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2021 유통산업포럼'에서 토론을 나누는 참석자들. 왼쪽부터 장유성 SSG닷컴 데이터인프라본부장,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 정연승 한국유통학회장, 박세호 롯데마트 DT전략부문 상무, 박용후 PYH 대표.
25일 '2021 유통산업포럼'에서 토론을 나누는 참석자들. 왼쪽부터 장유성 SSG닷컴 데이터인프라본부장,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 정연승 한국유통학회장, 박세호 롯데마트 DT전략부문 상무, 박용후 PYH 대표.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25일 ‘제9회 유통산업포럼’을 개최했다. 올해로 9회째 열린 이번 포럼은 '유통 테크노믹스(Retail Technomics)'를 주제로, 기술이 경제를 이끄는 새로운 경제적 패러다임인 테크노믹스가 유통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내외 전문가들과 진단하고 성장을 모색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연사 및 참가자의 안전을 위해 유튜브 ‘조선비즈’ 채널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약 1273명의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사전 등록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축사에서 "유통 테크노믹스는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을 활용한 유통산업의 현재와 비전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주제"라며 "변화의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다시 새로운 기술에 투자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배달의민족 창업자)은 "전 세계적으로 기술혁신 경쟁과 이로 인한 유통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가속할 것"이라며 "유통 테크노믹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끌어야 생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시카고 자택에서 기조 강연한 테드 수더 구글 리테일부문 대표.
미국 시카고 자택에서 기조 강연한 테드 수더 구글 리테일부문 대표.

이날 기조 강연에 나선 해외 전문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유통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겼다며, 코로나 범유행(팬데믹)이 끝나도 이전으로 돌아가긴 어려울 거라고 진단했다.

테드 수더(Ted Souder) 구글 리테일부문 대표는 "유통 산업의 새로운 황금기가 도래했다"며 올해를 '디지털 전환의 해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비대면 소비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이는 만큼 IT(정보통신) 기술을 도입하고 고객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맞춤형 커머스를 제공하라"고 제안했다.

스웨덴 이케아 잉카그룹의 카롤리나 가르시아 고메스(Carolina Garcia Gomez) 글로벌디지털전략본부 이사는 "소비자의 구매 채널이 온·오프라인으로 다변화되는 옴니채널의 시대가 열렸다"며 "데이터에 기반해 구매 경험 전반에 불편함이 없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미래형 매장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인간 중심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말뫼의 이케아 사무실에서 화상 인터뷰에 응한 카롤리나 가르시아 고메스 글로벌디지털전략본부 이사.
스웨덴 말뫼의 이케아 사무실에서 화상 인터뷰에 응한 카롤리나 가르시아 고메스 글로벌디지털전략본부 이사.

◇ 비대면 소비 지속...데이터로 맞춤형 커머스 제공해야

참석자들은 유통업체들이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객 경험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기술의 발전과 코로나19가 유통 산업의 변화를 재촉하면서 ‘뉴커머스(New Commerce)’ 시대가 열렸다"며 "벤처캐피탈(VC) 시장에서도 중고거래, 온라인 명품, 라이브커머스, 미디어커머스, 인테리어 플랫폼 등 전자상거래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10년 만에 기업가치 100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한 쿠팡의 사례를 들어 "전자상거래 시장은 대기업이나 기존의 강자가 독식할 수 없는 시장으로, 앞으로도 VC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기조 강연자로 나선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기조 강연자로 나선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김호민 아마존웹서비스(AWS) 리테일·CPG사업개발부문 담당은 "비대면 소비가 뉴노멀(새로운 기준)이 된 만큼 물리적 환경에 디지털 경험을 접목해 고객 경험을 확장하는 피지털(physital) 전략이 필요하다"며 "유통업계는 ‘오프라인, 라스트마일(last mile·최종 배송구간), 고객 데이터’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고객 경험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섭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그룹장(유통소비재 산업 리더)은 "고객은 완벽하게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며 행동을 예측하기 어렵다"라며 "데이터로 디지털 고객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라스트마일 전략, 속도+질적 경험 중요 

기조연설에 이어진 첫 세션에서는 '큐커머스(Q-commerce·퀵커머스) 시대, 고객 만족 높이는 라스트마일 전략'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특별 강연에 나선 김호민 아마존웹서비스(AMW) 리테일·CPG사업개발부문 담당.
특별 강연에 나선 김호민 아마존웹서비스(AMW) 리테일·CPG사업개발부문 담당.

유정범 메쉬코리아(부릉) 대표이사는 "코로나19 사태로 배달 수요가 3배 이상 늘어난 가운데, 세분화된 상품을 안전하고 빠른 배송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라며 "모빌리티(이동수단)와 배송기사라는 '하드웨어'와 이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의 결합이라는 어려운 게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호 롯데마트 DT(디지털전환)전략부문 상무는 "과거 정시 배송이 화두였다면, 이제는 30분·1시간 배송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배송 서비스도 개인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라스트마일이 속도의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질적인 경험의 경쟁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빠른 배송 실현을 위한 유통업계의 노력도 소개됐다. 장유성 SSG닷컴 데이터·인프라본부장은 "배송에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른 조치를 해줘야 하는데, 배달이 많은 저녁과 새벽엔 콜센터를 통한 고객 응대가 어렵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챗봇(채팅로봇)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기조 강연에 나선 정동섭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그룹장(유통소비재 산업 리더).
기조 강연에 나선 정동섭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그룹장(유통소비재 산업 리더).

박용후 PYH 대표(전 배달의민족 사외이사)는 "최근 지자체들이 공공배달앱을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 가격 경쟁력에 집중한 나머지 라스트마일 경쟁력이 뒤쳐진다"며 "비용을 줄이면서 고객에 빠르게 배송하는 것이 라스트마일의 성공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 라이브커머스, 판매자-고객 간 '소통'이 성공 열쇠

코로나19 여파로 급성장한 미디어커머스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미디어 커머스로 성공하기, 유튜브부터 라방까지’ 세션의 발제를 맡은 이승윤 건국대 경영대학 마케팅분과 교수는 "모든 일상이 디지털화하면서 이머커스가 라이브 방송과 결합한 라이브커머스(라방)로 진화하고 있다"며 "오늘의 집, 무신사 등 최근 성장하는 커머스 플랫폼은 이커머스에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가 선호하는 콘텐츠(미디어)를 결합한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짚었다.

25일 ‘2021 유통산업포럼’에서 유통업계 전문가들이 ‘미디어 커머스로 성공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25일 ‘2021 유통산업포럼’에서 유통업계 전문가들이 ‘미디어 커머스로 성공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송재훈 네이버 라이브커머스 TF 책임리더는 "라이브커머스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콘텐츠의 한계가 없는 시장"이라며 "현재는 타깃이 MZ세대에 국한됐지만, 점차 전 세대로 확장될 것"이라 예상했다.

한국보다 앞서 라이브커머스가 정착된 중국 시장에 대해 이우주 웨이보빅아이이앤씨 대표는 "중국은 판매자가 소속된 회사들이 직접 상품기획자(MD)를 채용해 제품을 선정하고 판매하는 구조지만, 한국은 판매할 제품의 브랜드들이 플랫폼과 협의해 판매자를 섭외하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인석 레페리 대표이사는 "인플루언서 시장이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관심을 기반으로 지속해서 성장할 것"이라며 "인간(판매자) 대 인간(구매자)으로서 소통과 관계성이 성공의 열쇠'라고 짚었다.

유튜브에서 ‘밀라논나’ 채널을 운영하는 패션 유튜버 장명숙씨는 "유튜브를 통해 젊은 세대의 갈증과 결핍 등에 대해 교감하게 됐다"며 "나는 제품을 소개할 때 무조건 ‘사라, 입어라’ 말하지 않는다. 구매를 종용하는 문화를 지양하면 커머스 산업이 다양하게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가 25일 개최한 ‘2021 유통산업포럼’이 유통산업의 미래에 대한 전문가 진단과 전망을 논의하는 유익한 기회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성황리에 종료됐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유통산업포럼은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인 조선비즈 개최하는 행사다. ‘유통 테크노믹스(Retail Technomics)’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는 유통업계 전문가들이 신기술을 통해 미래를 대비할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25일 ‘2021 유통산업포럼’에서 유통업계 전문가들이 미디어 커머스로 성공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25일 ‘2021 유통산업포럼’에서 유통업계 전문가들이 미디어 커머스로 성공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패널 토론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연사의 안전을 위해 방역 수칙을 지키며 진행됐고, 포럼 내용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계됐다.

'큐커머스(Q-commerce·퀵커머스) 시대, 고객 만족 높이는 라스트마일 전략' 세션을 진행한 정연승 한국유통학회장은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면서 "유통 기술 발전으로 사람들을 도와주고 라이프스타일을 풍요롭게 만드는 동시에 감성도 잃지 않는 휴먼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뷰티 인플루언서 그룹 레페리 관계자는 "유통업계에서 고민하는 부분을 명확하게 짚어줬다"면서 "시사점을 주는 내용이 많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오은영 러브미모스트 대표는 "쟁쟁한 연사들을 많이 만나게 돼 뜻깊고 즐거웠다"면서 "덕분에 많이 배울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유튜버 '밀라논나' 장명숙씨는 "온라인에서 무조건 제품을 구매하라고 하는 것보다 젊은 친구들의 결핍을 충족시켜주고 자존감을 일깨워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미디어 커머스로 성공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한 세션2 시간에는 배달주문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의 배달 로봇 ‘딜리’가 등장해 질문지를 참석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진행을 맡은 이승윤 건국대 교수는 "딜리야 고마워"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유튜브를 통해 포럼을 시청한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평소 만나기 힘든 연사들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라며 "회사 회의실 TV에 방송을 연결해 팀원들과 함께 시청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라이브커머스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콘텐츠의 한계가 없는 시장이다."(송재훈 네이버 라이브커머스 TF 책임리더)

"인플루언서(SNS 유명인)와 구독자가 인간 대 인간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최인석 레페리 대표이사)

조선비즈가 25일 개최한 ‘2021 유통산업포럼’ 두번째 세션은 ‘미디어 커머스로 성공하기, 유튜브부터 라방까지’를 주제로 진행됐다. 송재훈 네이버 라이브커머스 TF 책임리더(이사), 최인석 레페리 대표이사, 이우주 웨이보빅아이이앤씨 대표, 오은영(제스) 디어마이제스 대표, 유튜버 장명숙(밀라논나)씨가 패널로 참석했다. 좌장은 이승윤 건국대 경영대학 마케팅분과 교수가 맡았다.

(왼쪽부터) 송재훈 네이버 라이브커머스 TF 책임리더, 최인석 레페리 대표이사, 이승윤 건국대 경영대학 마케팅분과 교수, 이우주 웨이보빅아이이앤씨 대표, 오은영(제스) 디어마이제스 대표, 유튜버 장명숙(밀라논나)씨가 ‘2021 유통산업포럼’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송재훈 네이버 라이브커머스 TF 책임리더, 최인석 레페리 대표이사, 이승윤 건국대 경영대학 마케팅분과 교수, 이우주 웨이보빅아이이앤씨 대표, 오은영(제스) 디어마이제스 대표, 유튜버 장명숙(밀라논나)씨가 ‘2021 유통산업포럼’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이승윤 교수는 "최근 유통 산업은 ‘기승전 이커머스’로 통한다"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우리의 모든 일상이 디지털화하는 상황에서 이커머스는 계속 성장했고, 이제는 라이브방송과 결합한 라이브커머스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오늘의 집, 무신사 등 최근 성장하는 커머스 플랫폼은 기존 이커머스에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가 선호하는 콘텐츠, 즉 미디어를 결합한 것이 성공 요인"이라며 "40~50대가 홈쇼핑을 보는 세대라면 MZ세대는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판매자와 소통하고 물건을 구매한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분석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년 4000억원에서 2021년 2조8000억원, 2023년 10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IT 기업들이 라이브커머스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다.

송재훈 이사는 "라이브커머스는 TV 홈쇼핑과 달리 별도 스튜디오나 고가의 촬영 장비 없이도 누구나 진행할 수 있는 개방성, 콘텐츠나 참여자에 한계가 없는 확장성이 특징"이라며 "현재는 라이브커머스의 주요 타깃이 MZ세대에 국한됐지만 점차 전 세대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기술력을 보유한 IT 대기업으로서 판매자에게 교육, 공간 프로그램 등 라이브커머스 툴(tool·도구)을 제공하는 점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으로서 네이버의 강점이라고 했다. 네이버의 기반인 ‘검색’을 통해 콘텐츠를 재사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가령 소비자가 이미 끝난 라이브방송을 검색했을 때 제공되는 VOD를 보면서 물건을 구매하면 추가 매출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송 이사는 "현재 네이버의 라이브커머스 매출은 생방송 시간대에 80%, VOD에서 20%가 나오는데, 후자의 비중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립, 틱톡, 페이스북 등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경쟁자들에 대해서는 "라이브커머스가 갖고 있는 개방성, 확장성 등 장점을 잘 활용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오은영 러브미모스트 대표는 "네이버와 그립 등 다양한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며 "틱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라이브 방송에서는 20~30대의 호응이 높은 편이었지만,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고객 층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가 25일 개최한 ‘2021 유통산업포럼’ 대담에서 이우주 웨이보빅아이이앤씨 대표가 말하고 있다.
조선비즈가 25일 개최한 ‘2021 유통산업포럼’ 대담에서 이우주 웨이보빅아이이앤씨 대표가 말하고 있다.

패널들은 미디어 커머스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판매자와 구매자간 신뢰 구축이 기반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교수는 "인플루언서·라이브 VJ·유튜버들은 이커머스에서 콘텐츠를 전달하거나, 판매하는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며 "이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시장에 참여하는 기업들도 이들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했다.

한국보다 앞서 라이브커머스가 정착된 중국 시장에선 이들의 영향력이 더 크다. 올해 중국 라이브커머스의 시장 규모는 2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우주 웨이보아이이앤씨 대표는 "중국과 한국의 라이브커머스는 산업 구조에서 차이가 있다"며 "중국은 판매자가 소속된 회사들이 직접 상품기획자(MD)를 채용해 제품을 선정하고 판매하는 구조지만, 한국은 판매할 제품의 브랜드나 벤더들이 플랫폼과 협의해 판매자를 섭외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판매자의 신뢰도에 기반해 제품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 라이브커머스의 평균 구매전환율은 20%에 달하는 높은 수준"이라며 "판매자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판매 제품을 선정할때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다"고 말했다.

최인석 레페리 대표이사는 인플루언서 시장이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관심을 기반으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 대표는 "한 사람의 인플루언서가 수십, 수백만명의 구독자를 커버하기 어렵기에 MCN을 비롯해 다양한 파생 인프라가 생기면서 산업적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MCN이란 멀티 채널 네트워크(Multi Channel Network)의 약자로,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채널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를 관리하는 기획사다.

그는 라이브커머스의 성공 비결로 "인간(판매자) 대 인간(구매자)으로서 소통과 관계성"을 꼽았다. 그는 "한 인플루언서는 첫 판매 방송부터 억대 매출을 내더니 전 방송에서 제품을 완판했다"며 "방송 몇 주 전부터 구독자들에게 판매할 제품을 선정한 이유와 사용 후기 등을 공유했고, 이를 접한 구독자들이 이미 제품 구매를 결정한 채 라이브 방송을 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튜브에서 ‘밀라논나’ 채널을 운영하는 패션 유튜버 장명숙씨도 자신이 경험한 1인 미디어의 파급력을 나눴다. 그는 "사회 패러다임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유튜버 활동을 시작했다"며 "댓글을 읽으면서 젊은 세대의 갈증, 결핍 등에 대해 교감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밀라논나’ 채널은 76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콘텐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씨는 "다른 인플루언서와 달리 제품을 소개할 때 무조건 ‘사라, 입어라’ 말하지 않는다"며 "손해 같아서 조급하게 사는 것이 지양될 때 오히려 커머스 산업이 다양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예전엔 정시 배송이 화두였다면 이제는 30분 배송, 1시간 배송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배송 서비스도 개인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대응을 잘해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 박세호 롯데마트 DT(디지털전환)전략부문 상무

"1인 가구 1000만시대가 도래하면서 다품종 소량 배송시대로 넘어갔다. 배달 수요가 이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상황에서 세분화된 상품을 안전하고 빠르게 배송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이 많다. 모빌리티와 라이더라는 '하드웨어'와 이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의 결합이라는 어려운 게임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 유정범 메쉬코리아(부릉) 대표이사

25일 조선비즈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된 '2021 유통산업포럼' 토론세션에서 유정범(왼쪽에서 2번째) 메쉬코리아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유성 SSG닷컴 데이터인프라본부장, 유 대표, 정연승 한국유통학회장, 박세호 롯데마트 DT전략부문 상무, 박용후 PYH 대표.
25일 조선비즈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된 '2021 유통산업포럼' 토론세션에서 유정범(왼쪽에서 2번째) 메쉬코리아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유성 SSG닷컴 데이터인프라본부장, 유 대표, 정연승 한국유통학회장, 박세호 롯데마트 DT전략부문 상무, 박용후 PYH 대표.

25일 조선비즈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된 '2021 유통산업포럼'에선 '큐커머스(Q-commerce·퀵커머스) 시대, 고객 만족 높이는 라스트마일 전략'이라는 주제로 토론 세션이 진행됐다.

정연승 한국유통학회장이 좌장을 맡고, 장유성 SSG닷컴 데이터·인프라본부장과 박세호 롯데마트 DT전략부문 상무,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 배달의민족 사외이사를 지낸 박용후 PYH 대표가 패널로 참가했다.

◇ 배송 혁신 갈 길 멀다…"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전초기지로"

패널들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빠른 배송'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 수준이 높아졌다면서 각 기업에서 투자하고 있는 라스트마일 혁신 신기술을 소개했다. 라스트마일은 소비자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마지막 구간을 의미한다.

박세호(왼쪽) 롯데마트 DT전략부문 상무와 장유성 SSG닷컴 데이터인프라 본부장이 25일 조선비즈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된 '2021 유통산업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박세호(왼쪽) 롯데마트 DT전략부문 상무와 장유성 SSG닷컴 데이터인프라 본부장이 25일 조선비즈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된 '2021 유통산업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장유성 본부장은 "코로나 이후 신선식품 구매 패턴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했다"면서 "물류와 신선배송, 콜드체인 확보 등 난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물류센터 네오를 통해 어느 정도 성과는 낸 것 같다"면서도 "아직 창고 용량 확장과 반품 문제 해결, 신선식품의 신선도 관리 등에 대한 고민이 많다. 갈 길이 멀다"고 했다.

박세호 상무는 "고객의 주문을 잘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수행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장바구니 하나에 평균 10~12개의 상품이 들어가는데 어떻게 담고 포장할 것인가도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이어 "배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선 고비용 구조가 발생할 수 밖에 없고,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지속성의 문제가 생긴다"며 "지금까지 라스트마일 경쟁이 속도전이었다면, 이제는 포장지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 해소 등 질적인 경험 경쟁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 본부장은 "신선식품 신선도 유지와 박스 쓰레기 감축을 위해 SSG닷컴은 업계 최초로 대형 보온 장바구니인 '알비백'을 도입했다"며 "포장 순서부터 디테일을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박 상무는 롯데마트가 도입할 온·오프라인 매장 시너지 방안을 소개했다. 그는 "롯데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주문을 수행하는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로 만들고 자동화 과정을 통해 효율성을 높였다"면서 "온라인 주문이 들어온 상품은 전자가격표 점멸 방식으로 알림을 줄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해 현업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산대에 줄 설 필요 없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상품을 스캔하고, 개인 맞춤 상품을 추천하고, 스마트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올해 내 전점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용후(왼쪽) PYH 대표와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가 25일 조선비즈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된 '2021 유통산업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박용후(왼쪽) PYH 대표와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가 25일 조선비즈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된 '2021 유통산업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배송 상태, 고객이 '셀프매니징'…빠른 배송, 픽업지에서 지연현상 줄이는 게 핵심"

퀵 커머스 실현을 위한 배송 관리 방법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장 본부장은 "배송관리는 중요한 숙제"라며 "특히 배송에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게 조치할 수 있는 해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SSG닷컴에서 배달을 하는 주요 시간대는 저녁 아니면 새벽으로 콜센터를 통한 대응이 어렵다"면서 "해결책으로 '챗봇'(채팅로봇)을 도입했다. 젊은 사람들은 챗봇 상담이 익숙하다. 이제는 고객이 직접 자신의 배송 상태를 스스로 관리하는 '셀프 매니징'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유정범 대표는 "배달 경로에서 발생하는 시간 지연과 배달 물품을 수령하는 '픽업 포인트'에서의 지체를 최소화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라며 "우리가 음식배달 10억건의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배달에 총 소요되는 시간은 25분 정도였고, 이 중 픽업지에서 고객까지 가는 시간은 3~4분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배송지연은 픽업하러 가는 시간에서 발생했는데, 이를 개선하면 더 나은 퀵 커머스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개발에 나선 공공배달앱에 대한 평가도 있었다. 박용후 대표는 공공배달앱이 가격 경쟁력은 가질 수 있지만 라스트마일 경쟁에서 뒤처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앱이 상품권과 할인쿠폰을 뿌리면 주문이 급격히 늘어나지만, 문제는 이렇게 시키면 배달이 2시간은 걸린다"면서 "경쟁력 있다고 할 수가 없다. 승부처는 라스트마일이다. 비용을 줄이면서 고객에게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 능력이 승부의 키가 됐다"고 했다.

박 대표는 또 인공지능 기술이 배송 관리 체계에 도입되면서 배달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가 강해졌다는 지적에 대해선 "인공지능이 노동자를 착취하는 게 아니다. 인공지능과 로봇 개발은 노동의 가치를 올려준다"고 반박했다. 장 본부장도 "기술은 사람이 더 사람답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했다.

"언택트(untact·비대면) 추세는 소비의 뉴노멀(New Normal·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른 기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한 아마존의 대응 전략은 매장이라는 물리적(physical) 환경에 디지털(digital) 경험을 접목해 고객의 경험을 확장하는 ‘피지털(physital)’입니다."

김호민 아마존웹서비스(AWS) 리테일·CPG사업개발부문 담당은 25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1 유통산업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통업계가 ‘오프라인, 라스트마일(last mile·최종 배송구간), 고객 데이터’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고객경험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호민 아마존웹서비스(AMW) 리테일·CPG사업개발부문 담당.
김호민 아마존웹서비스(AMW) 리테일·CPG사업개발부문 담당.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유통산업포럼의 주제는 ‘유통 테크노믹스(Retail Technomics)’다. 특별강연을 맡은 김호민 담당은 ‘언택트 트렌드 대응을 위한 아마존의 고객경험 극대화 전략’을 이야기 했다.

김 담당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경각심이 높아졌고, 소비자가 변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인 전염병의 반복 주기가 짧아지는 점으로 인해 비대면 소비가 유통업계의 주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전체 소비자 중 43.9%가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출생자)와 Z세대(1990년대 이후 출생자)인데, MZ세대는 태생적으로 비대면 소비를 선호한다"면서 "구매력 면에서도 X세대(1965~1975년 출생한 세대)나 베이비부머 등 다른 세대를 압도하며, 이들의 구매력은 앞으로 15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담당은 또 "2000년대 들어 전 세계적인 전염병 발생 추이가 잦아지는 점을 볼 때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되더라도 새로운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지속적으로 출연할 것"이라면서 비대면 소비가 유통업계의 주요 화두로 남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매장·배송에 비대면 서비스 적용···모든 고객 데이터 분석해야"

김호민 담당은 "대면 서비스를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할 때 고객의 불편이나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컴퓨터 비전,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로봇, 사물인터넷(IoT), 음성인식, 모바일 등 기술을 도입해 고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의 기본 전략은 고객의 경험에 기반한 ‘성장 플라이휠(flywheel)’이다. 편리한 웹사이트를 구축해 두면 많은 소비자가 방문하고, 이를 기반으로 많은 판매자가 입점하면서 상품이 증가하고, 이는 다시 고객 만족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이를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고, 사업이 지속가능해지고, 결과적으로 고객 경험도 개선된다는 설명이다.

아마존웹서비스는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소비자의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마존고(Go)’는 계산대에 줄을 서지 않아도 컴퓨터비전으로 제품을 인식하고 등록한 신용카드로 자동결제되는 무인 매장이다. 미국에서 현재 36개 지점을 운영 중으로, ‘피지털’을 도입한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무인매장인 ‘아마존고’는 매장 입구에 카드를 찍는 곳이 있다.
무인매장인 ‘아마존고’는 매장 입구에 카드를 찍는 곳이 있다.

김호민 담당은 온라인 쇼핑에서 소비자가 유일하게 직원과 만나게 되는 배송 단계에도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 매장인 ‘아마존 프레시’는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고 원하는 수령 시간을 정해 매장에 도착하면, 차에서 내리지 않아도 직원이 트렁크에 제품을 실어주는 비대면 픽업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밖에도 무인 배송로봇을 활용해 소비자의 집앞으로 최종 배송하는 ‘아마존 스카웃(Scout)’과 상품을 집 안까지 배송해주는 비대면 배송인 ‘아마존 키(Key)’ 등을 예로 들었다.

마지막으로 김 담당은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객의 성별과 나이, 주소 등 기본 정보는 물론이고 구매한 상품 가격, 가격의 변동, 날씨 같은 데이터를 최대한 수집해 맞춤식으로 상품을 추천해야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전자상거래의 ‘구매 전환 깔때기 모델’에 따르면 100명이 온라인 쇼핑몰을 방문하면 이중 43.8%만 흥미를 갖고 상품을 찾아보고, 이중 14.5%만 제품을 장바구니에 넣고, 실제로 구매하는 고객은 3.3%에 불과하다"면서 "한국은 온라인몰의 평균 구매 전환율이 그보다 낮아 1%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아마존의 구매 전환율은 평균 13%이고, 유료 회원제인 ‘프라임’ 고객은 그보다 더 높다. 김 담당은 "소비자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사내외 관계없이 수집하고, 이를 모아서 다각적으로 분석해 숨겨진 의미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불편함을 느끼는지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런 통찰력을 기반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때 고객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 시대 고객의 행동은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데이터 분석으로 최적의 디지털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정동섭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그룹장(유통소비재 산업 리더)은 25일 조선비즈가 ‘유통 테크노믹스(Retail Technomics)’를 주제로 개최한 ‘2021 유통산업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동섭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그룹장(유통소비재 산업 리더)이 25일 ‘2021 유통산업 포럼’에서 ‘뉴노멀 시대의 디지털 기반 성장 전략 및 고객 경험’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정동섭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그룹장(유통소비재 산업 리더)이 25일 ‘2021 유통산업 포럼’에서 ‘뉴노멀 시대의 디지털 기반 성장 전략 및 고객 경험’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뉴노멀 시대의 디지털 기반 성장 전략 및 고객 경험’을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선 정 그룹장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해도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결합해 고객의 욕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최적의 디지털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신이 공급되면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불안감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 점점 고객 행동을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디지털 경험에 익숙해진 고객을 대상으로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면 고객에게 외면당할 것"이라고 했다.

정 그룹장은 아마존·월마트·나이키·맥도날드 등 해외 유통 기업의 사례를 들어 고객 심리와 행동 변화를 관찰하고 불투명한 미래를 헤쳐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아마존은 디지털 투 오프라인(Digital to Offline), 월마트는 이커머스 및 디지털 경험 강화 전략을 펼치며 오카도는 고객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수요 예측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오프라인에 진출해 고객 데이터를 결합했다. 인공지능 무인(無人) 매장 ‘아마존고’ 등 신기술로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이다. 월마트도 온라인 소매 업체 ‘젯닷컴’을 인수하며 디지털 DNA를 내재화해 글로벌 옴니채널 리더가 됐다.

영국 온라인 슈퍼마켓 오카도는 물류센터 자동화로 비용을 효율화했다. 또 2013년부터 스마트 플랫폼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팔기 시작해 현재 세계 유통 기업에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공급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나이키는 탈(脫) 아마존을 선언하며 소비자 직거래(D2C·Direct to Consumer)를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 사이트와 오프라인 체험 매장에서 고객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구매 동향을 파악해 관련 제품을 출시하며 나이키만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정 그룹장은 "오프라인에서 고객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으로 독자적인 유통 환경을 구축했다"며 "전체 매출을 지속적으로 상승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냈다"고 했다.

미국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와 칙필레도 소셜미디어(SNS)에서 고객과 적극 소통하고 있다. 메뉴 출시에 고객 의견을 반영할 정도다. 이를 통해 고객과 정서적 관계를 맺고 부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꿨다는 평을 얻었다. 그는 "지속적인 소셜미디어 모니터링으로 고객을 분석하고 경험을 제공할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그룹장은 "베스트셀러 서적인 ‘넛지’에 나오는 행동경제학의 기본은 고객은 완벽하게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며 그들의 행동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결국 데이터로 디지털 컨슈머(고객)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디지털과 연결된 고객을 이해하고 치밀하게 고객 반응을 파악해 디지털 소비자 경험(DCX)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의 발전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통 산업의 변화를 재촉하면서 ‘뉴커머스(New Commerce)’라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습니다. 벤처캐피탈(VC)은 절대 강자가 없는 이 시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25일 ‘2021 유통산업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25일 ‘2021 유통산업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25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1 유통산업포럼’ 기조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벤처캐피탈 LB인베스트먼트를 이끌며 무신사, 마켓컬리, 스타일쉐어, 에이블리, 직방 등 전자상거래 스타트업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온라인게임·콘텐츠 스타트업을 초기에 발굴하고 투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유통·커머스 테크노믹스 방향과 벤처캐피탈의 기회’를 주제로 강연했다. 테크노믹스란 기술을 뜻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와 경제를 의미하는 ‘이코노미(economy)’를 결합한 말이다.

박 대표는 전자상거래를 발전시킨 주요 기술을 △하드웨어(스마트폰) △인프라(5G) △솔루션(인공지능·빅데이터) 등 세 가지로 정리했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이 PC기반으로 발전했고, 나아가 모바일 기반의 전자상거래로 확장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대면 위주였던 유통 산업이 비대면 위주로 변화했고, 여기에는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시대적 변화도 맞물렸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로보틱스 등 기술의 발전은 온·오프라인 유통의 경계선을 무너뜨리고 있다. 박 대표는 "이미 글로벌 업체들이 유통 산업 내에 핵심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놀라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고 이런 변화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대표적 사례가 중국 2위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닷컴의 ‘JD X-마트’,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아마존고’ 등이다.

박 대표는 코로나19가 유통 산업의 변화를 앞당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촉발된 변화는 방향이 아닌 속도의 문제"라며 "3~4년에 걸쳐 나타날 유통 산업의 변화를 작년 1년 사이 모두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유통의 디지털 전환은 유통 산업과 부동산, 물류, 광고, 금융 등 주변 산업의 결합을 촉진했고 이는 곧 ‘뉴커머스(New Commerce)’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했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최근 VC가 주목하는 전자상거래 분야로는 중고거래, 온라인 명품, 라이브커머스, 미디어커머스, 인테리어 플랫폼, 뷰티 영역을 꼽았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최근 VC가 주목하는 전자상거래 분야로는 중고거래, 온라인 명품, 라이브커머스, 미디어커머스, 인테리어 플랫폼, 뷰티 영역을 꼽았다.

VC도 유통·전자상거래 시장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외 VC의 대형투자가 전자상거래 분야에 집중됐다. 박 대표는 "국내의 경우 VC 투자가 총 4조원대로 진행됐는데, 이 중 유통, 서비스, 컨슈머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가 35~40% 정도로 추산된다"고 했다.

최근 VC가 주목하는 전자상거래 분야로는 중고거래, 온라인 명품, 라이브커머스, 미디어커머스, 인테리어 플랫폼, 뷰티 영역을 꼽았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급격하게 성장한 분야다.

그렇다면 어떻게 투자 기회를 잡을까. 박 대표는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한 투자 포인트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 번째로 초기 고객 트래픽 확보가 되는지, 이를 키울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두 번째는 좋은 판매자를 유인할 수 있는 ‘킬러 포인트’를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다. 세 번째는 해당 조직이 전자상거래의 본질을 이해하고 핵심 역량을 모아 사업체를 제대로 끌고 갈 힘이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박 대표는 "쿠팡이 100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겨우 10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은 이 시장이 대기업이나 기존의 강자가 독식하는 곳이 아니며,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앞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한 VC 투자는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는 소비자가 온·오프라인은 물론이고 구매 채널도 다변화되는 ‘옴니채널’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이케아는 구매 과정을 간편하게 만들고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의 자유를 주기 위해 온라인 유통 역량을 개선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도 확장해 옴니채널 콘셉트를 확고히 할 예정입니다."

스웨덴 잉카그룹의 카롤리나 가르시아 고메스(Carolina Garcia Gomez) 글로벌디지털전략본부 이사는 25일 열린 ‘2021 유통산업포럼’의 특별 인터뷰에서 이케아의 미래 전략과 디지털화 계획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스웨덴 말뫼의 이케아 사무실에서 화상 인터뷰에 응한 카롤리나 가르시아 고메스 글로벌디지털전략본부 이사.
스웨덴 말뫼의 이케아 사무실에서 화상 인터뷰에 응한 카롤리나 가르시아 고메스 글로벌디지털전략본부 이사.

조선비즈가 주최한 유통산업포럼의 올해 주제는 ‘유통 테크노믹스(Retail Technomics)’다. 고메스 이사는 스웨덴 말뫼(Malmö)의 이케아 사무실에서 화상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고메스 이사는 스페인의 이케아 바라칼도점 판매총괄과 말라가점 점장, 발렌시아점 점장 등을 거치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후 일본지사 부사장과 폴란드지사 사장을 맡았고, 현재는 이케아 프랜차이즈 기업인 잉카그룹의 글로벌디지털전략본부의 이사로 일하고 있다. 이케아는 전세계 50여개국에 445곳(2020년 회계연도 기준)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고메스 이사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온라인 소비를 가속화했지만, 소비행동은 이전부터 변하고 있었다"면서 "다만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공되는 경험과 직접 받는 응대는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지는 것도 소비자의 니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트렌드 확대...이케아 온라인 고객수 작년에만 10억명 늘어"
이케아 역시 주요 오프라인 매장들이 수 주 동안 영업을 중단하면서 2020년 매출이 다소 주춤했다. 2019년 회계연도 기준 8억3900만명에 달하던 오프라인 매장 이용객이 지난해 회계연도에는 7억600만명으로 15%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그래픽=정다운
그래픽=정다운

반면 온라인 부문의 성장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이케아닷컴의 이용자는 26억명에서 36억명으로 급증했다. 온라인 매출도 1년 새 60% 증가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로 늘었다.

그럼에도 이케아는 지난해 전 세계에 26개 매장을 새로 열었다. 한국에서는 서울과 부산, 용인 등에 출점했고,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에도 신규 매장을 냈다. 온라인몰과 앱을 육성하는 가운데서도 오프라인 매장의 형태도 다양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교외에 대형 매장을 중심으로 개점했다면, 최근에는 도심에 소규모 체험형 매장을 출점하는 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판매 방식도 다양하게 고안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주문한 다음 매장에서 수령하는 ‘클릭 앤 콜렉트’ 서비스는 상품 보관함에서 차에 바로 옮겨 실을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 형태로도 제공한다.

◇"디지털 전환 핵심은 데이터···인간 중심 잃지 말아야"

고메스 이사는 "데이터에 기반해 구매 경험 전반에서 불편함이 없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미래형 매장을 개발하려고 고민하고 있다"면서 "그 중 하나는 매장을 ‘풀필먼트 시설(fulfillment unit)’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400개가 넘는 이케아 매장이 모두 상품을 최종 배송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면, 중앙물류센터에서 다른 물류센터나 매장으로 배송하는 과정이 단축돼 고객의 주문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 밖에서 제품을 수령할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형 ‘클릭 앤 콜렉트’ 서비스가 도입된 핀란드 이케아 매장.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 밖에서 제품을 수령할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형 ‘클릭 앤 콜렉트’ 서비스가 도입된 핀란드 이케아 매장.

디지털 역량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메스 이사는 "고객이 무엇을 언제 원하는지 분석해 구매 시스템을 개선하고, 제품 디자인부터 배송에 이르는 공급망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화해 ‘이케아 만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업을 디지털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정에도 ‘인간’을 중심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우리가 고객의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소비자들이 결정할 권한을 주고, 데이터를 활용하는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고메스 이사는 디지털 전환을 준비하는 기업에 "첫째로는 분명한 사명과 목적의식이 있어야 구체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다"면서 "고객의 의견과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이를 반영하고, 직원을 교육하고 재교육해 조직원들을 잘 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시장의 새로운 큰 손으로 떠오른 MZ(1980년대생인 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Z세대)세대에 대해 고메스 이사는 "젊은층은 최대한 빠르고 쉬운 서비스를 원하고, 본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은 꾸준히 구매한다는 특징이 있다"면서 "이케아는 기본적으로 양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면서도, 젊은층이 이케아의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이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한국은 하루 24시간 연중무휴 열려 있는 가장 디지털화된 시장 중 하나이고, 소비자의 IT 관련 지식 수준이 높다"고 평했다. 고메스 이사는 한국 시장은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시장"이라면서, 이케아코리아 등 현지 인력과 협업해 사업을 더욱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소비자들이 모바일 기기와 소통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음성 인식이 되고, 오프라인 상점은 무인 매장이 주류가 될 것입니다. 그때를 대비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을 사업 곳곳에 도입해야 합니다."

테드 수더(Ted Souder) 구글 리테일부문 대표는 25일 ‘2021 유통산업포럼’의 기조연사로 나서 유통업계의 미래를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유통산업의 지각 변동: 고객 경험 데이터, 디지털화, 그리고 D2C(Direct to Consumer·생산자의 소비자 직접 판매)’를 주제로 유통업계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온라인 중심으로 급속하게 이동한 유통 환경에 기술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카고 자택에서 기조강연을 진행한 테드 수더 구글 리테일부문 대표.
미국 시카고 자택에서 기조강연을 진행한 테드 수더 구글 리테일부문 대표.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유통산업포럼은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주최하는 행사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포럼의 주제는 ‘유통 테크노믹스(Retail Technomics)’다.

수더 대표는 2001년 구글에 입사해 창업자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과 함께 디지털 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또 2004년 전자상거래 태동기부터 지난해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유통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함께 했다.

수더 대표는 코로나19가 확산된지 1년여 만에 유통시장의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급속히 기운 점을 지적했다. 그는 "유통업계는 코로나 이전만 해도 제품의 10~20%만 온라인으로 판매했지만, 급작스러운 봉쇄와 영업 제한으로 물량의 100%를 온라인으로 판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연간 성장률이 10%대였던 전자상거래시장은 불과 몇 달 만에 10년치 성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매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후에도 이전 같은 매출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소비자의 행동양식은 단숨에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었고, 영원히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지털커머스360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6~2019년 연 평균 14~16% 증가했던 미국의 전자상거래 매출은 2020년에 44%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자상거래가 전체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됐다. 수 년째 10% 초중반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1.3%까지 커졌다.

그래픽=정다운
그래픽=정다운

수더 대표는 "동남아시아의 온라인 쇼핑몰인 쇼피파이의 경우 2020년 4~5월 매출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2% 급증했다"면서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유통업계가 오프라인 중심으로 회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어느 한 쪽을 완전히 포기하기보다 온라인 구매를 대폭 지원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쇼핑 경험도 지원하며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장 환경을 위생과 안전에 민감해진 소비자의 요구 수준에 맞추고, 제품군도 ‘지금’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들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 "유통업계, 음성 인식·무인 매장 시대 대비해야"

수더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유통업계에 IT기술과 인공지능(AI), 머신러닝기술이 도입되면서 비대면 소비가 주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모바일기기와 소통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음성인식이 되고, 오프라인 상점 역시 물리적인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특별한 결제 과정을 거치지 않는 무인 매장이 주류가 될 것"이라면서 "그때를 대비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을 사업 곳곳에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래의 오프라인 유통매장은 사용자의 움직임을 센서로 인식하고, 등록한 신용카드로 자동 결제되는 등 다양한 IT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의 오프라인 유통매장은 사용자의 움직임을 센서로 인식하고, 등록한 신용카드로 자동 결제되는 등 다양한 IT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D2C(Direct To Consumer·소비자 직거래) 시장의 성장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진단했다. D2C 업체들이 디지털 기반의 영업 방식을 도입하면서 이전보다 더 개인화된 서비스가 가능해질 거란 전망이다. 수더 대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통적인 유통업체들도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더 대표는 "2021년을 디지털 전환을 위한 해로 삼아야 한다"며 유통업체들에게 다섯 가지 대책을 제안했다.

첫 번째는 자사가 보유한 고객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그는 "뛰어난 D2C 업체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소비 경험을 적절히 융합하고, 클라우드서비스와 AI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가 어디에 있든지 맞춤형 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오늘날 유통업의 핵심은 맞춤식 데이터에 기반해 소비자와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말했다.

◇ "맞춤형 데이터 통해 소비자와 관계 맺는 것이 핵심"

수더 대표는 "두 번째로는 여러 플랫폼에서 얻은 데이터를 복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해야 한다"면서 "여러 플랫폼과 기기에서 수집한 정보를 취합하면 고객의 경험에 대한 경쟁력 있는 시각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는 개인정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조언했다. 개인정보 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응답자의 81%는 "기업의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나의 통제권이 거의 없다"면서 "기업의 개인정보 수집에 따른 잠재적인 위험이 혜택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어 "머신러닝 기술 등을 활용해 소비자에 대한 모델 데이터와 측정값의 간극을 계속 줄여야 한다"면서 "여러 기기를 사용하는 소비자에 대해서도 자사의 마케팅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같은 내용을 수치화해 데이터의 빈틈을 메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더 대표는 "다섯 번째로 보안 클라우드에 기반을 둔 솔루션(분석도구)을 활용하면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확률이나 고객평생가치(CLV) 등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데이터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더 대표는 코로나 이후의 유통업계에 대해 ‘새로운 황금기의 시작점’에 서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늘 위기 다음에는 성장과 기회가 폭발적으로 생겨났다"면서 한국 유통기업에 대해 "지역 내 스타트업과 연계하고, 차세대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가를 지원하고, 성장을 위해서라면 위험도 감수하는 문화를 허용하라"고 조언했다.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는 25일 오후 1시 30분부터 ‘제9회 유통산업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오후 5시30분까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다.

올해로 9회째 열리는 이번 포럼은 '유통 테크노믹스(Retail Technomics)'를 주제로 유통의 미래를 진단했다. 기술이 경제를 이끄는 새로운 경제적 패러다임인 테크노믹스가 유통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내외 전문가들과 진단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연사 및 참가자의 안전을 위해 유튜브 ‘조선비즈’ 채널에서 비대면 형식으로 진행됐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25일 열린 2021 유통산업포럼에서 영상 축사를 하고 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25일 열린 2021 유통산업포럼에서 영상 축사를 하고 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축사에서 "유통 테크노믹스는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을 활용한 유통산업의 현재와 미래 비전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주제"라며 "변화의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다시 새로운 기술에 투자하는 유통 테크노믹스의 선순환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도 유통 테크노믹스 선순환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전항일 한국온라인쇼핑협회(이베이코리아 대표) 회장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적으로 유통산업 내 온리안 쇼핑 비중이 크게 상승했다"며 "최근 유통업계에서도 풀필먼트 고도화와 편리한 쇼핑 환경 제공을 위한 IT(정보통신) 부분의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배달의민족 창업자)은 "전 세계적으로 기술혁신 경쟁과 이로 인한 유통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더 가속할 것"이라며 "유통 테크노믹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끌어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라고 했다.

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이사도 "코로나19 이후 비대면화가 가속화되면서 IT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며 이번 포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포럼에는 테드 수더 구글 리테일부문 대표, 카롤리나 가르시아 고메스 잉카그룹 이케아 리테일 글로벌 디지털 전략본부 이사,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정동섭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그룹장(유통소비재산업 리더), 김호민 아마존 웹서비스(AWS) 리테일 사업개발부문 담당 등이 기조 강연자로 나서 디지털 전환과 고객 경험, D2C(Direct to Consumer·직접 판매) 등을 주제로 이야기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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