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열 맥킨지앤컴퍼니 에너지센터장은 21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8 미래에너지포럼’의 네번째 세션 ‘스마트시티와 에너지’ 주제 발표를 통해 “과거 하이테크 기업이 주도한 스마트시티 운동은 기술에 매몰돼 성공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이런 반성하에 최근 시민의 삶에 집중하는 ‘스마트시티 2.0’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센터장은 서울대학교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고 MIT에서 항공우주학 박사학위를 받은 재생 에너지 및 클린테크 전문가다. 태양광, 풍력, 배터리 등 재생 에너지 산업 전반에서 한국과 아시아의 주요 직책을 맡고 있다.
송 센터장은 이날 주제 발표에서 맥킨지 내부 연구를 바탕으로 10여년전 태동한 스마트시티 운동이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놓지 못한 배경과 최근 스마트시티 관련 동향을 소개했다. 맥킨지는 효율적인 스마트시티 적용으로 도시의 형태와 규모에 상관 없이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태양광,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을 기본으로 빌딩 자동화, 홈 인포메이션 기술을 활용하면 도시의 전반적인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송 센터장은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 최적화와 시간별 전기 가격 차별화만으로도 에너지 소비량이 크게 줄었다”며 “특히 에너지 가격을 차별화하자 의사결정이 고도화돼 시민의 삶이 개선되고 행동양식이 변화한다는 점이 포착됐다”고 강조했다.
맥킨지는 2007년 무렵 처음 시작된 초기 스마트시티 개념을 ‘스마트시 1.0’으로 정의한다. 송 센터장은 “기술은 시민 삶 개선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지만, 초기 스마트시티는 공공부문을 등한시해 하이테크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따랐다”며 “최근 조류인 스마트시티 2.0의 목표는 기술로 시민의 궁극적인 삶과 행동양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킨지는 스마트시티의 효율성을 분석하기 위해 도심 내 공공문제를 안전, 건강, 에너지, 물, 폐기물, 운송수단, 경제와 주거, 커뮤니티 등 8가지로 나눠 각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분석했다. 이어 도시의 8가지 분야가 변화함에 따라 시민이 느끼는 삶의 질을 건강, 편리함, 안전, 삶의 비용, 일자리, 환경의 질, 커뮤니티 등 7가지 지표로 재분류했다.
송 센터장은 “세계 50개 도시를 소득수준, 산업구조 등에 따라 3 종류로 나눠 스마트시티 적용의 성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니 시민의 삶이 10~30%가량 개선됐다는 결과가 도출됐다”며 “대규모 신도시 개발이 아닌 기존 도시 인프라 위에 ‘지능’ 만 입히는 소규모 투자로도 삶의 질이 개선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