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너지 2022] 장세환 포스코 “철강 탄소중립, 정부 지원 뒷받침돼야”

장세환 포스코 탄소중립그룹장은 “탄소중립을 위해 민간도 노력하겠지만 다른 주요국처럼 정부 차원의 보조금·정책 지원도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 그룹장은 6일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2 미래에너지포럼’에서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기술(HyREX)’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수소환원제철을 위해선 청정 수소 공급과 에너지 전환에 따른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갖춰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세환 포스코 탄소중립그룹장이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2 미래에너지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장세환 포스코 탄소중립그룹장이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2 미래에너지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포스코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수소환원제철을 개발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Fe₂O₃)에서 산소(O₂)를 떼어내는 환원제를 석탄에서 수소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장 그룹장은 “환원제로 석탄을 사용하면 이산화탄소(CO₂)를 배출하지만, 수소를 활용하면 물(H₂O)만 나와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철광석과 수소의 환원작용이 일어나는 환원로로 ‘HyREX 유동환원로’를 추진하고 있다. 2028년 시험설비를 가동, 2030년까지 검증을 마칠 계획이다. 특히 유동환원로는 유럽 철강사들이 연구하는 샤프트(Shaft)환원로와 달리 ▲철광석 원료의 제한이 없는 점▲철광석을 가공한 팰렛(Pellet)으로 만드는 전처리가 불필요한 점 ▲열전도 능력이 뛰어나 대형화가 용이한 점 등의 강점이 있다.

하지만 아직 난관이 적지 않다는 게 장 그룹장의 설명이다. 우선 수소 공급이 관건이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면 연간 최대 500만톤(t)의 수소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수소 가격은 ㎏당 3달러로 다른나라보다 1.5달러 이상 비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철강 제조원가 기준 t당 15만원가량 더 든다는 뜻이다. 해외에서 수소를 들여오더라도 조달 비용이 ㎏당 3.3달러로 추산돼 해법이 되기 어렵다.

장 그룹장은 “포스코가 12년 연속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꼽힌 배경 가운데 하나가 제조원가가 다른 철강사보다 t당 5만원가량 저렴하다는 점인데, 수소 공급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철강 경쟁력이 약해지면 자동차, 조선 등 다른 제조산업의 경쟁력도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력 공급도 문제다. 수소는 열을 빼앗는 ‘흡열작용’을 하므로 환원로를 지나 전기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공정이 이어져야 한다. 포스코가 전기로 등을 도입하면 연간 전력 소비량이 현재 2.9기가와트(GW)에서 2050년 4GW로 늘어날 전망이다. 고로가 사라지는 만큼 포스코 전력 소비량의 85%를 차지하는 자체 부생가스 발전도 불가능해진다. 외부에서 안정적으로 탄소배출이 없는 전력을 공급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장 그룹장은 “에너지 고민이 많다”며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 날씨 등 외부 환경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간헐성이 문제고, 수소 발전은 단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형모듈원전(SMR)의 경우 1기당 발전량이 300메가와트(㎿) 수준이어서 13개 이상을 설치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장 그룹장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국가 차원의 고민을 할 때라고 진단했다. 그는 “탄소중립 연구·개발(R&D) 국책 과제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속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정책 지원이 꼭 필요하다”며 “앞으로 늘어나는 전력 사용량에 맞춰 이를 안정적으로 고민할 수 있을지도 미리 고민하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오은 기자,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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