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유통포럼] 디지털 시대 접어든 유통의 미래…상생의 생태계로 나아가야(종합)

"유통산업 포럼에서 이커머스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같은 기술들이 실제 유통 산업에서 많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유통 플랫폼은 국민 생활의 장, 즉 하나의 생태계가 됐다는 것을 느끼고 갑니다."

22일 열린 ‘2019 유통산업 포럼’에는 유통업계 관계자 약 60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22일 열린 ‘2019 유통산업 포럼’에는 유통업계 관계자 약 60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상현실(VR)과 디지털커머스가 바꿀 유통의 미래’라는 주제로 ‘제7회 유통산업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약 600명의 유통업계 관계자가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 ‘공정’이 혁신의 기초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온·오프라인 간 경계가 사라지고 가상현실을 이용해 어떤 채널에서든 오프라인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 전례없는 치열한 상황으로 접어들었다"며 "디지털 시대에 맞춰 발 빠르게 혁신하는 기업만 생존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기조강연에 나선 해외 전문가들은 ‘아마존드(아마존에 의해 파괴된다는 신조어)’ 현상이 강화되는 가운데,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유통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터 샤프 터브만 아시아 대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피터 샤프 터브만 아시아 대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피터 샤프(Peter Sharp) 터브만 아시아 대표는 "최근 월마트와 루이비통, 아마존 등이 VR 관련 IT업체를 인수하거나 투자하고 있다"며 "기존 리테일 환경의 한계를 느끼고 이를 뛰어넘는 시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토미나가 토모노부 세븐앤아이홀딩스 이토요카토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가 발달된 시대지만, 경험·편안함·진열 등을 통한 오프라인 점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유통업체들은 이러한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콘텐츠 보는 곳이 판매 채널로… '미디어 커머스' 급성장

기조연설에 이어진 첫 세션에선 전문가들이 '콘텐츠와 플랫폼이 주도하는 디지털커머스의 미래'를 주제로 토론했다. 발제를 맡은 김현수 29CM 부사장은 방송인 정형돈의 돈까스를 '미디어 커머스'의 성공 사례로 꼽았다. 김 부사장은 "마케팅과 판매가 모바일로 대동단결하며 디지털 커머스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며 "미디어 커머스에서는 콘텐츠를 보는 곳이 상품을 사는 곳이 되고, 또 마케팅 공간으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티켓몬스터는 자체 ‘모바일 커머스(상거래)’ 플랫폼인 '티비온(TVON)' 생방송을 통해 '정형돈 도니도니 돈까스'를 판매했다. 돈까스는 판매 당일 전량 매진됐고, 방송 영상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끌며 게시 닷새만에 조회수 200만을 넘겼다.

손현호 페이스북코리아 상무(맨 오른쪽)가 세션1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손현호 페이스북코리아 상무(맨 오른쪽)가 세션1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세션에 참가한 패널들은 TVON과 같은 미디어 커머스가 TV홈쇼핑을 뛰어넘는 주요 판매채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도한 CJENM 디지털커머스 상무는 "미디어 커머스가 케이블 채널 광고시장의 둔화를 상쇄하고 있다"고 봤다. 김 상무는 "CJ 내 다다스튜디오라는 커머스 채널에서 인기를 끌었던 뷰티 동영상이 조회수 4000만을 기록했는데, 트래픽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나왔다"며 "TV를 뛰어넘는 규모의 경제를 글로벌 차원에서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 오프라인 유통업체 한계 옴니채널로 극복

‘일본은 유통산업 불황 어떻게 극복했나’를 주제로 열린 두번째 세션에서는 유통업체들의 옴니채널 생존 전략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옴니채널은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말한다.

일본 쇼핑센터 파르코의 나오타카 하야시 집행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일본 쇼핑센터 파르코의 나오타카 하야시 집행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이 세션의 발제를 맡은 나오타카 하야시 일본 쇼핑센터 파르코 집행위원은 온라인을 활용한 접객(接客) 시간 확대로 오프라인 점포의 한계를 극복한 점을 파르코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그는 "온라인상에서도 고객과 만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애플리케이션(앱)에 탑재해 24시간 체제로 고객과 소통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고객을 접할수 있는 태세를 정비한 것이 파르코의 성공 포인트"라고 말했다.

김응걸 롯데슈퍼 상품본부장도 온라인과 IT 활용에 주목했다. 김 본부장은 "온라인 점포와 일반 점포를 비교해보면 온라인 쪽에서 신선제품 구매 비율이 55%로 일반 점포보다 더 높게 나온다"며 "오프라인에만 의존할 수 없고, 옴니채널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창주 리츠메이칸대 교수도 "오프라인으로 성장한 업체에게 온라인을 강조하는 것은 여러가지 한계도 있지만 오프라인 점포의 매력을 온라인을 통해 강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불황 극복의 키워드일 수도 있다"고 했다.

◇ 골목상권 살리려면 임대료 잡고 불공정 거래행위 없애야

마지막 세션에서는 골목상권을 살릴 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패널들은 골목상권 위기 원인으로 임대료 상승과 프랜차이즈 본사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꼽았다.

(왼쪽부터)노희영 YG푸즈 대표, 개그맨 이승환.
(왼쪽부터)노희영 YG푸즈 대표, 개그맨 이승환.

발제자로 나선 옥우석 인천대 교수는 "정부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유통마진 배분, 원부자재 강매, 인테리어 강요 등 불공정 거래행위 근절과 임대료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골목상권이 무너지면 대기업과 국가 경제에도 좋지 않다"며 "국가 차원에서 대기업과 골목상권간의 상생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훈 법무법인 디딤돌 변호사는 "골목상권이 어려움에 처한 원인으로는 임대료 상승과 프랜차이즈 본사 갑질 같은 불공정 거래행위가 거론되지만 현행법상 이를 완벽히 해결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자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노희영 YG푸즈 대표는 "구조적인 문제가 당장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들도 철저한 시장 조사와 연구를 통해 자신만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벌집삼겹살’ 창업자였던 개그맨 이승환씨는 "3~4년 전과 똑같은 메뉴와 전략을 반복해서는 안된다"면서 "골목상권을 살리는 킬러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선 내가 잘하는 것보다 소비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철저히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답글 남기기

crossmenu linkedin facebook pinterest youtube rss twitter instagram facebook-blank rss-blank linkedin-blank pinterest youtube twitter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