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금융포럼] 알카디리 유라시아 상무 “러 제재, 세계 에너지 시장 재편… 기후전환 속도 변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 사회의 대(對) 러시아 제재가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뿐더러 더 나아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막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목표로 추진하는 에너지 전환의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라드 알카디리(Raad Alkadiri) 유라시아그룹 에너지·기후·자원부문 상무는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의 ‘2022 미래금융포럼’에서 강연자로 나서 이 같은 시각을 제시했다.

이날 알카디리 상무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보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 에너지 시장이 금융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알카디리 상무는 미국, 유럽 등이 주축이 된 국제 사회가 러시아에 가하는 제재가 세계 경제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제 성장에 방해가 되고 있으며 올해 예측됐던 전 세계 성장률이 현재 기준치로 1%포인트 정도 낮아질 것”이라며 “상품 수입에 의존하거나 부채가 많은 국가는 심각한 국제수지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고 원자재와 상품 수급에 막대한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드 알카디리(Raad Alkadiri) 유라시아그룹 에너지·기후·자원부문 상무가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의 ‘2022 미래금융포럼’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보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 에너지 시장이 금융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비즈
라드 알카디리(Raad Alkadiri) 유라시아그룹 에너지·기후·자원부문 상무가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의 ‘2022 미래금융포럼’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보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 에너지 시장이 금융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비즈

그러면서 알카디리 상무는 “상품 유통의 혼란과 더불어 공급망의 중단과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금리도 상승했으며 주요 경제국의 금리는 계속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알카디리 상무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석유, 가스 등 에너지로 확대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지형이 크게 변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가 제재될 경우 해당 업계와 가격,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막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의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시장 안정을 위한 물량이 ‘생산국’인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아닌 미국 등 ‘소비국’에서 풀리면서 1970년대 이후 처음으로 석유 시장의 중심이 생산국이 아닌 소비국으로 옮겨갈 기미를 보이고 있다.

가스의 지정학적 변화도 감지된다. 러시아산 가스와 석유는 기존 판매처인 유럽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유럽 기업이 러시아산 에너지를 거래하거나 구매하면 평판 리스크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수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러시아산 가스가 우크라이나를 관통하는 관을 통해 수입되고 있어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유럽의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현재 유럽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가 가스의 빈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시장의 소비 경로 변화에 따라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 계획도 수정될 수 있다는 게 알카디리 상무의 생각이다.

그는 “세계 각 지역 간 에너지 전환의 속도가 달라질 것”이라며 “유럽이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야기될 위험은 타지역의 에너지 전환을 늦추고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국가는) 에너지 전환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목표를 낮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유럽은 석탄을 대체하는 LNG 수요를 적극적으로 늘리며 탄소중립 목표에 다가서고 있는 반면,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나 라틴 아메리카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LNG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에너지 전환 정책을 일시 중단하고 있다.

알카디리 상무는 “LNG 가격 상승의 여파로 유럽은 제한된 화물 가용성을 놓고 경쟁하면서 LNG 수입 과정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더 높은 값을 지불할 용의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부 국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의 중단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지만 그럼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2050년까지 전 세계의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 달성 여부와 향후 시도에 대해서도 혼란을 야기하면서 각국의 경제와 사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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