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양책 계속, 탈중국화는 불가능"… 투자포럼 성황리 폐막

‘美 대선과 시노믹스, 자산시장의 미래’라는 주제로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글로벌경제·투자포럼’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날 포럼은 조선비즈 유튜브 채널과 조선비즈 홈페이지 등에서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미 대선 이후에도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기댄 투자는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또 미국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글로벌 연기금 등이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도 투자기회를 꼼꼼히 살펴야한다고 했다.

제임스 김(James Kim)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글로벌 경제·투자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이날 첫번째 기조연사로 나선 제임스 김(James Kim·사진) 아산정책연구원 미국정책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은 미 대선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이 자유무역에 기초한 국제 다자협력체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한·미동맹관계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국 국익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며 한국에 방위비 분담 등 요구사항을 더욱 거세게 요구할 것으로 예측했다. 
제임스 김 연구위원은 미국 내부의 정치 현황과 정책이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해왔다.

제임스 김 연구위원은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한·미관계는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은 국제 다자협력체제에 더욱 적극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대북정책에 있어서도 바이든 행정부는 억제력 강화와 전략적 인내심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반면에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한 집착이 더욱 깊어질 것이고 한·미 동맹관계에서 지난 4년간 미뤄왔던 요구사항(방위비 분담이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에 대한 압박 수위가 한단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가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글로벌 경제·투자 포럼'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조선비즈
두번째 기조연사로 나선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시진핑 국가 주석이 이끄는 국가 자본주의 '시노믹스'(Xinomics·시진핑+이코노믹스)의 미래를 진단했다. 중국 출생인 안 교수는 옌볜 대학 교수를 거쳐 성균관대에서 중국 경제와 금융시장 연구 및 경제개발 정책가로 활동 중이다.

안 교수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등 대 중국 경제 제재가 계속되더라도 중국의 경쟁력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안 교수는 "비록 대내·외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기업은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대체할 수 없는 장점을 갖고 있다"며 "바로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업들이 초기에 기술 개발을 위해 투자해야하는 자본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는데 기업들이 이 초기 투자금을 회수할 시장이 없으면 감히 투자를 못한다"며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시장이 중국밖에 없고 실제 퀄컴 등 다수의 미국 기술기업들도 기술개발을 위해 썼던 초기 자금을 중국에서 회수했다"고 했다.

베트남 등이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성장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안 교수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중국을 떠나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길 때 인구가 1억명밖에 안되는 베트남의 경우 월급(인건비)이 급격히 오르고 토지이용료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며 "하지만 중국은 월급이 한화로 17만원도 안 되는 인구가 아직도 6억명 이상이 있고 광대한 영토가 있어 이런 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했다.

세번째 기조연사로 나선 홍춘욱 EAR 리서치 대표는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 대해 분석했다. 홍 대표는 키움증권리서치센터 이사,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투자운용팀장을 지냈으며 현재 부동산·금융 분야, 국제 경제 전망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홍 대표는 글로벌 연기금이 대체 투자로 집중 투자하고 있는 미국의 부동산 시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홍 대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연기금 자금이 대체자산 중 부동산으로 쏠리면서 미국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2008년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 시작된 저금리 국면에 대응해 연기금들은 주식과 채권 비중을 낮추고 적극적으로 대체자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데 대체자산 중 헤지펀드보다는 미국 부동산 비중이 크다"고 했다. 글로벌 투자자금이 몰려가고 있는 미국 부동산이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 시장에 대한 투자기회를 꼼꼼히 살펴야한다는 의미다.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가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글로벌 경제·투자 포럼'에서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각 기조연설 후에 이어진 강연에서는 미 대선 이후 한·미·중 주식시장의 전망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기조 전망을 삼성증권 (44,600원 ▼ 2,300 -4.90%), 한화자산운용, 신한은행의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미 대선 후 글로벌 증시에서 주목해야 할 요인으로 미국의 리플레이션(reflationary·경기 부양)정책을 꼽았다. 리플레이션은 불황기에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통화 재팽창을 뜻한다.

유 팀장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리플레이션 정책은 계속될 것"이라며 "인프라 부문은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유망할 것"으로 봤다. 재정정책은 국가재정을 투입해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을 말하는데 이렇게 재정을 부양할 경우 도로나 교량, 댐 등 인프라 부문에 대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기 때문에 인프라 부문과 관련된 투자는 장기적으로 유망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중국 주식에 대해서는 비중을 줄이라고 조언했다. 유 팀장은 "중국은 여전히 미국의 전략적 경쟁자이고, 코로나로 인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인식은 과거보다 악화했다"며 "누가 당선되든 미국의 중국에 대한 인식은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도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력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지역별 주식 배분 전략에서 중국은 비중 축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가우정지 한화자산운용 China Equity 운용팀 팀장은 중국 주식 중 현재 이익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부문도 있기 때문에 중국 주식이라고 무조건 투자 비중을 축소하는 것보다는 선별해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우정지 팀장은 "중국 기업들의 올해 실적을 보면 1분기 보다 2분기에 개선세를 보였고 그 중에서도 금융 부문은 이익이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통신·기계설비·전력설비·IT 등 분야의 이익은 크게 증가하는 등 업종별 차별화가 심했다"고 했다. 통신 등 이익이 증가하는 분야의 중국기업들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라는 조언이다.

오건영 신한은행 IPS본부 부부장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금까지 진행했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계속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하며 연준에 대한 기대감을 조금 낮출 시점이라고 했다. 오 부부장은 "그동안 연준은 무제한 양적완화(QE)를 비롯해 회사채 매입, 통화스와프 등으로 코로나19 충격이 금융 시장으로 전이되는 것을 최대한 막았다"면서도 "이제는 연준이 달라질 것 같다. 연준이 주식을 사주니(제로 금리 정책 등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주가 부양을 해주니) 주가가 많이 오를 것 같다고 기대하는 많은 투자자들이 있지만 이제는 그런 기대감을 조금 내려놓고 리스크 관리를 해야할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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