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등에 데이터센터가 많이 이용될 예정이다. 사람들이 이 서비스에 얼마나 많은 돈을 낼 의향이 있는지에 따라 우리가 쓸 서비스의 가격이나 잠재적 발전 정도가 결정된다.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뒤에서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미래에너지포럼의 대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AI시대, 전력 대책은’이란 주제로 열린 대담에는 오현진 한국전력(19,520원 ▼ 50 -0.26%) 계통계획처장, 이우상 한국수력원자력 전략경영단 원자력정책실장, 김창규 민간LNG산업협회 부회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해 필요한 전력 확보 방안을 두고 대담을 나눴다.
오 처장은 에너지 생산·소비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뉘는 지역 편중을 경계했다. 그는 “전력 발전의 지역 편중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생산된 전력을 소비 지역으로 보내주는 설비를 어떻게 제때 건설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AI 데이터센터를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 건설해 보다 쉬운 방법으로 전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지방 소멸 시대인데, 원자력 발전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지방을 살릴 방법이 있다”며 “그중 하나가 데이터센터를 발전소 근처로 유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전소 인근으로 들어오는 데이터센터에 저렴한 전기요금을 적용하는 제도적인 장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LNG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한 해 5000만톤(t)의 LNG를 수입하는 큰 손인데, 더 구매할 여유가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플로팅 터미널 기술 등을 활용해 저렴한 가격에 LNG를 구매해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LNG 판매국인 오만은 CCS(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갖고 싶어한다. 이 지점을 고려해 비즈니스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형모듈원전(SMR)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이 실장은 “SMR의 가장 큰 장점은 유연성”이라며 “LNG와 석탄의 자리를 SMR이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재생 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출력변화가 다른데, SMR을 통해 변동 없이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