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보호기획과장이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된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조선비즈
김연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보호기획과장이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된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조선비즈

“올해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사이버보안이 산업 전체의 메가 트렌드다. 해킹 관련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무분별한 사이버 범죄가 생길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

김연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보호기획과장은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된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과장은 사이버보안 트렌드가 생성형 AI 등장 전과 후로 나뉜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22년 11월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했고, 직장인 85%는 AI 사용으로 인한 업무 성취감 등 긍정적인 부분도 많았으나, 저작권 문제, 다양성 존중 등 AI 윤리 이슈도 동시에 떠올랐다”고 전했다.

김 과장은 그러나 “최근에는 AI 기술을 악용한 사이버 공격이 늘고있다”면서 “과거에는 전문 해커가 했다면, 요즘에는 특별한 기술이 없더라도 공격자가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피싱 메일을 손쉽게 작성하는 등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다는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김 과장은 “피싱 메일, 스미싱, 보이스피싱 등 최근 사이버공격의 약 91%가 피싱 이메일로 시작되고 있으며, 미국만 하더라도 피해 규모가 약 5208만달러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보안 위협 중 AI가 만든 ‘악성코드’에 대한 위험도 커지고 있다. 김 과장은 “AI 보안 위협 중 또 다른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악성코드 제작’”이라면서 “AI는 소스 코드 생성 및 분석에도 용이하고, AI 해킹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무분별한 사이버 범죄가 생길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 가짜 뉴스, 딥페이크로 인한 신뢰성 낮은 정보가 작성 및 유포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과장은 이어 “영국, 미국, EU 등에선 국가 안보도 AI 기술로 인해 위협받을 것이라고 상당히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뿐 아니라 국가정보원, 금융위원회, 개인정보위원회 등이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재 안전한 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사이버보안 기술을 12대 국가 전략 기술로 선정하고, 지난 4월부터는 생성형 AI 보안 위협 기술 개발 과제가 새롭게 착수됐다. 이 밖에 ‘AI 안전 연구소’도 조만간 설립될 예정이다.

김 과장은 “업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AI 분야 보안 인력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한다”면서 “과기정통부는 미래를 책임질 인재 양성을 위해 ‘사이버 10만 인재 양성’을 위해 체계적으로 실행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올해부터는 AI기술 발전에 따라 나타나는 역기능 해소를 위해 정보보호 특성화 대학, 박사후연구원, 최정예 화이트해커 양성 지원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

=전효진 기자

김완집 서울특별시청 정보통신보안담당관이 2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서 강연하고 있다./조선비즈
김완집 서울특별시청 정보통신보안담당관이 2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서 강연하고 있다./조선비즈

김완집 서울특별시청 정보통신보안담당관은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서 내달 신설되는 정보보안과를 통해 서울시의 사이버보안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담당관은 ‘서울시 정보보안 정책 및 사이버 위협 대응 전략’이라는 주제로 서울시의 보안 정책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사이버보안과 관련해 (서울시의) 조직, 예산, 인력이 한정돼 있었다”며 “서울시는 사이버보안이 곧 국가 안보와 연관돼 있다는 인식 하에 대응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2006년 ‘1.25 대란’ 이후 본격적인 정보보안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2009년 정보보안 체계를 도입했고, 2012년 정보보안 시스템을 구축해 현재까지 보안 체계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상황은 열악하다. 서울시 정보보안 전담 조직은 3개 팀, 20여 명으로 구성돼 여전히 소수 인력으로만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기관은 이보다도 더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는 “이번에 정보보안과가 생기면서 2배 이상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담당관은 “서울시가 갖고 있는 보안상의 문제점은 그동안 경계 보안 중심으로 문만 막아왔다는 것”이라며 “새로운 서비스, 하이브리드 근무환경 등에 따라 보안 정책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이버 공격에 대한 방어 체계도 내년부터는 올해 대비 1.5배~2배의 예산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I 보안관제 고도화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그는 “서울시에 최적화한 AI 보안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현장에서는 AI 학습 과정에서 인적 요소가 중요하다. 서울시 직원이 다른 회사와 교차 근무를 하면서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상호 발전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관 협력이 특히 중요하다. 기존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사이버센터의 경우 굉장히 외부와의 교류가 많다”며 “관공서에 있다 보면 지엽적인 부분이 있는데, 기업이나 외부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활성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

=황민규 기자

박용석 국가보안기술연구소 기반기술본부장이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서 강연하고 있다./조선비즈
박용석 국가보안기술연구소 기반기술본부장이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서 강연하고 있다./조선비즈

위성 시스템 발전에 따라 국가 차원의 우주 사이버보안 가이드라인과 평가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위성에 접속할 수 있는 시대를 앞두고 위성 해킹을 선제적으로 대비하지 않으면 개개인의 스마트폰을 통한 해킹 위험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란 지적이다.

박용석 국가보안기술연구소 기반기술본부장은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서 우주 사이버 보안 이슈 및 대책을 주제로 강연했다. 박 본부장은 미국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망 스타링크가 조만간 인공위성과 스마트폰을 연결해 음성과 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는 계획을 언급하며 “위성 해킹의 새로운 도메인이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위성 접속은 특수한 안테나와 단말기 또는 법으로 보호된 특별한 시설인 지상국에서만 가능했는데, 앞으로는 개인 스마트폰으로 위성에 접속해 해커들의 해킹이 보다 쉬워지게 됐다”며 “위성은 복합 시스템이자 광역 통신을 수행하기 때문에 보안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 그 위험이 배가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위성 시스템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보안 관제는 미비하다는 게 박 본부장의 평가다. 그는 “위성이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 공간은 방사선 등의 굉장히 열악한 환경을 견뎌내야 해 개발자들은 소형 저전력으로 가장 간단하고 중요한 임무만을 수행할 수 있도록 위성을 개발해 온 전통을 깨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암호화나 사이버보안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는 걸 꺼리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또 “우리나라 초기에 개발된 위성은 신호와 데이터가 암호화되지 않은 경우가 상당수”라며 “최근엔 위성 서비스를 실제 공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주 시스템에 대한 사이버 위협이 현실화하면서 주요 선진국들은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선진국들은 사이버보안 지침이나 법 제도를 만들 뿐 아니라 우주 사이버 기술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며 “미국의 우주 사이버 안보 정책은 관련 민간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우주 정보 보호 기술을 개발하도록 장려하는 동시에 정찰 위성 정보와 같은 주요 정보는 정부 부처에 제공하도록 전략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경우 위성에 가장 핵심이 되는 비행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웹사이트에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수집하는 것이다.

박 본부장은 “미국의 표준기구 리스트에서는 위성의 전 생명 주기를 개발, 제조, 발사, 궤도 정착, 운용, 폐기 등 7개 단계로 나눠 단계별로 관련 사이버보안을 내재화하도록 정책적으로 권고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관련 사이버 정책을 수립한다면 위성의 전 생애 주기에 대해서 보안이 내재화되도록 설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우주 사이버보안 가이드라인과 더불어 평가 체계와 보안 교육센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보보호 제품에 보안 적합성 검증과 같은 표준화된 평가 기준이 있는 것처럼, 우주급 제품과 부품이나 운영 관리 측면에서 취약점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한 보안 요구 사항을 명확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또 “우리나라도 우주 시스템 해킹 및 테스트 환경 구축을 위해서 국가 차원의 우주 보안 교육센터를 설립해 다양한 공격 및 방어 기술 훈련을 통해서 우주 사이버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

=최지희 기자

유영목 금융보안원 침해위협분석팀장이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 참석해 '금융권 사이버위협 사례 및 인텔리전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조선비즈DB
유영목 금융보안원 침해위협분석팀장이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 참석해 '금융권 사이버위협 사례 및 인텔리전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조선비즈DB

“지난 2월 홍콩의 한 금융사 직원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진 가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진행한 화상통화에 속아 2억 홍콩달러(약 354억원)를 송금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제 기업을 노리는 AI의 위협은 더 이상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다.”

유영목 금융보안원 침해위협분석팀장은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 참석해 ‘금융권 사이버위협 사례 및 인텔리전스’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유 팀장은 “최근 AI 모델의 취약점을 파고들어 악성코드를 심은 뒤, 해킹 도구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해커들은 AI를 활용해 기업 관계자로 신분을 위장하거나 피싱 메일을 유포하고 악성코드까지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팀장은 이어 “특히 금융기관의 생체 인증을 AI로 통과한 뒤 개인 정보를 훔치는 멀웨어 공격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고객의 신분증 사진이나 계정 정보 등을 해커들에게 빼앗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영목 금융보안원 침해위협분석팀장이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 참석해 '금융권 사이버위협 사례 및 인텔리전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조선비즈DB
유영목 금융보안원 침해위협분석팀장이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 참석해 '금융권 사이버위협 사례 및 인텔리전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조선비즈DB

유 팀장은 또 “북한 해커들이 피싱 메일을 작성한 뒤, AI를 활용해 북한말을 우리 표준어로 전환해 배포하기도 한다”며 “챗GPT를 활용해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가장한 랜섬웨어를 만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 팀장은 사이버 공격을 예방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들은 인터넷, 다크 웹 등에서 사이버 위협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 뒤, 이를 분석하고 위협 영향도와 대응 범위를 미리 판별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잠재적인 위협을 사전에 파악해 방어 대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 팀장은 “금융보안원은 2019년 국내 금융권 피싱 공격을 주도한 해커 그룹 ‘TA505′의 메일을 1년간 추적·분석해 경찰청과 인터폴에 제공했고 조직 검거에 기여했다”며 “국내 금융 업계를 위협하는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

=김민국 기자

임채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산업본부 보안산업단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조선비즈
임채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산업본부 보안산업단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조선비즈

지난해 국내 기업 73%가 랜섬웨어 피해를 입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랜섬웨어는 컴퓨터 파일을 암호화해 사용 불가능하게 만든 뒤, 이를 복구하려면 금전을 요구하는 악성 소프트웨어다.

임채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산업본부 보안산업단장이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된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 강연에서 발표한 ‘최근 사이버 위협, 주요 정책 이슈 및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랜섬웨어 피해 기업 비율은 72.7%로 집계됐다.

랜섬웨어 피해 기업 비율은 지난 2018년 55.1%, 2019년 56.1%, 2020년 62.4%, 2021년 68.5%, 2022년 71%로 매년 증가, 불과 5년 사이 20%포인트(p) 가까이 증가했다.

임 단장은 “지난해 보안 사고 신고 건수가 2022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며 “랜섬웨어 신고 건수는 30% 감소했으나 실제 피해는 여전한데 이는 많은 기업들이 랜섬웨어 피해를 자체적으로 복구하며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랜섬웨어 공격 방식은 데이터 암호화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유출하겠다는 협박, 디도스 공격, 개인 협박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디도스 공격은 기존의 PC 중심에서 사물인터넷(IoT) 기기로 확장돼 관리가 소홀한 기기들이 주요 표적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임 단장은 “특히 랜섬 디도스가 증가하는 이유로 내부 침투 없이도 쉽게 서비스 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커들이 모여 정보 공유, 해킹 도구 거래, 협력 등을 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인 해킹 포럼과 SNS 텔레그램 등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 사고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 단장에 따르면 해킹포럼 활동 해커 중 별도 텔레그램 채널 운영 해커 수도 지난 2022년 2만4607건에서 지난해 4만9846건으로 78.2% 증가했다.

임 단장은 “다크웹과 텔레그램을 통한 정보 유출이 증가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보안 담당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향후 AI를 활용한 맞춤형 공격과 대량 공격의 위험성도 높아지면서 보안 위협이 더욱 고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보보호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각 기업과 기관이 보안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정부의 지원과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

=이경탁 기자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서 김영수 조선비즈 대표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최지희 기자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서 김영수 조선비즈 대표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최지희 기자

조선비즈가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포럼은 ‘혼돈의 시대: 사이버 위협’을 주제로 시공간을 초월하는 사이버 위협 양상을 진단하고 이를 방어할 수 있는 보안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국내외 보안 전문가들과 기업인, 정부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특별시,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가 후원했으며 300여명의 정부, 학계, 산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공지능(AI) 기술 등의 발달로 해킹 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축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이버 전력이 강한 러시아, 중국, 북한과 인접한 한국은 사이버 전선 최전선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위협을 막아야 하는 막중한 의무가 있다”며 “많은 분야에 걸쳐 안보불감증이 여전하다. 사이버보안 강국이 되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예산을 할당하고 인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윤오준 국가정보원 3차장은 “격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사이버보안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정부의 정책에도 상상력이 필요한 시대다. 국가 역량을 총 결집하겠다”고 말했다. 조원희 사이버작전사령관은 “AI 시대, 시·공간을 초월하는 사이버 공격은 국가 안보와도 직결된다”민·관·군의 유기적인 협력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 “우주 인프라도 일상생활과 밀접, 위협 대비해야”

첫 번째 기조강연을 맡은 존 쇼(John Shaw) 전 미국 우주군 부사령관은 우주 역량이 현대 사회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해외 어디에 있든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곧바로 스마트폰에 알림이 온다. 위성으로 기후를 관찰해 지구상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고, 우리의 생활 방식이나 정책을 바꿀 수 있다”라며 “우주와 사이버, 일상생활은 긴밀히 연결돼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주 역량에 대한 사이버 위협이 단순히 가설뿐인 것은 아니다”라며 “위성 운영·지휘센터가 사이버 공격을 받으면 위성을 필요한 곳으로 이동시키지 못하고 이용을 하지 못할 수 있는데 이처럼 위성을 제어하는 권한을 탈취하는 것을 중국, 러시아 등이 개발중이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기조강연을 맡은 마크 존스톤 구글 클라우드 아태 지역 최고정보보호책임국 총괄은 ‘급변하는 사이버보안 산업 환경, 구글의 시점에서’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사이버 보안을 위한 구글의 여러가지 노력을 소개했다. 구글은 레드팀(기업의 내·외부의 취약점을 발견해 공격하는 팀)을 운영하며 해킹 시나리오를 만들고 이에 대응하는 훈련을 진행한다. 구글을 구글이 해킹하는 것이다.

존 쇼(John Shaw) 전 미국 우주군 부사령관이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 패널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조선비즈
존 쇼(John Shaw) 전 미국 우주군 부사령관이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 패널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조선비즈

지난 2010년부터 보안 허점을 발견하고 관련 정보를 공개한 사람에게 보상금을 제공하는 ‘버그 헌터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존스톤 총괄은 “수 십억 명의 디지털 시민이 구글을 믿고 개인정보를 맡기기 때문에, 구글에겐 큰 책임이 있다”면서 “2021년 한 해에만 구글은 100억달러(약 13조8390억원)를 사이버보안 영역에 투자했다”고 했다.

임종인 대통령비서실 사이버특별보좌관은 “AI 모델을 활용해 랜섬웨어까지 제작해 유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AI를 활용해 사이버 공격까지 할 수 있다는 의미다”라며 “북한이 위협하고 있는 한국도 AI 위협을 예방하고, 실제로 공격이 이뤄졌을 때 즉시 복구할 수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 존스톤 구글 클라우드 아태 지역 최고정보보호책임국 총괄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조선비즈
마크 존스톤 구글 클라우드 아태 지역 최고정보보호책임국 총괄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조선비즈

◇ ”AI 등장으로 해킹 진입장벽 낮아져… 민관 협력 중요”

생성형 AI 등장 전과 후로 사이버 공격과 방어가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김연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보호기획과장은 “올해는 생성형 AI 기반 사이버보안이 산업 전체의 메가 트렌드다”며 “해킹 관련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무분별한 사이버 범죄가 생길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과거에는 전문 해커가 했다면, 요즘에는 특별한 기술이 없더라도 공격자가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피싱 메일을 손쉽게 작성하는 등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다는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김완집 서울특별시청 정보통신보안담당관은 “그동안 사이버보안과 관련해 (서울시의) 조직, 예산, 인력이 한정돼 있었다”며 “서울시는 사이버보안이 곧 국가 안보와 연관돼 있다는 인식 하에 대응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관 협력이 특히 중요하다”라며 “기업이나 외부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활성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용석 국가보안기술연구소 기반기술본부장은 우주 시스템에 대한 사이버 위협이 현실화하면서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본부장은 “선진국들은 사이버보안 지침이나 법 제도를 만들 뿐 아니라 우주 사이버 기술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며 “미국의 우주 사이버 안보 정책은 관련 민간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우주 정보 보호 기술을 개발하도록 장려하는 동시에 정찰 위성 정보와 같은 주요 정보는 정부 부처에 제공하도록 전략화하고 있다”고 했다.

#2024 사이버보안콘퍼런스

=변지희 기자

‘스페이스K 2024′ 포럼 5일 개최
정부 계약에서 민간 기업 최소 이윤 보장해야
올드스페이스, 뉴스페이스 넘나들어야 성장

김지홍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미래융합기술원장이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2024'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원장은 "우주산업에 제2의 전성기가 온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조선비즈
김지홍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미래융합기술원장이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2024'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원장은 "우주산업에 제2의 전성기가 온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조선비즈

국내 우주 스타트업부터 대기업, 투자사가 혁신으로 우주산업의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한국이 정부 주도의 ‘올드스페이스’로 초석을 다진 만큼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분석했다.

김지홍 한국항공우주(52,200원 ▲ 900 1.75%)산업(KAI) 미래융합기술원장과 서광욱 SIA 부사장, 심수연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조성익 텔레픽스 대표, 박성산 메디치인베스트먼트 수석팀장은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스페이스K 2024′ 포럼에서 국내 우주산업의 경험을 공유했다.

이날 패널로 참가한 우주 기업 관계자들은 최근 한국 우주산업 최일선에서 활동하고 전문가들이다. KAI는 최근 이노스페이스와 재사용 발사체 기술 개발에 나섰고,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이달 말 제주에서 시험 발사체 해상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텔레픽스와 SIA는 위성영상 분석 서비스와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조성한 ‘우주모태펀드’의 운용사다.

패널들은 최근 우주산업에 대한 정부·민간의 관심도가 부쩍 높아진 현재 상황을 우선 언급했다. KAI에 1996년 입사해 항공우주 분야에만 30년 넘게 근무한 김지홍 원장은 “우주 분야에 대한 관심이 우주항공청을 개청시킬 정도로 커졌다”며 “우주항공이 ‘제2의 전성기’에 접어든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고 짚었다.

조성익 대표는 “그동안 우주산업과 개발 측면에서 보면 ‘안 된다’고 말한 사람이 100명 중 90명이었다”며 “하지만 요즘은 남들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지면 상대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심수연 부사장은 “뉴스페이스 생태계가 국내에서 막 태동하고 있고, 각 밸류 체인에서 성과를 거두기 직전”이라고 진단했다.

우주산업 전문가들이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2024'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복규 조선비즈 기자, 김지홍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미래융합기술원장, 심수연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조성익 텔레픽스 대표, 박성산 메디치인베스트먼트 수석팀장, 서광욱 SIA 부사장./조선비즈
우주산업 전문가들이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2024'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복규 조선비즈 기자, 김지홍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미래융합기술원장, 심수연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조성익 텔레픽스 대표, 박성산 메디치인베스트먼트 수석팀장, 서광욱 SIA 부사장./조선비즈

우주산업 분위기가 달궈지고 있지만, 세밀한 전략은 필수다. 김지홍 원장은 “이젠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기존 제도 아래에서는 적자가 한 번 나면 상업화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계약·임무 중심으로 최소한의 이윤이 기업 선순환으로 갈 수 있도록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성산 수석팀장은 우주산업이 ‘생존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박 수석팀장은 “이차전지나 인공지능(AI)처럼 뉴스페이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언제든 빠르게 꺼질 수 있다”며 “각 투자 단계에 맞는 정확한 전략을 만들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주 기업들의 상장이 꾸준히 이어지는 것도 시장의 관심이 꺼지지 않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주산업이 올드스페이스와 뉴스페이스를 넘나들 때 성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광욱 SIA 부사장은 “올드스페이스와 뉴스페이스를 나눠 생각하는 것보다는 개방적으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며 “다른 나라에는 정부가 믿고 맡겨주며 잘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조성익 대표도 “올드스페이스가 이미 많은 기반이 됐다”며 “우주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무엇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나아갈지”라고 강조했다.

이날 조선비즈가 처음 개최한 ‘스페이스K 2024′ 포럼 같은 자리가 자주 마련돼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김지홍 원장은 “우주 기업들이 발표한 내용을 놓치기 아까울 정도로 많이 생각하게 만드는 주제들”이라며 “우주 기업들이 교류하고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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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복규 기자

올해 처음 개최된 ‘스페이스K 2024′ 포럼
중학생부터 과학계 원로까지 240여명 모여

조선미디어그룹 경제전문 매체 조선비즈가 개최한 '스페이스K 2024' 포럼이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240여명의 참가자가 몰려 성황리에 개최됐다./조선비즈
조선미디어그룹 경제전문 매체 조선비즈가 개최한 '스페이스K 2024' 포럼이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240여명의 참가자가 몰려 성황리에 개최됐다./조선비즈

“평소에 우주에 관심이 많아서 학교에서도 로켓 만드는 동아리 운영하고 있다. 나중에 성인이 되면 우주 기술을 이용한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오늘 스페이스K 포럼한다는 소식을 듣고 학교에 체험학습 내고 왔다.” -김태영 신봉중학교 1학년 학생

“우주 분야에서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로켓이나 위성만 있는 게 아니라 우주 의학도 있다는 부분이 아주 재미있었다. 테라포밍처럼 한국이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새로운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 매체 조선비즈가 개최한 ‘스페이스K 2024′ 포럼이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우주 시대의 새로운 설계자들’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240명에 달하는 참가자가 몰렸다.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6시 마지막 세션까지 포럼이 열린 국제회의장에서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날 포럼에는 국내외 우주 경제를 만드는 ‘플레이어(주역)’들이 대거 참석했다.

지난 5월 27일 출범한 우주항공청의 존 리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이 축사를 맡아 포럼의 시작을 알렸다. 존 리 본부장은 “스페이스K 포럼은 민간 기업의 우주활동을 진흥하는 차원에서 확장과 협력이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과 우주의 결합을 논의하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며 “우주항공청을 열고 지난 5월 30일 제1회 국가우주위원회가 열린 시의적절한 시점에 스페이스K 포럼이 개최돼 더욱 반갑다”고 말했다.

존 리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이 5일 열린 조선비즈 스페이스K 2024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조선비즈
존 리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이 5일 열린 조선비즈 스페이스K 2024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조선비즈

기조 연설은 채드 앤더슨(Chad Anderson) 스페이스 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기조 연설을 맡았다. 이 회사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의 엔젤 투자자로 유명한 우주 전문 벤처캐피털(VC)이다. 앤더슨 CEO는 “가까운 미래에 우주산업은 수조달러 규모로 커지면서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각국 정부와 기업은 우주 공간을 일생일대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무와 김지홍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미래융합기술원장, 최경일 KT SAT 전무, 임동주 브랙스스페이스 대표 등 국내 우주 산업을 이끄는 기업의 우주 사업 책임자들도 참석했다. 조성익 텔레픽스 대표, 이성문 우주로테크 대표, 이성환 나라스페이스 기술이사, 정훈 이노스페이스 연구개발본부장, 서광욱 SIA 부사장, 심수연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이호진 인텔리안테크 부사장, 김영진 드림시큐리티 상무 등 우주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의 ‘C레벨’ 임원들도 대거 자리했다.

연구계에서는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정책연구팀장과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창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단장, 오일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석해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진단했고, 학계에서는 ‘K스페이스 워킹그룹’을 이끄는 권오병 경희대 경영대 교수와 우주의학 전문가인 김규성 인하대 우주항공의과학연구소장이 참석했다. 우주항공청에서도 김기석 우주항공정책과장이 직접 참석해 뉴스페이스 시대 우주청의 역할과 미션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날 포럼에는 많은 학생이 참석해 우주 경제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애리조나대 학생인 이선우씨는 “대학에서 망원경 연구를 하고 있는데 우주에는 워낙 다양한 분야가 있다 보니 폭 넓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참석했다”며 “민간 산업에서 어느 분야에 자본이 몰리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오늘 포럼이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조선비즈는 '스페이스K 2024' 포럼을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대학생뿐 아니라 중학생과 고등학생도 참석해 우주 경제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조선비즈
조선비즈는 '스페이스K 2024' 포럼을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대학생뿐 아니라 중학생과 고등학생도 참석해 우주 경제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조선비즈

중학생인 김태영군은 “우주항공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채팅방에서 정보를 보고 참여했다”며 “우주 발사체보다는 위성 서비스나 아직 개발이 덜 된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계의 원로와 고참 연구자들도 이번 포럼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개발을 이끈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다른 포럼과 달리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같은 학생들이 많은 게 특히나 인상 깊었다”며 “우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진 걸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회장은 이날 줄곧 포럼장을 지켰다. 이 회장은 “우주 비즈니스가 로켓과 위성만 있는 게 아니라 우주 의학이나 다른 분야도 있다는 걸 잘 보여준 것 같다”며 “조선비즈가 앞으로도 한국 뉴스페이스 발전을 위해 좋은 자리를 많이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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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기자

=이병철 기자

조선비즈, 스페이스K 2024 포럼 개최
보령이 美액시엄과 함께 만든 브랙스스페이스
“우주의학은 규제 사각지대…우주청이 리더십 보여야”

임동주 브랙스스페이스 대표는 5일 서울 강남구 서울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조선비즈K 2024' 포럼에 참석해 우주 의학 사업의 비전을 공개했다./조선비즈
임동주 브랙스스페이스 대표는 5일 서울 강남구 서울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조선비즈K 2024' 포럼에 참석해 우주 의학 사업의 비전을 공개했다./조선비즈

달과 화성에 인공위성이나 무인 탐사선을 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이 직접 달이나 화성에 가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미국이나 중국 같은 우주개발 선도국은 유인 달 기지 건설 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다. ‘우주 의학’은 유인 우주 탐사가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우주인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유인 우주 탐사도 요원하다. 동시에 우주의 미세중력 환경을 이용해 새로운 약품을 만들거나 지구에서 불가능한 의약 실험을 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우주 의학은 지금 당장 산업적인 파급력이 큰 우주 경제의 중요한 부분이다.

임동주 브랙스스페이스 대표는 5일 서울 강남구 서울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조선비즈K 2024′ 포럼에 참석해 우주 의학 사업의 비전을 공개했다. 브랙스스페이스는 국내 제약사인 보령(10,210원 ▼ 130 -1.26%)과 미국의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가 만든 합작법인이다. 브랙스스페이스는 우주 의학 사업을 준비하는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휴먼인스페이스(Humans In Space)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대회에서 선발된 스타트업들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의학 실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임 대표는 보령이 우주 의학 산업의 가능성을 보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 우주항공국(NASA)도 우주인의 건강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해답을 찾지 못한 공백이 많다는 걸 확인하고 우주 사업을 시작했다”며 “우주 의학과 관련한 아이디어와 기관, 파트너를 모아서 생태계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국제우주정장 퇴역에 대비해 민간 우주정거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보령이 액시엄과 손을 잡은 덕분에 국내 우주 의학 기업들이 실제로 우주에서 실험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한 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우주 산업의 상업화 역량을 높이려면 저궤도에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활용해야 한다”며 “더 나아가서 우주 외교를 위해서라도 우리가 가진 카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규성 인하대 우주항공의과학연구소 교수는 5일 조선비즈 스페이스K 포럼에 참석해 우주 의학 서비스를 위해 우주항공청이 리더십을 발휘해 법·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조선비즈
김규성 인하대 우주항공의과학연구소 교수는 5일 조선비즈 스페이스K 포럼에 참석해 우주 의학 서비스를 위해 우주항공청이 리더십을 발휘해 법·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조선비즈

임상의사 출신인 김규성 인하대 우주항공의과학연구소 교수도 우주 의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구 궤도에 사람이 있을 때는 무중력과 방사선이 가장 큰 문제인데 고립과 시간 차이 때문에 더욱 문제가 크다”며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주 의학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우주로 가는 비용 때문에 우주에서 의학 연구를 하기가 어려웠지만, 최근 우주로 가는 비용이 낮아지면서 저궤도에서 직접 의학 연구를 하는 게 각광받고 있다”며 “아스트라제네카나 머크, 바르다 스페이스 같은 해외 기업들이 우주에서 다양한 의약 실험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정부가 리더십을 가지고 우주 의학 분야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주 의약품은 완성도가 높지만 아직 사람에 실제 적용된 적이 없어서 규제나 제도의 사각지대”라며 “조만간 미국을 중심으로 규정을 만들 텐데 여기에 한국이 빨리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항공청이 리더십을 가지고 식약처나 특허청 등 유관 부처와 함께 우주 의학과 관련한 규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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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기자

=홍아름 기자

‘스페이스K 2024′ 포럼 라운드 테이블 토론
6G 시대 다가오면서 위성 IT 서비스 주목해야
AI 결합한 위성, 양자 암호 기술로 보안 강화해야

우주 IT(정보기술) 서비스는 위성을 이용한 통신, 클라우드(가상서버), 인터넷 같은 서비스를 말한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영국의 원웹이 저궤도 통신위성들로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구상까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체 우주 산업에서 우주 IT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60~7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경일 KT샛 전무는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2024′ 포럼에서 “우주 IT 서비스는 우리가 이미 누리고 있는 서비스들과 관계가 깊다”며 “우주라는 말을 굳이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일상 생활에 깊이 들어와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최 전무는 “이미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도 위성 서비스가 없다면 작동이 불가능하다”며 “위성에서 찍은 사진으로 일기 예보를 하거나 지구에서는 쉽게 닿지 못하는 곳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상에서 우주로 인터넷을 공급하는 것은 어렵지만, 반대로 우주 IT 서비스를 이용해 지상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아직 기술 개발이 끝나지 않아 한국에도 기회가 큰 산업 분야”라고 했다.

최경일 KT SAT 전무는 5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리부트' 포럼에서 "이미 많은 기업이 우주 IT 서비스에 투자하고 있다"며 "우리에겐 더 많은 상상력과 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조선비즈
최경일 KT SAT 전무는 5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리부트' 포럼에서 "이미 많은 기업이 우주 IT 서비스에 투자하고 있다"며 "우리에겐 더 많은 상상력과 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조선비즈

이날 토론에는 최 전무를 비롯해 이호진 인텔리안테크 부사장, 김영진 드림시큐리티 상무, 오일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이 함께 참여했다.

최근 저궤도 통신위성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서 ‘한국형 스타링크’ 사업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사업은 저궤도 위성통신의 핵심 기술을 국산화하고 2030년까지 6G(차세대 이동통신) 표준 기반의 저궤도 통신위성을 발사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저궤도 위성은 지상과 삐른 속도로 통신할 수 있고 데이터 손실도 적어 우주 IT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기반 시설)로 꼽힌다.

이호진 부사장은 이와 관련해 “국내 기업은 그동안 뛰어난 위성 부품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우주에서 성능을 검증하는 ‘헤리티지(heritage·검증 이력)’를 쌓지 못해 해외에 진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위성 단말을 만드는 데 필요한 인프라가 없어 시험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이제는 세계 시장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5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리부트' 포럼에서 우주 IT 서비스를 주제로 전문가들이 토론에 나섰다. 왼쪽부터 이호진 인텔리안테크 부사장, 최경일 KT SAT 전무, 김영진 드림시큐리티 상무, 오일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조선비즈
5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리부트' 포럼에서 우주 IT 서비스를 주제로 전문가들이 토론에 나섰다. 왼쪽부터 이호진 인텔리안테크 부사장, 최경일 KT SAT 전무, 김영진 드림시큐리티 상무, 오일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조선비즈

전문가들은 이날 우주 IT서비스의 보급을 위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을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보안이다. 김 상무는 “먼 오지까지 IT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위성이 필수적이지만 무선 방식은 보안이 취약하다”며 “도감청을 당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8년 해커가 독일 위성의 자세 제어 권한을 탈취해 태양 쪽으로 카메라 방향을 돌려 고장이 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이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위성을 해킹해 통신이 중단된 사례도 있다.

김 상무는 “이제는 위성의 자세 제어 시스템을 해킹해 마비시키거나 떨어뜨리는 것도 가능해졌다”며 “우주 IT 서비스 시대에 대비해 보안 관련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 연구위원은 “우주 IT 서비스에 대한 해킹 사례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뉴스페이스 시대에 민간 기업의 참여가 늘면서 해킹 시도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들은 인공지능(AI), 양자 암호를 적용한 차세대 기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 부사장은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앞으로는 AI를 탑재한 위성으로 우주에서 직접 이미지를 처리해 전송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우주에 기지국을 설치하는 형태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자 암호도 최근 위성 IT 서비스 보안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양자 암호는 양자 상태를 이용해 암호키를 전달하는 기술이다. 해킹이 불가능한 시스템으로 보안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국은 양자 암호통신위성 ‘무쯔’를 이용해 7600㎞ 거리에서 파일을 비밀리에 주고 받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위성에서 전송한 양자키 신호는 구름, 공기 흐름에 영향을 받는 만큼 균일한 데이터 전송 방식이 가능해야 한다.

김 상무는 “위성은 지구 한바퀴 도는 데 90분에 불과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며 “위성을 쫓아가면서 신호를 받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기술 수준이 5~7년 뒤쳐져 있다”며 “상용 서비스와 안보 모두에서 보안이 중요한 만큼 선제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경일 전무는 “우주항공청 출범을 계기로 정부의 투자가 큰 과실을 맺을 수 있게 힘 써주길 기대한다”며 “정부가 공공구매를 진행해 위성 기업이 성장하고 수출을 활성화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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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기자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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