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기 히로유키 노무라종합연구소 소비재 부문 상석 컨설턴트는 16일 “저성장 늪에 빠져 있던 일본 경제 속에서 계속 성장한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높은 고객 충성도를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타카기 컨설턴트는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유통산업포럼’에 참석,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 편의점, 제품 개발에 고객을 참여하게 해 고객 충성도를 높인 의류업체 등이 저성장을 돌파한 기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타카기 컨설턴트는 이날 ‘일본 사례로 본 불황기 소비 변화와 극복 전략’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포럼 첫 번째 세션의 발제를 맡아 불황기 소비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지난 15년간 일본의 경제지표를 살펴보면 불황 때문에 가계 소비와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거의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그는 일본의 경제는 디플레이션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고, 인구수 감소도 계속됐다고 했다.
반면 노년층 비중은 2000년 17%에서 2015년 27%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1인 가구 비중은 28%에서 33%로 늘었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경제 상황이 어려웠지만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붙들어 놓을 수 있는 핵심 가치를 제공한 업체들은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타카기 컨설턴트는 “노무라종합연구소가 매 3년마다 진행하는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음식에 대한 지출은 증가했지만, 의류 및 레크리에이션에 대한 지출은 감소했다”며 “소비자들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가격’에 비해 ‘편의성’을 선호하는 쪽으로 변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매점 형태 변화를 살펴보면 이런 소비 패턴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88년과 2015년도에 매출액이 가장 많았던 10개 업체를 비교해보면 편의성과 전문성을 가진 소매점의 성장이 두드러지는 뚜렷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카기 컨설턴트는 “1988년 매출액 상위 1~4위를 백화점 업체가 차지한 반면, 2015년에는 1, 3, 4위를 편의점 업체들이 차지했다”며 “M&A에 성공한 유통업체들의 영업이익이 좋았고, 독특한 사업모델을 가진 업체들의 시가총액이 높았다”고 강조했다. 소매점 중 매상 수가 증가한 곳은 편의점. 드럭스토어, 이커머스, 의류 전문 매장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불황을 잘 극복한 대표적인 일본 업체로는 세븐일레븐, 유니클로(UNIQLO), 무인양품(MUJI), 이온(AEON)을 꼽았다. 이들은 고객을 계속 붙잡아 둘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고객에게 끊임없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안했다.
타카기 컨설턴트는 “세븐일레븐은 ATM, 티켓 발권, 신선 식품, 행정 서비스, 원두 커피 등 새롭고 편리한 상품,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왔다”며 “유니클로의 경우 합리적 가격의 기능성 의류를 개발한 점,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다양한 디자인과 새로운 소재 개발에 주력했던 점이 주효했다”고 했다.
그는 “대형 마트의 PB(자체브랜드) 상품 제조 업체였던 무인양품은 아름답고 단순한 제품에 집중해 독특한 제품군을 가진 전문점으로 성장했고 고객 충성도가 높다”며 “이온의 경우 많은 고객 데이터를 모으는 데 유용한 종합슈퍼마켓(GMS)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에게 적립 가능한 포인트를 제공해 이온의 다른 소매점도 이용하도록 만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