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투자포럼] 치 로 “이제 아시아가 세계 공장…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 반영되고 있어”

“아시아는 이제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 공장이다. 전통적인 공급망에서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었다면, 새롭게 형성된 ‘역 공급망’에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국가가 함께 세계 공장을 이루고 있다.”

치 로(Chi Lo) BNP파리바자산운용 수석 시장 전략가는 13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중국의 디커플링 현상과 유통망 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중국평안자산운용 해외투자 부문을 총괄했던 시장 전문가다.

치 로(Chi Lo) BNP파리바자산운용 수석 시장 전략가가 13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2 글로벌 경제 투자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치 로(Chi Lo) BNP파리바자산운용 수석 시장 전략가가 13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2 글로벌 경제 투자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치 로 전략가는 “현재 세계는 ▲탈세계화 ▲세계 시스템과 중국의 디커플링 ▲이로 인한 공급망 해체 등 세 가지 주요 쟁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는 모두 ‘탈세계화’라는 큰 틀 안에 있다”고 말했다.

치 로 전략가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교역 관계가 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의 교역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2018년 미·중 무역 전쟁 시작 때부터 핵심 주제였으며, 이에 따라 중국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시아 공급망의 해체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치 로 전략가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계 경제의 흐름속에서 중국의 역할이 단기간에 축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 간의 수입과 수출의 총합, 즉 총무역지수는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8년 시작된 미·중 무역 전쟁 이후 코로나19 확산 기간 중에도 외국인직접투자(FDI·Foreign Direct Investment)가 계속 중국으로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체 FDI의 10%를 차지했던 중국이 이제는 4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역 공급망의 형성’이라는 새로운 추세를 의미한다”고 했다. FDI란 외국 국적을 가진 개인 혹은 외국 기업이 단순히 자산을 국내에서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 참가 등의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이어 그는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차이나 플러스 원이란 중국 이외에 다른 지역을 공급망에 추가하는 전략을 말한다. 코로나 이후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글로벌 기업들이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는 “유럽과 미국이 아시아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구매를 하고 있는데, 이는 아시아 공급망 붕괴가 아니라 외국 기업들이 10년 이상 시행한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반영한 것”이라며 “이는 중국 공급망 붕괴에 대비해 다른 지역, 특히 아시아 국가로 생산을 옮기거나 투자를 늘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공급망에서는 물품이 아세안 또는 아시아에서 중국으로 배송되며 아시아에서 가져온 물건을 중국이 세계 시장에 판매하며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됐다”면서 “그러나 새로운 역 공급망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중국 혼자가 아니라 중국과 아세안 국가가 함께 세계 공장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고 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 아세안 국가 사이 무역 규모가 중국과 미국 사이 무역 규모보다 크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첫 번째로 중국과 아시아 국가 사이에 경제적 연계가 확실히 증가하고 있고, 두 번째로는 팬데믹 기간 중국과 아세안 국가의 협력이 아시아 공급망의 중요한 변화와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한국, 대만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동남아시아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중국에 대한 편중 리스크를 줄이려는 노력을 보인다는 것이다.

아울러 치 로 전략가는 앞으로 로컬리즘(글로벌리즘과 반대되는 개념)이 부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아시아의 선두 주자로서 지역 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로컬리즘의 부상은 탈세계화에 대응하는 국가 간의 지역 내 연계, 무역 및 경제적 관계를 강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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