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등 세계 모든 국가들이 보호무역주의 길로 들어서는 가운데, 특히 자국이 세계 바이오 산업의 핵심이 되고자 바이오 산업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특허 보유 여부만으로 기술력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한국은 바이오의약품, 의료기기 등 여러 분야에서 기술력을 더욱 보강해야 합니다.”
정태성 에이치앤컨설팅 대표는 1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서 강연자로 나서 “특허를 중심으로 기술력을 확보해야 K-바이오도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글로벌 밸류 체인과 지식재산권 동향’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무역은 세계 여러 국가들과 기업들이 촘촘히 얽혀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영역인데 바이오 산업은 그 중에서도 여러 환경 변화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산업”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미·중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며 원료 수급이 더욱 어려워졌다. 환율이 오르며 여러 산업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런 상황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화두로 떠오르며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미국은 바이오 산업과 관련해 해외 원료 물질과 완제품 제조 의존도를 탈피하고자 하고 있다. 정 대표는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견제’와 ‘자국산업 활성화’를 위해 원자재, 부품, 노동력 등의 아웃소싱부터 기술 협력까지 우방국을 협력의 틀로 제한하고, 비우호국과는 배타적 관계를 설정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도 이 전략을 검토하고 미국, 유럽연합(EU) 등과 새롭게 협력 가능한 품목을 선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의 의약품과 의료기기 산업은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정 대표는 말했다. 그는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 모두 수출 비중이 점점 낮아지고 있고, 의료기기 역시 글로벌 업체들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이다”라면서도 “다만 진단용시약, 의료용 주사기 등은 현재도 수출 주요 품목이고 앞으로 성장성도 높다”고 했다.
정 대표는 " 수출 경쟁력은 가격 측면도 중요하지만 이 부분은 임금이나 환율 등 여러 거시경제 변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품질의 우수성 같은 제품 본연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기술 경쟁력, 즉 특허나 기술을 얼마나 자립화하는지 여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오의약품, 백신 등 의약품과 진단용 시약, 초음파·영상진단기, 실험실용 시약 등 의료기기 분야 모두에서 한국이 특허를 보유한 비율은 전 세계 특허 중 10% 내외에 불과하다”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러 분야에 대해서 정부가 관심 갖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