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 개최
던컨 와들 전 디즈니 사장 “유통업은 경험산업... 몰입도 높여야”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커피 대신 경험 팔아 고객을 팬으로”
데이비드 미어먼 스콧 “인간적인 관계가 충성도의 핵심”
김난도 교수 “페르소나 공간이 더현대서울 성공 이끌어”
모종린 교수 “핫한 로컬 브랜드 10개면 ‘여행하고 싶은 동네’ 돼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3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10회 유통산업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팬덤이 주도하는 新소비혁명’을 주제로 유통의 미래를 진단했다.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행사에는 800여 명의 유통업계 관계자가 참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축사에서 “이번 포럼의 주제는 서울시 입장에서 매우 흥미로운 주제”라며 “서울시는 현재 매력 자본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다. 팬덤은 결국 도시의 매력과 선명한 정체성을 확보함으로써 만들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을 대신해 참석한 이철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총괄보좌역은 축사를 통해 “가격과 품질로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라며 “똑똑한 소비자는 제품에 담긴 가치를 중시한다. 의미 부여를 통해 팬덤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유통 산업의 문제는 현실과 동떨어진 불합리한 규제”라고 지적하며 “제도적 보완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팬덤 문화가 없었다면 BTS나 블랙핑크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유통업은 소비자와 가까이 있는 산업으로 시장 변화가 큰 만큼 피드백을 활발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영상 축사를 통해 “열정적인 소비 행태가 이끄는 시장 상황은 고객과 단순 소비자가 아닌 팬으로 관계 설정을 하는 것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만들고 있다”고 했고,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영상 축사에서 “소비자를 기업의 팬으로 만들기 위한 해답은 공정과 상생”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이학영 국회 산업자원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장,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영상을 통해 축사를 전했다. 행사장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위 위원을 맡고 있는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과 인수위 국민통합위원회 경제분과 위원을 맡고 있는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디즈니·스타벅스의 성공 뒤엔 ‘팬덤’ 있었다
강연자들은 “경험 경제의 시대엔 팬덤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입을 모았다. 던컨 와들 전 월트디즈니컴퍼니 혁신 및 창의성 부문 총괄 사장은 기조강연에서 “유통산업은 소매업이 아닌 경험산업”이라며 “메타버스의 등장으로 소매업계에 일생일대의 기회가 오고 있다. 이전엔 할 수 없었던 몰입도 높은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디즈니가 창의와 혁신을 실현한 방안도 소개했다. 그는 “픽사의 경우 ‘계획되지 않은 협업’을 철학으로 내세운다”라며 “연구개발(R&D) 팀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분기별 성과가 아닌 창의성으로 평가받는 것이다. ‘안 된다’는 말 대신 ‘네’라는 말을 쓴다면 아이디어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 데이비드 호섭 스타벅스커피코리아(SCK컴퍼니) 대표는 고객을 팬으로 만든 스타벅스의 성장 비결을 소개했다. 송 대표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영감을 주는 경험과 가치를 전달하자’는 스타벅스의 미션을 따른 게 충성 고객을 만든 비결”이라며 “‘버디’라 불리는 충성고객이 841만 명이며, 이들 중 34%는 일주일에 한 번씩 스타벅스를 찾는다”고 했다.
세 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선 데이비드 미어먼 스콧은 팬덤 구축의 충분조건으로 ‘고객과의 인간적인 관계 형성’을 강조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선정한 베스트셀러 ‘팬덤경제학(Fanocracy)’을 쓴 스콧은 “고객과 인간적인 관계를 쌓는다면, 그 고객은 기업에 대한 충성도를 갖고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는 팬덤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친절함, 충성도, 열정이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핵심 전략”이라고 짚었다.
◇비대면 쇼핑 시대, 지루한 오프라인 대신 오감 만족시켜야
온라인 쇼핑의 부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몰락했던 오프라인 공간의 새로운 성공 전략을 모색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에 이어 최근 ‘더현대서울 인사이트’를 쓴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사람들의 열망하는 공간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했다. 김 교수는 “더현대서울의 승리는 ‘페르소나(정체성) 공간’을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타깃 고객층을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와 서울러(서울 사람)로 명확히 해 방문객들에게 ‘이곳은 나의 정체성과 일치하는 공간’이라고 느끼게끔 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골목길 경제학자’로 알려진 모종린 연세대 교수는 강력한 팬덤을 구축한 로컬 브랜드의 성공 전략을 짚었다. 모 교수는 “동네에 전국적으로 유명한 로컬 브랜드 10개만 만들면 상권이 탄탄해지고, 외부에서 여행 가고 싶은 동네가 된다”며 “전국 3500개 읍·면·동을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우리나라의 미래에 어울리는 산업 정책”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팬덤을 유치하기 위한 공간의 기술’을 주제로 한 토론도 진행됐다. 패널로 나선 이창승 신세계프라퍼티 스타필드 운영 담당은 “고객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는 “오감으로 감동을 제공하고 고객의 시간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도윤 현대백화점 디자인랩장은 “지루한 오프라인은 몰락한다”며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어떤 공간으로 포지셔닝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애 롯데백화점 아트콘텐츠실장은 “과거 유통 공간이 물건을 판매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그 안에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 화두”라며 “문화·예술 콘텐츠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성공 커머스 핵심은 ‘팬덤’... 보통 사람도 팬덤 만들 수 있어
‘팬덤이 힘이다: 성공 커머스를 위한 고객과 관계 맺기’를 주제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에게 인기 있는 유명 인사들이 출연해 팬덤 확보 전략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발제를 맡은 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이사는 “라이브 커머스는 팬을 보유한 인플루언서(인터넷 유명인) 중심의 커머스로 진화할 것”이라며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팬덤’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로 참석한 장윤석 티몬 대표는 “팬덤으로 출발한 기업은 모두 성공했다”면서 “브랜드가 팬덤을 어떻게 구축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성공의 전략이 되고 있다”고 했다.
빙그레의 부캐(부캐릭터) ‘빙그레우스’를 기획한 송재원 스튜디오좋 대표는 “10년 전과 달리 광고업계에서 재미와 소비를 결합한 접근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라며 유통 브랜드가 가진 서사의 매력은 상당하다고 했다.
온라인 쇼핑몰 ‘업타운걸’의 창업자이자 1세대 인플루언서라 불리는 강희재 다사인터내셔널 대표는 “계속해서 새로운 SNS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지만, 팔로워 수를 늘리는 것보다 기존의 팬덤과 진실되게 소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진정성과 현장성을 갖고 팔로워의 충성도를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했다.
페이크 아티스트 샘바이펜(김세동)은 “보통 사람들도 팬덤을 구축할 수 있다”며 “개인적인 이야기를 솔직히 풀어서 대리 만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협업을 한다면 나이키와 스니커즈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혀 참석자들의 공감을 샀다.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 ‘갤러리스탠’을 운영하는 송인지 대표는 “NFT(대체불가능토큰)가 작가와 팬덤이 소통하는 새로운 창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포럼 참석자들은 “기업과 고객의 관계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패널토의의 좌장으로 참석한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전 한국유통학회장)는 “유통 트렌드와 이슈에 대해 현장에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세미나였다”라며 “최고의 강연진과 콘텐츠였다”라고 했다.
=김은영 기자, 이현승 기자, 배동주 기자, 홍다영 기자, 이신혜 기자
“라이브 커머스 시장 성장으로 팬덤 중요성 커져”
“팬덤 구축 여부가 브랜드 성공 좌우”
성공 커머스 핵심으로 정보성·솔직함·신기술 언급
“빠르게 성장하는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팬덤’부터 만들어야 한다.”
31일 ‘2022 유통산업포럼’의 두 번째 패널 토의 ‘팬덤이 힘이다: 성공 커머스를 위한 고객과 관계 맺기’ 발제를 맡은 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이사는 “라이브 커머스는 점차 팬을 보유한 인플루언서(인터넷 유명인) 중심의 커머스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인플루언서 커머스는 유명 인플루언서가 중심이 돼 상품이 생산·유통되는 것을 일컫는다. 인플루언서가 팔로워를 앞세워 직접 브랜드를 내고 제품 생산에 나서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한다.
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비대면 소비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직접 경험하지 못하다 보니 대리 경험을 찾고 있고 취향이 통하는 인플루언서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 대표는 2020년 3조원 규모였던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2023년 8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출처 : 이베스트투자증권리서치센터)되는 등 라이브 커머스 시장 자체가 계속 성장함에 따라 팬덤의 중요성이 앞으로 계속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소비자들은 수많은 상품의 홍수 속에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이 입고 먹고 쓰는 바로 그 상품을 사고자 한다”면서 “팬덤이 구성되면 계층적 타깃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한 명의 소비자가 취향과 목적에 따라 고가부터 저가까지 구매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의에서 패널들은 팬덤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점에 동의했다. 패널 토의에는 장윤석 티몬 대표이사, 김세동 아티스트(샘바이펜), 강희재 다사인터내셔널 대표이사, 송재원 스튜디오좋 대표, 송인지 갤러리스탠 대표가 참여했다.
장 대표는 “팬덤으로 출발한 기업은 모두 성공했다”면서 “패션 커뮤니티로 팬을 모았던 무신사는 지금 국내 최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브랜드가 팬덤을 어떻게 구축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이젠 성공의 전략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오프라인 공간으로의 확장이 팬덤을 만드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미국의 스타트업 스위트그린은 샐러드를 판매하는 업체지만. 오프라인에서 뮤직 페스티벌 등을 열며 팬덤을 구축하고 브랜드를 성공시켰다”고 말했다.
인플루언서 커머스가 주목받으면서 광고도 팬덤을 이루는 방식으로 떠올랐다. 빙그레의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가 대표적이다. 빙그레 왕국의 왕위 계승자로 등장하는 빙그레우스는 빙그레 인스타그램 팔로워(약 16만 명) 증가를 이끌었다.
빙그레우스를 기획한 송재원 대표는 “인스타그램 마케팅에서 출발해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시키려고 노력했다”면서 “10년 전과 달리 재미와 소비가 결합되는 접근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대기업 클라이언트에게 B급 광고 기획안을 어떻게 설득했냐는 질문에 그는 “빙그레우스의 경우 재미 요소로 ‘~하오’체를 썼는데, 광고주들은 정중해서 좋다고 했다. 자의적·타의적으로 생긴 현상을 연결하려고 노력한다”라며 “유통 브랜드가 가진 서사의 매력은 상당하다”라고 했다.
팬덤 구축에 ‘정보성과 솔직함’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강희재 다사인터내셔널 대표이사는 “1인 미디어라는 생각으로 컨템포러리한 전시나 패션 정보 등 유익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진정성과 현장성을 가지고 충성 팔로워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세대 온라인 쇼핑몰인 ‘업타운걸(UTG)’을 창업한 강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싸이월드를 시작으로 최근의 인스타그램까지 고정 팬덤을 몰고 다니는 ‘원조’ 인플루언서다. 그는 “새로운 SNS 플랫폼이 생겨날 때마다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 적도 있지만, 이제는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진실되게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아티스트 샘바이펜은 “보통의 사람들도 팬덤을 구축할 수 있다”며 “개인적인 이야기를 솔직히 풀어서 대리 만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샘바이펜은 미쉐린, BIC, 오뚜기 등의 캐릭터를 재료 삼아 유머러스한 작품을 선보이는 페이크 아티스트로, SNS에서 상당수의 팬덤을 보유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카카오프렌즈, 한섬 패션 브랜드 SJYP, BAT로스만스, 십화점 등 유통기업과의 협업 활동도 활발하다.
그는 “외주 작업을 통해 새로움을 찾는다”라며 “협업하는 브랜드에 나의 세계관을 넣는 식으로 작업을 하는데, 기업들도 재밌어한다”라고 말했다.
송인지 대표는 NFT(대체불가능토큰)가 팬덤 커머스 시대의 새로운 소통 창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 ‘갤러리스탠’을 운영 중인 송 대표는 최근 NFT 작품을 감상하고 거래할 수 있는 NFT 전용 오프라인 갤러리 ‘스탠 바이 비’를 선보였다.
그는 “NFT는 작가의 작품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작가와 팬덤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라며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계속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티몬과 같은 이커머스 회사들과 연동해 팬덤과 연결시킬 수도 있다”고 했다.
“동네에 핫한 브랜드 10개 만들면 ‘여행 가고 싶은 동네’ 돼”
“삶의 질에 대한 관심 높아지며 로컬 브랜드 성장 발판”
“동네를 대기업으로 만드는 게 로컬 비즈니스의 역할”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31일 “전국 3500개 읍·면·동을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우리나라의 미래에 어울리는 산업 정책”이라고 말했다.
모 교수는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에서 ‘골목길 경제학자가 본 로컬 브랜드 육성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가 말하는 로컬 브랜드는 지역적인 차별화로 전국 평판을 얻은 지역 기반 기업을 의미한다.
모 교수는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로컬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들의 관심이 대량 생산·소비에서 지역 생산·소비로 넘어가고, 아는 사람이 아는 지역에서 만든 상품을 신뢰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라이프스타일은 특정 장소에서 진가를 발휘하는데, 도시와 라이프스타일, 산업을 연결하는 생태계가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모 교수는 “우리 동네에 전국적으로 유명한 로컬 브랜드 10개만 만들면 상권이 탄탄해지고, 외부에서 여행 가고 싶은 동네가 된다”며 “지역 발전에 아주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팬덤을 구축한 로컬 브랜드의 대표 사례로 그는 대전 성심당을 꼽았다. 그는 “대전 시민들은 성심당을 지역의 자부심으로 꼽는다”며 “핵심 요인은 대전 바깥으로 안 나간 것인데, 성심당 빵을 먹고 싶으면 대전으로 오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 교수는 로컬 브랜드로 시작해 전국화에 성공한 사례로 ▲이태원 보마켓 ▲연희동 사러가쇼핑센터 ▲대전 성심당 ▲강릉 테라로사 ▲어반 플레이 ▲재주상회 ▲코코리 제주 등을 꼽았다.
그는 로컬 브랜드가 지역 기반 콘텐츠를 개발한 모범 사례로 제주 재주상회를 제시했다. 재주상회는 제주를 주제로 한 로컬 매거진을 발행하고 있다. 모 교수는 “매거진 취재를 통해 로컬 컨텐츠를 많이 알게 되고, 이를 사업화 할 수 있는 자원을 많이 얻게 된다”며 “동네를 대기업으로 만드는 게 로컬 비즈니스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팬덤경제학’ 저자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전략’ 연설
“인간적 관계 형성해야”…듀라셀·미언디스 사례 소개
“고객을 팬으로 만들기 위한 핵심은 친절함, 충성도, 열정입니다.”
데이비드 미어먼 스콧은 31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유통산업포럼’에서 고객을 열정적인 팬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팬덤 구축의 충분조건으로 그는 ‘고객과의 인간적인 관계 형성’을 강조했다. 고객과 인간적인 관계를 쌓는다면, 그 고객은 기업에 대한 충성도를 갖고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는 팬덤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게 그의 지론이다. 스콧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선정한 베스트셀러 ‘팬덤경제학(Fanocracy)’을 쓴 마케팅 전문가다.
그는 “친절함과 인간미가 팬덤을 만든다”며 배터리 회사 듀라셀을 사례로 들었다. 듀라셀은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허리케인, 홍수 등 자연재해로 피해입은 사람들에게 배터리를 무료로 나눠주는 ‘듀라셀 파워포워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재난 지역에 빠르게 배치돼 필요한 곳에 무료로 배터리를 배포하는 게 유일한 목적이다. 수년간 나눠준 배터리만 2000만 개다.
팬들은 듀라셀이 배터리를 기부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열광했다. 자신도 듀라셀의 배터리를 구매하고 지인에게 추천했다. 미국 켄터키 주에서 듀라셀이 배터리를 기부했다는 페이스북 게시글은 3000개의 좋아요와 248개의 댓글을 받았고 662번 공유됐다.
스콧은 “고객과 직원의 실제 사진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미국 캠핑장 운영사 KOA는 실제 캠핑하는 이용객의 사진을 웹사이트에 올린다. 그동안 캠핑은 주로 가족 단위 고객이 많았고 기업들은 가족이 캠핑하는 사진을 사용했다. KOA는 젊은 캠핑 고객이 늘어나는 것을 포착했고 밀레니얼 세대가 즐겁게 캠핑하는 실제 사진을 활용하며 팬을 만들었다. 캠핑장 이용객은 실제 사진을 보고 인간미를 느끼며 몇 번이고 다시 방문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콧은 “고객을 충성도 높은 지지자로 만들어야 한다”며 “기업에 대해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언디스(MeUndies)라는 속옷 구독 기업을 소개했다. 미언디스는 매달 새로운 속옷을 보내주는 구독 경제 서비스다.
특이한 점은 이 서비스의 고객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에 수령한 속옷을 공개하기를 꺼리지 않으며, 속옷 사진을 공유하며 즐긴다는 점이다. 미언디스는 SNS에 돌아다니는 고객의 게시글을 자사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펼친다. 현재 미언디스는 인스타그램에 40만 명, 페이스북에 55만 명의 팬을 갖고 있다. 그는 “미언디스는 팬들 덕분에 최근 3년 동안 1583% 성장했다”고 했다.
스콧은 “열정적인 사람들이 팬을 만든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고 흥미를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존 마라시 의사를 소개하며,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충성 고객, 혹은 팬덤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고민한다”면서 “마라시 박사도 치과 홈페이지를 열면서 같은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스콧의 해법은 ‘열정을 공유하라’였다.
스콧에 따르면 마라시 의사는 스케이트 보드를 즐겨 탄다. 스콧은 마라시에게 스케이트 보드에 대한 이야기를 웹 사이트와 SNS를 통해 나누라고 조언했다. 그 결과, 마라시의 인스타그램에는 수천 명의 팔로어가 생겼다. 스콧은 “캘리포니아에는 수천 명의 치과 의사가 있지만 마라시는 스케이트 보드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만으로 30%나 더 많은 신규 환자를 받았고 수익이 23% 늘었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인 관심사를 드러내며 인간미를 보여야 한다”며 “대기업 경영진과 영업 사원 등도 고객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정치, 종교, 마약 등 논란이 될 수 있는 주제는 피해야 한다”고 했다.
스콧은 ‘월마트나 아마존처럼 큰 기업이 팬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인간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에 전화하면 자동 응답 메시지가 나오고 매장에 가도 도움을 줄 직원을 찾기 힘들다”며 “배송이 지연되는 등 회사가 실수할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알리고 고객에게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했다.
스콧은 ‘스타트업이나 개인·중소기업은 어떻게 경쟁에서 살아남느냐’는 질문에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팬을 만들기 훨씬 쉽다”고 했다.
그는 “그레인서프보드는 직원이 몇 명뿐인 작은 서핑 보드 회사지만 거대한 회사보다 열렬한 팬이 많다”며 “광고와 성격이 전혀 다른 인간적인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팬을 만들면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공유하고 노트북 뒷면에 기업 로고가 그려진 스티커를 붙이며 기업에 대한 높은 호감을 갖게 할 것”이라고 했다.
팬데믹으로 부활한 오프라인... 공간의 ‘질적 변화’ 모색해야
팬덤을 유치 위해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공간 만들어야
“지루한 오프라인은 몰락한다” (김도윤 현대백화점 디자인랩장)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이창승 신세계프라퍼티 스타필드 운영 담당)
“고객의 오감(五感)을 만족시켜야 한다”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
조선비즈는 3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22 유통산업포럼’을 열고 ‘팬덤을 유치하기 위한 공간의 기술’에 대해 토론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전 한국유통학회장),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이창승 신세계프라퍼티 스타필드 운영 담당, 김영애 롯데백화점 아트콘텐츠실장, 김도윤 현대백화점 디자인랩장,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루한 오프라인은 몰락한다”며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키고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코로나로 사람들이 집에만 있다 보니 역으로 오프라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봤다. 정 교수는 “오프라인 공간에 대해 재발견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오프라인이 부활하고 있다”며 “팬데믹(대유행)이 공간의 질적 변화를 모색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공간보다 타깃을 명확하게 세분화해서 각자의 취향과 욕구를 만족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이 머물며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담당은 “코로나로 사람들이 답답함을 느끼자 강원도나 제주도로 자연 환경을 보러 갔다”며 “강원도 춘천 감자밭 카페같은 곳에 찾아가서 감자빵을 사먹고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그는 “이런 모습을 보고 어떤 브랜드·상품을 입점시킬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는다”며 “고객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 경험을 통해 좋은 기억을 남겨야 한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문화·예술 콘텐츠와 오감(五感)을 이용해 고객을 만족시켜야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유통 공간이 과거에는 물건을 판매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그 안에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 화두”라며 “문화·예술 콘텐츠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요즘 20~30대는 예술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즐기고 해석한다”며 “단순히 예쁘고 잘 팔리는 작품이 아니라 예술이 무엇인지 쉽게 접근하고 예술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기르도록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온라인은 시각·청각 두 가지 정보밖에 줄 수 없다”며 “오프라인은 오감으로 감동을 제공하고 고객의 시간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롯데 타임빌라스를 설계할 때 모두가 모여서 즐겁게 응원하는 야구장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공간을 만들 때 수많은 문화·예술과 교류하고 영감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쇼핑몰을 만들 때 두바이몰 등 해외 쇼핑몰을 보고 만들면 안 된다”며 “그건 절대 시장에서 먹히지 않는다”고 했다.
김 랩장은 백화점이 지향해야 할 공간에 대해 설명했다. 김 랩장은 “지루한 오프라인은 몰락한다”며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어떤 공간으로 포지셔닝할지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더현대서울은 사람들이 모이고 만나고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라며 “도시에서 학교, 미술관 등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처럼 더현대서울도 서울의 대표적인 퍼블릭 스페이스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인상을 남기려면 해당 공간에서 취향에 맞는 카페, 식당에 가고 옷을 사는 등 하루를 보내게 해야 한다”며 “경기도나 인천에서도 더현대서울을 찾고 있는데, 해당 지역에도 백화점 점포가 있다. 기존에 갖고 있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공간을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더현대서울, ‘서울러’ 선망하는 사람들 모이는 공간으로 만들어”
“MZ만 잡겠다…입점 브랜드·광고·소통 철저히 겨냥”
“과거 성공 경험 버리고 젊은 실무자에 맡겨”
김난도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교수는 “더현대서울의 승리는 ‘페르소나 공간’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페르소나는 정체성이란 뜻이다.
더현대서울이 타깃 고객층을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와 서울러(서울 사람)로 명확히 해, 방문객들에게 ‘이곳은 나의 정체성(페르소나)과 일치하는 공간’이라고 느끼게끔 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31일 김 교수는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에서 ‘사람들이 열망하는 공간의 현재와 미래’란 주제로 강연하면서 작년 2월 현대백화점(75,200원 ▼ 100 -0.13%)이 서울 여의도에 문연 더현대서울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 설명했다.
더현대서울은 유통업 필패(必敗) 지역으로 꼽혔던 여의도에 백화점 흥행 보증수표인 3대 명품 브랜드(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입점 없이 연 8000억원의 매출을 내 화제가 됐다.
김 교수는 매년 ‘트렌드 코리아’를 발간해 대한민국의 산업 흐름을 진단하고 전망한 데 이어 지난달 ‘더현대서울 인사이트’라는 책을 통해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에도 성공한 대표적인 오프라인 공간인 더현대서울의 성공 비결을 짚었다.
그는 “더현대서울은 단지 내부 공간이 예뻐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타깃 고객이 ‘여기는 내 공간이다’라고 느낄 수 있는 이른바 페르소나 공간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며 “페르소나 공간이란 타깃 고객이 가진 취향, 가치관, 라이프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게 해 주고 배워나갈 수 있게 해주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대백화점이 더현대서울의 핵심 타깃 고객을 MZ세대, 그리고 서울러로 좁힌 점에 주목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망하는 사람들’이 더현대서울로 모일 수 있도록 백화점 이름부터 기존 공식을 깼다. ‘현대백화점 여의도점’ 대신 ‘더현대서울’이란 이름을 붙였다.
그는 “한류, K콘텐츠가 힘을 얻으면서 한국 젊은이들이 파리지앵, 뉴요커처럼 세계 트렌드를 리드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 됐다”며 “서울러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망하는 사람들은 다 여기(더현대서울)에 모여라 하는 공간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현대서울이 타깃을 MZ세대로 분명히 한 점도 김 교수는 성공에 주효했다고 봤다. 그는 “MZ세대는 구매력은 X세대보다 약하지만 바이럴 파워, 즉 입소문에 있어서는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며 “더현대서울은 나이스웨더, BGZT랩, 디스이즈네버댓 등 MZ세대가 열광하는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광고도 유튜브, 바이럴을 통해서만 했으며 TV광고도 공중파가 아닌 tvn과 TV조선 등 타깃층이 분명한 곳에만 했다”고 했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더현대서울이 상설 매장이 아니라 일정 기간 제품을 판매하는 팝업(임시) 공간에 면적을 많이 할애함으로써 3~4개월 만에 바뀌는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한 점과 기존 백화점과 달리 남녀 패션을 같은 층에 배치해 쇼핑이 지루하지 않게 한 점, 줄 서는 것을 지루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스마트 줄 서기를 도입한 점 등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봤다.
김 교수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무 직원들에게 판단을 맡기는 현대백화점만의 조직 문화도 더현대서울 흥행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다. 그는 “더현대서울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현대백화점의 성공 비결을 표로 정리해 60가지 키워드가 나왔는데, 그것을 전부 버리자고 했다고 한다”며 “성공 체험의 노예가 되기 쉬운데, 이런 체험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더현대서울 지하 2층을 꾸밀 때 담당 임원이 실무자에게 ‘내가 모르는 브랜드로만 꽉 채워라’라고 말했는데, 모르는 부분을 쿨하게 인정하고 젊은 직원들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라며 “지하 2층에 화제를 일으킬 만한 공간을 만들고, 매출은 다른 곳에서 올리는 전략을 썼는데 부서 간 실적 경쟁을 붙였다면 이런 공간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매일 100만명, 141만잔 판매…충성고객만 841만명
커피 솜씨, 일관성, 관심 등 8가지 약속으로 ‘팬덤’
송 대표 “고객과 함께 가치 추구하겠다” 강조
“‘버디’로 불리는 충성고객만 841만 명이다. 이들 중 34%가 일주일에 한번은 꼭 스타벅스를 찾는다. 열정적인 버디 고객을 기반으로 지난해 연매출 2조4000억원을 올릴 수 있었다.”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는 3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유통산업포럼’ 기조연설에서 “고객의 일상을 기분 좋고 생기 있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팬덤을 만들었고, 성장으로 돌아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통포럼은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주최하는 행사다. 올해 10회째를 맞은 행사는 ‘팬덤이 주도하는 新소비혁명’을 주제로 진행됐다. 송 대표는 이날 ‘고객을 팬으로: 스타벅스의 성장 비결’을 소개했다.
스타벅스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브랜드로 손꼽힌다. 매일 100만 명의 스타벅스 고객이 매일 141만 잔의 커피를 사는 것을 넘어 ‘굿즈(goods)’를 사기 위해 줄을 선다. 먹지도 않을 음료를 한 번에 수백 잔 구매하는가 하면 웃돈을 얹어 사기도 한다.
송 대표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영감을 주는 경험과 가치를 전달하자’는 스타벅스의 미션을 충분히 따른 게 스타벅스를 사랑하는 고객을 만든 계기가 됐다”면서 “스타벅스에 오면 소소해도 확실한 행복이 있다는 점을 알렸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스타벅스가 고객을 위한 커피 솜씨, 일관성, 관심 등 8가지 약속을 정하고 이를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롯이 고객만을 위한 것으로 커피 제품 자체의 품질 강화는 물론 파트너들의 세심한 관심으로 어딜 가든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훌륭한 커피 경험 ▲안정적인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곳 ▲취향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 제공 ▲가치에 기반한 행동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리하게 ▲믿을 수 있는 브랜드 경험 ▲일상의 행복감 ▲세심한 관심을 언급했다.
송 대표는 “스타벅스가 고객 개개인 삶에 완벽히 들어맞는다고 느끼도록 하고, 스타벅스에서 고객이 스스로를 중요한 존재로 느끼게 하는 데 집중했다”면서 “고객을 위하면 고객은 팬이 되고 브랜드 성장을 함께 이끌어 가는 주체가 된다”고 했다.
송 대표는 스타벅스가 매장을 확장하는 것도 고객을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현재 전국에 1670개 매장을 두고 있다. 서울 등 대도시 도심에선 주요 건물마다 입점해 있다. 송 대표는 “언제라도 스타벅스를 만나게 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외에도 고객들을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이 미리 취향에 따라 음료를 주문하는 사이렌오더, 고객의 이름을 불러주는 풀마이네임 서비스 등이 다 고객 만족을 위한 노력”이라고 했다.
버디가 직접 스타벅스 메뉴 개발에 참여하도록 한 ‘Yes or No 샌드위치’도 “고객이 스스로를 중요한 존재로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송 대표는 설명했다.
송 대표는 올해 더 적극적으로 고객을 브랜드 안에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가치를 고객과 공유한다는 의미를 담은 ‘같이 하는 가치(Better Together)’를 새로운 미션으로 정했다. 송 대표는 “일회용컵 없는 매장 운영 등을 통해 고객과 함께 가치를 추구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험이 먼저다, 소매는 따라온다”
고객 대신 ‘손님’, 직원 대신 ‘출연자’… 팬 끌어모은 디즈니랜드
고객 고충 해결한 ‘매직밴드’… 매출 공신으로
“창의와 혁신 위해선 기존의 관습 탈피해야”
“유통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소매업자로 생각하는 것을 멈춰야 합니다. 당신은 경험 산업에 있습니다. 메타버스 덕분에 여러분은 소비자에게 이전엔 할 수 없었던 몰입도 높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죠. 이 기술은 앞으로 소매업계의 우선순위를 ‘경험’으로 옮기게 될 겁니다.
던컨 와들(Duncan Wardle) 전 월트디즈니컴퍼니 혁신 및 창의성 부문 총괄사장은 31일 ‘2022 유통산업포럼’의 기조연사로 나서 “모든 것은 경험에 달려 있다”라며 “유통업계는 팬을 위한 몰입을 제대로 제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와들은 ‘팬덤이 주도하는 新소비혁명’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서 ‘유통산업에서 창의와 혁신을 찾는 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디즈니랜드 리조트 홍보 부문 부사장에 이어 월트디즈니 글로벌 PR 부문 부사장을 지낸 후 월트디즈니 혁신 및 창의성 부문 총괄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ID8를 창업해 기업 혁신 분야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고객은 ‘손님’, 직원은 ‘출연자’… 미키마우스가 살아남은 비결은
베티붑, 뽀빠이, 바니와 친구들… 디즈니의 수많은 캐릭터 중 미키마우스만 살아남은 이유는 미키마우스를 직접 만나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바로 디즈니랜드 테마파크다. 1995년 월트디즈니사의 창업자인 월트 디즈니는 경험 경제의 등장을 예견하고 영화를 극장 밖에 꺼내 3차원 공간으로 구현했다. 그는 고객을 ‘손님’으로, 직원을 쇼를 위해 캐스팅된 ‘출연자’로 재구성해 몰입도를 높였다.
와들은 “고객이라 불리는 것과 손님으로 대우받는 것은 확연히 다른 경험”이라며 “월터는 ‘경험이 먼저다, 소매는 따라온다’라는 철학으로 디즈니랜드를 조성했다. 경험은 단순한 상품이나 서비스보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해리포터의 지식재산권(IP)을 구매해 호그스미드 체험관을 개장한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사례를 들었다. “해리포터가 개봉하기 전 그곳에서 팔던 코카콜라의 가격은 50센트(약 600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기념품 머그에 담겨 8달러 50센트(약 1만3000원)에 부가세가 붙어 판매된다. 2센트(약 200원)짜리 플라스틱 막대기 역시 덤블도어의 지팡이가 된 순간 65달러(약 7만8000원)라는 가격표가 붙었다. 결국 경험이 키워드다.”
유통업체가 팬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즈니의 경우 끊임없이 콘텐츠를 생산하고, 새 캐릭터를 주제로 한 놀이기구를 테마파크에 조성했다. 또 공식 팬클럽 D23을 창립하고 2년 주기로 ‘D23 엑스포’를 열어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등 모든 디즈니의 팬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하도록 지원한다.
◇디즈니랜드 수익을 올린 건 입장료가 아니라 ‘매직밴드’
디즈니는 팬들과 더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고객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디즈니랜드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꼽는 가장 큰 고충은 ‘줄 서기’다. 입장할 때도, 놀이기구 탈 때도, 음식과 기념품을 구매할 때도 긴 줄을 서야 했다.
이에 디즈니는 2014년 수 십억 달러를 들여 RFID(전자태그) 칩이 내장된 ‘매직밴드(MagicBand)’를 도입했다. 손목에 두른 매직밴드 하나면 디즈니랜드 리조트와 호텔을 체크인 없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게다가 스타워즈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도 할 수 있다.
와들은 “단순히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면 입장료를 3% 올려 그만큼을 더 벌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한 덕에 매직밴드를 찬 디즈니랜드의 손님은 평균 2시간의 여가 시간이 더 생겼고, 이는 역대 최대 재방문과 추천 의사로 이어졌다”라고 했다.
와들은 향후 도래할 메타버스 시대에는 몰입형 경험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즈니는 최근 테마파크에 증강 현실 캐릭터를 구현하는 특허를 출원했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고객들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신데렐라를 만나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다.
그는 “메타버스의 등장으로 소매업계에 일생일대의 기회가 오고 있다”라며 “3년 후에는 원격으로 매장을 둘러보고 쇼핑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과거의 소매 업계에선 접근할 수 없는 수준으로 몰입형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들은 창의와 혁신을 찾기 위해 기존의 관습을 탈피하라고 조언했다. 그가 제안한 방법은 ‘만약에’라는 가정법이다. 편견 없이 업계의 규칙을 나열하고 질문해 답을 찾는 것이다. 월트 디즈니는 1940년 ‘만약 영화를 밖으로 꺼내면 어떨까?’라고 자문했고, 그 결과 3차원의 테마파크인 디즈니랜드를 만들었다.
2019년 디즈니가 공개한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도 2016년 에볼라 조류독감과 사스를 겪으며 했던 질문(만약 테마파크를 폐쇄해야 한다면?)에서 출발했다. 덕분에 디즈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테마파크를 폐쇄하면서 2020 회계연도(2019년 10월~2020년 9월) 매출이 6% 줄어드는 선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이 기간 테마파크 매출 비중은 전년 37%에서 23%으로 줄었지만, 디즈니 플러스의 매출 비중은 24%로 급증했다.
와들은 “픽사의 경우 ‘계획되지 않은 협업’을 철학으로 내세운다”라며 “연구개발(R&D) 팀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분기별 성과가 아닌 창의성으로 평가 받는 것이다. ‘작년에 시도했기에 안 된다’라는 말 대신 ‘네, 그리고’라는 말을 쓴다면 아이디어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업, 생산자 아닌 소비자 중심으로 가야할 때”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지금은 기업들이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 중심으로 가야할 때”라면서 “소비자들은 편의성을 넘어 특별한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 커머스를 원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유통산업포럼’에서 축사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큰 변화의 물결을 맞이한 시기로 유통업계 안팎의 진단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유통산업포럼에서 제시하는 핵심 키워드는 팬덤”이라고 했다.
유통산업포럼은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주최하는 행사다. 올해 10회째를 맞은 행사는 ‘팬덤이 주도하는 新소비혁명’을 주제로 진행됐다.
그는 “팬덤 문화가 없었다면 BTS나 블랙핑크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의식주, 모든 것을 생산하는 유통업은 소비자와 가까이 있는 산업으로서 시장 변화가 활발한 만큼 피드백을 활발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번 포럼에 대해 “새로 출범할 정부가 경청할 의견을 제시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으로서 현장에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 출범할 정부를 대신해 유통업계 이야기를 청취하겠다”며 “조선비즈가 앞으로도 유통업계와 정부의 가교 역할을 해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고객과 단순 소비자가 아닌 팬으로 관계 설정을 해야 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31일 이 대표는 ‘2022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 축사에서 “단순히 가격, 혜택만 비교해 선택하는 가성비를 따지는 합리적 소비행태를 넘어 기업과 함께 소통하며 관계를 형성하고 브랜드의 성장에 함께 참여하는 팬덤과 같은 열정적인 소비행태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올해 포럼 주제인 ‘팬덤이 이끄는 신 소비혁명’과 관련해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코로나19 장기화는 소비자의 행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변화의 방향이 기업과 소비자와의 관계 설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번 포럼에서 신 소비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유통산업 전반과 기업의 팬덤 전략에 대해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