업계의 자정 능력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준우 대표는 “결국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정보”라며 “또한 정보가 효용성이 있으려면 취득한 정보가 특정 코인 가격에 영향을 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8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현실을 딛고 미래'로 컨퍼런스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조선비즈

이번 콘퍼런스는 업종을 불문하고 많은 기업이 주목하는 가상자산 산업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인 만큼, 정계에서도 주요 인물들이 두루 현장에 참여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과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직접 자리했다.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

=이경탁 기자

전문가들은 최근 가상자산 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여전히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틈새시장’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법 제도가 미비해 투자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동산 조각 투자와 연관된 일부 NFT 사업은 증권성이 있다고 판단돼 거래가 중지되거나 사기 등 금융 범죄에 엮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18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에서 국내 학계 및 업계 관계자들이 패널 토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좌장을 맡은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 패널을 맡은 이두희 멋쟁이사자처럼 대표,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 박진우 오프 대표,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의 모습. /조선비즈

18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에서 국내 학계와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NFT와 블록체인 산업의 방향성과 대한 패널 토의를 가졌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박진우 대표, 이두희 대표, 가상자산 분석업체 원더프레임의 김동환 대표,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토의에 참여했다.

먼저 패널들은 올해 역시 가상자산을 향한 관심은 여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환 대표는 “2022년 변화를 겪으면서 우리 모두는 ‘크립토 네버 다이(crypto never die·크립토 시장은 죽지 않는다)’라는 명제가 확립된 것을 볼 수 있었다”며 “올해 역시 비트코인과 관련된 전 세계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NFT 등 가상자산 사업 역시 관련 아이템을 잘 발굴한다면 여전히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대표는 ‘아발란체(Avalanche)’ 코인을 예시로 들며 그동안 가상자산 기업들이 해결하지 못한 부분을 해결해 준다면 이는 수익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현재 이더리움이 택하고 있는 채굴 방식인 지분증명방식(PoS)을 살펴보면, 고성능의 노드가 필요한 것을 알 수 있다”며 “작년 하반기만 해도 크립토에 부정적이던 전통 웹 서비스 기업들이 아발란체 코인 노드를 지원한다 하자 그 가격이 15%나 뛰었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관련 규제 등이 모호하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선 관련 법 제도 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몇몇 NFT 및 관련 사업의 경우, 추후 증권 성격을 지닌 것으로 판별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제도가 마련되지 않으면 투자자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김갑래 선임 연구위원은 “NFT는 그 유형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는 측면이 있지만 본질은 토큰이다”라며 “그러나 NFT는 규제가 미흡하기에 남용될 가능성이 높고, 법적 불확실성도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특히 NFT를 활용한 부동산 조각 투자의 경우, 증권성을 지닌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NFT 부동산 조각 투자는 규제 샌드박스에도 포함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증권 신고도 안 돼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특정 사업을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나, NFT를 활용해 부동산 조각 투자를 하는 사업은 위험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 보호를 위해서 NFT에 대한 정의 등 관련 법 제도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

=이정수 기자

=허지윤 기자

=김수정 기자

윤주경 의원이 1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디지털자산 시장의 법·제도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주경 의원은 1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에서 “블록체인 기술 기반 디지털 자산 시장이 팽창하면서 기술 활용 범주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 정립이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블록체인은 보안이 최선이라 여겨졌던 금융거래 정보에 대한 인식을 180도로 바꿨다”며 “데이터 자산 거래의 신뢰도를 높이는 디지털 시대 핵심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블록체인은 투명성과 보안성, 안전성을 더해주는 기술로, 전세계 블록체인 시장에서 특히나 주목받는 관련 분야는 비트코인, NFT(대체불가토큰·Non-Fungible Token), STO(증권형토큰·Security Token offering) 등 디지털 자산”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국민의힘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별도의 연구 모임을 운영하며 디지털 자산 법제도를 조금씩 마련해오고 있다”면서 “앞으로 갈길이 멀지만, 블록체인 발전 방안과 법제도 지원이 논의되기를 기대하며, 디지털자산 시장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

=허지윤 기자

레온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APAC) 대표는 18일 조선비즈가 연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에서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 기술: 아시아태평양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블록체인 비즈니스의 기반을 토큰노믹스(토큰경제)에만 두면 시장이 불황일 때 살아남을 수 없다. 수천개의 프로젝트가 효용성을 증명하지 못하면 결국 좌초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웹3′로 이동해야 한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아시아태평양(APAC) 사업을 총괄하는 레온 풍 대표는 18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의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 기술 : 아시아태평양의 미래’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웹3는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이용해 서비스 참여자들이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탈(脫)중앙화 웹을 뜻한다. 사용자 모두가 각자의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수익도 거둘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레온 풍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사업 모델들은 각각의 실질적인 활용성을 증명하고, 대중에게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웹3 시대에서는 유틸리티 기반 프로젝트와 같은 효용성 있는 블록체인 사업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완벽한 모델이 구축된 게 아니다”라며 “활동적인 이용자(액티브 유저)를 더 많이 확보하고, 효용성의 가치를 더 높이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기준 가상화폐 400여개가 상장돼 있는 세계 최대 거래소다. 국내 거래소와 달리 선물 거래, 개인 간 거래 같은 여러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1년 기준 거래액은 9조5000만달러를 넘어섰으며, 현재 1200만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레온 풍 대표는 글로벌 차량공유 회사 우버에서 말레이시아 제너럴 매니저를 거쳐 쏘카 말레이시아 CEO를 역임한 후 바이낸스에 합류했다.

레온 풍 대표는 지난해 스테이블코인 ‘테라·루나’의 폭락 사태와 세계 3위 거래소인 FTX의 파산 등 여러 악재로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를 맞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알고리즘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은 가상자산이 충분히 제 가치를 구현하지 못해 붕괴된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자산이 단단하게 회복되고 있고, 앞으로 시장 규모는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투명성을 높이려는 업계의 노력과 함께 규제 표준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제도적으로 가상자산을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레온 풍 대표는 이와 함께 “토큰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고 잘 알리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면서 “정보는 쉽게 공개되고 무상으로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낸스는 투자자 보호 조직인 ‘바이낸스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현실에 대해서는 “세계 각국마다 규제 기관이 있고 통화도 다르고, 정책 목표도 다르다”며 “이 때문에 가상자산이 어떤 방식으로 규제가 이뤄져야 하는 지도 통일된 기준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 거래 시장에 관해서는 위탁 권한의 기준과 허용 범위에 대한 문제, 사용자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수요를 파악해야 하는 문제, 운용 자산의 안전한 관리 방안 등 여러 방면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거쳐 규제를 표준화 해야 하는 과제가 중요하게 남아 있다”고 말했다.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

=허지윤 기자

이해붕 두나무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장이 18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에서 법·제도적 원칙과 디지털자산 기본법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조선비즈

“유럽연합(EU) 27개국은 이미 가상자산 시장에 적용할 법안에 대한 제정을 마치고 최종 투표만 앞두고 있다. 우리도 가상자산의 성장과 혁신을 위해선 무엇보다 제도와 규제를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이해붕 투자자보호센터장은 18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에서 법·제도적 원칙과 디지털자산 기본법에 대해 강연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해붕 센터장은 “가상자산도 금융투자 시장, 증권 시장과 같은 규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합의한 상황”이라며 “EU, 미국, 영국, 일본, 홍콩, 두바이 등이 관련 법안을 내놓으며 법제도 규제 표준화 페달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EU 27개 회원국에 적용될 가상자산 시장에 관한 법률인 ‘미카(MiCA·Markets in Crypto Assets)’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EU는 올해 미카 통과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 투표를 할 예정이다.

이 센터장은 “미카가 시행되면 유럽연합 전역에 가상화폐 제공자에 대한 통합 접근법이 적용된다”면서 “그동안은 암호화폐 투자는 금융이 아니라고 봤었는데, 이제는 금융 활동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에 따르면 미카는 소비자와 투자자에 대한 적절한 보호 수준을 제공하는 것, 새로운 디지털 금융상품과 기술 사용을 가로막지 않는 것, 그 활용과 혁신을 지원하는 것, 새로운 상품과 기술이 금융규제의 범주와 기업들의 위험관리 조치에 반영되게 하는 것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카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가 충분한 준비금을 보유하도록 해 테라·루나 사태와 같은 사태를 방지한다.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기업은 백서(화이트리스트)를 반드시 공개해야 하며 채굴자는 에너지 소비량을 공시해야 한다. 자산준거토큰(ARTs)과 전자화폐토큰(EMTs)을 발행하는 기업이나 사람은 백서를 작성해 공개 전에 주무당국에 통지해야 한다. 발행자에 대한 인가와 백서 승인 후에 취득권유, 플랫폼 거래 승인이 이뤄지게 된다.

ART 유통량, 준비자산의 가치·구성 내용은 매월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플랫폼 거래 승인 여부와 무관하게 해당 토큰의 가치나 준비자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모든 사건을 공시해야 한다. 전자화폐토큰(EMTs) 보유자에게 보유기간에 대한 이자 지급을 금지한다. EMT와 교환 수취한 자금은 동일 통화로 표시되는 자산에만 투자해야 한다.

이 센터장은 “EU는 일반 시민사회에 초안을 제시한 뒤 의견 수렴을 거쳐 1, 2차 수정안을 발표하고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는 등 공개적인 의견 수렴 절차도 거쳤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가상자산을 다루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이 추진 중이지만, 유럽 등에 비해 속도가 다소 더딘 상황이다. 국회에서는 가상자산 관련 법이 발의됐지만, 여야 간 예산안 대치 등의 여파로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 심사에서 한 차례도 논의되지 않고 있다.

이 센터장은 “디지털자산 투자 시장의 책임 있는 혁신은 제도를 마련하는 일”이라면서 “내부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호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량한 행위자는 엉성한 규제 장치를 가지고도 통제할 수 있지만, 나쁜 행위자는 허술하게 만든 법망, 허점을 악용할 것”이라며 “법적으로 책무가 명확히 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

=허지윤 기자

“인류는 디지털 세상에서 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바라는 메타버스는 사물들이 실재하는 것처럼 느끼는 곳입니다.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블록체인은 필수 요소입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희소가치를 부여하는 게 NFT고, NFT는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NFT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인 오프(OFF)를 설립한 박진우 대표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에서 “NFT와 메타버스의 결합이 가상자산 시장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진우 오프(OFF)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이날 박 대표는 미술 작품,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등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는 NFT 시장의 현 상황과 발전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박 대표는 “10년 전만 해도 애니 캐릭터나 픽셀 아트는 소수의 문화로 여겨졌는데, 최근 2~3년전부터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를 기반으로 ‘PFP NFT’ 돌풍이 불었다”고 말했다. PFP NFT는 프로필 사진을 뜻하는 ‘profile picture’의 약자에 NFT를 더한 단어다.

그는 “PFP NFT는 그 동안 소수 NFT 커뮤니티나 탈중앙화 금융(DeFi·디파이) 프로젝트 관계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는데, NFT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이제는 미 프로농구(NBA) 선수도 프로필로 쓰는 등 새로운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재미있는 것은 고차원의 기술 없이도 메타버스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라며 “PFP 문화에 들어가면 누구나 ‘공감대를 갖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NFT는 가상 세계에서 페르소나(가면)로 돈을 벌 수 있는 개념”이라며 “현실의 아이덴티티(정체성)와는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복제와 재생산이 쉬운 디지털 콘텐츠에 희소가치를 부여할 수 있게 하는 게 NFT”라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20~30대 소비자들에게는 브랜드 ‘로고’가 중요했다. 티셔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콘텐츠가 더 중시된 것이었다”며 “무한대로 생산하는 게 쉬운 디지털 세계에서는 희소가치를 사물에 부여하는 게 더 힘든 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게 NFT”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NFT를 활용한 경제의 영역과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봤다. 현재 디파이가 NFT로 넘어오고 있으며 NFT에 공동소유, 조각거래, 담보대출 등 다양한 형태로 금융, 경제, 산업 분야가 접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OFF의 사업 모델에 대해 설명하면서 “최근 블록체인 기반의 ‘P2E 게임’의 유통이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전통적 서버로 돌아가는 분위기도 있지만, 우리는 게임에 블록체인을 올리는 시도를 계속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게임들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

=허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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