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급종합병원에 산재된 우리나라 국민의 의료 정보를 공익적 목적을 위해 사용하려면 정부가 적극 데이터를 한 곳에 모으고 공급·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팀 모리스(Tim Morris·사진) 엘스비어(Elsevier) 프로덕트&파트너십 디렉터는 1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 2018(HIF 2018)' 참가 직후 조선비즈와 만나 "보건복지부가 리더십을 발휘해 병원 등 의료 공급자의 데이터를 모으고 통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엘스비어는 세계 최대 의학·과학 출판사에서 시작해 최근 연구·개발(R&D), 의료 진단 지원 분야에서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다. 팀 모리스는 이 회사의 유럽, 중동,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지역 임상 진단 결정을 지원하고 병원 업무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국내는 각 의료기관이 병원 전자의무기록(EMR)과 임상시험 정보를 관리하고 빅데이터·AI를 적용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병원과 병원간 정보의 단위가 달라 정보의 통합이 어렵다. 더 큰 규모의 경향성을 찾기에는 정보가 산재돼 있고 표준이 없다는 것이 실정이다.
팀 모리스 디렉터는 "앞으로 AI나 빅데이터를 활용하려면 보건복지부라던지 의료 공급자라던지 데이터를 중앙화된 형태로 통합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보안문제는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료정보시스템의 개발 단계는 데이터 수집과 정보 접근성, 데이터 분석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국내는 데이터 수집에 있어 종합병원 쏠림 현상과 건강보험 관리체계에 따라 데이터 수집 단계가 다른 국가에 비해 우수한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정보 접근성 단계에 해당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개인 식별이 불가능한 의료 빅데이터 정보 일부를 공익을 위한 연구목적에 한정해 개방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환자 개인정보 침해 소지가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그는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고 병원간 기술 공유가 활성화 되도록 촉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의료정보를 중앙 관리통제 시스템에 저장하고,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데이터의 혜택에 대한 이해를 의료 공급자에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팀 모리스 디렉터는 "이제 의료정보 빅데이터는 조건 내에서 확인된 결과보다 실제 환자들에게 나타난 실증적 결과를 산출할 수 있는 기반"이라며 "이 정보를 활용하면 기본 연구에서 임상 현장까지 적용하려면 걸리는 17년의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가 가져올 혜택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 의료 공급자 사이에서도 암호화된 의료정보를 이용하고 공유가 활성화될 것 같다"면서 "정부는 연구자가 보안이 보장된 정보를 오픈 소스로 받고 플랫폼을 활용해 분석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