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먹을 건강한 그래놀라를 만들려한 게 시작이 됐죠. 무엇보다 맛있으면서 또 지속 가능한 대체식을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곡물학’이라는 의미를 담은 신조어 ‘그라놀로지’를 브랜드로 삼아 건강식 그래놀라를 만드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인크레더블의 손원익 대표를 지난달 22일 만났다.
그는 “통곡을 그대로 사용해 식이섬유가 많고 비타민 B군 함량이 높은 그래놀라를 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2016년 국내에서 처음 그래놀라를 만든 인크레더블은 현재 국내 그래놀라 시장 1위 업체다. 국내 전체 그래놀라 시장의 10%를 점유하고 있다. 아침 식사 대용으로 주로 쓰이는 프리미엄 그래놀라 시장 점유율은 절반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 110억원을 냈고, 올해는 2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손 대표는 “그래놀라는 귀리와 보리, 현미, 옥수수를 비롯한 곡물에 코코넛이나 호두 등 견과류를 오븐에서 구운 것을 말한다”면서 “19세기 미국에서 식이섬유가 많은 환자식으로 개발된 ‘그래뉼라’가 시작이었고, 이후 켈로그가 시리얼로 만들어 낸 게 그래놀라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엔 일단 그래놀라를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 없었고, 일부 미국과 유럽 등에서 수입되는 제품들 역시 아쉬운 게 많았다”면서 “너무 달아 건강하지 않거나, 달지 않으면 맛이 아예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접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한국에 돌아와 정보기술(IT) 벤처 회사에서 애플리케이션(앱)·플랫폼 개발 디렉터로 일했던 그는 틈틈이 미국을 오가며 그래놀라를 연구했다. 캐나다 귀리 농장을 직접 찾아 가져온 통곡물을 구워가며 제품을 개발했다. 2016년 그라놀로지라는 브랜드로 그래놀라를 냈다.
인크레더블이란 법인은 2019년에 설립했다.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건물 지하 20평 공간을 빌려 3평은 생산에 활용하고 남은 공간을 카페로 전환해 그라놀로지 그래놀라를 판매했다. 카페 일부 공간에는 작은 사무실을 꾸려 산폐를 줄이는 기술, 원료 배합 기술 등을 개발했다.
그라놀로지는 이내 입소문을 탔다. 품질 좋은 귀리, 견과 등을 이용해 보존료 없이 100% 식물성 단풍나무 수액과 비정제 사탕수수로 맛을 낸 그래놀라가 통했다. 생산 공정을 데이터로 분석해 맛과 식감을 끌어올린 것도 인크레더블 그래놀라 제품의 특징이라는 게 손 대표의 설명이다.
그라놀로지는 현재 신세계,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백화점 3사에 모두 입점했다. 국내 그래놀라 브랜드 최초로 미국 아마존으로 진출해 화제를 모았고, 스타벅스코리아 매장에서 판매하는 ‘그릭요거트 앤 그래놀라’ 제품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생산·납품하고 있다.
손 대표는 “원물 그대로 건강하게 말리고 구워낸 그라놀로지 그래놀라가 건강 선호 현상과 맞물리며 인기를 끌었다”고 강조했다.
인크레더블은 그라놀로지 그래놀라를 맞춤형 건강식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단백질 함량을 높인 ‘Gr+ 프로틴 그래놀라’를 선보였고, ‘GR-’, ‘GR제로(0)’ 등으로 제품군을 늘리기로 정했다. GR-는 칼로리를 낮춘 그래놀라, GR제로는 당을 완전히 뺀 그래놀라 제품을 일컫는다.
개인 건강 관련 데이터를 통한 맞춤형 그래놀라 제품도 선보인다. 그래놀라 제품에 각 개인의 부족한 영양소를 추가해 그래놀라를 아침 등 식사로 먹는 것만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게 하는 방안이다. 최근 헬스케어 플랫폼 업체와 건강보험 데이터 활용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손 대표는 “우리의 제품으로 0세부터 100세까지의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게 하는 대체식품 전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푸드테크 기업이 되고자 한다”면서 “아울러 제조에서는 로봇 등을 활용한 자동화를 갖추고 귀리 등 원료 생산단계에서 환경 피해를 줄이는 농법 개발 등의 추진도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크레더블은 제조 과정에서의 지속가능성도 고민하고 있다. 지난달 그래놀라 생산 공장을 경기도 화성으로 확장·이전하고 해당 공장 설비를 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은 전력만으로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1500평 규모 신공장 옥상에 태양광 발전 설비 구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