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식시장은 여전히 건실합니다. 중국 경제의 최근 조정이 단기적으로는 여러 아시아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투자가치가 높습니다."
메다 사만트(사진) 피델리티자산운용 홍콩 인베스트먼트 디렉터는 24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 미래투자포럼'에 참석해 2019년 아시아 증시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사만트 디렉터는 지난 23년간 인도 산업개발은행, TCW 아시아, 프루덴셜 아시아,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아태리서치센터 등을 거친 투자 자문가다. 피델리티에는 지난 2010년 합류했다.
사만트 디렉터는 아시아 시장을 인체에 비유하며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평소 건강한 인간의 몸도 감기에 걸리면 고통을 느끼고, 면역체계는 이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한다"며 "현재 아시아 증시도 펀더멘털(기초체력)은 괜찮지만 성장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사만트 디렉터가 지목한 부상은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이다. 그는 "매력적인 펀더멘털과 빠르게 성장하는 수출경제, 탄탄한 내수시장 등이 그간 중국 주도의 아시아 신흥국 질주를 견인해왔다"며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을 경험하면서 절뚝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의 힘겨루기라는 대외 악재가 발생했지만 중국 경제 자체만 놓고 보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게 사만트 디렉터의 의견이다. 그는 "중국 기업 수익률이 과거보다 좋아졌고, 배당 등에 관한 기업들의 마인드도 바뀌고 있다"며 "주주수익이라든지 내수시장 발전 스토리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사만트 디렉터는 특히 중국 기업들의 강력한 IT(정보기술) 경쟁력이 무역분쟁에도 불구하고 중국 증시를 장기적으로 좋게 보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금을 들고 다니는 중국인을 찾기 힘들 정도로 현재 중국은 빠르게 스마트경제로 나아가고 있다"며 "어떤 선진국보다도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이 가파르게 발전하고 있고,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기술 전환이 시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만트 디렉터는 "최근 텐센트 주가가 연초 대비 40%가량 낮아지는 등 하락압력을 받고 있지만 조정 과정을 거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리라 믿는다"며 "12개월 전과 비교할 때 중국 증시는 여전히 낮은 가격에 머물러 있다"고 덧붙였다.
13억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에 대해서도 사만트 디렉터는 "높은 성장잠재력을 지닌 국가"라고 평가했다. 그는 "인도는 내수경제가 굉장히 강하다보니 기업 실적이 잘 유지되고 이는 결국 국민 소득 증가, 중산층 강화 등의 효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즉 정치 불확실성이 적다는 것이다. 사만트 디렉터는 "다만 인도네시아는 채권시장의 40%가 외국인 소유이다보니 환율이 민감하다는 단점이 있다"며 "환율 이슈가 투자심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투자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사만트 디렉터는 한국 증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증시는 전날(23일) 코스피지수가 장중 2100선 아래로 밀리는 등 올해 들어 취약해진 증시체력을 보이고 있다. 사만트 디렉터는 그러나 "제조업이나 수출 관련 기업의 경쟁력이 여전하다"며 "중국의 경기 둔화가 무시할 수 없는 압박요소이겠지만 기업 수준과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반등 기회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준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