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유통포럼] 사이먼 니콜스 러쉬 디렉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브랜드, 그 출발점은 가치”

英 작은 마을의 러쉬, 친환경 가치로 60년 성장 이끌어
가치 중심 경영 활동이 ESG 성과로 이어져

사이먼 니콜스 러쉬 디렉터가 23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3 유통산업포럼'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브랜딩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유행은 흐름을 타면서 수용해라. 하지만 가치 측면에선 큰 바위처럼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사이먼 니콜스 러쉬 인터내셔널 파트너 서포트팀 디렉터는 23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3 유통산업포럼’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브랜딩에 대해 강연하면서 토머스 제퍼슨 미국 대통령의 발언부터 인용했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지만 효과적이고 의미 있게 실행하는 건 어렵다는 점에서다.

니콜슨 디렉터는 러쉬의 가치가 브랜드의 출발점이었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가치를 먼저 세우고 이를 반영하면서 사업을 하니 ESG가 구현됐다는 뜻이다. 러쉬는 1959년 영국의 한 마을에서 작은 가족회사로 시작됐다. 현재는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9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니콜스 디렉터는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브랜드 러쉬가 살아남고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핵심 가치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러쉬의 가치는 크게 세 가지다. 제품을 ①신선하고 윤리적인 원료를 가져와 ②기계보단 손으로 만들고 ③포장을 최대한 하지 않는다.

러쉬는 윤리적인 원료를 구매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원자재 납품업체가 아동 학대나 동물 학대를 하지 않고 제대로 운영되는지 수송되는 지를 확인한다. 니콜슨 디렉터는 “원료 구매방식을 바꾸기 위해 사업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공급 업체의 반응을 끌어냈다”고 했다. 동물실험도 하지 않는다. 니콜슨 디렉터는 “동물실험을 요구하는 나라엔 신시장이라고 하더라도 진출하지 않는다”고 했다.

여기에 핸드메이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니콜슨 디렉터는 “지금까지 4000만 개의 베스 밤을 만들었다”면서 “우리의 생산시설은 지속적인 생산방식이 아니라 끊어서 만들고 있다”고 했다. 매우 노동집약적인 생산방식이다. 그는 “비효율적일 수 있지만 전기 소모량이 굉장히 적고, 핸드메이드 방식을 통해 장인정신을 고양시킬 수 있다”고 했다.

포장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제품을 감싸고 있는 것을 모두 벗겼다. 니콜슨 디렉터는 러쉬의 샴푸 바를 보이면서 “샴푸 바 매출로 보면 지금까지 약 17만 개의 플리스틱 폐기물을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또 배스 밤 용기는 매장으로 가져오면 페이스 마스크로 바꿔주고 있다. 소비자는 재활용으로 환경을 생각하면서 마스크도 얻을 수 있고 러쉬는 용기를 재활용할 수 있다.

러쉬는 이런 가치를 알리기 위한 홍보 방식도 독특하게 가져가고 있다.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광고보단 캠페인에 집중하고 있다. 캠페인은 환경, 동물 보호 등 여러 문제에 대해 러쉬가 얼마나 진정성 있게 관심을 있는지 알리기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장 쉬운 판매 촉진법인 가격 할인 정책도 고려하지 않는다. 대신 러쉬 제품을 왜 사야 하는지, 어떤 가치를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이먼 니콜스 러쉬 디렉터가 23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3 유통산업포럼'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브랜딩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한 홍보도 중단했다. 니콜스 디렉터는 “젊은 사람들은 SNS로 불안감을 느끼고 괴로워한다”면서 “이런 사회적 해악은 러쉬의 가치와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언젠가 사람들이 SNS에 올리는 콘텐츠에 진정성을 보이고 이 콘텐츠들에 책임을 지는 상황이 될 때까지 SNS를 광고에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니콜스 디렉터는 “앞으로 비지니스는 단순히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아닌 가치를 얼마나 잘 지키느냐, 가치를 기반으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느냐”라면서 “그 중심이 ESG이고, 이 가치에서 모든 것이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 유통산업포럼

=연지연 기자

=김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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