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투자포럼] 앤디 시에 "미·중 분쟁으로 세계화 체인 끊겨…美금리 5%로 올릴 수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 사태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고, 이 때문에 거시적으로는 자산시장을 비관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왔다.

2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주최 ‘2018 미래투자포럼’에서 앤디 시에(Andy Xie·謝國忠) 전(前)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신 냉전시대로 볼 수 있을 만큼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70년간 진행됐던 세계화의 흐름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 = 김용근 객원기자
사진 = 김용근 객원기자

또 그는 "세계화란 흐름이 끊어지게 된다면 상당한 장기침체(스태그네이션)를 예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화 흐름이 끊어짐에 따라 생산단가가 오르게 되면 물가 또한 오를 수밖에 없고, 미국은 경기가 부진해지더라도 기준금리를 4~5%까지 올려야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중산층 불만 해결해야 하는 美 vs 수출 장려해야 하는 中 갈등이 무역전쟁

앤디 시에는 미국과 중국 경제의 성장방식이 충돌한 것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중산층이 더 이상 이전의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무역전쟁이 발생했다고 봤다. 역사적으로 미국을 포함한 서구 사회는 일찌감치 식민지 개척을 통한 자원 확보로 일정 수준 이상의 부를 누릴 수 있었지만, 세계화가 70년간 진행되면서 더 이상 기존의 우위를 누릴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앤디 시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출된 배경이 바로 이 같은 중산층의 불만이었다"며 "이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하는 중국을 겨냥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자국의 과잉설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출을 장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은 국가가 나서 인프라 구축을 하고 있고, 중국 정부는 지역간 불균형이 없어야 한다는 일종의 정치적 창에 갇혀있다"며 "이 때문에 과잉설비 투자 문제가 발생했고 수출 등으로 이 문제를 타개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위안화 평가 절하와 같은 수출 장려정책을 펼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서 단기적인 해결방법은 없다고 단언했다. 앤디 시에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고, 미국과 중국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어떤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며 "이를 둘러싼 잡음이 꾸준히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앤디 시에는 미국과 중국의 국가 입장은 배치되지만 민간 경제 입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CEO는 스톡옵션 행사를 위해 회사 주가를 부양해야 하는 과제를 갖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비용을 줄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 때문에 인건비가 싼 중국시장에서 선뜻 생산설비를 뺄 수 없다"고 덧붙였다.

◆ "세계화 끊어지면 장기침체…주식시장 큰 폭락 가능"

앤디 시에는 "거시적인 전망은 비관론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자산시장에 낀 거품(버블)이 빠지는 시기가 진행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주식시장이 폭락한다면 더 큰 폭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이 아주 위축될 것이고 어렵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자금을 푸는 방식으로 경제위기를 해결해왔고, 이 때문에 앞으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4~5% 수준으로 오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이렇게 되면 지난 10년간 자산시장에 벌어졌던 일들과는 정 반대의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앤디 시에는 "거시적으로는 비관적으로 상황을 볼 수 밖에 없더라도 미시적으로는 투자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며 "투자에 나설 때는 10년을 내다보고 움직이는 기업인지를 살펴보고 투자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10년을 내다보고 움직이는 기업이란, 단기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하고 이곳 저곳을 두루 살피는 기업보다는 한 곳에 올곧이 집중하는 기업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걸맞는 기업으로 화웨이를 꼽을 수 있다"며 "화웨이가 최근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전자산업이라는 본업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화학산업도 좋은 투자기회일 수 있다고 봤다. 투자를 할 때 중요한 것은 경쟁우위인데, 중국은 그 규모나 속도면에서 미국보다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고, 그 중 중국의 화학산업은 그 경쟁우위가 발현되기 좋은 산업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통신산업도 추천했다. 앤디 시에는 "통신산업은 중국 국내 시장에서 이루지는 사업이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며 " 차이나모바일의 주가는 매력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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