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으로 부활한 오프라인... 공간의 ‘질적 변화’ 모색해야
팬덤을 유치 위해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공간 만들어야
“지루한 오프라인은 몰락한다” (김도윤 현대백화점 디자인랩장)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이창승 신세계프라퍼티 스타필드 운영 담당)
“고객의 오감(五感)을 만족시켜야 한다”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
조선비즈는 3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22 유통산업포럼’을 열고 ‘팬덤을 유치하기 위한 공간의 기술’에 대해 토론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전 한국유통학회장),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이창승 신세계프라퍼티 스타필드 운영 담당, 김영애 롯데백화점 아트콘텐츠실장, 김도윤 현대백화점 디자인랩장,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루한 오프라인은 몰락한다”며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키고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코로나로 사람들이 집에만 있다 보니 역으로 오프라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봤다. 정 교수는 “오프라인 공간에 대해 재발견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오프라인이 부활하고 있다”며 “팬데믹(대유행)이 공간의 질적 변화를 모색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공간보다 타깃을 명확하게 세분화해서 각자의 취향과 욕구를 만족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이 머물며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담당은 “코로나로 사람들이 답답함을 느끼자 강원도나 제주도로 자연 환경을 보러 갔다”며 “강원도 춘천 감자밭 카페같은 곳에 찾아가서 감자빵을 사먹고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그는 “이런 모습을 보고 어떤 브랜드·상품을 입점시킬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는다”며 “고객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 경험을 통해 좋은 기억을 남겨야 한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문화·예술 콘텐츠와 오감(五感)을 이용해 고객을 만족시켜야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유통 공간이 과거에는 물건을 판매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그 안에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 화두”라며 “문화·예술 콘텐츠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요즘 20~30대는 예술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즐기고 해석한다”며 “단순히 예쁘고 잘 팔리는 작품이 아니라 예술이 무엇인지 쉽게 접근하고 예술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기르도록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온라인은 시각·청각 두 가지 정보밖에 줄 수 없다”며 “오프라인은 오감으로 감동을 제공하고 고객의 시간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롯데 타임빌라스를 설계할 때 모두가 모여서 즐겁게 응원하는 야구장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공간을 만들 때 수많은 문화·예술과 교류하고 영감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쇼핑몰을 만들 때 두바이몰 등 해외 쇼핑몰을 보고 만들면 안 된다”며 “그건 절대 시장에서 먹히지 않는다”고 했다.
김 랩장은 백화점이 지향해야 할 공간에 대해 설명했다. 김 랩장은 “지루한 오프라인은 몰락한다”며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어떤 공간으로 포지셔닝할지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더현대서울은 사람들이 모이고 만나고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라며 “도시에서 학교, 미술관 등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처럼 더현대서울도 서울의 대표적인 퍼블릭 스페이스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인상을 남기려면 해당 공간에서 취향에 맞는 카페, 식당에 가고 옷을 사는 등 하루를 보내게 해야 한다”며 “경기도나 인천에서도 더현대서울을 찾고 있는데, 해당 지역에도 백화점 점포가 있다. 기존에 갖고 있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공간을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