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유통포럼] 수더 구글 대표 "미래 쇼핑은 음성 인식·무인 매장...기술혁신 이뤄야"

테드 수더 대표, 구글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과 디지털 성장 이끌어

“2021년 디지털 전환 위한 해로 삼아야”...다섯가지 대책 제안

“개인정보에 민감해진 소비자, 투명히 활용 내역 공개하라”

“앞으로 소비자들이 모바일 기기와 소통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음성 인식이 되고, 오프라인 상점은 무인 매장이 주류가 될 것입니다. 그때를 대비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을 사업 곳곳에 도입해야 합니다.”

테드 수더(Ted Souder) 구글 리테일부문 대표는 25일 ‘2021 유통산업포럼’의 기조연사로 나서 유통업계의 미래를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유통산업의 지각 변동: 고객 경험 데이터, 디지털화, 그리고 D2C(Direct to Consumer·생산자의 소비자 직접 판매)’를 주제로 유통업계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온라인 중심으로 급속하게 이동한 유통 환경에 기술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카고 자택에서 기조강연을 진행한 테드 수더 구글 리테일부문 대표.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 캡처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유통산업포럼은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주최하는 행사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포럼의 주제는 ‘유통 테크노믹스(Retail Technomics)’다.

수더 대표는 2001년 구글에 입사해 창업자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과 함께 디지털 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또 2004년 전자상거래 태동기부터 지난해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유통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함께 했다.

수더 대표는 코로나19가 확산된지 1년여 만에 유통시장의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급속히 기운 점을 지적했다. 그는 “유통업계는 코로나 이전만 해도 제품의 10~20%만 온라인으로 판매했지만, 급작스러운 봉쇄와 영업 제한으로 물량의 100%를 온라인으로 판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연간 성장률이 10%대였던 전자상거래시장은 불과 몇 달 만에 10년치 성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매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후에도 이전 같은 매출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소비자의 행동양식은 단숨에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었고, 영원히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지털커머스360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6~2019년 연 평균 14~16% 증가했던 미국의 전자상거래 매출은 2020년에 44%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자상거래가 전체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됐다. 수 년째 10% 초중반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1.3%까지 커졌다.

▲그래픽=정다운

수더 대표는 “동남아시아의 온라인 쇼핑몰인 쇼피파이의 경우 2020년 4~5월 매출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2% 급증했다”면서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유통업계가 오프라인 중심으로 회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어느 한 쪽을 완전히 포기하기보다 온라인 구매를 대폭 지원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쇼핑 경험도 지원하며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장 환경을 위생과 안전에 민감해진 소비자의 요구 수준에 맞추고, 제품군도 ‘지금’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들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 “유통업계, 음성 인식·무인 매장 시대 대비해야”

수더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유통업계에 IT기술과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이 도입되면서 비대면 소비가 주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모바일기기와 소통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음성인식이 되고, 오프라인 상점 역시 물리적인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특별한 결제 과정을 거치지 않는 무인 매장이 주류가 될 것”이라면서 “그때를 대비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을 사업 곳곳에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래의 오프라인 유통매장은 사용자의 움직임을 센서로 인식하고, 등록한 신용카드로 자동 결제되는 등 다양한 IT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D2C(Direct To Consumer·소비자 직거래) 시장의 성장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진단했다. D2C 업체들이 디지털 기반의 영업 방식을 도입하면서 이전보다 더 개인화된 서비스가 가능해질 거란 전망이다. 수더 대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통적인 유통업체들도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더 대표는 “2021년을 디지털 전환을 위한 해로 삼아야 한다”며 유통업체들에게 다섯 가지 대책을 제안했다.

첫 번째는 자사가 보유한 고객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그는 “뛰어난 D2C 업체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소비 경험을 적절히 융합하고, 클라우드서비스와 AI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가 어디에 있든지 맞춤형 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오늘날 유통업의 핵심은 맞춤식 데이터에 기반해 소비자와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말했다.

◇ “맞춤형 데이터 통해 소비자와 관계 맺는 것이 핵심”

수더 대표는 “두 번째로는 여러 플랫폼에서 얻은 데이터를 복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해야 한다”면서 “여러 플랫폼과 기기에서 수집한 정보를 취합하면 고객의 경험에 대한 경쟁력 있는 시각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는 개인정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조언했다. 개인정보 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응답자의 81%는 “기업의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나의 통제권이 거의 없다”면서 “기업의 개인정보 수집에 따른 잠재적인 위험이 혜택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어 “머신러닝 기술 등을 활용해 소비자에 대한 모델 데이터와 측정값의 간극을 계속 줄여야 한다”면서 “여러 기기를 사용하는 소비자에 대해서도 자사의 마케팅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같은 내용을 수치화해 데이터의 빈틈을 메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더 대표는 “다섯 번째로 보안 클라우드에 기반을 둔 솔루션(분석도구)을 활용하면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확률이나 고객평생가치(CLV) 등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데이터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더 대표는 코로나 이후의 유통업계에 대해 ‘새로운 황금기의 시작점’에 서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늘 위기 다음에는 성장과 기회가 폭발적으로 생겨났다”면서 한국 유통기업에 대해 “지역 내 스타트업과 연계하고, 차세대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가를 지원하고, 성장을 위해서라면 위험도 감수하는 문화를 허용하라”고 조언했다.

답글 남기기

crossmenu linkedin facebook pinterest youtube rss twitter instagram facebook-blank rss-blank linkedin-blank pinterest youtube twitter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