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회계현안 심포지엄] "AI, 재무·공시에 큰 도움 되지만…최종 판단은 사람이"

회계업계와 학계, 기업, 감독당국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도입이 확대되고 있는 기업 공시에 대해 "AI 도입은 분명히 회계 업무에 도움이 될 것이지만 최종적인 판단 책임은 여전히 사람에게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조선비즈가 주최하고 한국공인회계사회가 후원해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6 회계현안 심포지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심포지엄 마지막 순서로 회계업계와 학계, 기업, 금융 당국 전문가가 모여 AI가 재무보고와 지속가능성 공시 절차에 가져오는 구조적 변화에 대해 토론했다.

종합 토론의 좌장은 이준일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가 맡았다. 이 교수는 "앞선 주제 발표를 통해 앞으로 회계업계가 해야 할 일을 소개해줬다"면서 토론을 열었다.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6회계현안 심포지엄'에서 각계 전문가들이 종합 토론을 진행 중이다. /조선비즈

토론자로 나선 정태진 한양대 경영학부 조교수는 "AI를 도입하면 회계 정보의 품질이 좋아질 수 있을 지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면서 "AI를 도입하면 평균적인 오류를 줄일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AI가 자동화를 하고 사람이 검토를 줄이게 된다면 오류 발생은 줄겠지만, 드물게 발생하는 오류가 큰 위험을 불러오는 테일 리스크(tail risk)가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AI가 회계 정보 품질을 좋게 만든다고 하지만 품질 평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AI를 활용하게 되면 기업의 모든 변수와 데이터를 활용해 회계 부정이나 회계 정보의 품질을 따지게 되는데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 온 이론적인 토대에 대해 다시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용범 KT&T 재무실장은 "기업에서 나타나는 실제 AI 병목은 시스템보다는 조직, 데이터보다는 책임 체계"라면서 "AI 도입은 단순 IT 프로젝트가 아니라 글로벌 재무 프로세스, 조직, 그리고 내부 통제를 다시 설계하는 전사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어 "AI는 분명히 회계 업무에 도움이 되겠지만 최종적인 판단과 책임은 여전히 사람(회계사)에게 있고 회계 투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도 이런 부분은 살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를 통해 만들어진 공시를 주로 접하는 정보 이용자 입장에서 서정연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산업분석팀 애널리스트는 "두 가지 측면이 달라질 것 같다"면서 "우선 이제 기업에서 AI를 활용해 검증을 많이 할 수 있다보니 왜 이런 공시를 했을까를 많이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중요성의 원칙인데, AI를 활용해 전수 조사와 더 빠른 조사가 가능할 것 같은데 왜 데이터를 주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을 계속해서 가지게 될 것"이라며 "어떤 회사가 특정 문제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회사의 본질적인 능력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일 뿐인데 평가 절하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창남 삼정회계법인 Audit AX 리더는 "매월 결산 업무에 급급한 회사가 많은데 이런 기업들은 AI 시대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그런 기업들이 나름의 프로세스를 일원화하면 재무보고에 있어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호 한국회계기준원 회계기준실장은 경영자의 책임을 강조했다. 김 실장은 "AI는 경영자의 판단을 지원하지만 회계처리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은 여전히 경영자에게 남아 있다"며 "AI가 회계처리 방법을 제안하더라도 타당성은 결국 경영자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자의 판단 결과와 그 경위를 주석 등을 통해 투명하게 공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AI 확산에 맞춰 회계·감사 제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류성재 금융위원회 회계제도팀장은 "AI 모델의 오류나 판단 근거의 검증 가능성 등에 따른 새로운 감사 실패 리스크가 나타날 수 있다"며 AI 감사에 필요한 별도의 감사기준 마련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AI로 감사 투입 시간은 줄고 검토 범위와 탐지력은 확대될 수 있는 만큼 표준감사시간제와 감사인 평가에 AI 역량을 어떻게 반영할지도 고민할 과제로 꼽았다.

공인회계사 선발 인원 역시 AI 확산을 고려해야 할 사안으로 언급했다. 류 팀장은 "AI 도입으로 감사 인력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나 토큰증권(STO) 등 새로운 영역에서는 공인회계사 전문 인력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며 "기존 수요와 새로운 영역의 수요, 수험생들의 기대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발 예정 인원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 회계현안 심포지엄

=박지영 기자, 권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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