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0년 동안 인류는 산업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 왔고, 그 결과 오늘날의 화석 원료 기반 에너지 시스템이 구축됐다. 그러나 이제는 ‘탄소 중립’이라는 커다란 산이 인류 앞에 놓여 있다.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핵융합 기술이 충분히 발전해 세계 에너지 시스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크리스토퍼 모리(Christofer Mowry) 타입원에너지(Type One Energy) 최고경영자(CEO)는 6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미래에너지포럼’에서 “현존하는 에너지 기술은 결국 한계를 맞이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그는 ‘스텔라레이터, 에너지 시장을 바꿀 핵융합 기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강연 영상을 보내온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인류에게 필요한 에너지의 총량은 늘어나고 있다”면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결국 핵융합처럼 혁신적인 에너지 기술이 상용화되지 않는다면 인류는 탄소 중립을 달성할 수 없다”고 했다.

타입원에너지는 태양이 에너지를 만드는 원리인 ‘핵융합’ 반응을 ‘스텔라레이터(Stellarator)’라는 인공 장치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미국 기업이다. 핵융합은 바닷속에 풍부하게 있는 중수소와 리튬을 연료로 사용해 발전 효율이 높으며,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획기적인 미래 기술로 꼽히고 있다.

크리스토퍼 모리(Christofer Mowry) 타입원에너지 최고경영자(CEO)가 6일 ‘2023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에서 영상을 통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핵융합은 원자력 발전에서 활용되는 기술인 ‘핵분열’과 마찬가지로 핵에너지를 사용한다. 핵분열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처럼 무거운 핵이 둘 이상의 가벼운 원자핵으로 쪼개지면서 방출하는 에너지를 이용한다. 반대로 핵융합은 가벼운 중수소, 삼중수소 등 수소 원자핵이 무거운 헬륨 원자로 합쳐지면서 생기는 에너지를 활용한다.

타입원에너지는 기술 잠재력을 인정받아 빌 게이츠의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를 비롯한 투자자들로부터 2900만달러(약 380억원)를 조달했다.

그간 핵융합을 연구하는 과학계의 화두는 ‘순(純) 에너지’의 달성이었다. 이는 핵융합 반응에 투입되는 에너지보다 핵융합 반응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얻어내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 에너지부 산하의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는 순 에너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를 두고 모리 CEO는 “핵융합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매우 흥분되는 순간이었다”면서도 “핵융합의 상용화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한 큰 여정 가운데 한 길목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실용적인 핵융합 발전소를 세우는 것이다. 타입원에너지의 스텔라레이터 기술은 핵융합 발전을 상용화하는 확실한 길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입원에너지(Type One Energy)가 개발 중인 핵융합 장치 스텔라레이터(Stellarator). /타입원에너지 제공
타입원에너지(Type One Energy)가 개발 중인 핵융합 장치 스텔라레이터(Stellarator). /타입원에너지 제공

지구상에서 핵융합을 구현하려면 섭씨 1억 도가 넘는 초고온 상태의 플라스마를 만들어 일정 시간 이상 유지해 줘야 한다. 지금까지는 강력한 자기장으로 플라스마를 가둬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환경을 만드는 ‘토카막(tokamak)’ 방식이 주로 연구됐다.

타입원에너지는 ‘스텔라레이터(Stellarator)’ 방식을 사용해 핵융합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스텔라레이터 방식은 플라스마를 가두는 장치 주변을 꽈배기 형태로 만들어 이론상 안정적으로 플라스마를 가둘 수 있지만, 구현이 극히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 CEO는 “3D 프린팅 등 첨단 제조 기술이 발달하면서 매우 복잡한 형상을 띠고 있는 스텔라레이터도 낮은 비용으로 조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며 “현대의 슈퍼 컴퓨팅(Super Computing) 기술 역시 매우 복잡한 핵융합 현상의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수월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스텔라레이터의 상용화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핵융합은 기존 원자력 발전보다 안전하며 수소를 사용하는 만큼 원료비도 저렴하다”면서 “인류의 산업 환경에 근본적인 변혁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너지 2023

=정재훤 기자

유석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핵융합연구원) 원장이 6일 “미래는 핵융합 기술을 보유한 나라가 강국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15년 이내에 에너지 수출국이자, 에너지 초강대국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 특별 강연에서 2035년에는 핵융합 에너지 개발의 변곡점이 올 것이라며 “핵융합 에너지가 스스로 불탈 수 있다는 점을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석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원장이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미래에너지포럼’에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조선비즈

유 원장은 미래에는 탄소 배출과 연료 자원 제한이 없고, 안전하고 안정적인 대용량 에너지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원장은 이를 모두 충족하는 것은 핵융합에너지의 자원인 바닷물이라고 강조했다. 핵융합은 가벼운 중수소, 삼중수소 등 수소 원자핵이 무거운 헬륨 원자로 합쳐지면서 생기는 에너지를 활용한다.

유 원장은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가 가진 풍부한 자원은 바로 바닷물”이라며, 한국은 이미 풍부한 바닷물을 토대로 핵융합 기술에 익숙해져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향후 15년 이내에 핵융합에너지 개발이 과학 기술적으로 완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원장은 “과거에는 석탄·석유·가스가 있는 나라가 강국이었지만, 앞으로는 바닷물을 이용하는 기술을 가진 나라가 에너지 강국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원장은 2035년에 핵융합 에너지의 과학적 개발이 완료되면 우리나라 역시 에너지를 수출할 수 있다고 봤다. 유 원장은 “미래 사회 에너지 기반은 수소 에너지 형태가 될 것”이라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가 바로 핵융합에너지”라고 설명했다.

유 원장은 에너지 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미래의 에너지 강국은 자원이 아닌 기술을 가진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원장은 “핵융합 기술 난도는 매우 높다”며 “현재 자원을 가진 나라와 갖지 못한 나라가 종속 관계이듯 미래에는 기술을 가진 나라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원장은 1999년부터 국가핵융합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선임단장, 플라즈마 기술연구센터장, 응용기술개발부장, 소장으로 재직했다. 2020년부터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다.

#미래에너지 2023

“앞으로 최소 30년에서 길게는 50년이 걸릴 에너지 신기술 개발에 힘을 쏟는 것도 좋지만 태양광, 풍력처럼 이미 기술이 증명된 에너지를 확산하는 것도 시급합니다.”

김희성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 대표는 6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미래에너지포럼’에서 “기후위기가 부각되는 오늘날 우리는 평균기온을 1.5도 높이느냐, 낮추느냐는 게임을 해야 하는 위험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BEP는 2017년 설립된 태양광발전 전문기업이다. 한화그룹에서 태양광 투자 금융 업무를 총괄해 온 김 대표는 태양광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창업에 나섰다. 설립 이후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약 3300억원을 유치했다.

김희성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대표가 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3 미래에너지포럼’에서 '국내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 금융 시장의 현황 및 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 조선비즈

김 대표는 “국내에선 풍력보다 태양광의 수익성이 좋은데 실제로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대부분을 태양광이 차지하고 있다”며 “정부 성향과 무관하게 다양한 정책적 지원에 의해 지난 10여 년간 태양광 시장 규모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했다.

그는 “2018년을 전후로 글로벌 시장에서 재생에너지는 가장 저렴한 발전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중에서도 태양광의 압도적인 균등화 발전단가(LCOE) 하락세는 수년 안에 태양광이 한국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발전원이 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리적 여건이나 민원 이슈 등을 고려해도 태양광이 풍력보다 유리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풍력은 대형 터빈이 필수적이라 사업 규모가 큰데, 태양광은 가정용, 산업용 등 크기를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국내에 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땅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있지만, 2050년까지 태양광 발전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부지 크기는 충북 음성군 수준으로 아주 작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리한 시장 여건 변화 속에서도 태양광의 중요도는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밖에 없다”며 “2036년까지 신재생에너지는 매년 5~6기가와트(GW) 수준으로 신규 보급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향후 10년 이상 매년 10조원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신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주요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 재생에너지 수요를 늘리면서 한국전력(19,600원 ▲ 110 0.56%)공사와 발전자회사로 국한된 판매 채널도 다변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래에너지 2023

=권유정 기자

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은 2035년까지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연평균 19.5% 성장하겠지만, 공급은 계속 부족할 것으로 6일 전망했다.

오 부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 강연에서 “전기차가 급속도로 늘면서 배터리 시장은 올해 687GWh 규모에서, 2035년 5256GWh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이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오 부사장은 “올해 글로벌 배터리 판매는 CATL, BYD, LG에너지솔루션(557,000원 ▼ 5,000 -0.89%), 파나소닉 순으로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 3사의 점유율 합계는 2022년 26%에서, 올해 1~5월 23%로 약간 하락했다”면서 “중국의 이차전지 시장이 늘어나고 해외로도 계속 나오면서 중국 배터리 업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주로 판매하는 게 유럽, 북미인데 유럽이 상대적으로 부진해 실적에서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내년 이후 유럽이 활성화되고 미국이 성장한다면 한국 배터리의 위상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부사장은 “배터리 업체 중 크게 주목할 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 CATL, 파나소닉, 삼성SDI(690,000원 ▼ 7,000 -1%), SK온, BYD”라면서 “이 6개 업체의 생산능력 합계는 지난해 1TWh에서 2035년 5TWh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역별 생산능력은 중국 중심에서 미국이나 유럽으로 서서히 옮겨갈 것”이라며 “중국은 2022년 기준 75%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2035년에 37%까지 감소하고 같은 기간 북미는 6%에서 33%로, 유럽은 12%에서 26%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오 부사장은 “중국을 제외하고 전세계 이차전지 수급은 2035년까지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럽은 2028년 공급 초과가 예상되지만, 유럽에서 신규로 배터리 사업을 하겠다는 곳이 상당히 많다”면서 “이런 기업이 지금부터 시작해서 성공할 수 있느냐는 미지수로, 성공하는 기업은 1~2개로 예상된다. 이런 리스크를 고려하면 여기도 부족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는 배터리 생산능력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고 했고, “중국은 많은 업체가 증설하겠지만, 배터리 업체의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CATL, BYD 등 몇 개 회사 말고는 대부분 구조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 부사장은 “미국의 인플래이션감축법(IRA)이나 유럽 핵심광물원자재법(CRMA)은 어떻게든 중국 의존도를 줄여보자는 것”이라면서 “배터리 생산과 주요 자재의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다. 한국 배터리 3사 등 많은 기업이 탈중국 자재를 써서 배터리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부분이 해결되면, 시간은 많이 걸리겠지만 미국과 유럽도 탈중국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너지 2023

=박정엽 기자

사용 후 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 기업인 재영텍의 박재호 대표는 “배터리 수요가 커질수록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을 보유한 국가가 자원을 무기화할 것”이라며 “여기에 대응하려면 배터리 재활용이 필수”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미래에너지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과 배터리 소재 기업 모두 중국에 대한 리튬 의존도가 큰 상황”이라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배터리 재활용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호 재영텍 대표가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미래에너지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박 대표는 환경을 위해서도 재활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2032년부터 110GWh(기가와트시) 이상의 사용 후 배터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루 평균 50㎞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1100만대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박 대표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의 수명이 10년인 점을 고려할 때 2030년부터 사용 후 배터리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이를 재활용하지 않고 광산 개발로 충당하려고 하면 환경이 파괴된다”고 했다.

다만 아직 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회수할 수 있는 자원의 양(회수율)에는 한계가 있다고 박 대표는 진단했다. 코발트와 니켈 회수율은 평균 90% 중후반대, 리튬 회수율은 80%대다. 박 대표는 “배터리 시장 확대에 따라 원재료 수요도 늘어날 텐데 재활용 기술을 더 고도화해서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재영텍도 재활용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배터리 재활용은 크게 전처리 공정과 후처리 공정으로 이뤄진다. 전처리 공정에선 배터리의 전력을 모두 방전시킨 뒤 물리적으로 파쇄해 다양한 자원이 뒤섞여 있는 블랙 파우더(Black Powder·검은색 가루)를 제조한다. 이후 후처리 공정에서 블랙 파우더에 있는 금속을 추출한다.

재영텍은 블랙 파우더에서 ‘리튬’을 먼저 추출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박 대표는 “NCM 배터리를 기준으로 중국 재활용 기업은 NCM을 빼낸 뒤 리튬을 추출하기 위해 수많은 약품을 사용하고 공정도 복잡하다”며 “재영텍은 물에 잘 녹는 리튬의 성질을 이용해 우선 리튬부터 빼내 친환경적”이라고 말했다.

재영텍은 지난해 LG화학(649,000원 ▼ 7,000 -1.07%)으로부터 24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받았다. LG화학과 북미 지역에 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JV)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박 대표는 사업 확장과 함께 배터리 생산과 소비, 재활용이 계속 순환하는 ‘Closed loop System(폐쇄 루프 시스템)’ 구축을 핵심 목표로 꼽았다.

#미래에너지 2023

=권오은 기자

2차전지(배터리) 양극재 제조사인 에코프로비엠(282,000원 ▲ 2,000 0.71%)의 이동욱 미래소재팀 이사는 6일 “리튬이온 배터리(LiB)의 대안으로 나트륨이온 배터리(SiB)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SiB 국가 경쟁력을 위해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조선비즈 주최로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미래에너지포럼’에서 ‘나트륨 2차전지 시대의 개막’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나트륨 배터리는 이론적으로 에너지 밀도(용량)가 최대 200mAh/g까지 나올 수 있고, (리튬 배터리보다) 100배 이상 싼 데다 리튬 배터리 양산 라인을 그대로 활용해 생산할 수 있어 별도 투자를 하지 않아도 돼 경쟁력이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동욱 에코프로비엠 미래소재팀 이사는 6일 미래에너지포럼에서 "나트륨이온 배터리 시장이 개막했다"며 국내 업체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조선비즈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가 리튬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전기를 만드는 구조라면,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을 나트륨으로 대체한 것이다. 나트륨은 소금(염화나트륨)의 주성분이다.

이 이사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중심으로 2028년부터 SiB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리튬이온보다) 큰 입자로 양극재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운 만큼 낮은 수명과 작동 전압을 개선(에너지밀도 극복)할 수 있다면, 전기차(EV) 시장 침투율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중국 자동차 제조사인 체리자동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iCar03′에 SiB를 탑재해 내년부터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글로벌 1위 2차전지 회사인 중국 CATL의 SiB가 들어간다. 폭스바겐 AG 산하의 세아트와 중국 장화이자동차가 합작해 만든 시하오는 SiB를 탑재한 경형 전기차 ‘E10X’를 공개하기도 했다. 나트륨 배터리는 중국 하이나배터리가 개발했다. 국내 빅3 배터리 업체(LG에너지솔루션(557,000원 ▼ 5,000 -0.89%), 삼성SDI(692,000원 ▼ 5,000 -0.72%), SK온)는 아직 나트륨 배터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

이 이사는 “에코프로비엠은 4년 전부터 나트륨이온 배터리 기술을 개발 중인 스타트업 에너지11과 협업해 관련 양극재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면서 “이미 시장이 열린 만큼 국내 업체들이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래에너지 2023

=장우정 기자

=이은영 기자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미래에너지포럼’의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성 클락슨코리아 대표,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 신희동 한국전자기술연구원장, 김명규 충청북도 경제부지사, 이방수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유석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 김상협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김성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 김영수 조선비즈 대표,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이정복 한국전력공사 사장 직무대행, 박용주 한국재정정보원장, 조현민 한진 사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김기준 고려아연 부사장, 윤영진 GS에너지 전무, 김종호 조선비즈 국장. /조선비즈

“향후 전력 소비량이 3배 이상 증가해 소형모듈원전(SMR)이 중요하다. 한국과의 협력을 기대한다.”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

“혁신형 SMR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원전 정책·생태계를 완전히 정상화하겠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 1차관)

“한국도 국회와 정부, 업계가 협력하면 에너지 선도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 (김성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

“한·미의 철저한 파트너십은 밝고, 깨끗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회장)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23 미래에너지포럼’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포럼은 ‘세상을 바꿀 에너지 신기술’을 주제로 국내외 에너지 전문가와 기업인, 정부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해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들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라는 두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SMR 등 원자력 에너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성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가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미래에너지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조선비즈

김성원 의원은 축사를 통해 “포르투갈은 전체 에너지의 80% 이상을 수입하던 나라에서 수소 등 청정에너지를 수출하는 나라로 거듭났다”며 “미래 에너지 신기술은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는 국가가 에너지 수출국으로 전환하는 역사를 쓰는 도전”이라고 말했다.

장영진 1차관은 축사에서 “안전성을 전제로 한 원전의 계속 운전과 계획된 신규 원전을 차질 없이 속도감 있게 건설하겠다”며 “원전 기술과 경험을 활용해 제2의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고 했다.

장영진 산업부 제 1차관이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미래에너지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조선비즈

기조연설은 세계적인 SMR 설계기술 업체인 테라파워의 크리스 르베크(Chris Levesque) 최고경영자(CEO)가 맡았다. 그는 “첫 나트륨(Natrium·소듐냉각 방식) SMR을 미국 서부 와이오밍주의 폐쇄된 석탄발전소 단지에 건설하기로 했는데, 이는 석탄에서 원자력으로 에너지를 전환하는 유일한 사례”라며 “SMR 분야에서 한·미가 협력하면 청정에너지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 달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르베크(Chris Levesque)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가 6일 ‘2023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크리스 르베크(Chris Levesque)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가 6일 ‘2023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이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SMR이 필수적”이라며 “2050년까지 전력 소비량이 2~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SMR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탄소중립을 위해 한국이 에너지믹스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원전이냐 재생에너지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만 같은 분위기가 있지만, 둘 다 중요하다”며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에너지에 대해서 문을 열고 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협 탄소중립녹생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이 6일 ‘2023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김상협 탄소중립녹생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이 6일 ‘2023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이원주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관은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하는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며 “원자력 발전을 비롯한 에너지 기술 혁신을 통해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탄소 배출량은 줄이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의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라고 말했다.

오후에는 크리스토퍼 모리(Christofer Mowry) 타입원에너지 CEO가 ‘스텔라레이터, 에너지 시장을 바꿀 핵융합 기술’을 주제로 두 번째 기조연설을 했다. 타입원에너지는 태양이 에너지를 만드는 원리인 ‘핵융합’ 반응을 스텔라레이터라는 인공 장치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미국 기업이다.

모리 CEO는 “시간이 흐를수록 인류에게 필요한 에너지의 총량이 늘고 현존하는 에너지 기술은 결국 한계를 맞이할 것”이라며 “핵융합처럼 혁신적인 에너지 기술이 상용화되지 않는다면 인류는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희성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대표가 6일 ‘2023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김희성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대표는 30년~50년 후에 상용화되는 신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이미 증명된 기술을 확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태양광의 압도적인 균등화 발전단가(LCOE) 내림세는 수년 안에 태양광이 한국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발전원이 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NE리서치, 재영텍, 에코프로비엠(281,500원 ▲ 1,500 0.54%) 등이 2차 전지 시장에 대한 전망과 기술력을 소개했다. 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은 “전기차가 급속도로 늘면서 배터리 시장은 올해 687GWh 규모에서, 2035년 5256GWh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사용 후 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 기업인 재영텍의 박재호 대표는 “한국 배터리 기업과 배터리 소재 기업은 중국에 대한 리튬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라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배터리 재활용 사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미래에너지 2023

=박성우 기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7일 한국과 미국 기업이 소형모듈원전(SMR·Small Modular Reactor)과 관련해 협력하면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MR은 전기 출력 300메가와트(㎿)급 이하 소형 원전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위치 선정이 비교적 자유롭고 대형 원전보다 안전해 여러 나라가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가 7월 7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면담하고 있다. / 산업통상자원부

산업부는 이날 오전 이 장관이 서울 중국 플라자호텔에서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했다고 전했다. 테라파워는 미국의 SMR 개발 기업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회사로 유명하다.

현재 테라파워는 4세대 원전으로 분류되는 소듐고속로(SFR) ‘NATRUMTM’을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소듐고속로는 물 대신 소듐을 냉각재로 사용한다. 안정성과 경제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테라파워는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당시 한국수력원자력과 SMR 실증·상용로 개발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르베크 CEO는 전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의 기조연설자로 방한했다. 그는 이 포럼에서 “최근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했고, 당시 원전과 관련해 한·미가 협업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며 “SMR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하면 청정에너지뿐 아니라 에너지 안보 달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포럼 참석 다음 날 이 장관을 만난 르베크 CEO는 이 장관에게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차세대 SMR 기술과 향후 계획 등을 소개했다. 이 장관은 르베크 CEO에게 글로벌 SMR 산업 전망에 대해 질의하며 향후 한미 기업 간 SMR 협력을 정부 차원에서 돕겠다고 말했다.

#미래에너지 2023

=세종=전준범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만든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기업 테라파워(TerraPower)의 크리스 르베크 최고경영자(CEO)는 원자력 분야에서 한국이 많은 강점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글로벌 무대에서 중국, 러시아 등과 경쟁하려면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6일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3 미래에너지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르베크 CEO는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SMR(소형모듈원전)을 비롯한 한국의 차세대 원전 시장은 매우 커질 것”이라며 “경수로 기반의 기존 원전뿐 아니라 나트륨(Natrium·소듐냉각) 방식의 차세대 원전 분야에서도 (한국은) 굉장히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원자로는 물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경수로인데, 테라파워는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쓰는 원자로를 개발하고 있다. 나트륨을 냉각재로 쓰면 핵폐기물이 크게 줄이고 연료비를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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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르베크 미국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이 차세대 원전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크리스 르베크 미국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이 차세대 원전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그는 “원전 설계 방식은 저마다 특징이 있는데, 앞으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원전 기술이 꼭 필요하다”며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과 미국은 모두 차세대 원전 기술로 미래를 대비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SMR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르베크 CEO는 국내 기업들이 SMR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추가 협업 의지도 드러냈다. 테라파워는 SK(142,000원 ▲ 1,800 1.28%)그룹의 투자를 계기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SK그룹,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우선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겠지만 다른 기관, 기업과 협업할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향후 한국이 글로벌 차세대 원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민관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는 게 르베크 CEO 설명이다. 최근 국내에서 SMR을 위한 민관 합동 ‘SMR 얼라이언스’가 출범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한수원 등 정부 및 공공기관 11곳, SK㈜, GS에너지, 두산에너빌리티(17,680원 ▲ 280 1.61%) 등 31개 민간 기업이 참여한다.

그는 “미국에서 대부분의 새로운 기술 발전은 민관 협업을 통해 이뤄진다”며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전도 미국 에너지부(DOE)의 차세대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ADRP) 보조금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중국, 러시아 등 국영 기업을 보유한 국가를 포함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려면 정부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얼라이언스 출범은 환영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르베크 CEO와의 일문일답.

-SK, 한수원 등 국내 기업과 협업을 추진하면서 느낀 점은.

“단순히 돈보다는 전략적인 측면에서 SMR에 투자한다는 느낌이다. 특히 SK그룹은 탈(脫)탄소와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SK그룹의 반도체, 정유시설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탄소 감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내부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탈탄소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는 연장선상에서 SMR에 투자하는 셈이다.

한수원도 원전을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기존에 원전 경쟁력이 있는 만큼 차세대 원전을 통해서도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은 앞으로 많은 원자로를 건설하겠지만, 차세대 원자로를 통해 전력 생산 속도가 빨라지면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보완할 수 있다. 한수원이 개발하는 차세대 원전은 다양한 파트너를 통해 시장에 확대될 것이다.”

-다른 기업과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 있는지. 관심 있는 파트너나 사업 분야가 있다면.

“SK그룹과 협업을 계기로 한수원과 인연을 맺었고, 당장은 이들과 논의가 가장 먼저 이뤄질 것 같다. 한국의 공급망은 테라파워에게 상당히 중요하다. 테라파워는 앞으로 나트륨 방식의 차세대 원자로를 전 세계에 설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수원 등이 보유한 대규모 실증시설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과 협업도 가능할 것 같다. KAERI는 이미 나트륨 같은 소듐 냉각재 관련 경험이 있다.”

-국내 민관합동 SMR 얼라이언스가 실효성이 있을까.

“초대 회장사가 SK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SK는 원자력에 관심이 있을 뿐 아니라 에너지를 직접 사용하는 기업이다. SK는 국내외에 대규모 정유, 반도체 시설, 전기차, 배터리 시설을 구축 중이다.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고, 그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다는 게 이들 목표다. 원전업계는 기술자 중심으로 돌아가는 성향이 강한데,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 회장사를 맡는 게 오히려 변화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미래 에너지 시장을 위해 기존 대형 원전과 SMR 등 차세대 원전 비중은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지역마다 다르지만 미국의 경우 2050년이 되면 전력 수요가 2~3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탄소 배출이 없는 가장 이상적인 그리드 내 원전 비중은 30% 수준이고, 원전을 구성하는 기술은 다양해야 한다. 기존의 대형 모듈 수냉식 원자로, 조금 더 규모가 작은 소형 모듈 경수로, 거기에 나트륨처럼 동력을 빠르게 바꿀 수 있는 원자로 등이 모두 해당된다.”

-국내외 SMR 투자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원자력은 중요하지만 차세대 원전 기술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수많은 관련 기업 중 이미 구조화되고, 자금력 좋은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곳이 어디인지 선별해야 한다. 테라파워는 2030년 실증단지 완공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내놓았다. 의외로 테라파워만큼 진지한 회사가 많지 않다. 우리가 경계하는 건 경쟁사가 아닌 시간이다. 와이오밍에 첫 번째 원자로를 건설하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 등으로 탈(脫)원전 주장이 꾸준히 나온다. 차세대 원전 기업 대표로서 원자력 반대에 대한 시각은.

“모든 사람이 원자력을 이해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부 지역사회나 이해관계자들이 의구심을 제기하는 건 당연하다. 원자력 업계가 스스로를 잘 설명하는 데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다. 기술자 중심의 업계 특성상 과거에 우리는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소통할 필요성을 못 느낀 것 같다.

빌 게이츠는 모두가 알아듣기 쉬운 언어로 기후 위기, 에너지에 대해 설명한다. 박사 과정에서 다룰 법한 거창한 수식이나 과학 이론이 아닌 중·고등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소통하고 다가갈 때 원자력 기술에 대한 구성원들의 신뢰도 높아질 것이다.”

#미래에너지 2023

=권유정 기자

김영수 조선비즈 대표는 6일 “글로벌 에너지 산업은 전례 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 개회사에서 “에너지 신기술 개발로 지금의 에너지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영수 조선비즈 대표가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조선비즈

김 대표는 에너지 산업 위기의 원인으로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에너지 가격 급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을 꼽았다.

이번 포럼에는 국내외 에너지 전문가들이 참석해 SMR(소형모듈원전), 핵융합 발전, 태양광, 2차전지 등 글로벌 에너지 업계의 최신 기술 현황을 소개하고, 에너지 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기조연설은 ‘차세대 원자력 : 청정에너지 전환의 핵심’을 주제로 테라파워(TerraPower)의 크리스 르베크(Chris Levesque) 최고경영자(CEO)가 진행한다. 테라파워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지난 2006년 설립한 회사로, 차세대 원자로인 SMR 부문을 선도하고 있다.

#미래에너지 2023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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