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클라우드쇼 2017] "클라우드, 기술 없이는 기회조차 없다…사회·정치 영향 커져"(종합)

1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7’ 두 번째 날에는 국내외 학계와 업계를 주름 잡는 전문가들이 스마트 클라우드의 트렌드와 도입 후 혁신 사례, 향후 전망을 공유했다.

이날 행사는 마이크로소프트, IBM 헬스케어,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한국전력 내 전문가들이 ‘클라우드’를 주제로 기조연설한 1세션과 laaS, SaaS, Paas 등 클라우드 공급 서비스별 트렌드를 다룬 2세션, 병원, 금융, 마트, 선거 등 다양한 영역에서 클라우드를 도입해 이룬 혁신 사례를 공유하는 3세션으로 구성됐다.

클라우드는 정보기술(IT)자원을 구매하거나 소유할 필요 없이 필요한 만큼 사용료를 주고 쓰는 서비스를 말한다. 중앙 집중화된 대형 데이터센터에서 서비스를 받고 소프트웨어나 프로그램을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빌려 쓰는 방식이다.

2017년 9월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호텔에서 열린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17’ 행사장에서 참가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2017년 9월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호텔에서 열린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17’ 행사장에서 참가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 클라우드는 각 분야 핵심 기반…기술 환경 고도화해야

이날 기조 강연자는 모두 ‘클라우드(cloud)’가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반이라고 입을 모았다.

루디 돈 마이크로소프트(MS) 공공부문 디렉터는 "MS가 구상하는 AI 시대의 클라우드는 하나의 거대한 클라우드가 아니라 다양한 레이어(layer)와 지능형 엣지(edge)를 갖춘 분산형 클라우드"라며 "기존 클라우드가 가진 경계와 한계를 넘어 인공지능(AI)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의 서버가 PC, 스마트폰 등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을 감당하는 현재 시스템을 넘어 소형 서버 개념인 ‘엣지(Edge)’ 등 다양한 ‘층(Layer)’을 갖는 분산형 클라우드를 고도화해야만 AI 시대에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루디 돈 마이크로소프트 공공부문 디렉터(위쪽)와 앙슈만 뎁 IBM 헬스케어 수석 아키텍스
루디 돈 마이크로소프트 공공부문 디렉터(위쪽)와 앙슈만 뎁 IBM 헬스케어 수석 아키텍스

루디 돈 디렉터는 “AI를 구현하는 기술인 딥러닝(Deep Learning)이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등장한 이후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나오고 있다”며 "AI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똑똑해지는 만큼 인프라, 즉 클라우드도 더 지능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환경을 더 고도화하고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원기 NBP 대표는 이날 클라우드 플랫폼 비즈니스를 진행하면서 앞으로는 ‘기술’이 없으면 어떤 마케팅과 경험도 비즈니스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과거에는 제품 성능, 디자인, 품질, 가격 등 여러가지 차별화 요소로 후발 사업자들이 시장에 진출하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AI, 클라우드 등 최근 성장하는 IT 시장 핵심 기술 없이는 진입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클라우드가 중심이 되는 IT 시장에서는 이런 주요 기술력 없이는 힘겨루기가 어렵다고 본 것이다.

헬스케어 분야와 전력 사업에서도 클라우드는 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박원기 NBP 대표(왼쪽)와 신창훈 한국전력 ICT융합기획처장
박원기 NBP 대표(왼쪽)와 신창훈 한국전력 ICT융합기획처장

앙슈만 뎁(Angshuman Deb) IBM 헬스케어 수석 아키텍트는 “의료 영역의 방대한 연구논문과 임상 데이터들(content)이 쏟아지는데, 이러한 비정형·정형 데이터들은 구조화돼 있지 않다”며 “이에 따라 확장성을 갖고 구조화해 보관해 인지컴퓨팅 기술로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추출하면 그동한 해결하지 못한 의료계 문제 해법을 찾을 수 있어 중요하다”며 클라우드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반적인 산업 혁신을 이끌고 있고 데이터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것이 주요 흐름이 되면서 국내 기관도 이런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한국전력공사다. 한전에서는 전력(電力) 관련 빅데이터가 연간 3조3370억건이 생성된다. 900만개의 전주(電柱·전봇대)는 이동통신 사업자 측면에서 보면 기지국에 해당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물인터넷(IoT)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하는 것도 가능하다.

신창훈 한전 ICT 융합기획처장은 “한전이 전력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전기차(EV),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새 융합형 신(新)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 처장은 “한전은 K-iEMS를 구축해 전기나 가스, 열 등 고객이 사용하는 에너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뿐만 아니라 이를 제어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며 “전력그룹사와도 협업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 “클라우드 서비스 계속 확장…사용자 피드백 중요”

두 번째 세션에서는 클라우드 사업의 최근 동향을 짚어봤다. NHN엔터테인먼트, KT, 코스콤, 더존비즈온, 베스핀글로벌 등은 “빅데이터를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는 클라우드 플랫폼이 제대로 구축돼야 인공지능(AI) 활용도 가능하고, 각 산업분야 간 서비스 융합도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클라우드 공급 서비스별 트렌드’를 주제로 한 두번째 세션 후 패널 오픈토크가 열렸다.
’클라우드 공급 서비스별 트렌드’를 주제로 한 두번째 세션 후 패널 오픈토크가 열렸다.

정동윤 코스콤 IT인프라 본부장은 “이미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2009년부터 클라우드 경쟁력 강화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요소로 판단하고 클라우드 산업 육성을 시작했다”며 “향후 PaaS 시장도 10년간 매년 36%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호철 더존비즈온 본부장은 “중소기업은 IT 전문가가 없는 경우가 많아 데이터 백업 등 중요한 업무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다”며 “클라우드가 중소기업에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공 및 금융부문의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철승 KT 상무는 “현행법상 중앙부처는 G-Cloud를, 정부 산하부처는 민간 클라우드를 쓸 수 있도록 허용됐지만, 지방자치단체는 민간 클라우드를 사용할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검토 중일텐데 지방자치단체와 그 산하 공공기관들도 정부가 보안 인증을 진행하고 민간 클라우드를 쓸수 있도록 제도적인 제약들이 풀렸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1년만에 공공기관 120곳이 클라우드를 도입했는데 이는 정부가 공공기관을 평가할 때 활용하는 평가지표인 ‘전자정부 3.0’에서 클라우드 도입시 가산점을 부여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면서 “정부가 민간 클라우드와 공공 클라우드를 활성화할 근거를 만들고 이를 신속히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사업에서 사용자와의 피드백도 강조됐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클라우드는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을 계속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라며 “사용자의 피드백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훈 NHN엔터테인먼트 실장은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자들로부터 들은 의견을 직접 반영해 이를 개선하는 과정이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고 이 과정에서 뛰어난 서비스가 살아남게 된다”고 말했다.

◆ 클라우드, 산업 규모·생태계 넘어 사회적 ‘혁명’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나타나고 그 산업규모가 커지는데는 이유가 있다. 클라우드를 활용했을 때의 변화는 일부 업체에 단순한 비용 절감과 매출 확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산업 규모를 폭발적으로 키울 수 있다. 게다가 클라우드 도입으로 민주주의 사회 환경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왼쪽부터 장세경 중앙대병원 교수, 김봉규 NH농협은행 핀테크 사업부 팀장, 유훈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장, 박인재 메가마트 운영파트장
왼쪽부터 장세경 중앙대병원 교수, 김봉규 NH농협은행 핀테크 사업부 팀장, 유훈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장, 박인재 메가마트 운영파트장

장세경 중앙대병원 교수는 스마트클라우드쇼 2017 마지막 세션 ‘국내 클라우드 도입 후 혁신 사례’에 발표자로 나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국형 의료관광 플랫폼을 만들어 의료 관광 산업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장 교수는 “세계 의료 관광 시장은 지난해 110조원으로 조사됐는데, 한국은 이중 6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의 0.3%에 불과한 수준에 그쳤다”며 “클라우드 기반의 의료관광 종합 플랫폼을 만들어 원스톱 통합 관리 시스템을 비롯해 역경매 시스템, 헬퍼 서비스, 데이터 분석 기반의 정보 제공 등으로 의료 관광 산업을 확대하는데 의료관광 클라우드 플랫폼이 훌륭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에서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산업인 ‘핀테크’ 생태계를 활성화 시키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83개 금융관련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하는 것은 물론 금융 관련 IaaS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기업이 금융 서비스 전환을 할 수 있도록 PaaS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실제 사용자가 쓸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NH농협의 목표는 ‘금융의 아마존’인 셈이다.

클라우드는 사회·정치적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철만 마비되면 홈페이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선거 기간 트래픽은 10배 이상 폭증하는 데 대응하기 위한 시간, 비용, 인력이 부족한 중선관위에서 클라우드를 도입해 ‘홈페이지 마비 사태’를 막으려는 것이다.

유훈옥 중선관위 과장은 “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 클라우드를 적용해 5년 이용시 운영비 1억원 절감 효과가 있었다”며 “올해 대선 당시 선거통계시스템, 내 투표소 찾기 서비스 등에 클라우드를 적용해 당일 350만명의 접속량을 소화해 냈다”고 말했다. 중선관위는 2019년부터 자체적인 백업센터를 구축하고 전반적인 대국민 정보 제공 서비스를 개선할 계획이다.

‘클라우드 도입해서 좋은 게 뭘까’라는 질문에는 이날 세션에서 박인재 메가마트 운영파트장이 깔끔하게 답을 내놨다. 명절이나 블랙프라이데이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홈페이지 트래픽에도 쉽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인재 운영파트장은 “클라우드 전환까지 1개월이 소요됐고 덕분에 홈페이지 운영 서비스 반응속도가 빨라지며 이탈 사용자가 줄어 매출은 늘었는데, 운영비용은 45% 줄어드는 효과를 얻었다”며 “현재 내부적으로 세일즈포스닷컴의 SaaS를 도입해 업무 프로세스, 직원 역량관리, 매장운영 정보 활용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답글 남기기

crossmenu linkedin facebook pinterest youtube rss twitter instagram facebook-blank rss-blank linkedin-blank pinterest youtube twitter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