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계속 용도와 공간을 바꾸는 쇼핑몰이 성공할 것입니다."
피터 샤프 터브만 아시아 대표는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유통산업포럼’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래에는 다양한 용도를 지닌 맞춤형 쇼핑몰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터브만은 신세계 스타필드하남을 설계한 글로벌 부동산개발 회사로, 전 세계 72개 쇼핑몰을 보유하고 있다. 샤프 대표는 터브만에 입사하기 전 20년간 월마트에서 근무했으며, 월마트 아시아지역 대표도 지냈다.
샤프 대표는 "쇼핑이 이커머스(전자상거래)로 옮겨가고 있다고 단정 짓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디지털 시대에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쇼핑몰, 백화점을 방문해 다양한 경험을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다만 밀레니얼(1980년 이후 출생) 세대를 중심으로 쇼핑하는 방식이 바뀌면서 쇼핑몰도 이에 맞춰 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샤프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는 쇼핑 전에 조사를 많이 하고, 조사를 토대로 어디서 무엇을 쇼핑할지 정한 뒤 쇼핑 경험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한다"면서 "쇼핑이 더 이상 간단한 의사결정이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검색을 하는 순간부터 매장에서 제품을 결제하기까지 전 과정에서 경험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전자상거래와 소셜미디어가 소비자의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쇼핑몰도 첨단 기술과 온라인 플랫폼을 적용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샤프 대표는 중국의 위챗을 예로 들면서 "중국에서는 식당에서 메뉴판을 볼 필요도 없이 위챗으로 주문과 결제를 마칠 수 있어 주문받는 직원과 대화할 필요조차 없어졌다"면서 "쇼핑몰도 이런 변화에 재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고의 쇼핑몰은 입주사들이 가능한 많은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입주사들에게 기술을 활용하지 않으면 고객을 잃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계속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원 없이도 자동 결제가 가능한 아마존의 무인 점포, 옷을 가상으로 미리 입어볼 수 있는 거울을 갖춘 의류매장 등을 쇼핑몰 입주사가 나아가야할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어 디지털 시대의 쇼핑몰은 온라인에서 경험할 수 없는 차별화된 즐길거리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샤프 대표는 "쇼핑몰의 미래 성공전략은 엔터테인먼트에 달려있다"면서 "하남 스타필드를 설계할 때 아쿠아필드, 가상현실(VR) 게임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춘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서비스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시설만 갖춘다고 끝이 아니다"라면서 "서비스는 손님이 엔터테인먼트에 시간을 쓰게끔 유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미래에는 단독 쇼핑몰보다는 인근 호텔, 컨벤션센터, 주요 지하철역 등과 연결된 쇼핑 공간이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샤프 대표는 "앞으로 쇼핑몰은 지역 사회와 연결되면서 더 찾고 싶은 매력적인 장소로 탈바꿈할 것"이라면서 "소비자의 취향이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에 유통사들은 더 많은 투자와 계획을 거쳐 공간을 끊임없이 개조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