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표준 인증 시스템 도입 필요 강조

“비상장사라도 채권 발행하면 정보 인증 대상에 포함시켜야” 주장도

‘ESG경영의 키, 지속가능성 정보 보고와 인증’이라는 주제로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1년 THE ESG 포럼’이 막을 내렸다. 이날 포럼은 조선비즈 유튜브 채널과 공인회계사회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중계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국내기업들이 공개하는 ESG 경영정보를 표준화된 기준에 따라 공시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ESG 경영정보도 일종의 공시 정보이기 때문에 회계법인 등 제3의 감사인이 인증을 통해 점검하는 작업도 강화해 ESG 정보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ESG 경영이 점점 확산하고 있는 만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는 ESG 정보를 공개하고 이를 투명하게 인증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시기라고 이날 모인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현재 국내 주요 기업들은 ESG 정보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형태로 자율 공시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업지배구조, 양성평등 현황 등 ESG 관련 정보들이 담겨 있다. 금융위원회는 2030년 이후부터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전체에 이런 정보를 의무 공시토록 할 계획이다. 또 제3의 기관에서 이런 ESG 정보를 공시 전에 인증하는 제도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제1회 'THE ESG 포럼'에서 권세원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제1회 'THE ESG 포럼'에서 권세원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ESG 정보 공시가 내실화되고 올바른 방향으로 정착돼 나가기 위해서는 정부, 회계업계, 기업 등 다양한 시장 참가자들 공동의 대응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라며 “이번 포럼을 통해 근본적인 성찰과 발전 방향이 모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장(국민의힘)도 축사를 통해 “ESG 정보 공시에 앞서 시급히 해결할 중요한 문제는 투자자와 기업이 신뢰할 수 있는 ESG 평가와 인증”이라며 “국회가 앞장서서 국내의 ESG 평가와 인증체계가 글로벌 무대에서도 신뢰받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련 입법과 정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첫 주제발표자로 나온 권세원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ESG 정보 공개에 대해 3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가 지적한 문제점들은 ▲ESG 정보 인증을 위한 통일된 제도 및 기준의 부재 ▲ESG 인증을 감독·규제하는 규제기관의 부재 ▲ESG 인증 업무 제공자의 적격성 부족 등이다.

현재 기업들은 ESG 정보를 2가지 국제 기준인 AA1000AS와 ISAE3000 중 선택해서 인증받는다. AA1000AS는 지속가능경영 관련 국제표준 제정기관인 ‘어카운트어빌리티(AccountAbility)’가 제정한 기준이고 ISAE3000은 국제감사인증기준위원회(IAASB)가 제정한 기준이다.

두 기준 중 기업들이 편의대로 선택해 ESG 정보를 인증하면서 국내기업들이 공개하는 ESG 정보의 종류나 공개 범위 등이 제각각인 상태다. 또 이렇게 국제 기준을 차용해서 회계법인 등이 인증을 하다 보니 정보 인증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할 방법도 없다. ESG 정보 공시를 감독, 규제할 수 있는 전담 기관도 없다.

권 교수는 “검증된 기관이 ESG 정보를 인증해야 기업이 공개하는 ESG 정보의 질이 올라갈 것”이라며 “(유럽과 미국 등) 해외 사례를 검토해 ESG 정보의 인증제도를 표준화하는 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제1회 'THE ESG 포럼'에서 황근식 공인회계사회 팀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제1회 'THE ESG 포럼'에서 황근식 공인회계사회 팀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두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황근식 한국공인회계사회 감사기준팀장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인증 기준’에 대해 분석했다. 황 팀장도 국내 기업들이 ESG 경영을 강조하기 위해 발표하고 있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신뢰도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정성(定性)적인 언급이 많이 되고 있어, 이 정보가 참인지 거짓인지 판단할 수 있는 명확한 준거기준이 없다”면서 “(정보를) 접하는 사람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라고 했다. 기업들의 ESG 정보에 대해 신뢰성을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황 팀장은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기업의 정확한 ESG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홍보 목적으로 이용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든다”며 ESG 정보의 신뢰도 제고가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제1회 'THE ESG 포럼'에서 패널토론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서정우 국민대학교 명예교수(왼쪽부터), 권세원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황근식 공인회계사회 팀장, 송병관 금융위원회 팀장, 권미엽 삼일회계법인 ESG 파트너,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본부장.
제1회 'THE ESG 포럼'에서 패널토론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서정우 국민대학교 명예교수(왼쪽부터), 권세원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황근식 공인회계사회 팀장, 송병관 금융위원회 팀장, 권미엽 삼일회계법인 ESG 파트너,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본부장.

주제 발표에 이어진 토론은 서정우 국민대학교 경영학부 명예교수의 진행으로 권 교수, 황 팀장과 함께 송병관 금융위원회 기업회계팀장, 권미엽 삼일회계법인 ESG 플랫폼 파트너,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 사업본부장이 참석했다.

정부를 대표해 나온 송 팀장은 “한국은 2025년까지 ESG 경영정보를 자율공시하도록 하고 2030년부터는 단계적으로 의무화할 방침”이라면서도 “아직 어떤 기업을 대상으로 공시 의무화를 확대해갈지 결정된 게 없고,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공개 정보를 한국거래소 공시로 처리하도록 할지, 사업보고서 내 주요 사항으로 공개하도록 할지 등 구체적인 공시 방법도 정해놓은 게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송 팀장은 “ESG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게 된다면 (감사인 등) 제3자의 인증을 받도록 할지도 중요 검토사항 중 하나”라며 “주요국의 사례를 참고하겠지만 기업들의 목소리도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기업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권미엽 파트너는 기업의 ESG 정보 공개의 대상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의 기업은 회사 자체 정보는 물론 필요할 경우 협력사에 대한 정보까지 공시하도록 범위를 정해서 ESG 경영정보를 자율공시하고 있는데 정보 공개를 의무화할 경우에는 그 의무화 대상을 (협력사까지 확대할지 등) 어디까지로 할지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윤진수 본부장은 비상장 기업에 대한 ESG 경영정보의 공개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 본부장은 “ESG 채권을 발행하는 비상장사에 대한 ESG 경영 정보에 대한 투자기업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비상장사에 대해서도 ESG 경영정보의 의무 공개 절차와 인증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우 교수는 “한국이 유럽연합(EU)보다 상대적으로 ESG 정보 공개와 인증에 대해 신중히 접근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도 정착 등을 앞으로 철저히 준비해야 국제적 수준에 맞고 국내에서도 인정받는 기준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정부와 업계가 국제 사회에서도 통할 ESG 정보 공개 시스템을 고민할 시기라고 언급했다.

= 정해용 기자

16일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1 THE ESG포럼’에서 서정우 국민대학교 경영학부 명예교수가 진행한 패널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지속가능성 정보 공시와 인증 필요성에 공감했다. 앞으로는 공시와 인증의 구체적인 기준, 주체, 대상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당장 정부에선 오는 2025년까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속가능 경영보고서의 자율 공시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이후 2025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를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의무화를 추진하고, 2030년부터는 모든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에 의무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16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1 THE ESG 포럼'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왼쪽부터 좌장 서정우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부 명예교수, 권세원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 황근식 한국공인회계사회 감사기준팀장, 송병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 기업회계팀장, 권미엽 삼일회계법인 ESG Platform 파트너,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 사업본부장

이날 토론에는 권세원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 황근식 한국공인회계사회 감사기준팀장, 송병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 기업회계팀장, 권미엽 삼일회계법인 ESG 플랫폼 파트너, 윤진수 한국기업기배구조원 ESG 사업본부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송 팀장은 “국내에선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을 대상으로 ESG 공시를 의무화할지, 의무화 정도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의무 공시가 활성화되면 제3자의 인증을 받을지도 당연한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그는 “주요국 사례를 참고하겠지만, 기업들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수렴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권 파트너는 기업들의 ESG 공시 의무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대상이 되는 기업 범위는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발행되는 지속가능 경영보고서를 보면,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그 범위를 설정하고 있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은 필요한 경우 협력사에 대한 정보까지 공시하도록 범위를 정의하고 있다.

권 교수는 “유럽에선 급진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ESG 관련 움직임이 빠르다”며 “2025년쯤 ESG 공시가 어느 정도 정착되고 나면 해외에서 기준을 맞추지 않은 국내 기업들의 제품을 수입할 수 없다고 해버리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건 당연하고, 코스닥 시장 수출 기업 등도 고민하며 밸런스를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지속가능 경영보고서가 지배구조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공시 의무화 대상이 되면, 기업들의 법적 책임 소지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배구조 보고서 공시가 법적으로 의무화되면서 법무법인에서 보고서 오류가 없는지 등을 감수해 허위공시 책임을 묻는 일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ESG 정보에 대한 기관투자자 등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공시와 같은 절차적 정당성뿐 아니라 정보 자체에 대한 신뢰성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ESG 정보 인증이 앞서 말한 허위 공시에 대한 부분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 인증 책임 소지를 어디에 둘 것인지 또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파트너는 “ESG 정보 인증을 의무화한다면 시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현재 혼용되고 있는 ISAE 3000과 AA1000AS 두 가지 인증 기준을 하나로 통일해야 한다”며 “ISAE 3000이 보고서 목적 적합성, 정보 이용자의 접근성, 감독기구 인증 체계 구축 과정에서의 실효성 등을 고려할 때 쉽게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팀장도 뜻을 같이했다. 그는 “특히 감독이나 제재 측면에서 정보 신뢰성이 중요한데, 이를 강구할 수 있는 게 ISAE 3000이라고 본다”며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소속돼 있어서가 아니라, 정보 신뢰성을 높이는 측면에서 IASE 3000이 가장 유력한 기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 대부분은 ESG 정보 인증 기준이 한국 자체 기준보다 국제적 기준을 채택하는 쪽으로 제정돼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우리나라 기업이 제공하는 ESG 정보 이용자가 국내가 아닌 해외에도 다수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국제적 비교 가능성을 확보하고 병합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제 기준을 담아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윤 본부장은 “ESG에 대한 논의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뤄지고 있고, 상황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국내 기준과 현실만 반영하는 건 위험하다”며 “다만 기준이 제정되는 과정에서 기업 현실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회계기준원을 비롯한 협의체들과 논의해 국내외 상황을 충실히 반영해주는 게 좋겠다”고 전했다.

다만 송 팀장은 “정부에선 서두를 계획이 없다”며 “ESG 공시와 인증 모두 국내 자본시장 규제 전반에 상당한 도전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영미법계를 따라가고 있는데 인증 기준과 대상을 논의하기 전에 공시 규제 체계를 미국에 근간을 두고 갈지, 유럽계로 전환할지 근원적인 질문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해서 단기간에 의사 결정을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권유정 기자

우리나라 정보 이용자들은 방대한 인증 보고서를 꼼꼼하게 읽어보거나 그 정보에 근거해 투자하는 상황은 아니다. 인증 보고서를 홍보 목적으로 겉만 그럴 듯하게 만들기보다는 그 안에 있는 정보가 더 충실하게 제공되도록 해야 한다.

황근식 한국공인회계사회 감사기준팀장은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1 THE ESG 포럼’에 참석해 지속가능경영(ESG)보고서 인증 기준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황근식 한국공인회계사회 감사기준팀장이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THE ESG포럼'에 참석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통용되는 ESG 보고서 인증 방법으로는 국제인증업무기준(ISAE)3000과 AA1000AS 등이 있다. ISAE3000와 AA1000AS는 각각 국제회계사연맹(IAFC)의 국제감사인증기준위원회(IAASB)와 영국 비영리단체인 어카운트어빌리티(AccountAbility)에서 제정한 기준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인증 보고서 541건을 조사한 결과 회계법인이 인증한 30건 중 96%는 ISAE3000과 AA1000AS를 혼용하고 있었고, 회계법인 외 기관에서 인증한 511건 중 AA1000AS를 단독 적용한 경우는 74%(379건)로 나타났다.

황 팀장은 국내에서 AA1000AS가 더 자주 쓰이는 이유로는 정보를 신뢰성 있게 만들려는 노력과 관심이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보 이용자도 정보의 신뢰성을 자세히 보려고 노력하고 있지 않고, 기업도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생각이 조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ISAE3000이 AA1000AS보다 더 정보의 신뢰도를 꼼꼼하게 검증하는 인증 기준이지만 ISAE3000보다 AA1000AS를 더 많이 ESG정보 인증에 활용한다는 의미다.

황 팀장은 인증 보고서의 결론을 표명하는 부분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ISAE3000과 같은 경우는 적정·한정·부적정·결론 거절과 같이 명확한 기준이 있는 반면, AA1000AS는 발견 상황과 결론 내용만을 담고 있다.

황 팀장은 인증 보고서 안에 들어가 있는 내용을 이용자들이 더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단계는 정보의 신뢰성을 엄격하게 인증하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정보의 신뢰성에 정보 이용자들이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업의 역할도 강조했다. 황 팀장은 “기업들도 홍보 목적으로 인증 보고서를 이용하기보다는 그 안에 담긴 정보가 더 충실하게 제공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 이정수 기자

권세원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주제 발표

ESG 정보, 인증 허술한 국내 기업들 워싱(눈속임) 가능성도 있어

유럽과 미국 등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한국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 공시에 대한 인증제도 도입을 검토할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단초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기업들이 ESG 관련 정보를 공시할 때 표준화된 인증제도를 도입해 기업들이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권세원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THE ESG 포럼'에 참석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권세원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1 THE ESG포럼’에 참석해 ESG 공시와 관련된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국내 인증체계 설립이 ESG 경영의 중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정부)는 기업의 ESG 경영 확대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탄소배출량, 기업지배구조 등 ESG와 관련된 기업정보를 자율 공시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또 2030년 이후부터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에 대해 ESG 관련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할 예정이다. ESG 관련 정보를 제3의 기관에서 인증하는 제도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ESG와 관련된 기업 정보 공개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정보들이 정확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회계법인 등 제3의 감사기관이 인증해야 하는데, 인증제도를 미리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게 권 교수의 주장이다.

권 교수는 “2020년 기준 국내에서 약 100여개의 기업이 ESG 경영을 위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고 거의 90% 정도가 외부 인증을 받고 있지만 이렇게 공개된 정보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일부 기업의 경우 국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ESG 정보 인증의 기준인 ‘AA1000AS’를 이용해 검증을 받았다며 자사 ESG 정보를 공개했는데 이 기준이 2018년에 이미 개정했던 조항에 대해서는 제대로 반영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ESG 정보를 국제 기준에 따라 인증했다고 강조했지만, 실제 수정된 기준조차 확인하지 못한 엉성한 상태로 ESG 정보를 공개했다는 의미다.

권 교수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는 국제회계사연맹(IFAC)이 조사한 22개국의 ESG 경영정보의 보고 및 인증 현황도 포함됐다. 지난 3월말 기준 22개국 시가총액 상위 5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에서 51% 기업이 ESG와 관련된 제3기관의 인증을 받았다. 이는 우리나라의 인증 비율인 90%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권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절반밖에 ESG에 대한 인증을 받지 못한 상태인데 우리는 90%가 인증을 받았다고 한다”며 “ESG 정보에 대해 국내 기업들이 ‘워싱’(washing·눈속임)을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문제점과 관련해 “인증제도를 표준화하는 논의는 기업이 일반적으로 공시하는 정보의 퀄리티(질)를 관리하는 문제와 같다”며 “(기업 공시에서 회계법인 등 감사인이 검증하는 것과 같이) 검증된 기관이 ESG 정보를 인증해야 정보의 질이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권 교수는 ESG 인증업무를 제공하는 감사인들의 적격성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3자의 인증을 받는 ESG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감사인만 ESG 정보를 인증할 수 있도록 제한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해외에서도 ESG 정보에 대한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관련 자격시험 등을 만드는 내용이 논의 중”이라며 “국내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자격증 등을 만들어 ESG 정보를 인증하는 사람들의 적격성 여부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정해용 기자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16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1 THE ESG 포럼’에서 축사를 통해 “ESG 경영은 우리 경제가 당면한 매우 시급한 현안으로, 자본시장은 기업공시체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기점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16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1 THE ESG 포럼’에 영상 메시지를 통해 축사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속가능성 정보의 신뢰도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정보의 인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인증서비스 제공자의 독립성과 적격성, 인증 수준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유럽, 미국 등 주요 금융 선진국에선 지속가능성 정보 공시와 인증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공시와 인증 기준이 수백 개에 달해, 국제회계기준(IFRS) 재단 등을 중심으로 표준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회장은 “지속가능성 정보 공시가 내실화되고 올바른 방향으로 정착돼 나가기 위해서는 정부, 회계업계, 기업 등 다양한 시장 참가자들 공동의 대응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근본적인 성찰과 발전방향이 모색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권유정 기자

ESG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해결돼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2025년부터 개시될 공시에 앞서 시급히 해결할 중요한 문제는 투자자와 기업이 신뢰할 수 있는 ESG 평가와 인증입니다.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장은 16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1 THE ESG포럼’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윤 위원장은 전 세계 화두인 ESG의 중요 핵심인 공시 의무에 대해 “오는 2025년부터 2조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유가증권 시장 상장 기업, 2030년부터는 모든 유가증권 시장 상장 기업의 ESG 공시가 의무화됐다”며 “모든 투자자에게 ESG 정보가 제공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6년 4월 유엔(UN)이 투자 의사 결정 시 기업의 ESG를 고려해야 한다는 유엔책임투자원칙을 제정한 이후,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ESG 공시와 인증 기준이 마련되고 있다.

윤 위원장은 ESG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해결돼야 할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600곳 이상의 업체가 ESG 평가 및 인증을 하고 있지만, 제각기 기준이 달라 기업과 투자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윤 위원장은 “한국 전력은 지난해 두 곳으로부터 각각 C-와 A의 ESG 등급을 받았다”면서 “한국 전력뿐만 아니라 테슬라도 평가 기관에 따라 최하 등급, 최고 등급을 받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2025년부터 개시될 공시에 앞서 시급히 해결할 중요한 문제는 투자자와 기업이 신뢰할 수 있는 ESG 평가와 인증”이라며 “국회가 앞장서서 국내의 ESG 평가와 인증 체계가 글로벌 무대에서도 신뢰받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련 입법과 정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효선 기자

조선비즈가 주최하는 ‘2021 THE ESG포럼’이 11월 16일(화) 서울 은행회관 국제회의장에서 ‘ESG경영의 키, 지속가능성 정보 보고와 인증’이라는 주제로 열립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권세원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국내외 지속가능성 정보 보고와 인증제도 및 현황’을 주제로 발표합니다.

금융위원회는 기업의 ESG경영 확대를 위해 2025년까지 탄소배출량, 기업지배구조 등 지속가능경영과 관련된 정보의 자율 공시를 장려하고 2030년 이후부터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에 대해 의무 공시를 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또 지속가능경영 관련 정보를 제3의 기관에서 인증하는 제도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권 교수는 기업 경영진 성과평가, 기업지배구조, 회계감사 분야를 연구해온 전문가입니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평가 계량 부문 팀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발표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인증 기준’과 관련해 진행됩니다. 황근식 한국공인회계사회 감사기준팀장이 발표합니다. 황 팀장은 회계법 전문가로 외부감사법(외감법)에 대한 해설서인 ‘주석외부감사법’을 공동 집필하기도 했습니다.

주제발표 후에는 서정우 국민대학교 명예교수의 진행으로 업계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들이 패널토론을 진행합니다. 지속가능경영 정보의 보고(공시)와 인증에 대한 의견도 나눕니다.

권세원 이화여대 교수, 황근식 공인회계사회 팀장, 송병관 금융위원회 기업회계팀장, 권미엽 삼일회계법인 ESG 플랫폼 파트너,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 본부장이 토론에 참석합니다.

ESG경영정보의 공시와 인증에 대해 국내 회계 전문가들의 폭넓은 지식과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은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일시 : 2021년 11월 16일(화) 오전 9시~오전 11시30분

▲장소 :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장

▲링크: 조선비즈 유튜브 채널

▲참가비 : 무료

▲접수·문의 : 02)724-6157 event@chosunbiz.com

▲홈페이지 : e.chosunbiz.com

= 정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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