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유통포럼] 홍성태 교수 “장수 브랜드 되려면... 이름 붙이고 머리에 심어 ‘고착개념화’ 해야”

홍성태 한양대학교 교수가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유통산업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브랜딩의 시작은 이름을 붙여 나만의 존재를 만드는 것이고, 브랜딩의 끝은 자기 나름대로 재정의한 브랜드의 의미(씨앗) 소비자의 머릿속에 심어(인셉션) 고착개념화 하는 일이다.”

브랜드 만들기의 대가이자 책 ‘배민다움’의 저자인 홍성태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23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3 유통산업포럼’에서 ‘오래 살아남는 브랜드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Next Era: 브랜드가 주도하는 미래(Next Era: Brand Insight)’를 주제로 진행된 포럼에서 홍 교수는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을 짚었다.

홍 교수는 2016년 배달 플랫폼인 배달의 민족의 브랜딩 이야기를 담은 책 ‘배민다움’을 내서 서체 개발, 배민 신춘문예 등을 만든 과정을 알린 바 있다. 이어 지난해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이라는 책을 발간해 기업이 브랜딩을 하는 과정과 유의해야 할 점을 공유했다.

홍 교수는 “3000년 전 ‘도덕경’의 서두는 천지의 시작은 이름이 붙여짐으로써 만물의 모태가 되는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브랜드 의미를 심을 수 있는 이름을 붙임으로써 브랜딩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2019년 3월에 나온 맥주 ‘테라’가 1초에 27병씩 팔리게 된 이유는 낮은 도수로 ‘소맥’을 만들기 쉬워 테슬라(테라+참이슬), 테진아(테라+진로) 등으로 이름 붙여진 것도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클럽이 ‘아미(ARMY)’라고 붙이고, 배달의 민족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배짱이(배민을 짱 좋아하는 이들)’로 일컫는 것과 같이 특별한 애칭을 붙이면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됐다”며 “기업들도 단순히 ‘서포터즈’를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만의 ‘명칭’을 갖고 브랜드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어떻게 키워야 할까. 홍 교수는 브랜드의 의미를 소비자에게 ‘고착개념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피는 스타벅스, 두부는 풀무원, 치약은 페리오를 찾 듯 아무 생각 없이 브랜드를 구매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情)이라는 단어를 보면 오리온 초코파이를 떠올리듯 결국 브랜딩이란 브랜드의 의미(씨앗)를 소비자의 머릿속에 심어(인셉션) 고착개념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기존 인식에 반하는 차별점을 결합해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닌 ‘과학’이라는 에이스의 광고 문구, 죽은 ‘환자식’이 아닌 ‘건강식’이라는 본죽의 광고 문구 등이 이에 해당한다.

홍 교수는 “그간 한방화장품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128,300원 ▼ 1,700 -1.31%)의 설화수라는 고착 개념이 있었다”며 “많은 한방 화장품 브랜드 중 LG생활건강(583,000원 ▼ 1,000 -0.17%)은 이 고착 개념을 뛰어넘기 위해 ‘후’가 궁에서 쓰는 ‘궁중 한방’ 화장품임을 내세워 2014년부터 5년간 2조원 넘게 팔았다”고 말했다.

한방 화장품이라는 틀을 유지하면서 ‘궁중’이라는 차별화를 붙인 것이 브랜딩 차별 요소가 되었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기업들이 브랜드의 개념을 잘 가꾸고 재정의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의 의미를 심는 것이 브랜딩의 목적이자 끝”이라고 강조했다.

#2023 유통산업포럼

=이신혜 기자

=정재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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