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준 STEPI 연구위원 5일 스페이스K 포럼 기조 강연
“타 분야 기술과 융합 눈에 띄어”
“우주 개발, 연구개발에서 사업화 중심으로”
우주경제 시장 규모가 지금보다 최소 두 배 이상 커질 것이라는 전문가 전망이 나왔다. 우주발사체나 인공위성 같은 전통적인 하드웨어뿐 아니라 금융·의학 같은 소프트웨어 분야로 사업이 확장되고 있어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진다는 분석이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은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스페이스K 2024′ 포럼에서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위기로 경제 안보와 공급망 이슈가 중요해지면서 내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우주산업이 주목받고 있다”며 “우주에 기반을 둔 다양한 사업 영역의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우주경제는 1조8000억달러(2500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앞서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예상한 1000조원보다 2배 가까운 전망치다.
안 연구위원은 “우주 분야에서는 개방형 혁신을 확대하기 위해 국가와 기술 간 경계를 허무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의 융합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주에 클라우드(가상서버)를 올리거나 사이버 보안과 관련된 이슈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우주산업이 다른 산업과 융합하면서 급격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는 의미다.
안 연구위원은 “최근 발사체와 위성 기술을 기반으로 생산된 위성영상 데이터를 활용하는 사업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며 “우주산업이 확장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업의 약진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안 연구위원은 “올해 국내에서 우주사업을 하는 424개 기업 정보를 얻어서 분석한 결과, 보험과 연금 같은 금융업 분야에서 우주 기업이 새롭게 출현했다”며 “기업들은 전자금융 컴퓨터 기술과 관련해 우주 분야를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외 우주 전문가들은 이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탐색을 주제로 열린 토론에서 한국이 우주경제에서의 기회를 잡기 위해 새로 개청한 우주항공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채드 앤더슨 미국 스페이스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예산과 민간이 결합해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13,500원 ▲ 4,000 1.91%) 전무도 “우주 사업은 연구개발(R&D) 중심에서 사업화 중심으로 옮겨갔다”며 “우주항공청이 제도와 법을 면밀히 살피고 우주경제로 갈 수 있도록 조치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주 인프라가 늘면서 국내 우주기업들의 사업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 보령과 미국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의 합작법인 브랙스스페이스의 임동주 대표는 “인간 건강을 책임지는 헬스케어 회사로서 우주의학 기업들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휴먼인스페이스(Humans In Space) 챌린지를 열고 있다”며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의학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 쓰레기 처리 기술을 개발하는 우주로테크 이성문 대표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우주 물체 관리를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우주 쓰레기를 제거하지 못했을 때 벌금까지 내야 한다”며 “위성을 폐기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개발해 벌금이나 보험 가입보다 저렴한 해결책을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