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前 美 백악관 경제정책 자문위원
어펄마캐피탈 대표이사
2024 글로벌경제·투자포럼 기조강연 - 인구 감소 시대, 우리는 어떤 산업에서 기회를 잡아야 하나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 : 한국 투자자에게 필요한 디리스킹 전략을 찾아라’
우리나라가 중국에 반도체·화학제품 등 중간재를 대거 수출해 큰돈을 벌던 시절은 끝났다. 중국 정부가 수입에 의존했던 중간재를 자국산으로 바꾸는 내재화 작업을 계속 추진해온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는 작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 경제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부진한 흐름을 지속 중이다.
발 빠른 투자자는 이미 넥스트 차이나 시대에 중국을 대체할 투자처를 찾고 있다.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중동은 투자 유망 지역으로서 매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인구 14억명의 인도 경제는 중국이 떠난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을 탐색하고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2023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이 1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됐다.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은 축사에서 “넥스트 차이나로 부상하는 국가들이 지닌 기회뿐 아니라 위협 요소를 함께 진단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라며 “중국을 대체할 투자처와 기업 활동의 근거지를 모색하는 오늘 포럼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제5차 중동 전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공포 속에서 넥스트 차이나 찾기는 해답을 찾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이 됐다”며 “이번 포럼에서 글로벌 경제 위기를 타개할 해법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글로벌 정치·경제 변동에 따른 영향이 너무 다양하고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전 세계가 투자 전략을 어떻게 정립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져 있다”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서유석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우리 자본시장도 미증유의 불확실 상황에 부닥쳐있다”며 “오늘 포럼이 글로벌 투자의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매우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포럼은 2개의 기조 강연과 1개의 특별 강연, 5개의 일반 강연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기조 강연자로 나서는 마크 나심 Awad Capital 파트너는 우리에게 익숙한 듯 낯선 중동의 가치에 대해 강연한다. 그는 중동이 지닌 경제적 잠재력과 투자 동향, 이 지역에 내재한 위험 요소 등을 상세히 소개한다.
특히 마크 파트너는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졌음에도 우리가 중동을 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예정이다. 마크 파트너는 딜로이트 중동 금융자문서비스 고객과 시장 부문 책임자, AR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 파트너, 달 알 말(Dar Al Mal) 기업 개발 책임자 등을 거쳐 2015년 Awad Capital에 합류했다.
두 번째 기조 강연자로 나서는 김응기 BTN India 대표는 인도연구원 이사, 중소기업중앙회 위촉 인도 민간대사 등을 역임 중인 인도 전문가다. 한쪽에선 인도를 미·중과 더불어 G3로 부상할 국가로 보고, 다른 한쪽에선 성장의 한계를 지적한다. 김 대표는 인도를 기회의 땅으로 삼으려는 국내 기업과 투자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진짜’ 인도 경제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별 강연자로는 오건영 신한은행 WM사업부 팀장이 나선다. 베스트셀러 ‘부의 대이동’ 저자이기도 한 오 팀장은 금리와 물가를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의 당면 이슈를 점검한다.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언제쯤 안정화할지,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은 마무리 단계에 진입한 게 맞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이어지는 강연에서는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가 마이크를 잡는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최근 국내에서 행동주의 활동을 가장 왕성하게 펴는 회사다. 이 대표는 국내 주식시장이 우수한 경제적 기반에도 기업 거버넌스의 구조적 문제와 이를 야기한 제도·사회적 기반의 미비로 저평가돼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행동주의 관점에서 한국 주식시장 투자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투자 분야 전문가들이 올해 글로벌경제·투자포럼 연사로 등장한다. 정규봉 르네상스자산운용 대표는 메자닌(주식과 채권의 성격이 섞인 상품)과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관점에서 투자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 겸 유튜브 ‘채부심’ 대표는 프로그램의 시대를 대비하는 부동산 투자자의 자세에 대해 강연한다.
또 김정혜 KB GOLD&WISE the FIRST 부센터장을 통해서는 우리나라 부자들의 최근 투자 동향과 리스크 관리 방법을 듣는다. KB GOLD&WISE the FIRST 센터는 현금 자산을 최소 30억원 이상 보유한 초고액 자산가가 이용하는 프라이빗 뱅킹 자산관리 센터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넥스트플랫폼분석팀장은 개화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글로벌 기업을 소개한다.
12일 조선비즈 ‘2023 글로벌경제·투자포럼’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은 12일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이 둔화하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중국을 대체할 ‘넥스트 차이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위원장은 이날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서 축사를 하며 “한국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전쟁에서 절묘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이번 포럼은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 : 한국 투자자에게 필요한 디리스킹 전략을 찾아라’를 주제로 열렸다.
백 위원장은 대중 수출 둔화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과 중국의 기술 발전, 인플레이션 등으로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31년 만에 연간 대중 무역수지가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면서 “전문가들은 대중 수출 둔화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고착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중의 외교 이슈와 글로벌 경제 상황이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두 나라의 패권 전쟁에서 절묘한 균형점을 찾고, 우리의 산업 기술 역량을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백 위원장은 현재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에 대해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9년 만에 100% 선을 돌파했다”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을 대체할 투자처와 기업 활동의 근거지를 모색해야 한다는 게 백 위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넥스트 차이나’를 찾는 움직임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이런 흐름 속에서 ‘넥스트 차이나’로 부상하는 국가들이 지닌 기회와 위험 요소를 함께 진단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백 위원장은 ‘넥스트 차이나’ 시대를 위해 국회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회에서는 수출 확대의 돌파구를 찾고 우리 경제를 튼튼히 하기 위한 법과 제도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조선비즈 ‘2023 글로벌경제·투자포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국제 정세가 혼돈에 휩싸여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 충돌로 제5차 중동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공포 속에 ‘넥스트 차이나’를 찾기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이날 윤 의원은 조선비즈가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2023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서 축사를 하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시장은 성장세를 기대하며 장밋빛 미래를 꿈꿨으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고 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이번 포럼은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 : 한국 투자자에게 필요한 디리스킹 전략을 찾아라’를 주제로 열렸다.
윤 의원은 미국 시카고대학교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금융연구원장을 거쳤다. 윤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경제정책추진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포럼에서 윤 의원은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 시황이 전반적으로 활기를 띠게 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중국 경제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달 2일 세계은행(WB)은 내년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8%에서 4.4%로 낮췄다. WB는 내년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내린 근거로 높은 부채 수준, 부동산 경기 둔화, 고령화 등을 들었다.
윤 의원은 한국 경제도 청년 실업률 20%를 돌파하고, 생산·소비·투자 증가 폭은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무역 구조 대전환 전략을 수립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침을 세우고 유통망 다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데다가, 최근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이 전쟁으로 치달으면서 글로벌 공급망 회복세는 요원해졌다. 윤 의원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의 확전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고 했다.
그는 “환율과 금리 역시 진폭을 키우며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제5차 중동전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공포 속에서 ‘넥스트 차이나’는 해답을 찾기 어려운 고차 방정식이 됐다”고 했다. 원화 가치 약세에 따른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상승, 고금리 환경을 언급한 것이다.
윤 의원은 “오늘 포럼에서 탈세계화 경제 블록화와 진영화에 필요한 다양한 전략과 인사이트가 논의되길 바란다”며 “글로벌 경제 위기를 타개할 해법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시장 환경이 불확실할수록 우리 자본시장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진출 등 신시장을 개척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1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신흥시장(Emerging markets)’이라는 용어가 투자자에게 쓸모없는 것이 돼버렸다고 평가했다”라며 “서구와 중국 사이의 긴장에 따른 영향이 외교관계에 따라 신흥시장 내 국가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신흥시장은 에너지 순 수출국과 순 수입국 등으로 새롭게 구분 짓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세계 정치·경제적 변화에 따른 영향이 너무나 다양하고 불확실성이 커 전 세계가 투자 전략을 어떻게 정립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져 있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자본시장이 그 가치에 걸맞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대표 정책으로 외국계 자본 유치를 위한 ‘외국인 ID제도 폐지’와 ‘영문 공시 의무화’, 장기 투자 촉진을 위한 ‘배당절차 합리화’ 등을 꼽았다.
김 부위원장은 자본시장 내 불법·부정행위도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자본시장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특히 미공개 정보 이용과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3대 불공정거래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또 “해외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업해 우리 금융회사가 해외 진출을 확대함으로써 새로운 투자 기회의 기반을 다져나가겠다”라고 했다. 그 사례로 한·일 금융회사가 함께 조성해 일본에 진출할 예정인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Future Flow Fund’를 제시했다.
김 부위원장은 “영화 ‘오펜하이머’를 보면 세계 최초로 핵폭탄을 개발하는 맨해튼 프로젝트가 나온다”라며 “역사적 공과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당대 최고의 수많은 전문가가 해결책을 도출하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며 “우리 자본시장에서도 투자와 성장,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도록 정책 아이디어를 함께 모색하길 희망한다”라고 했다.
12일 조선비즈 ‘2023 글로벌경제·투자포럼’
중동 지역 투자 전문가인 마크 나심(Marc Nassim) 아와드캐피털(Awad Capital) 파트너는 12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 분쟁이 단기적으로는 중동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75년간 중동 지역이 다양한 분쟁과 전쟁 속에서도 경제 성장을 지속했다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국가가 석유·가스 의존도를 줄이며 경제 구조를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나심 파트너는 이날 조선비즈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2023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서 기조 연설을 하며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로 중동을 꼽았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이번 포럼은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 : 한국 투자자에게 필요한 디리스킹 전략을 찾아라’를 주제로 열렸다.
나심 파트너는 딜로이트 중동 금융자문서비스 고객과 시장 부문 책임자, AR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 파트너, 달 알 말(Dar Al Mal) 기업 개발 책임자 등을 거쳐 2015년 아와드캐피털에 파트너 겸 매니징 디렉터로 합류했다. 아와드캐피털은 2013년 설립된 인수·합병(M&A)과 자본 조달 자문사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본사가 있다.
나심 파트너는 중동 지역이 분쟁 속에서도 가파른 경제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동의 지역적 분쟁은 한반도 분단처럼 역사가 깊다. 중동은 오스만제국 시기를 지나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령과 프랑스령으로 나뉘어 지배받았다. 1940년대부터 독립이 이어졌지만, 전쟁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정학적 특성 때문이다. 나심 파트너는 “중동은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의 길목에 위치해 지정학적으로 중요하다”며 “전 세계 원유의 40%가 수에즈운하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다”고 했다. 풍부한 에너지 자원에 비해 수자원은 부족하다.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물이 풍부한 골란고원을 두고 갈등을 빚는 이유다.
그러나 나심 파트너는 중동 국가들이 석유·가스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경제 구조를 구축하려고 하는 현재 상황에 투자 기회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중동의 가장 중요한 경제적 과제는 다변화”라며, 주요 국가들이 석유·가스 의존도 줄이기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석유 가격이 치솟는 오일 붐(boom)이 있으면, 그다음엔 가격이 꺼지는 오일 쇼크(shock)가 나타나기 마련이라는 역사적 교훈을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탈(脫)석유·가스를 위한 대표 사례로는 UAE의 ‘We the UAE 2031′ 비전을 꼽았다. UAE가 현재 3500억디르함(약 130조원) 수준인 비석유 부문 수출 규모를 2031년까지 8000억디르함(약 300조원)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로 한다. UAE는 산업 부문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를 2031년까지 기존 1330억디르함(약 48조원)에서 3000억디르함(약 100조원)으로 두 배 확대하고, 같은 기간 40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관광 부문의 GDP 기여도를 4500억디르함(약 165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UAE뿐 아니라 사우디와 오만도 관광 산업을 촉진하며 석유·가스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사우디는 특히 인프라 투자와 함께 재생에너지 산업도 육성 중이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용량을 58.7기가와트(GW)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을 기준으로 보면 2000만명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사우디는 이 밖에도 킹 압둘라 금융지구로 대표되는 금융산업 등도 육성 중이다. 나심 파트너는 “헬스케어, 교육, 인공지능(AI) 등 중동 지역은 산업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투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중동 지역은 해외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나심 파트너 설명에 따르면, UAE 아부다비투자청(ADIA)과 사우디 국부펀드(PIF) 등 중동 지역의 국영 투자청(국부 펀드)이 운용하는 자금이 4조달러(약 530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유럽과 미국 지역에 투자한 금액만도 500억달러(약 67조원)에 달한다.
나심 파트너는 중동 지역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고 했다. 대표적인 게 중동 정부의 재정에서 석유·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크다는 점이다. 그는 “바레인을 제외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85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재정 적자를 피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처럼 부유한 나라조차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가가 하락하면서) 재정 적자를 냈고, 2024년에도 적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을 제외하면 중동 지역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적은 것도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GDP 대비 R&D 투자 비중을 보면, 사우디는 0.5%, 쿠웨이트는 0.2%에 그친다. 높은 실업률도 문제다. 아랍 전체 지역의 실업률은 10% 수준으로, 이 지역 전체 인구(4억5000만명) 중 4500만명이 일자리가 없다는 뜻이다. 그는 “실업률 문제도 화약고와 같아 언제든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나심 파트너는 중동 지역에 불고 있는 사회문화적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가 사우디에서 펼친 콘서트가 대표적인 예다. 그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블랙핑크 콘서트에 함께하고 즐겼다”며 “5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 가능해졌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기적 관점으로 보면, 지금 분쟁이 있다고 해서 중동에 대한 투자를 주저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중동의 경제 허브는 (분쟁이 진행 중인) 이라크, 시리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가 아니라, 정치적 안정성이 확보된 사우디와 UAE 등 걸프 지역이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일 조선비즈 ‘2023 글로벌 경제·투자포럼’
“지난 5년간 인도 주가지수가 큰 하락 없이 두 배 상승했다. 인도는 단순히 중국을 대체하는 수준이 아니다. G3로 부상할 인도 시장은 우리 기업 생존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존재다.”
김응기 BTN 인디아(India) 대표는 12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G3를 꿈꾸는 인도 경제, 과연 실체적 진실인가’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인도연구원 이사, 중소기업중앙회 위촉 인도 민간대사 등을 역임 중인 인도 전문가다.
김 대표는 인도가 독일과 일본을 제치고 G3로 부상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도 경제 성장은 단순히 중국 침체 같은 외부적 영향에만 의존한 것이 아닌, 자력으로 이뤄낸 것”이라며 “자급자족의 상징인 ‘간디의 물레’가 글로벌 시장에 나오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인도가 다양하고 풍부한 광물 자원을 보유했을 뿐 아니라 인적·문화적으로도 글로벌화에 용이한 구조를 갖췄다고 진단했다. 인도에서 경쟁력을 갖지 않으면 세계 1위로 발돋움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 사업을 예로 들면, 인도에서 삼성전자(68,100원 ▼ 800 -1.16%) 제품이 1위를 차지하느냐 마느냐가 삼성의 글로벌 시장 지위를 결정할 정도”라며 “미국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인도를 직접 찾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2010년 글로벌 투자 대상국 21위에 불과했던 인도는 지난해 9위로 뛰어올랐다. 김 대표는 “한국은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데 인도는 2047년까지 노동 인구가 지속해서 늘어난다”며 “구매력을 갖춘 이가 늘어나는 만큼 한국 기업이 소비재를 생산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부 한국인이 인도를 무질서하고 덜 성숙한 나라로 인식하는 것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인도는 여전히 인구의 절반이 칫솔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이를 두고 미개한 나라로 보고 끝내선 안 되고,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일본은 이미 한국보다 10배 이상 많은 기업이 인도에 진출했다”고 덧붙였다.
2018년 국내총생산(GDP) 순위에서 7위에 자리했던 인도는 4년 만에 영국을 제치고 5위로 올라왔다. 같은 기간 한국은 12위에서 13위로 한 단계 내려앉았다. 김 대표는 “인도가 G3로 올라설 것이란 사실을 믿지 않는 것보다 믿고 대응하는 전략이 한국 경제에 더 이익일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인도는 지난 33년 동안 정권이 6번 바뀌었지만, 경제 성장 기조에는 변함이 없었다”며 “정권에 따라 세부 정책은 변할 수 있지만, 자국의 거대한 시장을 열고 ‘메이드 인 인디아(Made in India)’ 전략을 취하는 건 한결같다”고 했다.
베스트셀러 ‘부의 대이동’ 저자인 오건영 신한은행 WM사업부 팀장은 1970년대 미국의 ‘대 인플레 시대’를 이끈 것은 중동전쟁으로 인한 오일쇼크가 아니었다면서, “중앙은행의 실수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고 진단했다. 당시 시장 참여자들과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승리를 속단하면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재발했다는 것이다. 그는 글로벌 중앙은행과 금융시장이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팀장은 12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글로벌 금융 시장 이슈 점검-금리와 물가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이번 포럼은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 : 한국 투자자에게 필요한 디리스킹 전략을 찾아라’를 주제로 열렸다.
오 팀장은 먼저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그는 “최근 세계 곳곳에서 전쟁 이슈가 부각됐지만, 국지적인 이슈가 세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불안한 국제 정세가 지속될수록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투자처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특히 금융 투자자와 달리 자금 회수가 쉽지 않은 설비 투자자는 국제 정세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전쟁 불안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있으면서도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투자처와 기업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장에 어마어마한 유동성을 공급한 만큼, 이 유동성을 투입할 디리스킹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달 초 촉발된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으로 일각에서는 1970년대 미국 인플레이션을 떠올린다. 당시 중동전쟁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자, 중동 산유국들이 석유 공급을 크게 줄이며 유가가 급등하는, ‘오일쇼크’가 발생한 것이다. 오일 쇼크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오 팀장은 “당시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초래한 것은 ‘중앙은행의 실수’라면서 중동 전쟁은 이를 거들어 준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글로벌 중앙은행이 물가와의 전쟁에서 섣불리 ‘승리 선언’을 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다시 부추겼다는 것이다.
그는 “1970년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수년간 등락을 반복한다”면서 “이를테면 1970년 6% 수준이었던 물가 상승률이 1972년 2%대로 내리자 미국 연준이 ‘승리 선언’을 했지만 같은 해 6월부터 1975년까지 물가 상승률은 다시 12% 가까이 올랐다”고 했다. 이어 “1973년 10월 발발한 4차 중동전쟁 이전부터 물가가 오르고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1970년대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은 중동 전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금융시장이 시장참여자들의 기대에 의해 움직인다는 점을 짚으면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경계하며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한다고 나서는 순간부터 시장 참여자들은 ‘금리가 정점’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물가가 오르고, 이에 놀란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서 지난 2년간 물가와 금리가 모두 오르는 현상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2021년 9.1%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타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2022년 3% 수준까지 내렸다가, 최근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오 팀장은 인플레이션이 반복되는 ‘인플레이션 고착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의 고착화가 이뤄지면, 정부가 양적완화 정책을 펴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과거 코로나 사태 때처럼 경기가 얼어붙는다고 해서 금리를 낮추는 정책을 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고질병이 되면 정부가 돈을 쉽게 풀지 않을 것이라고 시장참여자들이 생각하게 되면서 투자를 줄인다”면서 “그럼 중앙은행은 정책 전환할 의지가 줄게 되고, 그로 인해 세계 경제는 큰 희생을 치르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경험적으로 미국의 목표 금리 상승률이 2% 수준이라고 예측하면서, 이 목표치의 달성 시점을 내년 초 이후로 내다봤다. 그는 “2022년 3월 이후 2% 목표치를 계속 상회하고 있고, 이는 이미 인플레이션이 고질병화(化)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지금은 금리인하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면서, “인플레이션 고착화 가능성을 고려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