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 수 파마론 클리니컬 사업개발부문 CBO

“중국 의약품관리국(NMPA) 인허가 기준 강화 정책 발표”

“강력한 약가인하 정책도 계속돼...글로벌 시장 노려”

“약가 인하 정책에서 전통 의약품은 비켜 나 있어”

휘수 파마론 클리니컬 CBO가 11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조선비즈
휘수 파마론 클리니컬 CBO가 11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조선비즈

중국 의약 당국이 올해 초 신약 인허가 기준을 대폭 높이면서 중국 바이오 벤처의 혁신 신약 개발 부문으로 투자금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이 계속되면서 중국 제약바이오 업계가 글로벌 시장으로 기회를 찾는 동향도 포착됐다. 이와 함께 중국 제약⋅바이오 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기업들은 전통의약품 기업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약가 인하 정책에서 전통 의약품은 비켜 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휘 수(Hui Xu) 중국 파마론 클리니컬(Pharmaron Clinical) 사업개발부문 CBO(사업총괄대표)는 11일 서울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서 ‘중국 바이오테크 현황’ 강연자로 참석해 이런 내용을 전했다. 중국 임상시험수탁(CRO)기업인 파마론은 임상시험 수탁 기준 중국 3위, 글로벌 9위 업체로 알려졌다.

수 대표는 이날 중국 제약 바이오 연구개발(R&D)비 추이 그래프를 공개한 후 “코로나19 이후 정부가 제약 연구 자금지원을 늘리면서 투자가 점점 더 늘어났다”며 “그런데  중국 의약품관리국(NMPA)가 올해 초 인허가 기준 강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기존 의약품(벤치마크 대상)보다 효능이 현저히 뛰어난 것만 임상 및 사용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 결과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미투 신약이 아닌 퍼스트인클래스(first in class) 혁신 신약만 가능하게 됐다”며  “여기에 중국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으로 중국 시장만 겨냥한 임상보다는 글로벌 임상을 택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 제약사들은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 한국과 일본 시장도 시장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 대표는 또 “중국 제약시장에서 전통의약(중의학)품이 상당히 큰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 시장 진출의) 유망한 협력 상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중국 전통의약품 업체는 자체 채널도 갖고 있다”며 “여기에 헝루이나 포선과 같은 대형제약사와 달리 전통의약기업은 신약에 대한 노출이 적고, 혁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 대표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으로 최근 5년 전통 케미칼 제약사들이 타격을 받긴 했지만, 혁신 신약이 계속 나오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중의학이라고 불리는 전통의약품이 일정 시장 점유율을 계속 유지한 가운데, 바이오의약품의 성장세가 눈에 띄면서 시장의 큰 성장동력으로 작동했다. 수 대표는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의료기기 시장도 중국에서 크게 성장했다”고도 했다.

수 대표는 “중국에서 실시된 신약 연구 중에 항암제 연구가 가장 우세하다”며 “과거 연구의 절반 이상이 항암제 연구”라고 했다. 그는 혁신의 주역으로 헝루이와 포선과 같은 대형 제약사와 중국 바이오 벤처를 꼽았다. 특히 작년 중국 바이오 벤처가 중국 임상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처럼  중국 CRO시장도 점점 커지면서 2~3상 단계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김명지 기자, 최정석 기자

강성지 웰트 대표가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과 유튜브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 연사로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조선비즈DB
강성지 웰트 대표가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과 유튜브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 연사로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조선비즈DB

삼성전자 사내 벤처로 시작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 기업 웰트의 강성지 대표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선 의사과학자의 활약이 두드러질 것이다”라며 한국도 의사과학자 양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과 유튜브에서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된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 연사로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강 대표는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 출신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해 갤럭시워치 시리즈에 들어갈 디지털 헬스케어 기능을 개발하는 개발자로 일한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2014년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으로 창업한 스마트벨트 개발업체 웰트를 2년 후인 2016년 독립시켜, 현재 세계적으로 부상 중인 디지털 치료제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강 대표는 의료와 과학에 동시에 전문성을 가졌던 자신의 이력이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비결이라고 했다. 그는 “디지털 치료제의 개념은 과학자들의 과학 논문 연구에서 시작했다. 소프트웨어가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느냐 실험한 게 임상시험 개념으로 승격했고 (좋은) 임상결과가 나오니까 새로운 치료법으로 탈바꿈한 것이다”라며 “기존에 알고 있던 기술들을 파급력 있는 비즈니스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건 의료와 과학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영역(의사과학자의 연구 영역) 덕분이다”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그러면서 “일본의 첫 디지털치료제를 만든 회사(큐어앱) 대표는 사타케 코타라는 의사과학자이고, 미국에서 이(디지털 치료제 시장의) 모든 흐름을 처음 만든 사람은 미국 하버드대 신경과 의사이자 의사과학자인 코리 맥캔이다”라며 “기존의 의료 영역을 (디지털로) 넓히는 사람은 의사과학자다”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과거 겪었던 경험을 소개하며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과학자로서의 능력뿐 아니라 의사로서의 능력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웰트의 첫 제품인 (혈당 측정 기능이 포함된) 스마트벨트를 개발하면서 배터리는 오래갈수록 좋겠지만 2~3개월치 용량으로 타협했다”라며 “환자가 보통 2~3개월 주기로 병원을 내원하고 내원할 때마다 혈당을 재고 약 복용량을 다시 정하는데, 그때 스마트벨트가 활용되기에 충분한 용량이기 때문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면서) 겪는 지식이 이런 제품을 만드는 데 활용된 것이다”라고 했다.

= 김윤수 기자

김종엽 건양대학교병원 헬스케어데이터사이언스센터장은 11일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서 "어떤 목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할지에 대한 분명한 목적을 먼저 설정하고 의료 데이터를 수집해 나가야 한다"라고 했다. /조선비즈DB
김종엽 건양대학교병원 헬스케어데이터사이언스센터장은 11일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서 "어떤 목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할지에 대한 분명한 목적을 먼저 설정하고 의료 데이터를 수집해 나가야 한다"라고 했다. /조선비즈DB

“의사들은 환자를 볼 때 시각·촉각·후각 등 모든 감각을 활용하는데, 정작 인공지능(AI)에게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자료만 주고 파악하라고 한다. 디지털 헬스케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활용 목적을 구체화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 단계에서부터 구별해야 한다.”

김종엽 건양대학교병원 헬스케어데이터사이언스센터장은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진행된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날 ‘코로나 시대 속 AI와 빅데이터 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라며 “그런데 우리가 축적하고 있는 의료 관련 데이터는 심박수, 걸음수, 칼로리 소모 등으로 한정적이다”라고 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지금까지 나온 디지털 헬스케어는 이런 정보를 가공해 만든 것들이 대부분이다”라며 “정말 필요한 것, 쓰는 사람이 돈을 내더라도 쓰고자 하는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호르몬을 측정하고 혈당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 등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헬스케어에 접근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게 김 센터장의 주장이다. 그는 “많은 이들이 디지털 헬스케어(스마트 의료)에 로봇이나 AI가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라며 “AI를 사용해야 한다거나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는 집착 자체를 버려야 한다”라고 했다.

김 센터장은 분산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의료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에 대한 접근법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디지털 헬스케어에 사용할 수 있는 환자의 음성, 사진, 동영상 같은 비정형 데이터는 DBMS에 없다”라며 “의료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프로세스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분명한 목적을 갖고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 센터장은 “모두가 AI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치료에 도움이 되는 AI는 하나도 없었다는 MIT의 연구 결과가 있다”라며 “어떤 목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할지에 대한 분명한 목적을 먼저 설정해야 한다”라고 했다.

= 윤진우 기자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이사가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 참가해, 인공지능(AI) 뇌질환 진단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비즈DB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이사가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 참가해, 인공지능(AI) 뇌질환 진단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비즈DB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이사는 11일 열린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서 “인공지능(AI) 솔루션을 활용하면 골든타임이 지난 뇌졸중 환자도 치료할 수 있다”라며 “AI는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얻은 정보로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가 뇌출혈인지, 뇌경색인지 판단하고, 세포 괴사의 정도를 파악해 살릴 수 있는 뇌의 영역이 어느 정도인지를 분석한다”고 했다.

제이엘케이는 AI를 기반으로 한 의료 영상진단 플랫폼 ‘AI 허브’, 토털 헬스케어 플랫폼 ‘헬로 헬스’, 데이터 관리 플랫폼 ‘헬로 데이터’ 등을 제공한다. 김 대표는 “의료 영상 분야는 시장 진입에 쉬운 측면이 있다”라며 ”의료 영상을 분석하는 AI허브를 통해 초개인화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고 했다.

또 다중 뇌질환을 분석하는 ‘뉴로솔루션’, 암 의료 영상을 분석하는 ‘캔서솔루션’, 이동형 엑스레이 장비와 결합해 폐질환 병변을 분석하는 ‘모바일엑스레이솔루션’ 등의 의료 AI 솔루션도 제일엘케이의 대표 솔루션이다. 특히 뇌질환과 치매 등 뇌와 연관된 영상 분석 솔루션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병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11개의 솔루션을 만들었다”며 “뇌졸중이 이제 막 발병한 환자부터, 이 환자의 3개월 뒤 예후까지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환자가 병원에 오면 언제 뇌경색이 발병한 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추적한다거나 뇌경색의 원인을 분석해 어떤 치료를 해야 하는지 등을 솔루션에서 제시한다”라고 했다.

이어 “환자가 병원에 오면 언제 뇌경색이 온 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거꾸로 추적한다거나, 뇌경색의 원인을 분석해 어떤 치료를 해야 하는지, 3개월 후 일반적인 생활이 가능한지 분석하는 것 등이 솔루션 안에서 이뤄지게 된다”고 했다.

김 대표는 AI 기반 진단으로 알츠하이머형 치매도 미리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의학적으로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진단 10년 전부터 뇌 위축이 진행되는데, AI로 정밀하게 진단하면 뇌가 노화하는 것을 미리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우리가 가진 ’에이트로스캔’이라는 솔루션은 치매를 분석한다”라며 “이 솔루션은 뇌 피질 두께를 측정하고, 뇌를 62개 구획으로 나눠 분석해 뇌의 노화 정도를 점수화, 치매 정도를 알아낸다”고 했다.

그는 또 “70개의 AI를 사용하는 에이트로스캔은 손바닥만한 PC에서도 돌아갈 수 있도록 경량화에 신경썼다”라며 “해당 솔루션을 모바일 엑스레이 솔루션과 연결하면 동남아시아와 같이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도 의료 영상 분석이 가능하다”라고 했다.

김 대표는 “AI 기술을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려 한다”라며 “여러 기술을 접목해 AI 병원이나, AI 신약 개발 플랫폼, AI 유전체 분석 융합 플랫폼 등으로 영역을 넓히겠다”고 했다.

= 박지영 기자

왼쪽부터 김주한 서울대 정보의학과 교수, 김도형 뉴아인 대표, 채용욱 룩시드랩스 대표,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 박명규 힐스엔지니어링 CEO. /조선비즈
왼쪽부터 김주한 서울대 정보의학과 교수, 김도형 뉴아인 대표, 채용욱 룩시드랩스 대표,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 박명규 힐스엔지니어링 CEO. /조선비즈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은 임상시험, 불확실한 과금 구조(의료보험 수가)를 큰 장벽으로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상용화해 수익화하는 데까지 가는 길이 험난하다는 것이다.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 2021′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 헬스케어 기술 혁신’이라는 주제로 열린 오픈토크에서 김도형 뉴아인 대표는 “기기 개발을 완료하고 임상이 끝나는 기간까지 수년이 걸린다”라며 “이 기간 연구자들이 쉴 수 없으니 아이템은 계속 늘어나고 인건비 등을 지속 부담해야 하는 건 스타트업으로서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라고 토로했다.

채용욱 룩시드랩스 대표도 “임상 장애물을 하나하나 돌파해나가는 데 시간, 돈이 많이 들어 한편으론 두렵지만, 이걸 통과하면 어느 정도 진입장벽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라면서 “과금 구조, 수익화도 확보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했다.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는 “이전에 어려웠던 점을 떠올려보면, 인공지능(AI) 사용하는 부분에 대해 보편적인 수가 인식이 마련되지 않았던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병원에서 파격적으로 많이 활용되기엔 한계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스타트업이 내수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로봇을 만들고 있는 힐스엔지니어링의 박명규 최고경영자(CEO)는 “인증 등 조건이 나라마다 다를 정도로 글로벌로 가는 데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만큼 이를 지원해주는 헬퍼가 있으면 좋겠다”라면서 “또 고급 기술자가 많이 필요한데 스타트업이 이들을 유치하기 어렵다. 플랫폼·대기업 등에서 기술 아카데미를 많이 열고, 좋은 인력을 유치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준다면 윈윈(win-win)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우정 기자

김도형 뉴아인 대표가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 참가해, 전자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비즈DB
김도형 뉴아인 대표가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 참가해, 전자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비즈DB

김도형 뉴아인 대표이사는 11일 열린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서 “전자약은 몸 일부에 삽입해 하나의 약처럼 기능하는 쪽으로 발달할 것이다”라며 “물리적 자극, 전자기파, 레이저 등을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전자약은 2013년 영국 의료기업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처음 사용한 단어다. ‘전자(electronic)’와 ‘약(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약물이나 주사 대신 전기자극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개념이다. 전자기파와 전기, 초음파 등을 이용해 신경과 세포, 조직과 장기 단위에 영향을 발휘, 치료효과를 목적으로 한다. 신경 활동 조절, 조직 재생 유도 등에 쓰이며, 최근에는 세포 증식 억제 등에도 활용한다. 김 대표는 “초기에는 신경 연구가 많았고, 최근엔 세포단위로 발전하고 있다”라며 “신경 단위에서 전기적 신호를 통해 자극 등을 주는 방식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전자약은 중추신경계 자극과 말초신경계 자극 분야로 나뉜다. 각각의 분야는 이식형 기기와 비침습형 기기로 또 구분한다. 중추신경계를 자극하는 이식형 기기는 파킨슨병, 간질, 뚜렛증후군 등에 적용하며, 중추신경계 자극 비침습형 기기로는 강박증이나 운동장애 등에 작용한다.

말초신경계 자극 이식형 기기로는 뇌전증이나 심장질환, 요실금에 적합하다. 비침습형 기기는 편두통,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류머티즘 관절염 등에 쓰인다.

현재는 심혈관계통과 신경계통 질환 대상의 침습형 치료기기가 대부분이다. 시장 규모는 조사 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고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20조~30조원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라며 “다양한 질환에 대한 잠재력이 있어 훨씬 더 빠른 시장 성장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대표적인 전자약 연구 프로그램으로는 미국 국립보건원(NIH)가 만든 스파크(SPARC)가 있다. 신경의 전기적 활동을 통해 장기의 기능을 개선시키는 치료기기 개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미국 국방부는 산하 연구기관인 방위 고등 연구 계획국(DARPA)에 지난 2014년 930억원을 투자해 전자약 연구 프로젝트 일렉트RX에 착수했다. 또 GSK와 구글의 합작사인 갈바니(Galvani)는 5000만달러(약 590억원)의 벤처기금을 조성, 전자약을 통해 천식과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 치료 연구 개발에 들어갔다. 김 대표는 “뉴아인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뇌종양, 폐암, 췌장암 등 다양한 암 발견 치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전자약은 만성질환 중 관리가 필요한 질환 치료에 사용된다”고 했다.

김도형 뉴아인 대표가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 참가해, 전자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비즈DB
김도형 뉴아인 대표가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 참가해, 전자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비즈DB

전자약이 점점 중요해지는 건 돈 때문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기본적으로 의료비에 대한 부담이 노령인구의 증가로 커지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노인 만성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치료법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랐다”고 했다. 이어 그는 “특히 신경계 질환은 약물 치료로 잘 안된다는 게 어느 정도 증명이 됐고, 단일 약물 치료가 불가능에 가까워 전자약 효용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현재 신약 개발에 드는 비용은 2조~3조원으로, 작은 규모의 기업은 신약 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 또 신약 개발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다양한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 대표는 “전자약은 의료기기의 일종으로 임상 개발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임상 승인까지의 비용도 적게 든다”라며 “다양한 연구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고, 게임체인저로 작용할 약물이 개발되는 중간에 브리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발 비용도 작고, 중간 개발과정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이 가능해 다른 매출을 발생시키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뉴아인은 작은 회사지만, 전자약 연구 통해 많은 파이프라인이 가능하다”라며 “현재 신경 재생 하나로, 안면, 망막, 각막 신경 재생 전자약을 연구하고 있고, 신경 자극 기술을 소리 콘텐츠와 연결해 이명 치료로도 확대하고 있다”라며 “전기 신호를 주는 방식을 다르게 해 암세포를 없앤다거나 치료 보조를 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작은 돈으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전자약의 파급력이나 확장성은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 박진우 기자, 박지영 기자

인체 면역 세포가 암 세포 공격

면역 효과 높이는 ‘램프 백신’ 임상 2상

“환자 생존기간 늘어”

윌리엄 헐 이뮤노믹 창립자 겸 대표가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되고 유튜브로 생중계된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서 비대면으로 발표하는 모습. /조선비즈DB
윌리엄 헐 이뮤노믹 창립자 겸 대표가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되고 유튜브로 생중계된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서 비대면으로 발표하는 모습. /조선비즈DB

감염병 백신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인 윌리엄 헐(William Hearl) 이뮤노믹 창립자 겸 대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용으로 지난해 역사상 처음 상용화된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에 이은 차세대 백신은 암을 치료하는 항암 백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헐 대표는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과 유튜브 등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된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서 “다가올 차세대 백신은 흥미롭게도 (암과 같은) 세포 치료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뮤노믹이 개발 중인 항암 백신을 소개했다.

항암 백신은 화학 약물로 암 세포를 직접 죽이는 현재 항암 치료법과 달리, 인체의 면역 세포가 암 세포를 공격해 죽이도록 하는 원리를 갖는다. 코로나19를 포함한 바이러스가 몸속에 침입할 경우 이에 맞서는 면역 성분을 만드는 일반적인 백신의 원리를 암 치료에 응용한 것이다.

아직 항암 백신이 상용화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낮은 효과(면역 활성) 때문이다. 헐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독감 백신 같은 기존의 상용 백신은 ‘주조직 적합 복합체(MHC) 그룹 1′이라는 세포의 일부분을 자극해 면역 성분을 만들어낸다. mRNA 백신, DNA 백신처럼 핵산(NA) 백신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백신은 ‘MHC 그룹 2′를 자극해 면역 성분을 만든다. MHC 그룹 1과 2를 통해 만들어지는 면역 성분은 서로 다르다.

면역 효과를 높인 램프 백신의 원리. /이뮤노믹 제공
면역 효과를 높인 램프 백신의 원리. /이뮤노믹 제공

이뮤노믹은 기존의 상용 백신과 핵산 백신의 원리를 합쳐 MHC 그룹 1과 MHC 그룹 2를 모두 자극해 두 타입의 면역 성분을 모두 만들어냄으로써 암 세포에 대한 면역 활성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이른바 ‘램프(LAMP) 백신’은 현재 1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헐 대표는 “우리는 뇌암의 한 종류인 교모세포종 치료에 (램프 백신을) 연구해왔다”라며 “이 질환은 2년 생존율이 40% 미만에 불과하다. 전 세계 환자 수는 연간 5만명, 미국에서만 1만명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20년이 넘도록 교모세포종의 치료제가 승인되지 않았는데 (램프 백신의 임상을 통해) 수많은 환자들의 생존율이 높아졌다”라며 “이 백신을 접종한 환자의 약 50%가 40개월 이상 생존했다”라고 덧붙였다.

헐 대표는 그러면서 “항암 백신이 새로운 종류의 면역 활성제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라고 했다.

헐 대표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에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지만 여전히 백신이 사람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돌파 감염이 나타나도 예방 접종한 사람은 입원과 사망 사례가 극적으로 감소했다”라며 “수두, HIV(에이즈) 등 질병 치료에 있어 백신은 인류의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다”라고 했다.

= 김윤수 기자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 2021 하이브리드로 열려

올해 주제는 ‘위드 코로나 시대의 헬스케어 혁신’

버탈란 매스코 “비대면 진료 비중 30%로 늘어날 것”

데이비드 류 “건강 형평성, 소비자 중심주의, AI가 키워드”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 2021′이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의 헬스케어 혁신'을 주죄로 열렸다. /조선비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전 세계 비대면 원격진료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금까지 병원 내원 진료와 비대면 진료의 비중이 95 대 5였다면, 앞으로 70 대 30정도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로 의료 서비스와 정보통신(IT)기술 접목이 가속화되면서, 건강 형평성,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 챗봇과 같은 ‘인공지능(AI)와 결합한 가상 의료 서비스’가 의료의 트렌드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당장 코로나19 봉쇄가 심했던 영미권에서는 ‘챗봇’과 같은 AI를 활용한 의료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헬스케어 산업의 변화 방향을 보여줄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 2021′이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세계적인 의료 미래학자 버탈란 메스코(Bertalan Mesko) 박사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혁신이 매우 빠르게 현실화됐다”고 말했다.

의료 미래학자 버탈란 매스코 박사가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 2021′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의료 미래학자 버탈란 매스코 박사가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 2021′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매스코 박사는 “직접 진료를 받지 못하는 ‘봉쇄’ 상황에서 사람들은 노트북 화상채팅, 메일 등으로 원격 진료를 받아야 했다”며 “지난해 3~5월 원격진료 숫자는 매월 1200%씩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방문 진료와 원격 진료의 비율이 95 대 5라면 앞으로는 70 대 30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스코 박사에 따르면 ‘챗봇’이 의료 서비스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민간 의료 기업은 물론 영국의 공공 보건기관에서도 챗봇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영국에서는 의사를 만나려면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데, 챗봇이 등장하면서 환자들이 의사를 기다리는 동안 느끼는 불안감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며 “환자들은 챗봇이 인공지능(AI)인 것을 알아도 위안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매스코 박사는 이 밖에 정신건강, 식단관리, 복약지도 애플리케이션(앱) 활용이 늘어난 것과 자가 감염병 진단기기가 확산된 것도 코로나19 대유행이 가져온 변화로 꼽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비드 류(David C. Rhew) 글로벌 CMO(최고의료책임자)는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의료 서비스 형평성, 소비자 중심주의, AI와 결합한 가상 의료를 세 가지 트렌드로 꼽았다.

그는 “앞으로는 의료서비스 전달 방식을 어떤 기술이 어떻게 얼마나 개선했는지를 이해해야 할 것”이라며 “의료서비스의 형평성, 소비자 중심주의, AI와 결합한 가상의료 세 가지 트렌드를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위드코로나 시대에 어떤 헬스케어 기술을 어떤 의료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 지 통찰을 제시했다는 분석이다.

헝가리 출신 버탈란 메스코 박사는 의료분야의 ‘젊은 미래학자’로 꼽힌다. 헝가리 국립 데브레첸대 의대를 졸업하고 2012년 28세에 유전체(genome·게놈)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메스코 박사가 개설한 소셜미디어(SNS) 기반 싱크탱크 ‘메디컬 퓨처리스트’는 첨단 의료 기술을 예측하는 장으로 통한다.

데이비드류 CMO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헬스케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선언한 직후 영입한 보건·의료분야 전문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 의료기기 관련 자문을 하는 의료기기혁신센터(MDIC) 소속 관리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류 CMO는 전자건강기록(EHR) 관련한 6개 미국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의사 출신인 그는 미시건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세포분자생물학으로 학사학위를 받고,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의학박사를 받았다. UCLA 의대 부교수로 전염병 펠로우십을 수료했으며, 이후 삼성전자 CMO 겸 부사장, 징스헬스(Zynx Health) 수석부사장(SVP) 겸 CMO 등을 지내는 등 다방면의 경험을 쌓았다.

올해 포럼은 총 3개 세션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유경호 한림대성심병원 병원장이 위드 코로나 시대, 병원 진료 현장을 바꿀 스마트병원에 대해 강연하고, 권준수 서울대학교 정신·뇌인지과학과 교수가 코로나19로 훼손된 정신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현황에 대해 설명한다.

또 국산 mRNA(메신저리보핵산) 기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도전하는 조양제 아이진㈜ CTO(기술총괄대표)가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공개한다. 전염병 글로벌 백신 전문가인 윌리엄 헐(William Hearl) 이뮤노믹 창립자 겸 대표는 감염병 예방에서 치료를 아우르는 차세대 백신에 대해 설명한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자유로운 형식으로 대화를 나누는 오픈토크도 준비돼 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중국의 3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파마론 클리니컬의 휘수(Hui Xu) 사업개발부문 CBO(사업총괄대표)가 중국의 바이오 테크 현황에 대한 특별 강연을 한다.

지난 2013년부터 매년 개최해온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은 헬스케어의 새로운 이슈와 변화를 소개하고 국내외 전문가들과 만나 정책 선진화를 논의해왔다.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 전문 매체 조선비즈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최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하는 올해 포럼의 주제는 ‘위드 코로나 시대의 헬스케어 혁신’이다.

김명지 기자

조양제 아이진 기술개발총괄(CTO)

성인 12명 임상... “발목 염좌, 가슴답답함 제외하고 이상반응 없어”

“호주, 필리핀, 남아프리카 공화국 임상 진행”

“mRNA방식, 유전자 및 단백질 치료제 대체할 것

조양제 아이진 기술총괄대표(CTO)가 1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조선비즈

국산 mRNA(메신저리보핵산) 방식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아이진 조양제 기술총괄대표(CTO)가 11일 “(우리가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은) 동일한 mRNA 방식인 화이자⋅모더나 백신과 달리 (심낭염이나 심근염과 같은 단백질) 이상반응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열린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서 “성인 12명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했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해서 얘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나온 이상반응은 주사 맞은 부위가 ‘아프다’는 정도”라며 이렇게 말했다.

조 대표는 “임상 1상(12명)을 분석한 결과 주사한 근육을 제외하면 단백질 발현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발목을 접지른 한 사람과, 가슴답답함을 호소한 사람이 있었다”고 했다. 발목 염좌는 개인 부주의에 따른 것이고, 가슴 답답함은 원인 파악이 안됐다고 한다.

이 회사가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모더나 백신과 같은 mRNA방식으로 만들지만 전달체에서 차이가 난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mRNA 전달체로 ‘LNP(지방 나노입자)’를 사용하고, 아이진은 ‘양이온성 리포솜’을 쓴다.

조 대표는 “LNP를 신체에 주사하게 되면 주사 부위뿐만 아니라, 폐나 뇌 간 신장 등 모든 장기에서 단백질이 나타난다”며 “(화이자⋅모더나) 부작용으로 심근염과 심낭염이 보고되고, 전신무력감 등 전신 문제가 보고되는 것이 그 이유”라고 추정했다.

LNP는 인체에 주입 된 물질이 인체에 오래 남아있을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최근 이 물질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 반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조 대표는 이어 “(화이자⋅모더나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mRNA방식의 백신을 허가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다”라며 “LNP를 활용한 백신은 코로나19에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일반 백신으로 쓰기는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진은 오는 10월 호주와 코로나 19 백신에 대한 CRO(임상시험수탁) 계약을 맺고, 12월 호주에서 임상승인을 받고, 내년 3월쯤 필리핀에서 추가 임상 승인을 받아 내년 2분기 안에 중간분석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또 3분기에는 다국가에 대한 후기 임상을 진행하게 된다.

조 대표는 “앞으로 바이오 산업이 mRNA 쪽으로 빠르게 넘어가게 될 것”이라며 “국내 뿐 아니라 호주,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임상을 진행해 우리가 개발하는 플랫폼이 안전하다는 것이 확인하게 되면, (mRNA로) 유전자 치료제나 배양 생산이 어려운 단백질 치료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mRNA의 간편한 공정 과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mRNA 백신을 개발하는 모더나는 장비 단 3가지로 몇 만개를 생산한다”며 “간단한 단백질 치료제를 만드는 데 두 달 정도 걸리지만, mRNA의 경우 닷새만에도 생산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형 설비가 있는) 대기업 중심 바이오 산업이 소형 공장 중심으로 개편될 것”이라고 봤다.

= 김명지 기자, 최정석 기자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1일 열린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서 "코로나 블루는 정신과의 질환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우울한 감정이 심해질 수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조선비즈DB

원격 진료로 대표되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향후 정신질환 치료에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가 수집한 환자 정보를 인공지능(AI)이 분석, 의료진이 원격 진료를 통해 치료법을 전달하는 식이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겸 서울대학교 정신과학·뇌인지과학과 교수는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진행된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서 “정신질환자들은 병원 방문을 꺼리는 경향이 높은데, 이런 현상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거치며 더욱 심해졌다”라며 “디지털 헬스케어가 정신질환 치료에 많은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라고 했다.

권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코로나 블루(우울)가 확산하고 있지만, 우울장애나 불안장애 같은 정신과 질환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주요 우울장애(major depression)와 달리 코로나 블루는 상황에 따라 정상 반응을 보이고, 일시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블루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우울한 감정이 심해질 수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권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에는 코로나 블루와 함께 암담하고 처참한 심리 상태를 말하는 코로나 블랙, 억울한 마음이 분노로 이어지는 코로나 레드라는 용어도 생겨났다”라며 “단절, 소외, 외로움을 느끼면서 신체와 정신에 영향을 주는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권 교수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원격 진료를 넘어 정신질환을 예방하는 역할로 발전하고 있다"라며 "미래에는 AI가 환자를 면담하고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조선비즈DB

권 교수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코로나 블루 증상을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신질환자와 같이 코로나 블루 증상을 겪는 이들도 대면 진료를 꺼리는 데,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발전하면서 비대면 진료를 받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미국의 경우 비대면 정신 치료 비율이 대면 진료를 넘어선 상태다”라며 “국내 정신과 의사들도 원격 진료로 대표되는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라고 했다.

디지털 헬스케어가 원격 진료를 넘어 정신질환을 예방하는 역할로 발전 중이라고 권 교수는 설명했다. 동시에 미래에는 AI가 환자를 면담하고 치료법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향후 25년 내에 AI가 정신과 의사를 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문 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권 교수는 “AI가 환자를 면담하고 치료법을 제시하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지만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라며 “신뢰성과 익명성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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