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서 개최… ‘AI 시대 새로운 기회들’ 주제로
HP, 퀄컴, 레노버, 슈퍼마이크로, 텐스토렌트 등 글로벌 빅테크 실세들 한자리에
다양한 산업군 AI 사업 전략과 노하우 공유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4′가 ‘인공지능(AI) 시대 새로운 기회들(New Opportunities in the Age of AI)’을 주제로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막했다. 올해 행사에는 세계 1·2위 PC 제조업체인 레노버와 HP, 세계 최대 모바일 반도체 기업 퀄컴을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핵심 임원들이 총출동한다. 이들은 격변하는 AI 시대에 생존을 넘어 성공할 수 있는 사업 전략과 노하우를 공유한다. 또 AI 인프라 수요 급증과 함께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미국 슈퍼마이크로와 반도체 설계의 거장 짐 켈러가 이끄는 텐스토렌트 등도 차별화된 AI 사업 전술에 대해 발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조선비즈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이날 행사에는 이른 아침부터 정부, 학계, 산업계 관계자 300여명이 자리해 AI가 새로 촉발하는 기회에 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첫 기조강연은 짐 노팅엄 HP 첨단 컴퓨팅 솔루션 부문 수석부사장이 맡았다. 그는 ‘미래를 대비하는 AI(Future Ready AI)’를 주제로 AI가 어떻게 PC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어떤 혁신을 불러오고 있는지 소개할 예정이다. 노팅엄 수석부사장은 미 유타주립대에서 전기공학 석사 과정을 마친 뒤 30여년간 HP에서 일하며 주요 직무를 거쳤다.
두 번째 기조강연은 두르가 말라디 퀄컴 수석부사장이 담당한다. 그는 전자기기에서 자체 학습과 추론이 가능한 온디바이스(내장형) AI를 활용해 업무 처리를 효율적으로 하는 노하우를 전한다. UCLA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말라디 수석부사장은 1998년부터 퀄컴에서 근무했다. 현재 퀄컴에서 기술 제품 관리와 로드맵 기획을 담당하는 핵심 인물이다.
세 번째 기조연설은 아니메쉬 가그 조지아공대 교수가 ‘생성형 AI로 일반화된 로봇공학(Generalizable Robotics with Generative AI)’을 주제로 발표한다. 그는 UC버클리에서 머신러닝 및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조지아공대에 합류하기 전 토론토대 교수를 역임했다.
네 번째 기조연설은 케빈 바라고나 딥AI(DeepAI)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맡는다. 딥AI는 전 세계 생성형 AI 사용 순위에서 50위 안에 드는 회사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통해 ‘AI의 민주화’를 목표로 2016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다섯 번째 기조연설은 수미르 바티아 레노버 인프라스트럭처그룹 아시아·태평양 사장이 맡는다. 그는 ‘더 나은 AI 미래를 함께 구축하며(Building a Smarter AI Future Together)’를 주제로, AI 제품이 만들어 내는 시너지 효과를 소개한다.
여섯 번째 기조연설은 빅 말얄라 슈퍼마이크로 비즈니스 개발 부문 수석 부사장이 온라인으로 강연한다. 일곱 번째 기조연설은 키스 위텍 텐스토렌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AI: 먼저 움직이는 자, 모든 것을 바꾼다(AI: Moving Quickly and Changing Everything)’를 주제로 AI 혁신이 주는 기회에 관해 발표한다.
국내에서는 박준식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한국지사장, 김진우 라이너 대표, 양승지 SK텔레콤 비전 R&D 담당(부사장), 신동훈 KT AI2XL AI코어 기술 담당(상무)이 연사로 나선다.
김진우 라이너 대표는 2018년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꼽혔다. 올해 벤처캐피털(VC) 회사 앤드리슨호로비츠가 발표한 글로벌 생성형 AI 서비스 사용량 순위에서 4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라이너보다 사용량이 많은 서비스는 오픈AI ‘챗GPT’, 구글 ‘제미나이’, 캐릭터닷AI 정도다.
양승지 부사장은 ‘기업 스케일의 비전 AI 기술-문제와 기회의 간격’을 주제로 발표한다. 신동훈 상무는 산업 전반에 실제로 적용된 AI 기술 현황과 향후 발전 방안을 소개한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담당하는 오픈세션에서는 김종찬 메가존클라우드 센터장이 나와 ‘AI 클라우드·AI SaaS 산업 글로벌 현황 및 트렌드’에 대해 강연한다. 강종호 베스핀글로벌 부사장은 AI MSP를 활용한 비즈니스 혁신 사례와 관련한 성공 비결을 전한다. 최시원 채널코퍼레이션 대표는 ‘AI로 돈 버는 산업이 있을까? CS 문제 풀던 SaaS, 어쩌다 여기까지’을 주제로, 박재혁 삼성SDS 하이퍼 오토메이션(Hyper Automation) 사업팀 상품기획그룹장은 ‘생성형 AI 기반 초자동화가 주도하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주제로 발표한다.
슈퍼마이크로 테크놀로지 & AI 부문 수석 부사장
“생성형 AI “세상을 바꾸고 있다
새로운 일자리와 기회 생겨날 것
자동화 가속→생산성 증대→임금 상승 및 비용 감소→수요 증대→일자리 및 부 증대
생성형 AI, 인간과 달리 자신의 이익이나 열망 가진 존재 아니야
서울의 중심, 기술의 꿈이 모일 때,
스마트클라우드에 우리의 미래가 열린다.
데이터의 바다, AI의 빛나는 춤,
창조와 혁신, 디지털의 순간.
조선비즈 모여, 미래를 향해 나아가,
스마트클라우드로 세상을 연결하리.
이 컨퍼런스의 무대 위에서 그리는 미래,
연결된 시대, 스마트클라우드의 선물이다.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4
‘인공지능의 미래’ 저자인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석학 제리 카플란(Jerry Kaplan) 박사는 2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3′에서 생성형 AI ‘챗GPT-4′가 지은 시 한편을 소개했다. 스마트클라우드쇼를 주제로 8줄의 시를 지어보도록 명령한 것이다.
카플란 박사는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행사 기조강연에 대한 아이디어는 물론 관련 시도 눈 깜짝할 순간에 뚝딱 받아볼 수 있다”라며 “인간보다 똑똑한 생성형 AI는 과거에 불가능한 것을 실현시키며 세상을 바꾸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 생성형 AI가 등장했을 때는 자연어처리(NLP)에 중점을 뒀지만, 초거대언어모델(LLM)이 나타나며 초인적인, 인간보다 똑똑한 기계가 등장했다”라고 말했다.
카플란 박사는 35년 넘게 인공지능 전문가, 연쇄창업가, 미래학자, 기술혁신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1981년 AI 스타트업 ‘테크놀리지(Teknowledge)’를 공동 창업했다. 1987년에는 태블릿 컴퓨터 회사 고(GO Corp)를 창업했다. 애플이 아이패드를 선보인 것보다 20년 이상 먼저 태블릿PC의 기본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카플란 박사는 생성형 AI가 초인적 능력을 발휘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LLM은 엄청난 양의 텍스트를 포함한 정보를 학습하고, 이를 사람으로 따지면 뇌 역할을 하는 인공신경망 ‘트랜스포머’로 보낸다. 이때 트랜스포머 과정에서 방대한 학습 데이터를 압축하는 과정인 임베딩(Embedding)을 거치게 된다. 임베딩은 단어에 수천개의 번호를 부여한다. 트랜스포머는 임베딩을 이용해 단어 간의 유사성, 차이점을 처리하며 단어 간의 복잡한 관계를 구성한다.
카플란 박사는 “임베딩은 왕(king)이라는 단어에서 남성(man) 임베딩 값을 빼고, 여성(woman) 임베딩 값을 추가하면 결과 값이 여왕(queen)으로 나오는 식”이라며 “우리가 사전을 찾아볼 때 다른 단어와의 관계로 설명을 읽듯이 임베딩은 디지털시대 컴퓨터가 학습하는 방법”이라 했다. 우리가 챗GPT를 통해 질문을 하면 트랜스포머는 세상의 모든 맥락을 고려해 질문을 이해하려 하고, 다양한 연산을 한다. 생성형 AI가 문제 해결책과 의견을 내놓을 수 있는 이유다.
LLM은 인간의 복잡한 언어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의료·법률·코딩·교육·조직관리 등 전 분야에 파고들 것이라는 게 카플란 박사의 설명이다. 여러 명의 전문가가 내놓을 수 있는 제안을 생성형 AI는 한 번에 가능하다. 회의자료를 정리하는 개인 비서, 포럼 연설, 조언, 경고, 고객 상담, 의료, 법률 조언은 물론 사람의 목소리마저 만들어낼 수 있다. 복잡한 일을 기계가 대신해 주니 업무 효율성도 높아진다. 카플란 박사는 “미래에는 생성형 AI가 판사 역할은 물론 인구가 많지 않은 작은 마을에 사는 사람에게 세계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할 것”이라며 “신입 직원 교육은 물론 드라마 대본, 생생한 묘사가 필요한 소설 등 창의적 일에도 쓰일 것”이라 말했다.
생성형 AI가 미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카플란 박사는 “생성형 AI는 또 다른 자동화 과정”이라며 “산업혁명이 일어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일부 일자리가 사라져도 새로운 일자리와 기회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카플란 박사는 오히려 생성형 AI는 ‘자동화 가속→생산성 증대→임금 상승 및 비용 감소→수요 증대→일자리 및 부 증대’를 촉발할 것이라 설명했다. 카플란 박사는 “기술 발전은 우리의 삶과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발전된 것이지 일자리를 빼앗으려는 목적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그는 생성형AI가 악용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로 진짜처럼 합성한 ‘딥페이크(deep fake)’ 사진과 영상이 유포되는 것은 물론, 친구나 가족의 목소리를 변조해 사기를 치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AI가 특정 그룹에 유리하게 답변하는 편향적 답변을 하는 것과 거짓을 사실인 것처럼 답하는 ‘환각’도 주의할 요소다. 아직은 생성형 AI가 인간과 같은 윤리적 규범을 지킬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 AI 교사에게 아이들이 감정적 애착이 생기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카플란 박사는 “사람들이 강아지를 좋아하는 것처럼 나중에는 AI 챗봇을 단짝 친구로 생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카플란 박사는 생성형 AI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카플란 박사는 “지금까지는 지능을 가진 동물은 인간이 유일했지만, 이제는 생성형 AI가 우리보다 지능적으로 더 훌륭할 수 있다”라며 “생성형 AI는 인간처럼 결혼하고, 부동산에 투자를 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열망을 갖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라”고 말했다. 생성형 AI는 인류가 축적한 지혜, 경험, 지식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는 데 활용하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은 도구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생성형 AI는 단순한 도구 이상으로 발명이 가능하다는 게 차이점이라 신중히 사용하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퀄컴 테크놀로지 시니어 디렉터·AI/ML 제품 관리 총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