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대표는 12일 "제약·바이오 분야의 효율적인 민관협력을 위해 산업·학계·연구소·병원·정부 등 다자간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허경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 대표가 12일 열린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20’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20’에서 허 대표는 이 같이 밝히며 "민관협력(PPP·Public Private Partnership)이 성공하려면 다자간 협력에 더해 더 확장된 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활용과 같은 기술 통해 혁신의 효율을 높이고, 산업의 융합과 국가와 국가의 협업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가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는 향후 제약·바이오 글로벌 시장이 12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허 대표는 "올해는 코로나 충격으로 3.8% 저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나, 2020년부터 2026년까지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은 연평균 7.4% 성장해 120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이라고 했다.

허 대표는 시장 성장 과정에서 이른바 ‘빅파마’로 불리는 거대 제약·바이오 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약진이 두드러 질 것으로 예측했다. 허 대표는 "글로벌 상위 10개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2019년 42%에서 2026년 36%로 -6.2% 포인트 하락할 전망이나,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65%까지 확장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우리에게도 얼마든지 기회가 열려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혁신 효율성은 뛰어나지만, 개발 효율성, 즉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실용화 측면에선 글로벌 추세와 멀다는 게 허 대표의 지적이다. 허 대표는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은 OECD 20개 국가 중 개발 효율성이 18위로 떨어지는 수준"이라며 "연구는 잘하는데 이 연구를 실제 약으로 만드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했다.

허 대표는 이런 단점을 없애기 위해 연구소와 기업이 협업하는 모델로 유럽의 IMI 플랫폼을 제시했다. 허 대표는 "IMI는 EU와 유럽제약협회가 50대 50으로 자본과 현물 출자해 2008년 발족했다"며 "지금까지 7조원을 투자해 제약·바이오 산업과 정부가 어떤 질병을 연구할 것인지, 어떤 치료제를 개발할지에 대해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IMI는 160개 이상의 프로젝트 진행하며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대표는 "제약·바이오 산업은 국민 건강권 확보와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 산업이라는 점에서 국민산업"이라며 "민관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그런 모델이 가장 합리적이면서 효율성이 높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발 효율성을 높여 궁극적으로 환자에 이익이 가는 모델이 필요하고 산업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킴코(KIMCo)는 아직 석 달밖에 안된 재단법인이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발전으로 개발 효율성을 높여 글로벌 무대에서 제대로 경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은 제약협회와 56개 제약·바이오업체가 총 70억5000만원 출자해 만든 단체로, 현재 보건복지부의 ‘코로나 치료제 백신 생산 장비 구축 지원사업’과 중소벤처기업부의 ‘의약품 업종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박진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몰고 온 ‘뉴노멀 시대’에는 기존 패러다임이 모두 뒤바뀌고 있습니다. 바뀐 시장 수요에 발맞춰 빠르게 표준을 선점해야만 새 시대의 시장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동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산업혁신기획단장은 1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20’에서 "기술도 중요하지만 빠른 시간 안에 표준을 선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동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산업혁신기획단장이 1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20’에서 발표하고 있다.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20은 코로나19 이후 헬스케어 산업의 향방을 조망하는 행사다. 조선비즈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라이트펀드가 후원한다. 포럼 주제는 ‘뉴노멀 시대의 헬스케어 혁신’이다. 한 단장은 마지막 세션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뉴노멀 준비하는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의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 단장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글로벌 코로나19 통계와 함께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올 10월 11월 한달 사이 사망자는 20만명, 감염자는 1500만명이 늘었다"며 "1년 전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들이 벌어져 생활이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확진자 동선 등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정보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더 이상 개인 건강을 담보하지 못하는 시대"라고 했다.

코로나19는 글로벌 경제에 큰 타격을 줬지만, 동시에 바이오헬스 산업에는 기회 요인이다. 한 단장은 국가별로 코로나19에 대한 ‘수용성’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영국 등 선진국에서 마스크 반대 시위가 일어나는 반면, 한국 시민들은 국가 통제를 쉽게 수용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대응이 용이했다는 것이다.

‘K 방역’의 성공은 한국 보건산업의 수출 증가로도 나타났다. 한 단장은 "올 상반기 의약품·의료기기 해외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 늘었다"며 "올해들어 9월까지 바이오헬스 산업 누적 수출이 152억달러로 지난해보다 34.3% 증가했다. 뉴노멀 시대 전환을 위한 모멘텀"이라고 강조했다.

한 단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바이오헬스 산업의 법칙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건강·생명과 관련한 서비스와 제품에 대한 지불용의가 늘고 있고, 치료에서 예방으로 의료 패러다임이 바뀌는 등 단순히 오래 사는 것 이상으로 질 높은 삶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뉴노멀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선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기술의 활용도 중요하다. 한 단장은 "한국 바이오헬스산업 시장 규모가 4차산업혁명에 제대로 대응한다면 2030년까지 연평균 12% 성장하겠지만, 대응하지 못한다면 2%씩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한 단장은 "지금은 지속적인 바이오헬스산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시기"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어떻게 펼쳐질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현재의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국가간 협력 강화와 거버넌스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윤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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