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테크 새싹]⑧ 직장인 점심 고민 파고든 달리셔스 “식단 대신 짜드립니다”

‘오늘 점심 뭐먹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큰 고민이다. 보통 1시간 정도인 한정된 시간 동안 밥을 먹고 다시 자리에 돌아와야 하지만, 먹을 것도 먹고 싶은 것도 없다.

원하는 맛집은 멀고, 김치찌개는 어제도 먹었다. 부장님들은 대개 오늘 또 순댓국을 먹겠다고 하신다.

이런 직장인의 고민을 파고든 스타트업이 있다. 달리셔스는 직장인에게 점심을 추천하는 ‘식단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애플리케이션(앱) ‘커런트’에서 1, 2주치 메뉴를 미리 선보이고, 주문을 받는다. 또 때에 맞춰 배달한다. 2019년 서비스를 시작, 작년 24억원 매출을 냈다.

수요에 맞춰 식사를 배달하고, 식당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수요를 사전에 파악, 인력과 식재료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장점에 힘입어 ‘투자 가뭄’이라는 올해도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2019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식품 산업 유망 벤처로 선정하는 ‘A벤처스’에도 뽑혔다.

이강용 달리셔스 대표. /배동주 기자
이강용 달리셔스 대표. /배동주 기자

‘달리다’라는 동사에 ‘맛있다’는 뜻의 영단어 ‘딜리셔스(delicious)’를 조합해 회사명을 정했다는 이강용 달리셔스 대표를 지난달 11일 만났다. 그는 “주변 식당을 찾아 나설 필요가 없도록 했다”면서 “말하자면 움직이는 개인 맞춤형 구내식당”이라고 말했다.

달리셔스는 프랜차이즈 외식·식품 유통 분야에서 일했던 이 대표가 외식 산업의 유휴 자원 활용을 목표로 2016년 설립했다. 식사 시간에만 주문이 몰리고, 그 외에는 인력·장비가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외식업체를 케이터링(출장 음식) 서비스로 연결하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사업을 처음 펼쳤다.

그는 “내 가게까지 운영하며 외식산업에서 오래 일했는데, 늘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서 “공간과 인력을 갖췄는데, 한때 장사를 마치고 나면 유휴 자원의 낭비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쉬는 시간 장비와 인력을 활용할 새로운 용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달리셔스는 케이터링 주문이 들어오면 행사에 나설 수 있는 이른바 여력 있는 식당을 찾아 연결했다. 새벽 시간엔 쉬는 푸드트럭을 방송 촬영장에 보내거나 미리 정해진 워크숍 뷔페식을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셰프의 식당을 찾아 연결했다. 회사 행사는 주변 식당을 연결했다.

이 대표는 “처음 한 일은 유휴 시간 활용을 고민하는 외식업체를 찾는 일이었다”면서 “다행히 이미 알고 있는 식당의 풀이 많았고, ‘날짜’와 ‘시간(시작부터 종료)’, ‘위치’, ‘인원’, ‘예산’, ‘음식 타입’만 입력하면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점심 배달’은 달리셔스가 운영하는 케이터링 서비스의 축소판이다. 장비가 동원되는 대신 조리된 음식을 때에 맞춰 배달하는 식이다. 인근 요식업자들을 연결해 단가에 맞는 식단을 미리 구성하는 식으로 때때로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려야 하는 배달 앱과도 완전히 차별화했다.

이 대표는 “달리셔스의 핵심은 무엇보다 공동 구매와 데이터”라면서 “점심 배달을 원하는 기업이 서비스에 가입하면, 해당 회사 직원이 앱(커런트)를 통해 직접 메뉴를 택할 수 있게 했고, 주문 데이터를 모아 고객에 맞게 메뉴를 추천하는 ‘식단 큐레이션’도 더했다”고 강조했다.

이강용 달리셔스 대표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배동주 기자
이강용 달리셔스 대표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배동주 기자

커런트 식단 큐레이션은 달리셔스의 핵심 사업으로 떠올랐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근무가 어려운 직장인들이 외부 식사를 꺼리면서 달리셔스의 커런트 식단 큐레이션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다. 주변의 식당이 없는 곳도 달리셔스가 식사의 대안이 됐다.

달리셔스는 현재 약 700여곳의 식단 공급 풀을 갖췄다. 이를 통해 당일 픽업 배달 2시간 전까지만 추천된 메뉴를 선택하면 점심에 맞춰 배달한다. 추천된 메뉴에 따른 공동구매 효과로 저렴한 가격도 특징이다. 구내식당이 없는 스타트업 등 70여곳 기업이 달리셔를 택했다.

달리셔스는 내년 케이터링, 점심뿐만 아니라 외식업체와 연계한 해당 업체의 자체브랜드(PB) 상품 배송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동네 카페에서 만든 수제청, 동네식당 밀키트 등을 기획하고 커런트 앱 내에서 주문할 경우 기존의 물류망을 이용해 배달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달리셔스의 배달은 점심 등 식단 공급 계약을 맺은 기업으로 시간에 맞춰 가는 거점 배달 방식으로 때때로 수요에 대응해야 하는 배달 앱의 구조와는 다르다”면서 “수요를 확장하고 물류망도 넓혀 세상 모든 먹거리를 공급하는 식당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강용 대표는

▲경희대 체육학 학사 ▲서울시 밤도깨비야시장 출범 자문 ▲달리셔스 창업

[제작지원: 2022년 FTA분야 교육홍보사업]

= 배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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