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소비자가 곧 생산자… 90조弗 '그린 빅뱅' 온다

녹색 에너지 시장 선점 전략

제러미 리프킨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저서'3차 산업혁명'(2012)에서
"인터넷과 신재생에너지가 3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는 인터넷처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속성 덕분에 세계가 수평적 질서로 재편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의 예측은 맞아들어가고 있다. 그동안 특정 에너지 대기업이 독점했던 전력생산 시설은 태양광, 풍력발전 시대로 접어들면서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앞마당과 지붕에 소형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게 됐다. 에너지 소비자가 곧 생산자가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김상협 카이스트 교수가 2015 미래 에너지 포럼에서‘그린 빅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90조달러 규모 녹색 에너지 시장 열린다”

김상협 카이스트(KAIST) 교수는“3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에너지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모호해질 것”이라며 “이는 신재생에너지 투자로 이어져‘그린 빅뱅(green big bang)’을 불러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린 빅뱅은 각국이 녹색 기술에 투자하면서 세계적으로 에너지 인프라 시장이 급팽창하는 것을 뜻한다. 김 교수는 니콜라스 스톤 런던 정경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앞으로 15년간 전 세계적으로 90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 6000억달러(약 720조원)에 육박하는 화석연료 보조금을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돌리면 그린 빅뱅은 가속화 할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그린 빅뱅 시대에 주목해야 할 기술로 보는 분야는 4가지다. 그는“신재생에너지, 에너지 저장장치(ESS), 전기자동차, 스마트그리드 4개 기술을 육성하면 그린 빅뱅을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4가지는 각기 다르면서 하나로 연결된 기술이다.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에너지를만드는 신재생에너지 기술은 치명적 단점이 있다.

해가 지거나 바람이 없을 때 전력을 생산할 수 없다. ESS는 태양광·바람의 양이 풍부 시간에 에너지를 저장해두었다가 전기를 생산할 수 없을 때 꺼내 쓰는 장치다.

스마트 그리드는 과거 한 방향으로 흐르던 전기 에너지를 쌍방향으로 흐르게 함으로써 전력이 남는 곳에서 모자라는 곳으로 실시간 보낼 수 있다. 수급에 따라 전기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해준다. 이들은 신재생에너지와 결합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전기자동차는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충전해 이산화탄소‘제로(0)’를 가능하게 한다.

◆ 미래에너지, 사업 기회 무궁 무진

다른 전문가들도 미래에너지 분야 사업기회를 강조했다. 김성훈 KT 에너지사업본부장은 원격 계측시스템(AMI)이라는 지능형 전력 인프라를 소개했다. AMI는 각 가정의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 체크해 한국전력 등 전기 생산업체로 데이터를 전송해주는 장치다. 가정의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 분석하면, 앞으로 얼마 만큼의 전기 에너지를 생산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김 본부장은 "AMI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분석 기술과 연계되는 만큼 통신회사에는 큰
사업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홍연 코캄 상무는 신재생에너지 분야 중소기업을 위한 펀딩 프로그램 설립을 제안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투입자본에 비해 회수 기간이 길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섣불리 사업에 나서기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김 상무는“10여 개국에 550메가와트(㎿h)급 ESS를 공급하는 등 해외 진출을 계속 타진하고 있다”며 “펀딩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면 중소기업들이 해외로 수월하게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숙 한국전력 전무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전무는 “한국전력은 오는 2018년까지 200억원을 투자해 3660개의 전기자동차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인데 정부가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면 다른 대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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