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환경·에너지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 이후 환경 관련 도서 판매가 이전에 비해 약 3배 증가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다. 국내 금융업계도 이에 발맞춰 꾸준히 변화하고 있다.
조선비즈가 28일 개최한 ‘2022 미래금융포럼’의 참석자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그린스완(기후변화가 초래할 금융위기)에 대해 논했다. 이날 패널 토의에서는 김윤경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가 좌장으로서 진행을 맡았고, 문혜숙 KB금융지주 ESG본부 상무, 안욱상 한국산업은행 ESG·뉴딜기획부 부장,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이 패널로 참석해 40여 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ESG 관련 국내 금융산업의 변화와 관련해 문혜숙 상무는 “KB금융그룹이 2020년 9월 국내 금융그룹으로 처음으로 탈석탄 선언을 한 이후 많은 국내 금융기관들이 이에 동참했다”면서 “2021년엔 탄소중립 선언을 하고, 환경·사회 리스크 관리 체계(ESRM) 정책 등을 만드는 등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상무는 중장기적으론 지속 가능한 금융을 확대하고, 생태계를 활성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30년까지 ESG 금융 상품을 50조원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로, 자동차 등 다른 분야 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KB금융그룹이 탄소중립 실행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욱상 부장은 탄소 중립 관련 초기 분야 사업에 정책 금융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간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해상풍력사업과 수상태양광사업, 수소인프라사업, 혁신기후기술 기업들에 대해 지분투자나 후순위 대출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특히 철강·시멘트 등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이 많은 국내 산업구조 특성상 전환금융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의에서는 기업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이야기도 나왔다. 안 부장은 “애플·GM 등 글로벌 기업들이 RE100을 선언하는 데 나아가 공급망에 있는 기업들도 이에 따라 납품하도록 요구하는 추세”라며 “우리나라도 SK하이닉스를 비롯한 18개 기업이 RE100에 가입했지만, 2020년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6.5%에 불과하기에 추가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간 기업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유인책 필요성이 제기됐다. 문 상무는 “미래 기술은 민간에서 먼저 들어가기에 어려움이 있기에 인센티브, 세제혜택 등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면서 “민간 기업 입장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라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 역시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성우 소장은 탄소중립 감축 특성을 이해하고 투자 대상을 발굴·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싼 감축 수단을 선택하면 되지, 굳이 감축 특성까지 이해해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이해관계자들이 이제는 파리협정과 부합하는 목표를 세우고, 대체 투자를 발굴하라는 등을 요구하고 있기에 이에 부합하는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