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유통포럼] 고메스 이케아 디지털 이사 “옴니채널 시대…핵심은 데이터"

"앞으로는 소비자가 온·오프라인은 물론이고 구매 채널도 다변화되는 ‘옴니채널’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이케아는 구매 과정을 간편하게 만들고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의 자유를 주기 위해 온라인 유통 역량을 개선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도 확장해 옴니채널 콘셉트를 확고히 할 예정입니다."

스웨덴 잉카그룹의 카롤리나 가르시아 고메스(Carolina Garcia Gomez) 글로벌디지털전략본부 이사는 25일 열린 ‘2021 유통산업포럼’의 특별 인터뷰에서 이케아의 미래 전략과 디지털화 계획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스웨덴 말뫼의 이케아 사무실에서 화상 인터뷰에 응한 카롤리나 가르시아 고메스 글로벌디지털전략본부 이사.
스웨덴 말뫼의 이케아 사무실에서 화상 인터뷰에 응한 카롤리나 가르시아 고메스 글로벌디지털전략본부 이사.

조선비즈가 주최한 유통산업포럼의 올해 주제는 ‘유통 테크노믹스(Retail Technomics)’다. 고메스 이사는 스웨덴 말뫼(Malmö)의 이케아 사무실에서 화상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고메스 이사는 스페인의 이케아 바라칼도점 판매총괄과 말라가점 점장, 발렌시아점 점장 등을 거치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후 일본지사 부사장과 폴란드지사 사장을 맡았고, 현재는 이케아 프랜차이즈 기업인 잉카그룹의 글로벌디지털전략본부의 이사로 일하고 있다. 이케아는 전세계 50여개국에 445곳(2020년 회계연도 기준)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고메스 이사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온라인 소비를 가속화했지만, 소비행동은 이전부터 변하고 있었다"면서 "다만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공되는 경험과 직접 받는 응대는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지는 것도 소비자의 니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트렌드 확대...이케아 온라인 고객수 작년에만 10억명 늘어"
이케아 역시 주요 오프라인 매장들이 수 주 동안 영업을 중단하면서 2020년 매출이 다소 주춤했다. 2019년 회계연도 기준 8억3900만명에 달하던 오프라인 매장 이용객이 지난해 회계연도에는 7억600만명으로 15%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그래픽=정다운
그래픽=정다운

반면 온라인 부문의 성장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이케아닷컴의 이용자는 26억명에서 36억명으로 급증했다. 온라인 매출도 1년 새 60% 증가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로 늘었다.

그럼에도 이케아는 지난해 전 세계에 26개 매장을 새로 열었다. 한국에서는 서울과 부산, 용인 등에 출점했고,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에도 신규 매장을 냈다. 온라인몰과 앱을 육성하는 가운데서도 오프라인 매장의 형태도 다양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교외에 대형 매장을 중심으로 개점했다면, 최근에는 도심에 소규모 체험형 매장을 출점하는 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판매 방식도 다양하게 고안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주문한 다음 매장에서 수령하는 ‘클릭 앤 콜렉트’ 서비스는 상품 보관함에서 차에 바로 옮겨 실을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 형태로도 제공한다.

◇"디지털 전환 핵심은 데이터···인간 중심 잃지 말아야"

고메스 이사는 "데이터에 기반해 구매 경험 전반에서 불편함이 없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미래형 매장을 개발하려고 고민하고 있다"면서 "그 중 하나는 매장을 ‘풀필먼트 시설(fulfillment unit)’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400개가 넘는 이케아 매장이 모두 상품을 최종 배송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면, 중앙물류센터에서 다른 물류센터나 매장으로 배송하는 과정이 단축돼 고객의 주문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 밖에서 제품을 수령할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형 ‘클릭 앤 콜렉트’ 서비스가 도입된 핀란드 이케아 매장.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 밖에서 제품을 수령할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형 ‘클릭 앤 콜렉트’ 서비스가 도입된 핀란드 이케아 매장.

디지털 역량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메스 이사는 "고객이 무엇을 언제 원하는지 분석해 구매 시스템을 개선하고, 제품 디자인부터 배송에 이르는 공급망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화해 ‘이케아 만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업을 디지털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정에도 ‘인간’을 중심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우리가 고객의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소비자들이 결정할 권한을 주고, 데이터를 활용하는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고메스 이사는 디지털 전환을 준비하는 기업에 "첫째로는 분명한 사명과 목적의식이 있어야 구체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다"면서 "고객의 의견과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이를 반영하고, 직원을 교육하고 재교육해 조직원들을 잘 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시장의 새로운 큰 손으로 떠오른 MZ(1980년대생인 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Z세대)세대에 대해 고메스 이사는 "젊은층은 최대한 빠르고 쉬운 서비스를 원하고, 본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은 꾸준히 구매한다는 특징이 있다"면서 "이케아는 기본적으로 양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면서도, 젊은층이 이케아의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이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한국은 하루 24시간 연중무휴 열려 있는 가장 디지털화된 시장 중 하나이고, 소비자의 IT 관련 지식 수준이 높다"고 평했다. 고메스 이사는 한국 시장은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시장"이라면서, 이케아코리아 등 현지 인력과 협업해 사업을 더욱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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