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미래금융포럼] ‘예고된 태풍’ IFRS17...보험사 패러다임 개혁 필요

2021년 1월 1일부터 보험업계를 뒤흔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시행된다. 저(低)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과거에 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판 보험사들은 부채가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IFRS17이 보험사의 재무제표 뿐만 아니라 경영 등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3년여 앞으로 다가온 ‘예고된 태풍’에 앞서 보험사들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종수 금융감독원 보험리스크제도실장은 5일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17 미래금융포럼'에서 “IFRS17 도입은 회계기준의 변경 뿐만 아니라 자산운용, 상품, 마케팅 등 보험사의 모든 경영부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경영성과가 경영진의 노력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외생변수인 금리 등에 상당한 영향을 받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손익이나 자본의 변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이는 지급여력비율(RBC)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져 회사 경영이 지속가능하지 못한 상태가 된다"고 강조했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보험사들은 큰 변화 속에서 현실적으로 큰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데, 가장 큰 것이 상품일 것"이라며 “일본은 보험계약상품의 도태가 결국 일본 보험법 자체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국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종수 금감원 보험리스크제도실장은 “IFRS17 도입이 보험사의 모든 경영부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사진 이존환 객원기자

이에대해 조영환 삼정KPMG 금융보험계리본부 상무는 “IFRS17 도입은 상품개발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며 “회사는 손실계약의 사전탐지와 이익계약의 전환을 위해 상품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가입연령별로 세분화하는 등 보다 정교한 상품 개발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IFRS17 도입으로 보장성 고수익 상품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라며 “신규 담보나 위험율 개발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익률 측정 방식의 변화로 저축성 상품 수익성이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이 자신에 맞는 할인율 기준을 선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은경 회계기준원 책임연구원은 “할인율의 결정 방법과 위험 측면에서 상향접근법과 하향접근법이 있는데, 자신의 회사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두 할인율 모두 조정에 의해 산출된 값으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보험사 스스로가 어떤 접근법을 가져갈 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대식 삼성생명 부장은 “IFRS17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 보험사의 전문인력 확보와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사진 이존환 객원기자

IFRS17이 현재보다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만큼 전문인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조언도 있었다. 임대식 삼성생명 계리RM팀 부장은 “IFRS17은 원칙중심의 회계로 회계 작성 주체인 보험사가 기준서를 직접 해석해야 한다"며 “현행 회계기준에 비해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만큼 전문인력 확보와 육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 원가법 체계에서 운영한 내부 가치관리체계를 새로운 IFRS17에 맞춰 동일하게 운영해야 하는 것이 보험사에 큰 부담"이라며 “IFRS17 연착륙을 위해 기존의 가치관리 체계를 상당기간 병행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가 IFRS17 도입으로 4차 산업혁명의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의 부채를 시가평가하면 굉장히 많은 데이터를 사용해야 한다”며 “보고주기가 굉장히 짧아지고 이는 4차산업혁명의 수혜를 굉장히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에 많은 데이터가 생산되고, 이는 4차산업혁명의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사진 이존환 객원기자

예컨대, 무인자동차가 활성화되면 상당히 많은 위험이 사라진 상태로 자동차 보험 상품이 판매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무인자동차를 가진 보험 가입자에 대해 현재처럼 보험 언더라이팅(계약 심사)이 가능할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며 “판매채널과 상품개발 등 지금 갖고있는 부가가치나 가치사슬을 갖고 대응할수 있느냐를 살펴봐야 하고, 만약 그렇다면 새로운 경쟁자가 지금과 전혀 다른 형태로 시장에 들어올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답글 남기기

crossmenu linkedin facebook pinterest youtube rss twitter instagram facebook-blank rss-blank linkedin-blank pinterest youtube twitter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