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의료 관련 정보는 민감한 개인정보입니다. 세계 각국은 환자 데이터를 활용해 의료의 질을 높이는 연구를 하고 있는데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가 개인정보 보호 문제입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혁신의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캐서린 쿠즈메스카스(사진) 심플리바이탈헬스 CEO는 조선비즈와 보건산업진흥원이 주최한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 2018'에 특별강연 연사로 나선 뒤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블록체인이 헬스케어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인정보보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의료 개인정보 관련 대표적인 제도가 유럽연합(EU)의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다. 이 법안에 따르면 의료 개인정보는 개인이 의료기관이나 임상 기관에 정보 데이터를 넘길 때 개인의 동의가 명백히 있어야 한다. 쿠즈메스카스 CEO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이용자가 자신의 개인정보 활용에 대해 동의했는지 여부를 영구적인 기록으로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이 규정을 효율적으로 준수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헬스케어 산업의 미래에 대해 "앞으로는 결국 환자 개인이 본인의 (의료 관련) 데이터를 소유하고 누가 본인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누가, 왜, 얼마나 오래 데이터에 접근했는지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데 블록체인으로 기록하면 수정할 수가 없어 신뢰할 만한 기록을 남겨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쿠즈메스카즈 CEO와의 일문일답.
―환자 개인이 누가 본인의 의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앞으로 개인 의료 빅데이터가 축적되면 개인이 자신의 질병 정보 데이터를 가진 후 해외에 있는 유명한 의사에게 진료를 요청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그렇게 되면 개인정보에 누가 접근했는지 기록을 남겨야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준수할 수 있는데 이 때 블록체인 기술의 효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 의료진과의 협력 진료 등을 말하는 것인가.
"반드시 개인의 진료뿐 아니라 임상이나 의학 연구 등을 글로벌 수준으로 할 때도 환자 개인 정보 데이터가 필요한데 데이터를 국외로 반출할 때 정보보호 이슈가 불거진다. 이 때 파일 형태로 데이터를 주고받고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을 활용한 특정 코드로 주고받을 수 있다. 호텔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호텔 방의 키를 주인만 쓰는 게 아니라 키를 다른 사람에게 복사해서 주면 그 사람도 방을 일시적으로 쓸 수 있게 해준다는 의미다."
―블록체인이 의료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어떻게 가능한가.
"의료 데이터를 서로 공유하기 어려워서 발생하는 데이터 접근에 관한 문제가 크다. 데이터를 편하게 공유할 수 있으면 임상을 설계를 더 쉽게 할 수 있고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문제점을 더 빨리 파악할 수 있다. 심지어 병원 내 감염 가능성이나 질병의 진화 등도 추적할 수 있다. 모두 의료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인데, 데이터 공유가 쉽지 않으니 블록체인을 이용한 데이터 공유가 이뤄지면 비용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다른 문제는 위조 의약품이다. 의약품 제조 회사들이 위조 의약품 때문에 연간 약 20억달러의 손실을 입는데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공급망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어 위조 의약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김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