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가상현실(VR)에 쓰는 디스플레이는 크고 무거웠습니다. 10년~20년 후에는 눈에 화면을 비춰주는 레이저 콘택트렌즈가 등장해 언제 어디서든 VR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마크 빌링허스트 남호주대 교수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나인트리컨벤션 광화문 그랜드볼룸에서 개막한 ‘스마트 클라우드쇼 2015’에 참석해 “구글 등 일부 기업들이 레이저 콘택트렌즈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빌링허스트 교수에 따르면, 망막에 화면을 비춰주는 레이저 콘택트렌즈는 시야각이 넓고 안경을 쓰는 것보다 착용감이 좋다.
가상현실 기술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나사(NASA)는 머리에 착용해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 장비를 우주인 훈련에 이용했다.
빌링허스트 교수는 “처음에는 HMD 장비가 워낙 크다 보니 가격이 비싸고 착용하기도 불편했지만, 최근 스마트폰을 활용한 HMD가 등장하면서 HMD 붐이 일고 있다”면서 “현재 가상현실 시장은 6억 달러(약 7000억원) 규모이지만, 앞으로는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기회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좌장을 맡은 우운택 카이스트 교수는 가상현실 대중화를 위해서는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교수는 “3차원(3D) TV가 출시됐지만, 팔리지 않는 이유는 볼만한 콘텐츠가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소비자를 끌어들일 콘텐츠는 일개 기업이 할 수 없는 일로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는 일종의 플랫폼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발표자들은 가상현실과 함께 트랙킹 기술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트래킹이란 사용자의 눈, 손, 발 등의 움직임을 추적해 가상현실 그래픽에 반영하는 기술을 말한다. 예를 들어 손을 움직이면, HMD 화면의 가상현실에서도 손이 움직이는 식이다.
김한균 이랜텍 이사는 “키보드와 마우스가 없다면 PC를 사용할 수 없는 것처럼, 가상현실에서 트래킹은 움직이는 행위를 디지털 신호로 전환하는 입력 장치로 매우 중요하다”면서 “현재 처리속도, 정밀성을 높이는 트래킹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