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금융과 플랫폼 비즈니스’를 주제로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미래금융포럼이 막을 내렸다. 조선비즈가 주최한 이 행사에는 금융권과 정보통신(IT) 기업 관계자 400여명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포럼에서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바꿀 미래 금융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전략과 의견이 제시됐다.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금융 플랫폼 활성화 계획과 규제 개혁 방안도 들을 수 있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금융 플랫폼의 발전은 그 자체로 금융혁신이자 생산적 금융, 포용적 금융을 실천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정부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관찰되는 가장 의미있는 변화는 플랫폼을 이용해 과거에 쉽게 닿을 수 없었던 중소기업, 취약계층의 영역까지 금융의 범위가 확장되는 것"이라며 "최근 금융혁신의 화두였던 핀테크의 경우 단순히 송금, 투자자문 등 기존의 금융서비스를 기능별로 제공하는 단계를 넘어 투자, 대출, 신용평가 등 외연을 확장한 다각적인 금융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금융서비스 제공의 주체도 전통 금융회사에서 플랫폼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플랫폼 전략의 대가 칼 아쓰시 히라노 네트스트레티지(NetStrategy) 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전 세계 상위 기업의 핵심 공통점은 플랫폼 전략"이라며 "새 상품 출시보단 공간 창출에 대해 고민해야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칼 아쓰시 히라노 네트스트레티지 대표(오른쪽)가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미래금융포럼’에 참석해 이성용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 대표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 / ⓒ조선비즈

히라노 대표는 "플랫폼 사고방식이란 내가 어떤 그룹을 매치(연결)할 수 있을지, 어떤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라며 "스스로 100만달러를 벌려고 하기보다는, 10명의 파트너와 1억달러를 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하고, 이같은 플랫폼 사고방식을 가진 기업의 수익성이 훨씬 뛰어나다"고 했다. 

히라노 대표는 기조연설 이어 이성용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 대표와 특별 대담을 진행했다. 히라노 대표는 "수많은 핀테크 기업이 전통금융 플랫폼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으나 여전히 유리한 고지에 있는 건 기존 은행"이라고 했다. 은행들이 방대한 금융정보를 오랜 기간 축적해온 만큼 이를 잘 활용하면 미래 디지털금융 환경에서도 충분히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히라노 대표는 일부 대형 플랫폼 기업의 시장 독점을 무너뜨릴 기술로 블록체인을 꼽았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지금보다 더 고도화되면 플랫폼 분산화도 자연스레 빨라질 것"이라며 "탈중앙화에 속도가 붙으면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플랫폼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고 봤다.

기조연설 이후 에릭 판 밀텐버그(Eric van Miltenburg) 리플 글로벌 사업본부 부사장의 강연이 진행됐다. 그는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도 글로벌 지급결제는 속도, 비용, 신뢰도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지급결제 시장의 불편함을 해소하겠다"고 했다. 밀텐버그 부사장은 "송금한 지 3~5일이 지나야 결제 정산이 끝나고, 글로벌 금융사들이 지급결제를 위해 각국의 은행에 예치한 자금 규모만 총 10조달러"라며 "일어나지 않은 지급결제에 대비해 10조달러가 묶여있는 것은 굉장히 비효율적"이라고 했다. 

이어 "전체 글로벌 지급결제의 6%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는 실로 어마어마한 수치"라며 리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지급결제 분야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세션은 카카오뱅크와 토스, 뱅크샐러드, 보맵 등 국내 금융플랫폼 대표 기업들이 자신들의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이들은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 놀라운 경험 주지 않으면 바로 사라질 수 있다"며 "기존에 없었던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수영 카카오뱅크 전략파트장은 ‘와우 익스피어리언스(Wow Experience)’를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카카오뱅크는 1년8개월만에 고객수 900만명을 달성했다. 이 파트장은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은 사용자들에게 ‘와우’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의 놀라운 경험을 주지 않으면 그 앱은 곧 삭제된다"며 "카카오뱅크는 은행이지만 결국엔 앱을 이용한 비즈니스라서 앱 완결성에 신경을 썼다"고 했다.

간편송금업체 토스의 박재민 사업담당 이사는 "송금 서비스의 혁신부터 시작했다"며 "특정 서비스가 토스 성장에 기여한 것은 아니다. 서비스가 잘 됐을 때 그 다음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의사 결정을 빠르게 해서 혁신을 지속했다"고 했다.

자산관리 플랫폼 기업 뱅크샐러드의 장한솔 데이터플랫폼 총괄매니저는 아이폰의 운영체제(OS)인 iOS에 가계부 서비스가 없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장 매니저는 "안드로이드OS에서 실험했던 가계부 서비스를 iOS에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했다.

모바일 보험 플랫폼 보맵의 김옥균 부대표는 보험 사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했다. 김옥균 보맵 부대표는 "소비자들의 97%가 이미 보험 가입자였다. 보험을 팔겠다고 하면 ‘또 보험에 가입하는 거냐’며 반감이 생겼을 것"이라며 "보험을 판매하지 않고 사후 관리로 접근한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했다.

3세션 연사로 나선 우이 휴이 팅(OOI Huey Tying) 그랩페이 매니징 디렉터는 "소비자가 애플리케이션(앱)을 핸드폰에 내려받고, 지우지 않고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줄 안다"며 "우리의 경우는 그랩 사용자를 기반으로 그랩 앱 안에 모바일 지갑(월렛)을 만들면서 이 부분을 쉽게 풀었다"고 했다. 그랩페이는 2012년 출시한 차량 호출서비스 회사 ‘그랩(Grab)’에서 출발한 모바일 지급결제사다. 

그는 "철저한 현지화, 좋은 파트너와의 협업, 편리한 서비스를 토대로 동남아시아에서 성장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동남아시아 어디에서도 그랩을 손쉽게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6개국에서 e-머니 라이센스를 받았다"고 했다. 지급결제 기업으로 6개국의 e-머니 라이센스를 받은 것은 그랩페이가 처음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이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9 미래금융포럼’에 참석했다./ⓒ조선비즈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은 4세션 연사로 나서 금융 플랫폼 비즈니스의 정부 정책 방향을 소개했다. 그는 "정부는 금융산업의 경쟁과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핀테크에서 찾고 있다"며 "신생 핀테크 기업 뿐만 아니라 전통 금융회사의 핀테크 부문 확장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권 단장은 정부가 핀테크 활성화에 힘쓰는 이유 중 하나로 최근 세계 금융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빅 블러(Big Blur)’ 현상을 꼽았다. 빅 블러란 산업간 경계가 모호해진다는 뜻으로, 최근 금융과 IT(정보통신), 제조업 간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권 단장은 "특히 빅 테크(Big Tech·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영향력 및 시장지배력이 높은 기술 기반 기업집단)의 금융산업 진출이 활발하다"며 "빅 테크는 고객 네트워크와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 우위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적극적으로 전향적으로 운영하고, 낡고 복합적인 규제는 과감하게 혁신하겠다"며 "지금까지는 전통 금융회사들이 핀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데 다소 제약이 있었는데, 상반기 중에 이같은 규제를 완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버트 웡(Albert Wong) 월드퍼스트(World First) 아시아지역 담당 이사는 마지막 세션에서 "플랫폼 기업의 최종 목표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고,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생태계가 형성되면 글로벌 사업자들이 참여하기가 수월해지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업 기회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04년 설립된 월드퍼스트는 영국계 핀테크 기업으로 가상계좌를 활용해 전세계 전자상거래 판매자 및 기업의 결제, 송금을 지원한다. 

알버트 웡(Albert Wong) 월드퍼스트(World First) 아시아지역 담당 이사는 "플랫폼 기업의 최종 목표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고,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18일 말했다. 

웡 이사는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9 미래금융포럼’에서 "생태계가 형성되면 글로벌 사업자들이 참여하기가 수월해지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업 기회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알버트 웡 월드퍼스트 아시아지역 담당 이사가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9 미래금융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지난 2004년 설립된 월드퍼스트는 영국계 핀테크 기업으로 가상계좌를 활용해 전세계 전자상거래 판매자 및 기업의 결제, 송금을 지원한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중국 상하이, 선전, 홍콩, 호주 시드니, 일본 도쿄 등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올해 서울 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이다.

웡 이사는 글로벌 지급결제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혁신과 보안을 꼽았다. 그는 "기업이 지급결제 플랫폼을 결정할 때 보안 문제를 우선 순위에 둔다"며 "월드퍼스트는 씨티은행이나 도이치뱅크 등과 협업하고 있고 리스크 관리와 준법감시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을 외부에 개방하는 것이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웡 이사는 "월드퍼스트는 올해 오픈 API를 통해 파트너들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플랫폼이 개방되면 각 회사에 맞게 플랫폼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은 "정부는 금융산업의 경쟁과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핀테크에서 찾고 있다"며 "신생 핀테크 기업 뿐만 아니라 전통 금융회사의 핀테크 부문 확장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권 단장은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9 미래금융포럼’에 참석해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사무관 한 명에 불과했던 핀테크 관련 인력이 내주 중엔 40명까지 늘어난다. 20년만에 80배로 행정조직이 커진 만큼 핀테크 활성화는 그만큼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단장은 정부가 핀테크 활성화에 힘쓰는 이유 중 하나로 최근 세계 금융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빅 블러(Big Blur)’ 현상을 꼽았다. 빅 블러란 산업간 경계가 모호해진다는 뜻이다. 최근 금융과 IT(정보통신), 제조업 간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권 단장은 "빅 테크(Big Tech·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영향력 및 시장지배력이 높은 기술 기반 기업집단)의 금융산업 진출이 활발하다"며 "빅 테크는 고객 네트워크와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 우위를 갖고 있는 반면, 전통 금융회사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만 금융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통 금융회사는 안전과 신뢰를 기초로 하다보니 보수적 성향이 강하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떨어진다"며 "신생 핀테크 기업의 적극적 공격으로 전통 금융회사들도 바뀌려 노력하고 있지만, 이들이 소극적인 데는 정부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해 공격적인 신사업 진출을 억제하고 각종 규제를 시행해왔기 때문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이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9 미래금융포럼’에 참석했다./ⓒ조선비즈

권 단장은 이날 포럼에서 신생 핀테크 기업과 전통 금융회사의 핀테크 확장을 위한 6대 디지털 금융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 적극 운영 ▲낡은 규제·복합 규제 과감한 혁신 ▲핀테크 투자·지원 확대 ▲핀테크 신시장 개척 ▲글로벌 핀테크 영토 확장 ▲디지털 금융 보안·보호 강화 등이다. 

권 단장은 특히 금융규제 샌드박스 신청에 105건이 접수된 데 대해 "규제가 얼마나 많았으면 이렇게 많이들 신청했겠나 싶어 반성했다"고 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란 기존 규제로 인해 시도할 수 없었던 각종 핀테크 서비스를 일정 기간동안 해당 기업에 한해 허용해주는 것이다. 금융위는 샌드박스 시행 추이를 지켜본 뒤 금융 시장에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관련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권 단장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적극적으로 전향적으로 운영하고, 낡고 복합적인 규제는 과감하게 혁신하겠다"며 "지금까지는 전통 금융회사들이 핀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데 다소 제약이 있었는데, 상반기 중에 이같은 규제를 완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 한 청중은 금융규제 샌드박스에 대해 "새로운 핀테크 기술을 시도할 수 있게 허용해주는 점은 좋지만, 결국은 정부에 의해 좋은 기술, 나쁜 기술 판정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권 단장은 "금융위가 주관 부처이긴 하지만, 금융규제 샌드박스 관련 심사는 민간 위원 등으로 구성된 혁신심사위원회에서 실시하고 있다"며 "민간, 특히 기술 전문가 관점에서 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저한 현지화, 좋은 파트너와의 협업, 편리한 서비스를 토대로 동남아시아에서 성장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과실을 소비자와 파트너, 그랩페이가 함께 향유할 수 있을 겁니다."

우이 휴이 팅(OOI Huey Tying) 그랩페이 매니징 디렉터는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9 미래금융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랩페이는 2012년 출시한 차량 호출서비스 회사 ‘그랩(Grab)’에서 출발한 모바일 지급결제사다. 그랩 애플리케이션(앱)은 지금까지 1억4400만명이 내려받았고 동남아시아 8개 지역, 500개 도시에서 사용된다.

우이 휴이 팅(OOI Huey Tying) 그랩페이 매니징 디렉터는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9 미래금융포럼'에 참석해 그랩페이의 성장과 미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조선비즈

‘그랩페이의 성장과 미래’라는 주제로 발표한 우이 디렉터는 그랩페이의 성공에는 그랩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그랩페이는 그랩 사용자를 활용해 2017년 9월에 시작했다. 우이 디렉터는 "소비자가 앱을 내려받고, 지우지 않고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줄 안다"며 "우리의 경우는 그랩 사용자를 기반으로 그랩 앱 안에 모바일 지갑(월렛)을 만들면서 이 부분을 쉽게 풀었다"고 했다.

사업을 하면서 가장 집중했던 부분은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다는 점이었다. 우이 디렉터는 "소비자가 복잡하고 불편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풀어나가는 데 집중했다"며 "동남아시아 어디에서도 그랩을 손쉽게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6개국에서 e-머니 라이센스를 받았다"고 했다. 지급결제 기업으로 6개국의 e-머니 라이센스를 받은 것은 그랩페이가 처음이다.

사업 확장도 철저히 소비자 중심적으로 진행했다. 그랩은 안전한 출퇴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한 차량호출서비스를 이륜에서 사륜으로 확장하고, 교통 부문에서 음식, 식료품 배송, 포장제품 배송까지 사업을 확장한 것도 소비자 욕구를 반영한 결과였다. 그랩페이가 주위 편의점 등에서 쉽게 돈을 충전해 모바일 결제에 나설 수 있도록 한 것도 동남아엔 은행 계좌나 카드가 없는 사람들이 많아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었다. 최근엔 자동충전 서비스를 만들어 돈이 떨어질 때마다 직접 충전에 나설 때 겪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서비스도 시작했다. 동남아시아의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사업자가 늘 운전자금이 부족해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찾았다. 우이 디렉터는 "중소기업이 그랩과 함께 성장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소액금융대출서비스(grow with grab), 할부 서비스(pay later)를 냈다"고 했다.

소비자가 원하는데 그랩이 혼자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파트너사를 찾아 손을 잡았다. 전통 은행과 관계를 원활히 가져가고 보험회사 처브(chubb)나 마스터카드와 손을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우이 디렉터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의 온라인쇼핑사, 보험사 등과 손을 잡았다"며 "좋은 파트너와 함께 하지 않으면 사업을 키워나갈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현지화 전략도 펼쳤다. 우이 매니징 디렉터는 "그랩페이 뿐 아니라 그랩부터 이어진 기업문화"라며 "같은 동남아지만 싱가포르와 필리핀은 너무 달라 현지화 전략을 아주 세심하게 펼쳤다"고 했다. 예를 들어 그랩이 베트남에 출시할 땐 사륜차보단 이륜차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식으로 현지 시장과 발을 맞췄다.

우이 매니징 디렉터는 그랩페이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 이유로 동남아시아의 인구가 상당히 젊은 편에 속한다는 점을 꼽았다. 우이 디렉터는 "2030년 동남아시아 인구의 60%는 65세 이하일 것이고, 중산층으로 편입되는 인구는 2억명에 이를 것"이라며 "이들은 젊고, 교육수준이 높은 데다 모바일 기기를 잘 사용하는 층이기 때문에 모바일 결제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했다.

동남아시아 각국의 정부가 현금없는 사회를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그랩페이와 모바일결제 시장을 밝게 바라보는 이유다. 우이 디렉터는 "현재 동남아시아에서 이뤄지는 거래의 98%가 현금거래인만큼, 소비자가 거부할 수 없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 사업을 넓혀 갈 것"이라고 했다.

우이 디렉터는 동남아시아의 전자상거래 규모가 오는 2025년까지 2400억달러 규모로 클 것으로 전망했다. 우이 디렉터는 "현재보다 5배나 커나갈 수 있는 시장인만큼 엄청난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랩과 그랩페이는 동남아시아 중산층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우이 매니징 디렉터는 "소상공인 900만명이 그랩과 함께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회를 찾고 있다"며 "올해를 ‘모바일 월렛(지갑)’의 해로 보고 성장의 결실을 나눌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 뱅크샐러드, 보맵 등 국내 금융플랫폼 대표 기업들은 고객에게 기존에 없던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성공 비결이었다고 했다.  

조선비즈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19 미래금융포럼’의 2섹션은 카카오뱅크와 토스, 뱅크샐러드, 보맵의 사례 발표 및 대담으로 진행됐다. 좌장은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 전문대학원장이 맡았다. 

이수영 카카오뱅크 전략파트장은 ‘와우 익스피어리언스(Wow Experience)’를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카카오뱅크는 1년8개월만에 고객수 900만명을 달성했다. 

이 파트장은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은 사용자들에게 ‘와우’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의 놀라운 경험을 주지 않으면 그 앱은 곧 삭제된다"며 "카카오뱅크는 은행이지만 결국엔 앱을 이용한 비즈니스라서 앱 완결성에 신경을 썼다"고 했다.

18일 조선비즈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19 미래금융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대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토론 좌장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 전문대학원장, 김옥균 보맵 부대표, 박재민 토스 사업담당 이사, 이수영 카카오뱅크 전략 파트장, 장한솔 뱅크샐러드 데이터플랫폼 총괄매니저./ⓒ조선비즈

간편송금업체 토스의 박재민 사업담당 이사는 "송금 서비스의 혁신부터 시작했다"며 "특정 서비스가 토스 성장에 기여한 것은 아니다. 서비스가 잘 됐을 때 그 다음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의사 결정을 빠르게 해서 혁신을 지속했다"고 했다.

자산관리 플랫폼 기업 뱅크샐러드의 장한솔 데이터플랫폼 총괄매니저는 아이폰의 운영체제(OS)인 iOS에 가계부 서비스가 없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장 매니저는 "안드로이드OS에서 실험했던 가계부 서비스를 iOS에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했다.

모바일 보험 플랫폼 보맵의 김옥균 부대표는 보험 사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했다. 김옥균 보맵 부대표는 "소비자들의 97%가 이미 보험 가입자였다. 보험을 팔겠다고 하면 ‘또 보험에 가입하는 거냐’며 반감이 생겼을 것"이라며 "보험을 판매하지 않고 사후 관리로 접근한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했다.

토스는 지난 달 ‘토스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융당국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박재민 이사는 "내부적으로 논의가 치열했다. 결국 주력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려면 은행 면허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플랫폼 기업 중 쿠팡의 로켓배송이나 이마트의 노브랜드가 동일한 전략"이라며 "유통을 하면서 제조도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18일 조선비즈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19 미래금융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조선비즈

토스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대해 1세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했다. 이수영 파트장은 "토스처럼 훌륭한 플레이어가 인터넷전문은행에 많이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데이터 산업에 진출한 뱅크샐러드는 규제에 따른 사업 확장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현재 개인정보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신용정보법이 통과되면 흩어져 있는 개인정보를 모아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마이데이터 산업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장한솔 매니저는 "현재 고객당 평균 개인정보 이용 동의를 11개 받고 있는데, 쉽지가 않다"며 "서비스 시작할 때 고객 정보 활용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우리도 이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후발 주자들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영 파트장은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관계 설정에 대해 "카카오뱅크는 은행, 카카오페이는 지급 결제회사로 모두 카카오공동체 중 하나"라며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뿐만 아니라 카카오택시, 카카오톡의 카카오선물하기 등과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데이터·비즈니스 협업을 하려고 발전해가는 과정"이라며 "카카오페이와 시너지를 내는 과정에서 여러 비즈니스를 발전시켜 가고 있다"고 했다.

김옥균 부대표는 보험의 주고객층인 40~60대 연령층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묻는 질문에 "보험설계사용 앱이 있는데, 이를 통해 설계사에게 솔루션을 제공한다"며 "이런 디지털 방식으로 오프라인 대면채널에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과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에릭 판 밀텐버그(Eric van Miltenburg) 리플 글로벌 사업본부 부사장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지급결제 시장의 불편함을 해소하겠다"고 18일 말했다. 

밀텐버그 부사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9 미래금융포럼’에서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도 글로벌 지급결제는 속도, 비용, 신뢰도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에릭 판 밀텐버그 리플 글로벌 사업본부 부사장이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9 미래금융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그는 "송금한 지 3~5일이 지나야 결제 정산이 끝나 지급이 이뤄지고, 글로벌 금융사들이 지급결제를 위해 각국의 은행에 예치한 자금 규모만 총 10조달러"라며 "일어나지 않은 지급결제에 대비해 10조달러가 묶여있는 것은 굉장히 비효율적"이라고 했다. 

밀텐버그 부사장은 글로벌 지급결제의 정확성,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전체 글로벌 지급결제의 6%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는 실로 어마어마한 수치"라며 "구글에서 검색을 할 때 원하는 결과가 100번 중 6번은 나오지 않고 이메일을 100통 보냈을 때 6통은 발송에 실패한 것"이라고 했다. 

리플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지급결제 분야의 불편함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리플은 이를 위해 지급결제를 실시간으로 진행할 수 있는 ‘엑스커런트(xCurrent)’와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엑스래피드(xRapid)’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밀텐버그 부사장은 "엑스커런트는 쉽게 말해 실시간 문자 시스템으로, 글로벌 지급결제를 실시간으로 하는 과정에서 수수료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디지털화폐, 가상화폐가 아닌 실물 화폐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엑스래피드는 엑스커런트가 해결할 수 없는 유동성 문제를 풀기 위해 개발됐다. 가상화폐 ‘리플’을 글로벌 지급결제 송금에 활용해 글로벌 금융사들이 다른 은행에 자금을 예치하지 않아도 되도록 플랫폼을 마련한 것이다.

밀텐버그 부사장은 "엑스래피드를 활용해 미국 달러를 멕시코에 송금한다고 가정하면, 미국 은행이 달러를 리플로 환전해서 멕시코 은행으로 보내고 멕시코 은행은 리플을 페소로 환전하면 끝이다"며 "중계은행을 통할 필요도 없고 시간도 5초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모든 사람에게 맞춤형 금융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시대가 곧 도래합니다. 이미 많은 고객을 확보한 기존 은행 플랫폼은 핀테크 벤처와 적극적으로 협업해야 합니다."

플랫폼 전략론의 세계적 권위자인 칼 아쓰시 히라노 네트스트레티지(NetStrategy) 대표는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19 미래금융포럼’에 참석해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금융회사에 방어적인 태도를 버리라고 조언했다.

칼 아쓰시 히라노 네트스트레티지 대표(오른쪽)가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미래금융포럼’에 참석해 이성용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 대표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 / ⓒ조선비즈

이날 기조연설에 이어 이성용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 대표와 특별 대담에 나선 히라노 대표는 "수많은 핀테크 기업이 전통금융 플랫폼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으나 여전히 유리한 고지에 있는 건 기존 은행"이라고 했다. 은행들이 방대한 금융정보를 오랜 기간 축적해온 만큼 이를 잘 활용하면 미래 디지털금융 환경에서도 충분히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히라노 대표는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뒤따르는 고통은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새 플랫폼을 만들어 수익까지 내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아마존도 초반 7년 동안은 전혀 돈을 벌지 못했다"고 말했다.

히라노 대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용자 중심의 플랫폼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당수 플랫폼 제공자가 품질관리를 등한시하면서 수익 창출에만 집중한다"며 "확고한 비전을 갖고 사용자 입장에서 관리하지 않으면 해당 플랫폼은 머지 않아 모든 고객을 잃을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먹힐 만한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만큼이나 돈도 중요하다고 히라노 대표는 전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와 같은 투자 문화는 물론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며 "대부분의 플랫폼이 초반에는 현금 부족에 허덕이기 때문에 정부와 많은 투자자가 힘을 합쳐 이들의 도전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했다.

히라노 대표는 일부 대형 플랫폼 기업의 시장 독점을 무너뜨릴 기술로 블록체인을 꼽았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지금보다 더 고도화되면 플랫폼 분산화도 자연스레 빨라질 것"이라며 "탈중앙화에 속도가 붙으면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플랫폼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고 봤다.

히라노 대표는 와세다 MBA과정과 BBT 대학 교수,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초청연사로 활동했다. 대표적 저서로는 플랫폼 전략의 세계적인 권위자 안드레이 학주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교수와 공동 집필한 ‘플랫폼 전략’이 있다.

=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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