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시대에는 소비자가 차량을 소유할 필요가 없다. 사용기간·운행거리에 따라 차량 서비스를 구매하면 된다. 자동차 회사들이 판매에서 서비스로 사업 모델을 바꾸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퇴출당할 것이다."
유리 레빈 웨이즈 공동창업자는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9’ 첫째날 기조연설자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웨이즈(waze)는 이스라엘 스타트업으로 2013년 구글이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인수해 화제가 됐다.
레빈 창업자는 "우리의 후손들은 운전을 직접하지 않을 것"이라며 "50년 전에는 엘리베이터 오퍼레이터(운영직원)가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서 많은 플레이어(기업·직원)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레빈 창업자는 기술이 산업 내 파괴적 혁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했다. 기술보다 오히려 가격이나 사업 모델, 제품 전략, 지식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이 내놓은 이메일 서비스) 지메일도 무료라는 점이 기존 서비스를 파괴한 포인트였다. 제품이 괜찮고 무료인 경우 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쓴다. 기존 유료 서비스들은 무료 서비스 때문에 사라진다."
레빈 창업자는 "이스라엘에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서 "스타트업을 창업한다는 것은 실패의 여정이며, 빨리 실패할수록 더 많은 실험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한번 더 도전할 때마다 실패의 경험이 쌓이게 되며, 결과적으로 창업의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사용자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미션(임무)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 다음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정하고 그대로 밀고 나가면 된다. 구글이나 넷플릭스도 서비스 방식을 정하는데 수많은 실패와 고민을 거쳤다."
레빈 창업자는 "어떤 문제를 파악하고, 많은 사람이 동일한 문제를 겪고 있다면 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솔루션(해결책)을 먼저 생각하지 말고 문제에 집중해야 좋은 사업모델을 발굴할 수 있다. 하나의 문제에만 집중해야지 여러가지 문제를 놓고 고민하면 안된다"고 했다.
그는 "완벽한 제품보다 적당히 쓸만한 제품을 빨리 내놓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며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도 10년 전에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매년 개선을 거듭하면서 시장을 이끌게 됐다"고 말했다.
레빈 창업자는 웨이즈가 오늘날 전 세계 100여개국, 4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웨이즈의 성공 비결은 교통정보, 지도 등 모든 것을 크라우드 소싱(불특정 다수에게서 정보와 도움을 얻어 문제를 해결)한 것"이라며 "사용자(운전자)들이 정보를 제공하면서 빈 종이가 그림 모양으로, 지도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레빈 창업자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웨이즈의 다음 버전을 만들 수 있었다"면서 "실패를 거듭하면서 다음 버전이 이전 버전보다 못한 경우도 있지만, 갑작스럽게 발전을 이루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설성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