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 2021 하이브리드로 열려
올해 주제는 ‘위드 코로나 시대의 헬스케어 혁신’
버탈란 매스코 “비대면 진료 비중 30%로 늘어날 것”
데이비드 류 “건강 형평성, 소비자 중심주의, AI가 키워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전 세계 비대면 원격진료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금까지 병원 내원 진료와 비대면 진료의 비중이 95 대 5였다면, 앞으로 70 대 30정도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로 의료 서비스와 정보통신(IT)기술 접목이 가속화되면서, 건강 형평성,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 챗봇과 같은 ‘인공지능(AI)와 결합한 가상 의료 서비스’가 의료의 트렌드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당장 코로나19 봉쇄가 심했던 영미권에서는 ‘챗봇’과 같은 AI를 활용한 의료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헬스케어 산업의 변화 방향을 보여줄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 2021′이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세계적인 의료 미래학자 버탈란 메스코(Bertalan Mesko) 박사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혁신이 매우 빠르게 현실화됐다”고 말했다.
매스코 박사는 “직접 진료를 받지 못하는 ‘봉쇄’ 상황에서 사람들은 노트북 화상채팅, 메일 등으로 원격 진료를 받아야 했다”며 “지난해 3~5월 원격진료 숫자는 매월 1200%씩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방문 진료와 원격 진료의 비율이 95 대 5라면 앞으로는 70 대 30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스코 박사에 따르면 ‘챗봇’이 의료 서비스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민간 의료 기업은 물론 영국의 공공 보건기관에서도 챗봇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영국에서는 의사를 만나려면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데, 챗봇이 등장하면서 환자들이 의사를 기다리는 동안 느끼는 불안감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며 “환자들은 챗봇이 인공지능(AI)인 것을 알아도 위안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매스코 박사는 이 밖에 정신건강, 식단관리, 복약지도 애플리케이션(앱) 활용이 늘어난 것과 자가 감염병 진단기기가 확산된 것도 코로나19 대유행이 가져온 변화로 꼽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비드 류(David C. Rhew) 글로벌 CMO(최고의료책임자)는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의료 서비스 형평성, 소비자 중심주의, AI와 결합한 가상 의료를 세 가지 트렌드로 꼽았다.
그는 “앞으로는 의료서비스 전달 방식을 어떤 기술이 어떻게 얼마나 개선했는지를 이해해야 할 것”이라며 “의료서비스의 형평성, 소비자 중심주의, AI와 결합한 가상의료 세 가지 트렌드를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위드코로나 시대에 어떤 헬스케어 기술을 어떤 의료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 지 통찰을 제시했다는 분석이다.
헝가리 출신 버탈란 메스코 박사는 의료분야의 ‘젊은 미래학자’로 꼽힌다. 헝가리 국립 데브레첸대 의대를 졸업하고 2012년 28세에 유전체(genome·게놈)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메스코 박사가 개설한 소셜미디어(SNS) 기반 싱크탱크 ‘메디컬 퓨처리스트’는 첨단 의료 기술을 예측하는 장으로 통한다.
데이비드류 CMO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헬스케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선언한 직후 영입한 보건·의료분야 전문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 의료기기 관련 자문을 하는 의료기기혁신센터(MDIC) 소속 관리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류 CMO는 전자건강기록(EHR) 관련한 6개 미국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의사 출신인 그는 미시건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세포분자생물학으로 학사학위를 받고,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의학박사를 받았다. UCLA 의대 부교수로 전염병 펠로우십을 수료했으며, 이후 삼성전자 CMO 겸 부사장, 징스헬스(Zynx Health) 수석부사장(SVP) 겸 CMO 등을 지내는 등 다방면의 경험을 쌓았다.
올해 포럼은 총 3개 세션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유경호 한림대성심병원 병원장이 위드 코로나 시대, 병원 진료 현장을 바꿀 스마트병원에 대해 강연하고, 권준수 서울대학교 정신·뇌인지과학과 교수가 코로나19로 훼손된 정신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현황에 대해 설명한다.
또 국산 mRNA(메신저리보핵산) 기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도전하는 조양제 아이진㈜ CTO(기술총괄대표)가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공개한다. 전염병 글로벌 백신 전문가인 윌리엄 헐(William Hearl) 이뮤노믹 창립자 겸 대표는 감염병 예방에서 치료를 아우르는 차세대 백신에 대해 설명한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자유로운 형식으로 대화를 나누는 오픈토크도 준비돼 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중국의 3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파마론 클리니컬의 휘수(Hui Xu) 사업개발부문 CBO(사업총괄대표)가 중국의 바이오 테크 현황에 대한 특별 강연을 한다.
지난 2013년부터 매년 개최해온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은 헬스케어의 새로운 이슈와 변화를 소개하고 국내외 전문가들과 만나 정책 선진화를 논의해왔다.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 전문 매체 조선비즈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최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하는 올해 포럼의 주제는 ‘위드 코로나 시대의 헬스케어 혁신’이다.
= 김명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