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파트너를 고를 때는 결혼을 결정하듯 신중하게, 다양한 사안을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고든 조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PE) 대표는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유통산업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충분한 지식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사모펀드의 투자를 받아야 협업을 통해 기업도 혁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엘리베이션 PE를 설립한 조 대표는 20년간 백화점, 화장품 등 소비재에 투자해 왔으며, 미 유명 사모펀드 로하틴그룹(TRG) 한국 대표를 거친 인물이다. 로하틴그룹에 있을 당시 bhc·창고43·그램그램 등 5개 프랜차이즈의 출구전략(exit)에 성공했다.
조 대표는 "유통산업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수십년 전통의 유통업체들도 파산하고 있다"며 "유통환경 변화에 맞춰 기술이나 인재확보, 인수합병 등을 위해 자금이 필요할 때 사모펀드 투자를 받으면 좋다"고 했다.
실제 1893년 설립된 백화점 체인 시어스부터 장난감 업체 토이저러스, 의류업체 나인웨스트·아메리칸 어페럴 등은 새로운 유통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매출이 줄었고, 파산신청에 이르렀다.
조 대표는 "사모펀드와의 관계를 잘 이용하면 좋지만, 고민 없이 손을 잡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사모펀드 업체가 얼마나 유통업종을 잘 알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특히 함께 일할 팀원들이 어떤 경험·경력을 가졌는지, 어떤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의사결정자가 미국이나 영국에 있으면, 결정 과정에서만 1~2주가 넘어 빠르게 시장 대응을 할 수 없다"며 "의사결정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대표는 사모펀드의 실패 사례를 보며, 투자를 받는 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2016~2017년 파산한 유통기업의 3분의 2 정도가 사모펀드의 투자를 받았다.
그는 "사모펀드의 투자를 받더라도, 유통기업이 준비가 안돼있다면 실패한다"며 "일부업체는 부채가 너무 많아서 혁신을 시도할 여력이 없고, 예상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모펀드 투자 성공사례로는 자신이 엑시트를 주도했던 bhc치킨과 큰맘할매 순대국 등을 예로 들었다. bhc는 5년간 매출이 4배가 성장했고, 폐점률도 2013년 31%에서 2016년 2%로 줄었다.
조 대표는 로고를 바꿔 bhc의 기업 이미지를 바꿨고 1년에 2번씩 신메뉴를 연구 개발해 내놓았다. 이전까지는 2년동안 메뉴개발이 전혀 없었던 상태였다. 이외에도 △마케팅 투자 △공장 설립 △데이터 수집 △인수합병 등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조 대표는 마지막으로 "엄청난 변화를 위해서는 충분한 재정적인 여유가 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날 안전한 업종은 없다"며 "다른 기업들도 충분한 자금을 통해 지속해서 혁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통산업 포럼에서 이커머스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같은 기술들이 실제 유통 산업에서 많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유통 플랫폼은 국민 생활의 장, 즉 하나의 생태계가 됐다는 것을 느끼고 갑니다."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상현실(VR)과 디지털커머스가 바꿀 유통의 미래’라는 주제로 ‘제7회 유통산업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약 600명의 유통업계 관계자가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 ‘공정’이 혁신의 기초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온·오프라인 간 경계가 사라지고 가상현실을 이용해 어떤 채널에서든 오프라인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 전례없는 치열한 상황으로 접어들었다"며 "디지털 시대에 맞춰 발 빠르게 혁신하는 기업만 생존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기조강연에 나선 해외 전문가들은 ‘아마존드(아마존에 의해 파괴된다는 신조어)’ 현상이 강화되는 가운데,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유통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터 샤프(Peter Sharp) 터브만 아시아 대표는 "최근 월마트와 루이비통, 아마존 등이 VR 관련 IT업체를 인수하거나 투자하고 있다"며 "기존 리테일 환경의 한계를 느끼고 이를 뛰어넘는 시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토미나가 토모노부 세븐앤아이홀딩스 이토요카토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가 발달된 시대지만, 경험·편안함·진열 등을 통한 오프라인 점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유통업체들은 이러한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콘텐츠 보는 곳이 판매 채널로… '미디어 커머스' 급성장
기조연설에 이어진 첫 세션에선 전문가들이 '콘텐츠와 플랫폼이 주도하는 디지털커머스의 미래'를 주제로 토론했다. 발제를 맡은 김현수 29CM 부사장은 방송인 정형돈의 돈까스를 '미디어 커머스'의 성공 사례로 꼽았다. 김 부사장은 "마케팅과 판매가 모바일로 대동단결하며 디지털 커머스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며 "미디어 커머스에서는 콘텐츠를 보는 곳이 상품을 사는 곳이 되고, 또 마케팅 공간으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티켓몬스터는 자체 ‘모바일 커머스(상거래)’ 플랫폼인 '티비온(TVON)' 생방송을 통해 '정형돈 도니도니 돈까스'를 판매했다. 돈까스는 판매 당일 전량 매진됐고, 방송 영상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끌며 게시 닷새만에 조회수 200만을 넘겼다.
세션에 참가한 패널들은 TVON과 같은 미디어 커머스가 TV홈쇼핑을 뛰어넘는 주요 판매채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도한 CJENM 디지털커머스 상무는 "미디어 커머스가 케이블 채널 광고시장의 둔화를 상쇄하고 있다"고 봤다. 김 상무는 "CJ 내 다다스튜디오라는 커머스 채널에서 인기를 끌었던 뷰티 동영상이 조회수 4000만을 기록했는데, 트래픽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나왔다"며 "TV를 뛰어넘는 규모의 경제를 글로벌 차원에서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 오프라인 유통업체 한계 옴니채널로 극복
‘일본은 유통산업 불황 어떻게 극복했나’를 주제로 열린 두번째 세션에서는 유통업체들의 옴니채널 생존 전략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옴니채널은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말한다.
이 세션의 발제를 맡은 나오타카 하야시 일본 쇼핑센터 파르코 집행위원은 온라인을 활용한 접객(接客) 시간 확대로 오프라인 점포의 한계를 극복한 점을 파르코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그는 "온라인상에서도 고객과 만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애플리케이션(앱)에 탑재해 24시간 체제로 고객과 소통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고객을 접할수 있는 태세를 정비한 것이 파르코의 성공 포인트"라고 말했다.
김응걸 롯데슈퍼 상품본부장도 온라인과 IT 활용에 주목했다. 김 본부장은 "온라인 점포와 일반 점포를 비교해보면 온라인 쪽에서 신선제품 구매 비율이 55%로 일반 점포보다 더 높게 나온다"며 "오프라인에만 의존할 수 없고, 옴니채널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창주 리츠메이칸대 교수도 "오프라인으로 성장한 업체에게 온라인을 강조하는 것은 여러가지 한계도 있지만 오프라인 점포의 매력을 온라인을 통해 강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불황 극복의 키워드일 수도 있다"고 했다.
◇ 골목상권 살리려면 임대료 잡고 불공정 거래행위 없애야
마지막 세션에서는 골목상권을 살릴 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패널들은 골목상권 위기 원인으로 임대료 상승과 프랜차이즈 본사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꼽았다.
발제자로 나선 옥우석 인천대 교수는 "정부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유통마진 배분, 원부자재 강매, 인테리어 강요 등 불공정 거래행위 근절과 임대료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골목상권이 무너지면 대기업과 국가 경제에도 좋지 않다"며 "국가 차원에서 대기업과 골목상권간의 상생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훈 법무법인 디딤돌 변호사는 "골목상권이 어려움에 처한 원인으로는 임대료 상승과 프랜차이즈 본사 갑질 같은 불공정 거래행위가 거론되지만 현행법상 이를 완벽히 해결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자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노희영 YG푸즈 대표는 "구조적인 문제가 당장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들도 철저한 시장 조사와 연구를 통해 자신만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벌집삼겹살’ 창업자였던 개그맨 이승환씨는 "3~4년 전과 똑같은 메뉴와 전략을 반복해서는 안된다"면서 "골목상권을 살리는 킬러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선 내가 잘하는 것보다 소비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철저히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골목상권과 자영업자도 자신만의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 (노희영 YG푸즈 대표)
"골목상권이 무너지면 대기업과 국가 경제에도 좋지 않다. 국가 차원에서 대기업과 골목상권간의 상생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법 개정과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유통산업포럼’의 세번째 세션 ‘골목상권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서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대기업과 자영업자간 상생 강화의 필요성과 골목상권의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점에서 의견을 같이했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이날 세션에는 노희영 YG푸즈 대표, 옥우석 인천대 교수, 이상훈 중소벤처기업부 실장,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 의장, 권오인 경실련 국장, 박지훈 변호사, ‘벌집삼겹살’을 운영한 개그맨 이승환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옥우석 교수는 "한국은 전체 고용의 21%에 달하는 564만명이 자영업자인 ‘자영업자의 나라’"라면서 "50대 이상 재취업 시장이 불안정한 데다가 전자상거래, 복합쇼핑몰을 선호하는 소비 습관의 변화 등 여러 구조적인 문제로 골목상권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자영업자 3대 비용’으로 불리는 인건비, 임대료, 카드 수수료까지 겹쳐 여건이 녹록치 않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이 대표적이다. 옥 교수는 "창업 준비 기간이 6개월 미만인 ‘준비 안된’ 창업자 비중이 75%에 달한다는 점도 문제"라면서 "정부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유통마진 배분, 원부자재 강매, 인테리어 강요 등 불공정거래행위 근절과 임대료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희영 YG푸즈 대표는 구조적인 문제가 당장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들도 철저한 시장 조사와 연구를 통해 자신만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 대표는 "흔히들 ‘할 일 없으면 밥집이나 할까’라고 하는데 나는 늘 ‘밥집은 죄 많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라면서 "맛있고 친절한 것은 기본이고 조금만 손님이 불편해 해도 무조건 주인 잘못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구조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골목상권이 실패한 이유가 대기업 자본과 임대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면서 "골목상권에 뛰어들기 전에 나만의 대체불가 차별점, 상권에 대한 완벽한 이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고객과의 소통 능력 등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골목상권이 협의체를 만들어 힘을 키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상권 자체 행사를 기획하고, 소셜미디어 채널 홍보를 위해 협력하고 건물주와의 긴밀한 협약을 주도해 상권의 매력이 퇴색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방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벌집삼겹살’ 창업자였던 개그맨 이승환씨도 "3~4년 전 똑같은 메뉴와 전략을 반복해서는 안된다"면서 "골목상권을 살리는 킬러 콘텐츠를 내가 잘하는 것보다 소비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본사 설립의 진입 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 의장은 "대만에서 들어온 대왕카스테라가 인기를 끌자 가맹점 교육을 갔다온 사람이 가게도 내기 전에 ‘신대왕카스테라’ 프랜차이즈를 만들어서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다"면서 "수익이 날 수 없는 이런 프랜차이즈의 창업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훈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 실장은 "자영업자들의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는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 지원, 제로페이 도입, 임대료 인상률 제한 등의 정책을 추진해왔다"라면서 "현재는 상권 르네상스 프로그램을 통한 상권 단위 지원책 마련, 폐업한 자영업자의 재창업 지원, 소셜미디어나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소상공인 제품의 디지털화 등의 방안을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온라인을 이용해 오프라인의 한계를 넘었습니다. 이젠 24시간 고객을 만납니다."
나오타카 하야시 일본 쇼핑센터 파르코 집행위원은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유통산업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포럼의 두번째 세션 ‘일본은 유통산업 불황 어떻게 극복했나’에서는 유통업체들의 옴니채널 생존 전략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옴니채널은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말한다. 백화점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아가는 ‘스마트픽’이 옴니채널의 대표적인 형태다.
나오타카 위원은 온라인을 활용한 접객(接客) 시간 확대로 오프라인 점포의 한계를 극복한 점을 파르코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그는 "온라인상에서도 고객과 만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어플리케이션(앱)에 탑재해 24시간 체제로 고객과 소통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접객을 할수 있게 태세를 정비한 것이 성공 포인트"라고 했다.
그는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한 성공 사례도 소개했다. 나오타카 위원은 "6년 전 파르코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개별 매장들이 각자 매장 블로그를 개설한 뒤 상품 정보를 올리고 그 블로그를 통해 상품 주문까지 바로 할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구매된 상품 매출을 모두 블로그를 올린 매장 운영자 매출로 반영해 매장 참여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나오타카 위원은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 같은 정보기술(IT) 활용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일본 도쿄에 있는 파르코를 방문한 고객 수, 성별, 연령 등을 카운트 하는 카메라를 설치해 AI가 통계를 낸다"며 "이러한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는데 도움이 돼 매출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세션에서 패널로 참가한 김응걸 롯데슈퍼 상품본부장도 온라인과 IT 활용에 주목했다. 김 본부장은 "온라인 점포와 일반 점포를 비교해보면 온라인 쪽에서 신선제품 구매 비율이 55%로 일반 점포보다 더 높게 나오고 있다"며 "오프라인에만 의존할 수 없고, 옴니채널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본부장은 로봇과 드론을 활용해 오프라인 매장의 결품을 체크해 물류를 관리한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해외 한 유통박람회에서 드론과 로봇이 마트를 돌면서 물건의 재고와 결품을 확인해 진열 물품을 정리하도록 한 것을 봤다"며 "IT가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크게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이토요카토 최고마케팅책임자, 나오타카 하야시 일본 파르코 집행위원 순. /조선비즈
토미나가 토모노부 세븐앤아이홀딩스 이토요카토 최고마케팅책임자는 "온라인의 지원이 없다면 오프라인 매장 운영도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온라인을 활용해 고객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고객이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를 파악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김창주 리츠메이칸대 교수도 "오프라인으로 성장한 업체에게 온라인을 강조하는 것은 여러가지 한계도 있지만 오프라인 점포의 매력을 온라인을 통해 강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불황 극복의 키워드일 수도 있다"고 했다.
조우성 신세계백화점 디지털이노베이션 상무는 온라인과의 조화도 중요하지만 오프라인 매장만의 강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상무는 "오프라인 매장이 직접 체험을 할수 있는 공간으로서 의미가 있고 온라인이 대체할 수 없는 특성이 있다"며 "지난해 백화점은 매출이 늘었는데 가구나 고가 화장품 같은 럭셔리 상품은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가서 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상무는 "오프라인 매장에 빅데이터나 IT 노하우를 접목하더라도 실제 고객이 체험하고 공감할 수 있을 때 성공할 수 있다"며 "일례로 가상현실 피팅룸의 경우 고객으로부터 실질적인 공감대를 얻지 못해 큰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티켓몬스터는 자체 ‘모바일 커머스(상거래)’ 플랫폼인 '티비온(TVON)' 생방송을 통해 '정형돈 도니도니 돈까스'를 판매했다. 방송인 정형돈이 직접 출연해 진행자와 농담을 주고 받는 식으로 진행된 방송은 네티즌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돈까스는 판매 당일 전량 매진됐고, 방송 영상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끌며 게시 닷새만에 조회수 200만을 넘겼다.
22일 '2019 유통산업포럼'의 첫 세션 '콘텐츠와 플랫폼이 주도하는 디지털커머스의 미래'에서 발제를 맡은 김현수 29CM 부사장은 정형돈의 돈까스를 '미디어 커머스'의 성공 사례로 꼽았다. 미디어 커머스는 콘텐츠를 판매 채널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 부사장은 "마케팅과 판매가 모바일로 대동단결하며 디지털 커머스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며 "미디어 커머스에서는 콘텐츠를 보는 곳이 상품을 사는 곳이 되고, 또 마케팅 공간으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션에 참가한 패널들은 TVON과 같은 미디어 커머스가 TV홈쇼핑을 뛰어넘는 주요 판매채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사장은 "모바일 플랫폼은 홈쇼핑 채널처럼 수수료를 내거나, 대단한 인프라 투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TV 이상의 미디어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김세종 아셈중소기업친환경혁신센터 사무총장은 "디지털 커머스는 아이디어와 기술, 스토리만 있으면 소비자들에게 접근이 가능하다"며 "소상공인을 비롯한 중소 유통기업에 기존 대형 유통업체들과 동일한 기회가 열린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도한 CJENM 디지털커머스 상무는 "미디어 커머스가 케이블 채널 광고시장의 둔화를 상쇄하고 있다"고 봤다. 김 상무는 "CJ 내 다다스튜디오라는 커머스 채널에서 인기를 끌었던 뷰티 동영상이 조회수 4000만을 기록했는데, 트래픽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나왔다"며 "TV를 뛰어넘는 규모의 경제를 글로벌 차원에서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 커머스에서는 인플루언서(대중에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인플루언서 개개인이 확보한 구독자들이 잠재 고객이기 때문이다. 김현수 부사장은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데 있어서 '맥락'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부사장은 "인플루언서를 기용하려면 어떤 플랫폼에서 독자층을 형성했는지와 같은 맥락을 봐야한다"며 "예컨대 인스타그램에서 팬층을 형성한 인플루언서의 경우 티몬에서는 큰 힘을 쓰지 못한다"고 했다.
디지털 커머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플랫폼 사업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손현호 페이스북코리아 상무는 "제품 구매 과정에서 고객들이 단계별로 느끼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마찰(friction)'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심중"이라며 "상품이 어울릴지 안어울릴지를 고민하는 감정적 '마찰'을 해소하기 위해 AR(증강현실) 기술을 도입하거나, 구매 경로를 단축시키는 등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커머스에 규제 완화, 상생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추동우 롯데e커머스 BT본부장(상무)은 "한국의 경우 모바일이나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개인정보, 위치 확인 동의를 매번 받도록 규제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은 고객의 활용성 개선을 위해 풀어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김세종 사무총장은 "소규모 기업들이 디지털 커머스 생태계에 더욱 많이 편입될 수 있도록 광고후불제와 같은 상생형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상현실(VR)과 디지털커머스가 바꿀 유통의 미래’라는 주제로 ‘제7회 유통산업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약 600여명의 유통업계 관계자가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날 기조강연에 나선 해외 전문가들은 ‘아마존드(아마존에 의해 파괴된다는 신조어)’ 현상이 강화되는 가운데,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유통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 ‘공정’이 혁신의 기초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온·오프라인 간 경계가 사라지고 가상현실을 이용해 어떤 채널에서든 오프라인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 전례없는 치열한 상황으로 접어들었다"며 "디지털 시대에 맞춰 발 빠르게 혁신하는 기업만 생존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국내 유통사의 기술 투자가 미흡한 점을 지적했다. 미국 아마존은 4991건, 월마트가 600여건에 이르는 기술특허를 갖고 있는데 반해 국내 유통 플랫폼 기술 특허는 117건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이날 오후에는 기조 강연과 함께 ▲콘텐츠와 플랫폼이 주도하는 디지털커머스의 미래 ▲일본 유통업계 불황 극복 전략 ▲위기의 골목상권, 어떻게 살릴 것인가 등 3개 주제로 세션토론이 열렸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가 발달된 시대지만, 경험·편안함·진열 등으로 오프라인 점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토미나가 토모노부 세븐앤아이홀딩스 이토요카토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유통산업포럼’에서 오프라인 점포의 미래전략을 3가지로 꼽았다. 그는 이날 기조연설을 맡아 ‘옴니채널 시대, 오프라인 점포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토미나가 CMO는 25년간 코카콜라, 코닥, 월마트 등의 글로벌 대기업에서 마케팅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솔레어 호텔 리조트, 월마트 재팬, 그리고 도미노 피자 재팬에서 최고마케팅책임자로 일하기도 했다.
토미나가 CMO는 "사람들은 실제 점포에서 돈을 주고 물건을 사면서 쇼핑의 매력에 빠져든다"며 "태어났을 때부터 이커머스를 접한 밀레니얼 세대에게 오프라인 점포에서 쇼핑을 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프라인 점포는 편리함(convenience)보다는 편안함(comfortable)을 줄 수 있다"며 "오프라인 점포에서는 자신이 쇼핑을 선택·조절할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율주행차보다 속도와 어떤 길을 갈지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은 것과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온라인 서점에서는 어떤 물품이 있는지 모두 확인할 수 없지만, 오프라인에서는 다양한 책을 파악하고 쇼핑을 조절할 수 있다.
토미나가 CMO는 "소비자들은 오프라인매장에서는 상품들을 실제로 보면서 구매욕구를 느낄 수 있다"며 "유통업체도 진열을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상품들을 가지런히 진열하면서 어떻게 하면 사고 싶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생각할 수 있다"며 "하나의 상품부터 전체 상품까지 신경써서 진열하면 가게 전체가 하나의 예술처럼 보일 수 있다"고 했다.
토미나가 CMO는 "반면 이커머스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쇼핑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소비자들에게 호소력이 약하다"며 "최근 VR, AR이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공상과학(SF)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했다.
그는 "오프라인 점포는 온라인 쇼핑에 밀리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지만, 선진적인 온라인 업체들은 오프라인과 실제 점포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로 아마존은 2016년 식료품 체인인 홀푸드를 인수해 뉴욕시에 13개 매장을 확보했다. 오프라인 서점 ‘아마존 북스’와 온라인샵에서 별 4개 이상 받은 제품만 판매하는 ‘아마존 포스타’ 등 오프라인 매장도 선보이고 있다. 아마존은 또 2021년까지 총 3000개의 무인매장 ‘아마존 고(Amazon GO)’를 열 예정이다.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계속 용도와 공간을 바꾸는 쇼핑몰이 성공할 것입니다."
피터 샤프 터브만 아시아 대표는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유통산업포럼’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래에는 다양한 용도를 지닌 맞춤형 쇼핑몰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터브만은 신세계 스타필드하남을 설계한 글로벌 부동산개발 회사로, 전 세계 72개 쇼핑몰을 보유하고 있다. 샤프 대표는 터브만에 입사하기 전 20년간 월마트에서 근무했으며, 월마트 아시아지역 대표도 지냈다.
샤프 대표는 "쇼핑이 이커머스(전자상거래)로 옮겨가고 있다고 단정 짓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디지털 시대에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쇼핑몰, 백화점을 방문해 다양한 경험을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다만 밀레니얼(1980년 이후 출생) 세대를 중심으로 쇼핑하는 방식이 바뀌면서 쇼핑몰도 이에 맞춰 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샤프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는 쇼핑 전에 조사를 많이 하고, 조사를 토대로 어디서 무엇을 쇼핑할지 정한 뒤 쇼핑 경험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한다"면서 "쇼핑이 더 이상 간단한 의사결정이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검색을 하는 순간부터 매장에서 제품을 결제하기까지 전 과정에서 경험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전자상거래와 소셜미디어가 소비자의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쇼핑몰도 첨단 기술과 온라인 플랫폼을 적용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샤프 대표는 중국의 위챗을 예로 들면서 "중국에서는 식당에서 메뉴판을 볼 필요도 없이 위챗으로 주문과 결제를 마칠 수 있어 주문받는 직원과 대화할 필요조차 없어졌다"면서 "쇼핑몰도 이런 변화에 재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고의 쇼핑몰은 입주사들이 가능한 많은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입주사들에게 기술을 활용하지 않으면 고객을 잃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계속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원 없이도 자동 결제가 가능한 아마존의 무인 점포, 옷을 가상으로 미리 입어볼 수 있는 거울을 갖춘 의류매장 등을 쇼핑몰 입주사가 나아가야할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어 디지털 시대의 쇼핑몰은 온라인에서 경험할 수 없는 차별화된 즐길거리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샤프 대표는 "쇼핑몰의 미래 성공전략은 엔터테인먼트에 달려있다"면서 "하남 스타필드를 설계할 때 아쿠아필드, 가상현실(VR) 게임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춘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서비스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시설만 갖춘다고 끝이 아니다"라면서 "서비스는 손님이 엔터테인먼트에 시간을 쓰게끔 유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미래에는 단독 쇼핑몰보다는 인근 호텔, 컨벤션센터, 주요 지하철역 등과 연결된 쇼핑 공간이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샤프 대표는 "앞으로 쇼핑몰은 지역 사회와 연결되면서 더 찾고 싶은 매력적인 장소로 탈바꿈할 것"이라면서 "소비자의 취향이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에 유통사들은 더 많은 투자와 계획을 거쳐 공간을 끊임없이 개조해야 한다"고 했다.
"유통 산업의 VR(가상현실) 혁신은 5G(5세대 통신)의 등장과 함께 가속할 것입니다."
피터 샤프(Peter Sharp) 터브만 아시아 대표는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유통산업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조연설 후 이어진 첫 번째 대담인 '가상현실이 바꾸는 오프라인 매장'에 참석해 "유통산업이 VR과 AR(증강현실) 기술이 결합하면서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실시간 반응·현실감 등 제약을 해결하려면 통신 속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샤프 대표는 "드레스를 구입하려는 고객이 VR로 착용감이나 핏을 확인하기는 아직 어렵다"면서 "실감나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선 5G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담 사회를 맡은 정동섭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파트너는 "VR 기기들의 경량화, 가격대도 개선해야할 부분으로 보인다"며 "가정에서 이용하기에는 공간적 제약도 존재한다"고 했다.
패널들은 VR 등 신기술 도입이 글로벌 유통업체의 생존에 필수 전략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샤프 대표는 "최근 월마트와 루이비통, 아마존 등이 VR 관련 IT업체를 인수하거나 투자하고 있다"며 "기존 리테일 환경의 한계를 느끼고 이를 뛰어넘는 시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패널로 함께 참석한 아시아 최대 VR플랫폼 개발사 베이더엔터테인먼트의 이해섭 대표는 "VR 기술은 화두에 그치는 수준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며 "고객의 오감을 만족할 기술로 유통 산업에서 각광받을 것"이라고 했다.
샤프 대표는 VR 혁신이 가장 빨리 찾아올 국가로 한국과 일본을 꼽았다. 그는 "삼성전자가 최근 주주총회에서 다양한 산업에 5G 기술 적용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일본도 관련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 VR혁신은 한국과 일본에서 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대담에서는 VR이 기존의 쇼핑 공식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사례도 제시됐다. 이 대표는 "디지털 쇼핑 도우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며 "리테일 매장에 오는 고객들에게 재고와 가격비교를 VR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제품을 실제 쓸 때의 모습도 예측할 수 있다. 가구 매장의 경우, 집에 배치했을 때의 어울리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샤프 대표는 AR이 VR보다 먼저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스마트폰 앱을 실행한 뒤 옷을 고르고 크기를 선택하면 해당 제품을 입은 3차원(3D) 가상 마네킹에 다양한 의상을 입혀보고 360도 각도에서 옷 맵시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유통업체들이 당장 VR 기술 도입에 나서야 할지에 대해서는 패널간 의견이 갈렸다. 샤프 대표는 "고객들이 수용할 준비가 됐는지를 따져봐야할 것"이라며 "앞으로 2~3년간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는지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기술이 상용화된 후에 진입하려고 시도하다간 늦을 수도 있다"며 "시행착오를 미리 겪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평평한 운동장이야말로 혁신의 기초입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유통산업포럼’에 참석해 "우리 경제도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 ‘공정’이 혁신의 기초가 되도록 하겠다"며 축사를 전했다.
유통산업포럼은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주최하는 행사다. 올해 7회째를 맞은 행사는 '가상현실(VR)과 디지털 커머스가 바꿀 유통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유통은 소비자라는 경제적 차원을 넘어 국민이 살아가는 생활공간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며 "경제 생활의 생태계와 삶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유통 플랫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유통 플랫폼이 수많은 납품 업체와 함께 어우러지는 상생(相生)의 생태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납품 업체가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아야 혁신의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는데 유통 기업이 이익을 독식하면 납품 업체가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렵다"며 "이 둘은 더 이상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며, 고도화된 소비자 요구에 함께 대응하는 운명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납품 업체에 대한 불공정 거래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 성장의 그늘이 길어지면서 납품업체에 부담 떠넘기기, 불공정 거래, 판매 대금 지급 지연이나 상품의 부당 판매 등의 행위 등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오프라인에 비해 온라인 유통 분야에서 불공정 유통 비율이 더 높은걸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기술 발전에 따른 유통업계의 노력도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경계가 사라지고 가상현실을 이용해 어떤 채널에서든 오프라인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 전례 없는 치열한 상황으로 접어들었다"면서 "디지털 시대에 맞춰 발 빠르게 혁신하는 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통 플랫폼 투자와 연구개발(R&D)도 필요한데 국내 유통 플랫폼과 관련된 기술 특허는 117건에 불과하다"며 "미국 아마존은 4991건, 월마트도 600여건에 이른다. 우리 유통 업계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유통 벤처 스타트업 투자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유통 산업 발전을 위해 벤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확대도 필요하다"며 "스타트업 비계열 주식에 대한 취득제한 규정 등을 완화하고, 인수합병(M&A)에서도 패스트 트랙 심사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끝으로 "유통 물류 혁신을 위해 납품 업체와 유통 기업 간 상생에도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도록 도와달라"며 "유통 산업 발전을 위해 업계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