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데이터를 제공하고, 시민이 개발에 나서는 ‘시빅해킹’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적마스크 보급률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23일 개막한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0’ 첫날 오후 세션에 나선 황은미 코드포코리아(Code for Korea) 프로젝트 오거나이저는 ‘공적마스크 데이터 개방과 맵 서비스 개발의 의의’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날 오후 세션 진행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서울시가 맡았다. 황 프로젝트 오거나이저는 ‘데이터 공유가 가져올 사회문제 해결의 새로운 변화’를 주제로 하는 서울시 세션의 첫번째 연사로 나섰다.
코드포코리아는 시빅해킹(Civic Hacking)을 통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지난 3월 코로나19 공공데이터 공동대응으로 시작됐다. 시빅해킹은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사회 문제를 시민이 해결하는 사회 운동을 뜻한다.
코드포코리아는 연초 코로나19 본격 확산 당시 ‘웨어마스크’ 등 공적마스크 관련 앱을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이 앱들은 지도와 공적마스크 재고를 연계해, ‘마스크 대란’ 당시 구매에 큰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 프로젝트 오거나이저는 "초기 공적마스크 공급과 함께 정부 차원 데이터 제공이 이뤄졌지만, 시각화에 초점을 둬 읽기 어렵고 지자체에 따라 디자인도 천차만별이었다"며 "카드뉴스 등 일회성 정보가 많아 데이터 활용도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코드포코리아는 지난 2월 23일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된 직후인 2월 24일 활동을 시작했다. 황 프로젝트 오거나이저는 "온라인상에 공공데이터 공동대응을 제안한 후 큰 반응을 얻었고, 2월 26일 정부에 공공데이터 공개 방안을 담은 제안서를 내는 등 기민하게 움직였다"고 했다.
정부는 3월 6일 공적마스크 정책을 시작하며 동시에 재고 데이터 API를 공개했다. 정부 공식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유로운 앱 제작이 가능해진 것이다. 황 프로젝트 오거나이저는 "공적마스크 API가 공개된 당일 100명 이상의 시빅해커가 텔레그램에 모였다"며 "밤을 새 개발에 매진한 끝에 3월 11일 첫 앱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출시된 공적마스크 앱은 큰 반향을 얻었다. 공개 첫날 호출은 9000만회에 달했고, 분당 최대 700만회의 접속을 기록하기도 했다. 공적마스크 출시 직후 67.9%였던 마스크 매진율은 1주일후 86.4%로 늘었다고 한다. 앱 출시에 힘입은 결과다.
황 프로젝트 오거나이저는 "약국은 마스크 재고를 입력해 실시간 데이터를 업데이트하고, 정부는 신뢰성 있는 API를 제공하며, 기업은 서버와 앱마켓을 지원하고, 시빅해커는 앱 개발에 나섰다"며 "일주일도 안되는 시간에 모두가 함께한 공적마스크가 성공한 사례"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