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가 28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유통산업포럼’에서 ‘음식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가 28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유통산업포럼’에서 ‘음식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는 2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통산업 생존전략’를 주제로 ‘제8회 유통산업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참가자의 안전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사전 등록자만 500명에 달할 만큼 이목을 끌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축사에서 "코로나19에도 우리 유통산업은 다양한 유통 채널과 촘촘한 배달망을 통해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상품 공급해 유통 선진국의 저력을 보여줬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통산업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국경을 초월한 경쟁으로 시장이 급격히 변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통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경제 구조 변화뿐만 아니라 소비자 삶의 방식을 정하는 사회·문화적 변화도 제때 포착해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콕'에 뜬 가정간편식... 친환경·고급화가 성패 가를 것  
이날 강연에 나선 전문가들은 고급화와 개인화 서비스를 통해 불황을 타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대면 서비스는 고급화되고 그 외의 것은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산업 구조로 바뀔 것"이라며 △친환경, △나를 위한 소비, △멀티 스트리밍 채널, △가정간편식(HMR), △간편대체식품(CMR) 등 5가지 신(新) 트렌드를 제안했다.

노 대표는 코로나로 '격리 경제'가 부상한 가운데에도 명품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위기 상황에도 나를 위한 가치소비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짚었다. 최근 수요가 급증한 배달음식과 HMR에 관해서는 "수많은 간편식이 시장에 나와 있지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과거엔 가격으로 경쟁을 했다면, 앞으로는 가격이 더 비싸도 품질과 공정을 따지는 간편식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오프라인 외식업장에서는 인구 밀집도가 낮은 개방형 식당이나 소규모 그룹에게 장소를 대여해 주는 대관사업과 소규모 그룹파티와 집에서 여는 홈파티 등의 니즈를 고려한 케이터링 사업 등을 유망사업으로 꼽았다.

조성준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가 2020 유통산업포럼에서 '유통업계 빅데이터 활용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조성준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가 2020 유통산업포럼에서 '유통업계 빅데이터 활용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유통업계 빅데이터 활용전략'을 주제로 강연한 조성준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소비자의 생각과 행동은 다르다"며 "소비자의 생각보다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 행동을 예측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그는 기업들이 빅데이터 분석이 신사업 개발, 품질 예측, 고객 유치, 인사 관리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며 다양한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GE는 항공엔진운항 데이터를 분석해 각 부품의 고장 가능 확률을 계산하고 최적 보전 서비스를 시행한 결과, 항공 엔진 최적 보전 서비스의 매출이 기존 엔진 판매 매출을 뛰어넘었고, 아마존은 전체 매출의 40%를 이전 구매 내역을 통해 고객이 관심가질 상품을 먼저 제안하는 우선 노출을 통해 얻는다. 아마존은 한 발 더 나아가 고객이 어떤 상품에 관심 있는지를 파악해 고객이 주문하기도 전에 배송하는 '선배송' 시스템도 개발했다.

무엇보다 조 교수는 "기업이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최고 경영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고 경영자는 빅데이터를 회사 전체의 의제로 만들고 부서 간 의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빅데이터를 활용한 경영의 성패는 최고 경영자의 비전과 리더십이 결정한다"고 했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 전환 가속도... 유통 규제 재검토 필요
'코로나 이후 유통 산업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한 대담에서는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의 진행으로 업계 관계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유통업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2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유통산업포럼’ 대담에서 (왼쪽부터) 좌장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와 정동섭 딜로이트 전무,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장, 조기영 롯데 미래전략연구소 상무가 토론하고 있다.
2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유통산업포럼’ 대담에서 (왼쪽부터) 좌장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와 정동섭 딜로이트 전무,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장, 조기영 롯데 미래전략연구소 상무가 토론하고 있다.

정동섭 딜로이트 전무는 "코로나 사태는 지금까지 해 온 비즈니스 모델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고객의 가치와 서비스에 대한 반응, 상품에 대한 인식 등이 바뀌고 있다. 이제 업체들은 달라진 고객의 니즈에 대응해 똑같은 상품을 어떻게 판매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장은 "지금까지 대형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비슷한 치킨게임 양상이었다면,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특정 업체의 시장 점유 속도가 빨라지면서 유통산업의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위생과 안전 가치, 공급망 관리, 위기관리 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됐다"며 "코로나가 재발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 세 가지 가치는 하반기에도 중요하게 여겨질 것"이라 예상했다.

조기영 롯데 미래전략연구소 상무는 "앞으로 유통사들은 기존의 경쟁력을 온라인과 어떻게 결합해 변화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기존의 오프라인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온라인에서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오프라인 점포를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는 식의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정부의 유통업 규제에 대해 진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유통산업에 적용하고 있는 정부 규제는 크게 출점 규제와 의무휴업 두 가지다. 규제 대상이 기존의 대형마트에서 복합쇼핑몰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유통산업 규제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 전무는 "복합쇼핑몰 규제는 국민의 권리를 앗아가는 정책이다. 규제 일변도로 가기 보다는 많은 데이터를 공개해 전통시장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했고, 이 소장은 "규제의 출발은 실효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상무는 "지금까지 규제를 논의할 때 소상공인, 전통시장, 대형마트, 정부 입장은 여러 각도로 다뤄졌지만, ‘소비자 후생’ 측면은 검토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시장 모두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지원을 하는 게 상호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를 계기로 유통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게 가속화할 것이다. 전통 유통업체들은 앞으로의 포지셔닝을 고민하면서 동시에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야 한다."(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장)

"기존 물류센터를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고, 온라인과 결합할 수 있는 외부 자산을 활용해 초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조기영 롯데 미래전략연구소 상무)

"복합쇼핑몰 규제는 국민의 권리를 앗아가는 정책이다. 규제 일변도로 가기 보다는 많은 데이터를 공개해서 전통시장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정동섭 딜로이트 전무)

2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유통산업포럼’ 대담에서 (왼쪽부터) 좌장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와 정동섭 딜로이트 전무,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장, 조기영 롯데 미래전략연구소 상무가 토론하고 있다.
2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유통산업포럼’ 대담에서 (왼쪽부터) 좌장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와 정동섭 딜로이트 전무,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장, 조기영 롯데 미래전략연구소 상무가 토론하고 있다.

조선비즈가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20 유통산업포럼’의 대담 ‘코로나 이후 유통 산업 활성화 방안’에서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 사태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유통업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이날 세션에는 정동섭 딜로이트 전무,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장, 조기영 롯데 미래전략연구소 상무가 패널로 참석했다.

정동섭 전무는 "코로나 사태는 지금까지 유지해 온 비즈니스 모델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고객의 가치와 서비스에 대한 반응, 상품에 대한 인식 등 많은 것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무는 이어 "이제 업체들은 달라진 고객의 니즈에 대응해 똑같은 상품을 어떻게 판매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일례로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확산한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들이 직원 동선을 바꾸거나 매장 구성을 바꾸지 않으면 내방객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이경희 소장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위생과 안전 가치, 공급망 관리, 위기관리 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됐다"며 "코로나 사태가 재발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 세 가지 가치는 하반기에도 중요하게 여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소장은 "이번 사태로 유통업에서 온라인으로 전환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대형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비슷한 치킨게임 양상이었다면, 코로나를 계기로 몇몇 업체의 시장 점유 속도가 빨라지면서 구조 재편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이에 따라 시장 구조가 소수의 지배적 플레이어와 다수의 니치(틈새) 플레이어로 양분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앞으로 포지셔닝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면서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영 상무도 "코로나 이후 유통업체들은 상품과 서비스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받을 것"이라며 "온라인 시장의 성장 속도가 과거에 비해 빨라질 것이기에 이에 대한 전략적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했다.

전통 유통업체들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유통망을 유지하면서 온라인 기술력을 결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경희 소장은 "코로나로 인해 경기와 소비심리가 악화하면서 소비자의 가격 민감성, 가성비 민감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유통업체들은 이에 대한 프로모션 강화 등 대비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존 유통업은 규모의 경제만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어려워진 시대"라며 "연관 산업을 함께 생각해 시야를 넓히면서 이익의 시너지를 올리려는 플랫폼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순수 온라인 유통사에 비해 오프라인 유통사가 갖는 강점은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 옴니 채널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1시간 내 배송 등 수요가 늘고 있는데 오프라인 매장이 있는 전통 유통업체들은 이를 거점으로 더 신속하게 배송을 할 수 있다"며 "이런 차별화된 역량과 자산을 잘 활용한다면 앞으로 경쟁에서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조기영 상무도 "온라인 시장의 성장이 과거에 비해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앞으로 유통사들은 자신들만의 차별적인 기존 경쟁력을 온라인과 어떻게 결합해 변화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대한 통합적 관점이 필요하다"며 "기존 오프라인 업체는 이미 확보한 오프라인 고객을 온라인으로 연계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유통산업포럼’ 대담에서 (왼쪽부터) 좌장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와 정동섭 딜로이트 전무,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장, 조기영 롯데 미래전략연구소 상무가 토론하고 있다.
2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유통산업포럼’ 대담에서 (왼쪽부터) 좌장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와 정동섭 딜로이트 전무,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장, 조기영 롯데 미래전략연구소 상무가 토론하고 있다.

패널들은 정부의 유통업 규제에 대해서도 주의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현재 유통산업에 적용하고 있는 정부 규제는 크게 출점 규제와 의무휴업 두 가지다. 규제 대상이 기존의 대형마트에서 복합쇼핑몰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유통산업 규제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동섭 전무는 "정부 규제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점에서 이해하고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방식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정 전무는 "고기를 먹여주는 것보다 고기잡는 법을 알려주는 게 소상공인을 위한 명확하고 현명한 지원이라고 생각한다"며 "규제 일변도보다는 정확한 데이터를 공개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훨씬 더 좋은 정책 방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경희 소장은 "규제의 출발은 실효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를 시행하기 이전 규제의 실효성을 검증할 수 있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야 한다"며 "각 기관과 학계, 전문가가 다양하게 참여해 공통의 데이터를 갖고 방법론적 합의를 통해 결과를 도출한다면 논의의 진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기영 상무는 "지금까지 규제를 논의할 때 소상공인, 전통시장, 대형마트, 정부 입장은 여러 각도로 다뤄졌지만, ‘소비자 후생’ 측면은 검토되지 않았다"며 "이를 감안한 종합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오프라인 유통시장 자체가 계속 축소되는 상황에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를 양분화하는 정책이 국내 소비 산업에 긍정적인가 고민해야 한다"며 "오히려 소상공인 대형마트가 협업해서 소매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정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시장 모두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지원을 하는 게 상호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소비자의 생각과 행동은 다르다. 경영 의사 결정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의견을 묻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다. 소비자의 생각보다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 행동을 예측하는 게 중요하다."

조성준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가 2020 유통산업포럼에서 '유통업계 빅데이터 활용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조성준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가 2020 유통산업포럼에서 '유통업계 빅데이터 활용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빅데이터 연구 권위자인 조성준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2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에서 '유통업계 빅데이터 활용전략'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 'OK큐피드'가 분석한 빅데이터를 근거로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OK큐피드 분석 결과, 남성과 여성 고객 모두 데이트 상대 희망 연령으로 '0살 연상~0살 연하'까지 입력을 했지만 실제 채팅으로 대화를 신청한 상대는 남녀(30대 이상) 모두 연하로 생각과 실제 행동은 달랐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이어 "지금은 소비자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 많다"며 "소셜 네트워크에 데이터로 다 있다"고 했다. 그는 "소비자에게 이런 제품을 살 것이냐, 사지 않을 것이냐고 묻는다고 해서 정확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소비자가 거짓말을 한다는 게 아니라 생각과 행동이 유리돼 나온다는 것"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빅데이터 분석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기업으로 아마존과 넷플릭스를 꼽았다. 조 교수는 특히 아마존에 대해 "고객에 대해 고객 자신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기업"이라고 했다. 그는 "아마존은 고객의 관심사와 이전 구매 내역을 통해 고객이 관심을 가질만한 상품을 가장 먼저 노출시킨다"며 "이런 우선 노출을 통해 얻은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에 이른다"고 했다.

이어 "아마존은 우선 노출에서 한발 더 나가 '선배송' 시스템까지 개발했다"며 "고객이 어떤 상품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고객이 주문과 결제를 하기도 전에 드론으로 제품을 배송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객에겐 배송된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하라고 한다"며 "반품 신청을 하지 않으면 등록된 계좌에서 자동 결제되는 방식으로 판매가 이뤄진다"고 했다.

조성준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가 2020 유통산업포럼에서 '유통업계 빅데이터 활용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조성준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가 2020 유통산업포럼에서 '유통업계 빅데이터 활용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조 교수는 이날 연설에서 기업들이 빅데이터 분석을 △신사업 개발 △품질 예측 △고객 유치 △인사 관리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조 교수는 빅데이터를 신사업 개발에 활용한 사례로 GE를 들었다. GE는 항공엔진운항 데이터를 분석해 각 부품의 고장 가능 확률을 계산하고 최적 보전 서비스를 시작했다. GE는 현재 항공 엔진 최적 보전 서비스의 매출이 기존 항공 엔진 판매 매출보다 더 많다고 조 교수는 설명했다.

품질 예측 활용 사례로는 보르도 와인을 들었다. 양질의 와인이 만들어진 해와 기후를 분석해 와인 품질 예측 공식을 만들었고, 이제는 해당년도의 기후 분석을 토대로 와인 품질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단 것이다. 고객 유치 부분에선 카드사를 사례로 제시했다. 조 교수는 "빅데이터를 가장 많이 활용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카드사"라며 "카드 내역을 통해 고객의 위치 정보뿐만 아니라 관심사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고객의 특성을 파악해 새로운 프로모션 등의 마케팅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 관리 활용 방법에 대해선 오피스 사무 기기 회사인 제록스의 경험을 소개했다. 제록스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조기 퇴사자의 유형을 분석했다. 제록스 분석 결과, 회사에서 집이 멀고 확실한 교통수단이 없는 직원, 친구가 없거나 너무 많은 소셜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직원, 공감을 너무 잘하거나 창의력이 부족한 직원 등이 조기 퇴직한다는 인사이트가 나왔다. 제록스는 이같은 인사이트를 신규 채용에 반영해 조기퇴사자를 20% 줄였다고 조 교수는 말했다.

조 교수는 빅데이터에 대해 "그동안 전문지식과 경험, 감에 의해 만들어진 경영 인사이트에 새로운 재료가 나온 것"이라며 "기존의 인사이트 원천에 비해 늦게 활용되기 시작했지만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기존의 경험과 감에 의해 형성된 인사이트는 '의견'에 불과하다"면서 "의견을 기반으로 한 해법은 운이 좋아 맞아 떨어질 수도 있지만 정확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특히 의견을 기반으로 한 인사이트는 해당 의견자의 직급에 따라 계급장이 붙는다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한 인사이트엔 계급장이 붙지 않는다. 계급장을 떼고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또 빅데이터 활용 과정에서 "결론을 정해놓고 이에 맞는 데이터를 찾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내가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데이터를 계속 고문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러한 경향을 '데이터 고문'이라고 한다"고 했다.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찾아야지, 인사이트를 증명하기 위해 데이터를 찾는 것은 올바른 순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조 교수는 이와 함께 "기업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선 현업에 있는 실무자들이 빅데이터와 빅데이터 분석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빅데이터 전문가가 되려면 수년간 공부를 해야 하지만, 현업에 필요한 수준은 2~4주 가량의 기초 이해 교육만으로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요리를 배우기 위해 이탈리아에 있는 전문 셰프 스쿨을 가는 방법도 있지만, 백화점이나 마트의 문화센터에서 주말 쿠킹 강좌로도 배울 수 있다"면서 "현업 실무자에게 필요한 빅데이터 지식 수준은 후자의 방식으로 배우면 된다"고 했다.

조 교수는 "기업이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최고 경영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실무자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최고 경영자가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을 지지해야 한다"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나온 인사이트가 경영진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고 경영자는 빅데이터를 회사 전체의 의제로 만들고 부서 간 의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빅데이터를 활용한 경영의 성패는 최고 경영자의 비전과 리더십이 결정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식음료 산업은 비대면 서비스화되고, 원테이블 고급 레스토랑과 같은 하이엔드 시장으로 갈 것입니다."

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는 조선비즈가 28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20 유통산업포럼’ 기조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표는 국내 최고 식음료 브랜딩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오리온 부사장, CJ그룹 브랜드 전략 고문, YG푸즈 대표 등을 지내며 레스토랑은 물론 다양한 식음료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기획하고 출시했다. 그가 식음료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이유다.

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가 28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유통산업포럼’에서 ‘음식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가 28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유통산업포럼’에서 ‘음식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노 대표는 이날 ‘음식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국내 식음료 시장 트렌드를 친환경, 나를 위한 소비, 멀티 스트리밍 채널, 가정간편식(HMR), 간편대체식품(CMR) 등 5가지로 꼽았다.

노 대표는 "코로나 사태로 소비자들이 친환경 상품과 위생 문제 등에 극도로 예민해졌다"며 "코로나 이후 이런 트렌드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이어 "환경오염 유발 물질을 줄이는 노력은 물론 비건 푸드 등의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나를 위한 소비’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해외 명품 브랜드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노 대표는 "과거 명품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은 구경만 하고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매장 방문 고객의 상품 구매율이 높아졌다"며 "소비자 가치, 행복을 추구하는 소비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멀티 스트리밍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도 중요하다고 했다. 기업들이 마케팅을 할 때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이 어떤 채널에, 누구에게 광고를 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노 대표는 "지금은 브랜드 자체보다 소비자들에게 어떤 경험을 전달할 것인가 하는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경험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수많은 소비자들에게 경험과 상품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표는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간편식과 관련해선 "수많은 간편식이 시장에 나와 있지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했다. 소비자를 유혹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노 대표는 "엄마가 만든 것과 같이 건강한 상품에 초점을 맞추는 등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하다"며 "과거 가격 경쟁을 했다면 이제는 가격이 조금 더 비싸도 질이 높은 간편식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편식 생산 공정과 관련 소비자들이 굉장히 까다로워질 것"이라며 "대기업이 만들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그 식품에 어떤 재료가 들어가고 어떤 공정을 거쳤는지 등을 꼼꼼히 따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구조 변화는 물론 소비자 삶의 방식을 정하는 사회·문화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28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유통산업포럼’개막 축사 영상을 통해 이같이 전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28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유통산업포럼’ 개막 축사 영상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내 유통산업은 커다란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28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유통산업포럼’ 개막 축사 영상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내 유통산업은 커다란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산업포럼은 조선비즈가 2013년부터 주최하는 행사로 올해 8번째를 맞는다. 올해 포럼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통산업 생존전략’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조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전례없는 충격을 경험하고 있다"며 "우리 유통산업은 다양한 유통 채널과 촘촘한 배달망을 통해 소비자에게 안정적인 상품 공급을 가능케 하면서 유통 선진국의 저력을 보여줬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유통산업은 커다란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이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국경을 초월한 경쟁으로 시장이 급격히 변화할 것"이라며 "유통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경제 구조 변화뿐만 아니라 소비자 삶의 방식을 정하는 사회·문화적 변화도 제때 포착해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제조업과의 상생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제조업체가 질 좋은 상품을 개발할 여력이 있어야 장기적인 유통산업 발전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토양을 확보할 수 있다"며 "최근 몇 군데를 방문해보니 유통 현장에서도 상생을 위해 대금을 조기에 지급하거나 경영 자금을 대출해 주는 식의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유통업계의 노력에 발 맞춰 공정거래위원회도 현재 위기 상황을 조기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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