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물류포럼] 리 유 UPS 부사장 “공급망 재평가 해 ‘플랜B’ 준비해야”

UPS, 글로벌 1위 3PL… 하루 처리 물량 2520만개

“고객이 물류 전 과정 볼 수 있도록 ‘가시성’ 확보”

”코로나로 선택지 중요해져… 공급 끊길 때 대비해야”

“로보셔틀(RoboShuttle RS-5)이 사람 대신에 화물 분류와 이송을 맡으면서 창고 내 공간을 30%가량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고객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30% 이상 늘어난다는 의미입니다.”

리 유(Li Yu) UPS 아태지역본부 물류·유통 부사장은 1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물류혁신포럼’ 기조연설자로 나서 “로봇 도입으로 물류 처리 속도가 30% 이상 빨라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부사장은 UPS가 지난해 말 싱가포르에 문을 연 ‘아태 혁신센터’를 설계했다. UPS는 아태 혁신센터에서 자율이동로봇(AMR)과 무선주파수인식(RFID), 인공지능(AI) 등 물류 산업과 접목할 기술을 연구·실증하고 있다.

리 유(Li Yu) UPS 아태지역본부 물류·유통 부사장이 12일 ‘2022 물류혁신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리 유(Li Yu) UPS 아태지역본부 물류·유통 부사장이 12일 ‘2022 물류혁신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유 부사장은 이날 UPS의 기술 혁신 사례를 토대로 ‘스마트 물류가 만들어 가는 기회’를 소개했다. 1907년 미국 시애틀에서 자전거를 이용한 배송업체로 시작한 UPS는 현재 세계 1위의 3자(3PL) 물류기업으로 꼽힌다. UPS는 570여대의 화물기를 활용해 220여개 나라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UPS가 하루에 처리하는 물량만 2520만개에 달한다.

유 부사장은 UPS의 성장 원동력으로 ‘기술 혁신’을 꼽고, 앞으로 물류 자동화에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율 이동로봇을 도입하고 AI를 활용해 계절에 따른 물량 변화 패턴을 활성화하면서 더 효율적인 물류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며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과 같이 물동량이 늘어나는 시기에도 주문에 맞춰 창고를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기업들은 반드시 기술 혁신에 더 많이 투자해, 고객사의 성장을 도와야 한다”며 “UPS는 물품 분류와 포장, 재고 관리, 배송까지 물류 전반에 첨단 기술을 적용해 자동화하고,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사장은 또 기술 혁신이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경영 전략을 마련하는데 기여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 예로 UPS의 물류 관리 플랫폼인 ‘UPS 서플라이 체인 심포니(Supply Chain Syphony)’을 들었다. UPS 서플라이 체인 심포니는 GPS(위성항법 시스템)를 통해 제품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고객사가 이용하는 모든 물류 서비스를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유 부사장은 고객이 물류 전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시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제품이 세관을 통과했는지, 창고에 도착했는지 등을 보여주는 가시성을 확보하면 고객에게 정보 전달에 필요한 시간과 인력을 아낄 수 있다”며 “투명성도 담보할 수 있다”고 했다.

UPS의 자율이동로봇이 움직이고 있다. /UPS 제공
UPS의 자율이동로봇이 움직이고 있다. /UPS 제공
UPS의 멀티 패키지 RFID 스캐닝 기술과 연동한 자율이동로봇. /UPS 제공
UPS의 멀티 패키지 RFID 스캐닝 기술과 연동한 자율이동로봇. /UPS 제공

유 부사장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성장세가 더 가팔라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을 고려할 때 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필수가 됐다고 진단했다.

유 부사장은 “글로벌 이커머스 배송은 2020년에만 75% 증가했고, B2C(기업에서 고객으로) 배송의 성장이 두드러졌다”며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앞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팬데믹 이후 더 가속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의 쇼핑 습관이 영구적으로 바뀌었다”며 “이커머스 전략에 기반한 디지털 전환은 기업의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

유 부사장은 또 코로나 사태로 달라진 물류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기업들에 준 시사점은 다양한 선택지의 중요성”이라며 “예를 들어 바로 조달할 수 있는 공급업체 리스트를 2차 또는 3차까지 마련해 거래하던 업체가 갑자기 끊길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망도 재평가하고 재고의 상당 부분을 고객 수요와 가까운 곳에 둬야 한다”며 “그래야 어려운 순간이 닥쳐도 고객에게 제품이 신속하게 도달할 수 있다”고 했다. 이밖에 ▲다양한 운송 수단 확보 ▲시장 수요 맞춤형 제품 개발 ▲자유무역협정(FTA)의 적극적인 활용 등도 제언했다.

UPS는 빨라지는 물류 혁신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에 솔루션을 제공해나갈 계획이다. 유 부사장은 “중소기업이 국제 무역 분야에 진입하기 쉽지 않고, 비용 부담도 크다”며 “맞춤형 물류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해 중소기업이 느끼는 진입 장벽을 허물고자 한다. 그만큼 고객사는 기업 자체의 성장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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