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진혁 진성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는 24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 미래투자포럼’에 연사로 나서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줄 때 상속할지 증여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상속세는 피상속인 기준으로 일괄 세율을 적용하는 반면 증여세는 받는 사람을 기준으로 별도 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많은 자녀들에게 증여하는 것이 세율이 낮아져 유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세무사는 자녀에게 증여나 상속을 고민하고 있는 부모 세대라면 현금보다는 부동산으로 증여하는 것이 절세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의 경우 가격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가치를 측정하는데 있어 보충적평가액 방법을 사용하는데 보통 부동산 가격은 시세보다 기준시가가 낮아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또, 물가가 오르기 전에 빨리 증여하는 것도 권했다. 상속이나 증여는 기본적으로 10년 합산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늦기 전에 증여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은 서두르지말고 본인 상황을 꼼꼼히 확인한 뒤 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섣불리 등록했다 임대사업자 요건을 지키지 못할 경우 과태료 부담이 큰 데다 9·13 부동산대책 이후 양도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합산과세가 이뤄지기 때문에 임대사업자로 등록한다고 해도 그 의미가 크지 않다고 했다.
문 세무사는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려면 본인 소유 주택이 기준시가 6억원 이하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이 외에도 4년 이상 임대, 연간 임대료 5% 인상 제한 등 조건을 지키지 못하면 과태료를 물어야 해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업주부인 부인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지역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 가입 대상자로 분류된다"며 "이런 부분들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주 기자
조홍규 삼성자산운용 투자리서치센터장은 24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 미래투자포럼'에 연사로 나서 노후 대비를 위해선 네 가지 투자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① 장기적립식 투자를 해라
조 리서치센터장은 "주식 투자를 생각하면 많은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을 걱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투자기간을 길게 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1980년부터 2018년 6월까지 코스피지수에 매월 10만원 투자했다면 누적 투자원금은 4620만원인데 그 평가금액은 3억4000만원이 되어 7배 늘었을 것"이라며 "개인이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타이밍 투자에서 성공하기란 어렵기 때문에 돈이 있을 때 꾸준히, 장기적으로 적립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조 리서치센터장은 "장기적립식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현재 시장이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지 않는 인내심, 증권시장이 급락할 때 환매하지 않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② 글로벌 분산 투자를 해라
조 리서치센터장은 "개인이 투자에서 수익률을 내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이라며 "개인투자자에게는 글로벌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라고 권했다.
그는 "2000년을 보면 원자재가 제일 수익이 좋았고, 2001년에는 수익률이 아주 나빴다"면서 "개인이 가장 유망한 한 가지 자산군에 집중해서 수익을 내는 건 정말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식과 채권, 부동산, 펀드 등 국내외에 두루 분산해야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글로벌 여러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게 좋다는 점을 알면 건전한 노후대비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③ 생애주기 투자를 해라
세 번째 원칙은 은퇴를 앞둔 기간에 따라 투자를 조절하라는 것이다. 조홍규 센터장은 "수입지출곡선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은퇴 예상 시점을 전후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은퇴시기가 얼마간 남았다면 성장주 투자 등 자산축적을 위주로 위험을 감내하는 편이 좋다"면서 "매월 급여를 받는 것은 안정적 수익을 얻는 채권과 비슷하니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은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면 비교적 안정 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 비중을 높이는 편이 좋다고 권했다. 비행기가 서서히 착륙하듯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투자자산군을 옮기라는 것이다.
④ 저비용투자를 해라
저비용 투자의 핵심은 수수료를 아끼라는 것이다. 조 리서치센터장은 단기간에 고수익을 얻고 싶다면 고비용 상품을 찾아도 되지만, 노후 대비로는 저비용 상품을 찾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수익이 같아도 수수료의 작은 차이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을 인용하며 "워런 버핏도 노후 대비로는 상품 수수료가 저렴한 인덱스펀드에 투자하길 권했다"며 "특히나 펀드에 가입할 땐 클래스를 살펴보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했다.
또 세제 혜택 상품을 눈여겨 보라고 권했다. 세금을 아끼는 것도 저비용 투자의 하나기 때문이다. 조 리서치센터장은 "저비용 관점에서 연금펀드와 퇴직연금펀드를 잘 활용하는 게 좋다"며 "연금저축펀드와 IRP같은 경우 연 납입금 700만원까지 92만4000원의 세액을 공제해주기 때문에 그 한도에 맞춰 투자하면 세제 혜택만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9년 서울 주택시장 가격은 9.13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이 가운데서도 대형 평형은 강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채상욱(사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4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 미래투자포럼'에 참석해 내년도 국내 주택시장을 '약세장 속 대형 평형의 강세'로 전망했다.
채 연구원은 지난해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이 20~30평형대 가격 상승을 야기했다고 진단했다. 8.2 대책 당시에는 임대주택 등록만으로 큰 혜택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10년 전 3억원짜리 집을 사서 시세를 15억원으로 불린 다주택자가 올해 4월 1일 전에 집을 팔면 양도세를 3억원가량 내야 했다. 4월 1일 이후로는 양도세가 6억5000만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임대주택 등록을 하면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아 양도세를 1억7000만원만 내면 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도 주택 매매에 뛰어들며 부동산 시장을 달궜다. 특히 정부가 전용면적 85㎡ 미만 주택에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더 많이 주는 바람에 중소형 평형대로 투자 수요가 크게 몰렸다. 채 연구원은 "강남·강북 가릴 것 없이 투자 수요와 실수요가 몰리면서 지난 1년 반 동안 집값 상승 랠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채 연구원은 그러나 9.13 대책은 집값에 불을 지핀 8.2 대책과 달리 과열된 주택시장을 가라앉힐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9·13 대책에서 정부는 기존 면적 요건에다가 주택가액 기준을 추가했다"며 "수도권에서 공시가격 6억원이 넘으면 양도세 감면을 받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 수요가 억제되는데 주택시장이 지난해처럼 뜨겁게 올라갈 수는 없다는 말이다.
채 연구원은 앞으로는 똘똘한 대형 평형 한 채를 보유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9.13 대책을 통해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크게 강화했을 뿐 아니라 그간 서울에 대형 평수 공급도 적었다는 이유에서다.
=전준범 기자
강동민 뮤렉스파트너스 부사장은 24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 미래투자포럼’에 연사로 나서 "우버나 넷플릭스, 에어비앤비 등 스타트업 기업의 가치가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여기에 벤처투자의 기회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부사장은 현대증권(현 KB증권)과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등을 거쳐 올해 뮤렉스파트너스에 합류했다.
강 부사장은 "다우존스 산업지수와 블룸버그 미국 스타트업 바로미터지수를 비교하면 구조적 성장이 일어나는 스타트업 기업의 가치가 더빠르게 성장한다"며 "지금의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벤처투자는 리스크가 크다’는 통념에 대해 강 부사장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데이터를 보면 우리나라 벤처펀드는 지난 20년간 약 4%의 수익률을 냈다"며 "이 기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2회에 불과하고 그 조차도 최저 -3% 수준이었다"고 했다.
강 부사장은 비상장사지만 기업가치나 매출, 고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장기업을 압도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향후 3~5년 사이에는 자율주행·전기차 등 모빌리티, 반려동물, 게임 등 3개 분야가 유망할 것으로 판단했다.
강 부사장은 "2025년이 되면 시중 자동차의 13%가 자율주행차라는 전망이 나올만큼 자동차 산업의 기술 발전 경쟁은 치열하다"며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전기차나 차량 관련 서비스를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반려동물 시장 역시 성장잠재력이 높다고 판단했다. 반려동물 시장 가운데서도 반려동물의 간식시장과 헬스케어 분야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그는 "우리나라 반려동물 시장은 2020년까지 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간식제조 기업이나 간식 유통기업이 유망할 것으로 본다"며 "주식은 외국계 사료가 70%를 점유하고 있는 반면 간식은 기호식품인 데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려동물 의료기기나 의약품 분야 역시 유망한 분야로 꼽았다. 강 부사장은 "반려동물을 데리고 동물병원에 데려가면 진료비가 많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정밀한 진단은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반려동물이 고령화하는 가운데 의료기기나 의약품 분야는 향후 성장할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게임의 경우 2019년 이후 투자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e스포츠나 게임 기술 기업, 글로벌 게임사 등에 투자 기회가 있다는 판단이다.
강 부사장은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리그오브레전드나 페이커라는 이름을 한 번은 들어봤을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야구나 농구 등 인기있는 스포츠 종목보다 게임 시청자가 더 많은 상황이고, 우리나라는 e스포츠 선수들의 실력이 뛰어난만큼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벤처 투자 초기만 해도 단순한 퍼즐·아케이드 게임 등 소형 개발사가 개발한 게임이 성공을 거뒀다면 지금은 스마트폰 등의 성능이 워낙 좋아져 엔지니어링이 우수하고 해당 기업만 만들 수 있는 높은 품질의 게임, 이 게임을 글로벌하게 출시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해서만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 부사장은 벤처투자는 부동산처럼 장기투자를 하되 벤처펀드에 투자할 때는 운용팀의 수익률을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스타트업 후기기업에 비싼 가격으로 투자하는 것보다는 스타트업 초기기업에 낮은 가격으로 분산투자하는 게 더 낫다고 조언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기술상장제도나 테슬라 상장제도 등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초기기업에 낮은 가격으로 분산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그는 "개인투자자는 초기기업들을 알아내고 발굴하는 것이 쉽지 않아 벤처펀드에 출자해 투자하는 것이 낫다"며 "벤처펀드에 투자할 때는 펀드매니저의 수익률을 주의깊게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주 기자
"내년 경제 상황이나 증시 분위기는 부진할 수 있겠지만 확실한 테마를 가진 일부 업종이나 종목은 오히려 분위기가 좋을 수도 있다."
2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주최 '2018 미래투자포럼'에서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등 해외 요인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이 겹쳐 내년 국내 증시 분위기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의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주식이나 친환경 테마주, 경협 등 정책 테마주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내년 증시 분위기 밝지 않다"
박 연구위원은 내년 주식시장의 분위기가 밝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상장사 이익 증가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을 꼽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 시장에 상장된 우량주 212개의 내년 예상 순이익이 올해보다 4.2% 증가한 156조5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위원은 "연말에 실적 전망치가 또 하향조정된다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수도 있다"면서 "국내 증시 상장사 실적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반도체주의 내년 순이익도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학, 증권, 통신 업종의 순이익 증가율도 뒷걸음질 칠 것으로 봤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화학업종의 순이익 증가율은 -12.9%, 증권업종의 순이익 증가율은 -11.2%일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업종의 순이익 증가율은 -7.2%일 것으로 봤다.
국내 경제와 증시를 둘러싼 해외 환경 분위기도 좋지 않을 것으로 봤다. 박 연구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여전히 금리 인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이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지속된다는 점도 국내 증시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2월에 중국 A주가 MSCI 신흥국 지수에 추가 편입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도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들었다. 박 연구위원은 "지난해 중국 A주가 신흥국 MSCI지수에 처음 편입됐을 때 1조5000억원 가량의 외국인 자금이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갔다"며 "만약 중국 A주가 MSCI 신흥국지수에 추가로 편입된다면 외국인 자금이 추가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확실한 테마 있는 종목·업종엔 투자기회 있다"
하지만 박 연구위원은 특정 종목이나 업종별로는 투자 기회가 있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위원이 제시한 유망 테마주는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을 오히려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업종주, 친환경테마주, 경협 등 정책테마주였다.
① 미·중 무역전쟁을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업종주
박 연구위원은 한국과 중국의 수출 경합도가 높은 업종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의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는 요인이 특정 업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 중국 위주의 공급망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며 "만약 세계 공급망 구조가 재구축되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좋아질 수 있어 디스플레이업종이나 휴대폰·부품업종, 조선업종, 의류OEM사업을 눈여겨봐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류 OEM산업 중에서는 화승엔터를 가장 유망한 종목으로 꼽았다. 박 연구위원은 "화승엔터는 아디다스의 2차 벤더 중 하나인데 점유율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며 "만약 중국업체들이 구조조정으로 실제 공급망에서 탈락하게 되면 벤더 매출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② 친환경 테마주
또 박 연구위원은 친환경 테마가 내년도 증시의 화두로 떠오를 수 있다고 봤다. 그 중에서도 친환경차 산업에 주목했다. 박 연구위원은 "경제의 빠른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구조적인 흐름으로 좋을 수 밖에 없는 종목을 찾아야 한다"며 "산업 발전상 친환경차가 화두로 대두될 수 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관련 유망주로는 한온시스템 (17,400원 ▲ 300 1.75%)과 우리산업 (26,000원 ▼ 350 -1.33%)을 꼽았다. 한온시스템에 대한 목표주가를 1만7000원, 우리산업에 대한 목표주가를 4만6000원으로 제시했다. 박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은 친환경차에 들어가는 공조시스템을 담당하는 회사고, 우리산업은 전기차 PTC히터를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테마로 인해 화학업종의 분위기는 좋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유주의 상황은 괜찮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 연구위원은 "국제해상기구(IMO)가 2020년부터 선박 연료내 황 함유량을 0.5% 수준으로 규제할 예정인데, 이런 친환경 규제가 국내 정유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유사는 고도화시설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저유황유 생산에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다.
조선업종도 친환경 분위기에 따라 LNG 선박 수요가 늘면서 좋을 수 있다고 봤다. 박 연구위원은 "국내 조선사는 중국과는 달리 친환경 선박을 생산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③ 경협 등 정책 관련주
박 연구위원은 납북경협주에 관심을 가져도 좋다고 권했다.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남북경협주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내년 상반기에 북한에 대한 UN 제재가 해제되는지에 따라 대북 관련주가 증시에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남북 경협사업이 재개되면 현대건설 (56,300원 ▲ 200 0.36%)과 시멘트사를 꼼꼼히 살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박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상승과 관련해 CJ대한통운 (166,500원 ▼ 500 -0.30%)을 주목해도 좋다고 했다. 박 연구위원은 "최저임금이 올해 많이 올랐고 내년에도 10% 가까이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선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며 "이런 구조조정에서 살아난 택배사 입장에선 인건비를 조달하기 위해 택배운임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CJ대한통운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 목표가를 20만원으로 제시했다.
=연지연 기자
한국 경제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내 기업들의 수출 실적이 둔화되지 않고 있는 데다 내년 정부의 재정지출(약 470조원)이 올해 대비 10%가량 증가하는 점이 한국 경제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로 꼽혔다.
국내 경기가 나쁘지 않음에도 주식시장이 부진한 원인으로는 미국 달러화 강세를 지목했다.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한국 주식시장에서 매도하고 달러 보유에 나선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환율 추가 상승에 대한 공포심까지 덮쳤다는 분석이다.
2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주최 ‘2018 미래투자포럼’에서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리나라의 일평균 수출금액 추이를 보면 최근 사상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며 "물론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글로벌 금융시장도 부진한 상황이지만 수출 분야를 보면 우리나라 경기가 꺾였다는 신호를 관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지리적 이슈 등으로 한국 수출에 3~6개월 선행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지난 9월 59.8을 기록하는 호조세를 보였다"며 "수출 호조에 힘입어 기업 실적 개선흐름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내년 정부의 재정지출이 확대되는 점도 국내 경기를 뒷받침하는 요소로 꼽았다. 홍 팀장은 "우리나라 예산안을 보면 2019년 재정지출은 올해 대비 40조원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돼있다"며 "재정승수가 예전에 비해 떨어졌다는 지적도 있지만 저금리 환경에서는 조세지출 증가가 경제의 다른부분 수요를 억제하는 리스크가 덜하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릴 수 있는 이유는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이 도입된 데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올해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이라며 "재정정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경제 여건이 나쁘지 않은 상황에도 주식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이유로는 강(强) 달러가 꼽혔다.
홍 팀장은 "글로벌하게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매도하고 있다"며 "환차손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면 되면 ‘팔아두고 나중에 사자’는 매매행위가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실질정책금리(정책금리 - 물가상승률)를 살펴보면 2000년 이후 실질금리가 플러스(+)가 되면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마이너스(-)가 되면 경제성장률이 반등하는 ‘머니터리 비즈니스 사이클(monetary business cycle)’이 나타난다고 했다.
그는 "연준이 최근 금리인상의 의지를 보여준 것은 미래 다가올 불안에 대비해 실제로 위기가 닥쳤을 때 금리 인하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리스키한 자산을 들고가는 것보다 달러를 더 보유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의구심이 부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팀장은 "달러 인덱스가 상승세를 보일 때마다 선진국 대비 신흥국 주가 퍼포먼스가 나빠지는 흐름을 보였다"며 "우리나라 기업 실적이 좋고 내년 1~2분기 수출이 나쁘지 않아도 국내 주식시장이 좋지 않은 것은 결국 달러 강세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중국산 제품 관세 부과에 대해 중국이 위안화 평가 절하와 금리 조정에 따른 사실상의 기업 보조금 지급으로 맞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당초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면 글로벌 교역량이 감소하고 중국 수출 제품 가격이 인상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중국은 위안화 약세를 유도해 수출 제품의 가격 인상을 막고 있다.
홍 팀장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 중국은 미국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내수시장을 개방하고 지적재산권 보호에 나서는 방법도 있었지만 위안화 평가 절하, 지급준비율 인하 등의 카드를 꺼내들었다"며 "이는 중국이 장기전을 준비한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정부가 관세 부과로 피해를 입는 중국 기업에 저금리 대출을 내어주는 식으로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했다. 중국 명목 경제성장률이 대략 10% 안팎이라는 것을 가정하면 중국 경제에서 자금의 수요와 공급을 매칭시켜줄 수 있는 균형금리도 10% 수준인데 중국의 대출 금리는 4.5%이기 때문에 금리가 대단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홍 팀장은 "중국 기업들은 은행에서 대출만 받을 수 있으면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받는 것과 다름 아닌 패턴을 보인다"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데도 중국이 금리를 인하하겠다고 공언하는 뒷 배경에는 무역 전쟁에서 수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해 사실상 보조금을 더 지급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이승주 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식시장은 여전히 건실합니다. 중국 경제의 최근 조정이 단기적으로는 여러 아시아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투자가치가 높습니다."
메다 사만트(사진) 피델리티자산운용 홍콩 인베스트먼트 디렉터는 24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 미래투자포럼'에 참석해 2019년 아시아 증시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사만트 디렉터는 지난 23년간 인도 산업개발은행, TCW 아시아, 프루덴셜 아시아,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아태리서치센터 등을 거친 투자 자문가다. 피델리티에는 지난 2010년 합류했다.
사만트 디렉터는 아시아 시장을 인체에 비유하며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평소 건강한 인간의 몸도 감기에 걸리면 고통을 느끼고, 면역체계는 이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한다"며 "현재 아시아 증시도 펀더멘털(기초체력)은 괜찮지만 성장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사만트 디렉터가 지목한 부상은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이다. 그는 "매력적인 펀더멘털과 빠르게 성장하는 수출경제, 탄탄한 내수시장 등이 그간 중국 주도의 아시아 신흥국 질주를 견인해왔다"며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을 경험하면서 절뚝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의 힘겨루기라는 대외 악재가 발생했지만 중국 경제 자체만 놓고 보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게 사만트 디렉터의 의견이다. 그는 "중국 기업 수익률이 과거보다 좋아졌고, 배당 등에 관한 기업들의 마인드도 바뀌고 있다"며 "주주수익이라든지 내수시장 발전 스토리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사만트 디렉터는 특히 중국 기업들의 강력한 IT(정보기술) 경쟁력이 무역분쟁에도 불구하고 중국 증시를 장기적으로 좋게 보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금을 들고 다니는 중국인을 찾기 힘들 정도로 현재 중국은 빠르게 스마트경제로 나아가고 있다"며 "어떤 선진국보다도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이 가파르게 발전하고 있고,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기술 전환이 시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만트 디렉터는 "최근 텐센트 주가가 연초 대비 40%가량 낮아지는 등 하락압력을 받고 있지만 조정 과정을 거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리라 믿는다"며 "12개월 전과 비교할 때 중국 증시는 여전히 낮은 가격에 머물러 있다"고 덧붙였다.
13억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에 대해서도 사만트 디렉터는 "높은 성장잠재력을 지닌 국가"라고 평가했다. 그는 "인도는 내수경제가 굉장히 강하다보니 기업 실적이 잘 유지되고 이는 결국 국민 소득 증가, 중산층 강화 등의 효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즉 정치 불확실성이 적다는 것이다. 사만트 디렉터는 "다만 인도네시아는 채권시장의 40%가 외국인 소유이다보니 환율이 민감하다는 단점이 있다"며 "환율 이슈가 투자심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투자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사만트 디렉터는 한국 증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증시는 전날(23일) 코스피지수가 장중 2100선 아래로 밀리는 등 올해 들어 취약해진 증시체력을 보이고 있다. 사만트 디렉터는 그러나 "제조업이나 수출 관련 기업의 경쟁력이 여전하다"며 "중국의 경기 둔화가 무시할 수 없는 압박요소이겠지만 기업 수준과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반등 기회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준범 기자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 대처법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단 하나 하는 것이 위안화 절하다. 유동성을 계속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은 7위안을 넘을 수밖에 없다."
앤디 시에(Andy Xie·謝國忠) 전(前)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주최 ‘2018 미래투자포럼’에서 김정식 연세대 교수와 대담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위안화 환율 절하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위안화 환율이 시장이 우려하는 달러 대비 7위안을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중국은 스펀지처럼 미국이 때리는대로 맞고만 있으며 절하(위안화 가치 하락) 정책만 펴고 있다"고 지금의 상황을 해석했다.
앤디 시에는 "혹자는 자본 유출 때문에 중국이 더 이상 절하를 못할 것이라고 하지만, 중국은 자본 유출과 관련한 많은 장벽을 쳐놨다"면서 "더 버틸 생각이기 때문에 위안화 절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바람직한 게 아니다라며 "중국은 경제 개혁으로 나가야 한다"며 "중국 경제의 효율성을 높여서 비용을 낮추는 전략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정식 교수와 앤디 시에 전 이코노미스트의 문답 내용이다.
김정식 교수= 미·중 무역전쟁이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나? 미국이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데 만약 이처럼 미국이 이길 경우 중국 무역수지 흑자 4000억 달러에서 2000억 달러로 줄어들고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수 있다.
앤디 시에= 단기적 차원에서는 미국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경기부양을 하기 위해 법인세를 인하했고, 미국 경제가 현재 단기적으로 견고해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복잡하다.
만약 중국이 위기 상황에 처하면 개혁을 하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중국은 위기가 아니면 개혁하지 않는다. 일례로 20년 전 중국은 아시아 외환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개혁할 수 있었다. 당시 국영기업을 줄이고 WTO에 가입하며 개방했다.
김정식 교수= 무역 전쟁과 더불어 통화 전쟁이 같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은 항상 무역흑자를 내던 나라에 두 가지 옵션을 제시했다. 보호무역 또는 통화가치 절하 중 하나를 택하도록 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 대미 무역흑자를 내기 시작하니까 이런 옵션 제시했다. 이런 경우 대부분 환율 옵션을 받아들였다. 일본의 경우도 같은 상황에서 환율 옵션을 받아들여 플라자 합의를 했고 그 결과 20년 경제 침체를 겪었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겪었다. 중국은 일본의 실패사례를 토대로 환율 옵션을 받는 것에 신중론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나.
앤디 시에= 중국 정부 입장은 일본 사례를 바탕으로 평가 절상을 하면 지게 될 것이란 것이다. 그래서 중국은 반대로 하고 있다. 미국에서 관세 부과를 하면 중국은 평가 절하를 하겠다는 식으로 말이다. 중국이 뜻대로 안움직여서 미국이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관세를 10% 올려도 꼼짝하지 않고 위안화 절하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중국 정부가 평가절하를 하지 말고 구조 개혁을 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 대비 GDP가 낮기 때문에 싸움이 되지 않는다.
김정식 교수= 환율보다 구조조정을 통해 중국 경제를 개혁해야 한다는 의견인데 현실적으로 구조조정은 시간이 걸리고 고통이 있다. 그래서 그보다 쉬운 환율을 높여 수출을 유지해 경기 회복을 이끌어 내려고 하는 것 같다. 위안화가 달러 당 7위안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어떻게 전망하나. 환율 높이게 되면 자본유출 발생할 우려가 있다.
앤디 시에= 아마 7위안보다 높아질 것이다. 정부가 부동산 거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동성을 계속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자본 유출이 되지 않을까 우려할 수 있지만 중국 정부는 자본 흐름의 벽을 이미 쳐놨기 때문에 자본 유출이 그렇게 쉽지 않다. 중국은 법치주의가 아니다. 행정 통제력을 바탕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이미 중국에 들어온 자본에 대해 은행 규제를 강화해 유출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 것이다.
김정식 교수= 중국은 중상주의 정책으로 환율 상승, 자본시장 규제, 수출 장려를 통해 성장률을 높이고 국부를 축적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대만, 일본 등도 다같이 과거에 사용하던 정책이다. 미국 보호무역 주의와 환율 압박에 대응해 중국에서는 신창타이라는 내수부양 정책을 내놨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데 어떻게 보고 있나.
앤디 시에= 중국은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있다. 도시의 교통 프로젝트에서 굉장히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석탄 화력 발전 개발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서서히 둔화되고 있다. 중국 통계는 그렇게 신뢰도가 높지 않아 정확히 예측하지 못한다. 늘 6.5% 6.6%라고 한다. 지난 6년간 전력 소비는 2~3% 성장하는데 그쳤다. 다시 말해 에너지 소비 증가가 서서히 둔화되고 있다. 소비는 견고하지만 2012년부터 경제가 둔화되는 양상이다.
김정식 교수=런던 비즈니스 스쿨 교수의 한 논문에 따르면 세계에서 자본 이동 주기인 글로벌 파이낸셜 사이클이 있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변동성지수이고 변동성지수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미국 금리다. 미국 금리가 높아지면 신흥국이 어떤 정책을 써도 미국으로 자본이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아시아 국가의 자본 유출 위기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지키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많이 소진하고 있다. 합법적자본 유출 외에 불법적 자본 유출 위험이 높다.
앤디 시에= 전 세계적인 에쿼티 펀드, 뮤추얼 펀드에서 유출되겠지만 중국에서 자본 유출은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벽을 쳐놨기 때문이다. 자본 유출은 20년 전과는 달리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성장이 더 큰 문제다.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 국가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 자본유출 위기라기 보다 경기 둔화에 따른 영향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과거에는 달러의 중요성이 컸지만 지금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그래서 대규모 자본 유출은 없을 것이다.
김정식 교수=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나 대미 수출 감소는 한국 경제에도 큰 영향 준다. 한국 수출에 있어서 중국 비중은 25%로 가장 크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경기 둔화가 한국경제에 얼마나 영향 즐 것으로 보나.
또 중요한 건 한국의 주력 산업이 중국의 추격 받아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도 한국에 주력 산업의 주도권을 뺏기면서 20년 경기침체를 겪었다. 한국에서는 전자, 자동차 주도권까지 중국으로 넘어가 결국 장기 침체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앤디 시에= 거시적 경기 둔화와 경쟁력 이전 등 두 가지를 이야기했다. 거시적 경기 둔화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한국에 큰 충격을 줄 산업이 자동차다.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꺾였다. 자동차 수요가 3% 감소했다. 그 영향으로 랜드로버, 포드 등의 매출이 40% 급감했다. 자동차 판매는 부동산 시장과도 연결되는 부문이다. 부동산이 얼어붙으면 자동차 산업도 어려울 것이다. 전자 산업의 경우 특히 핸드폰 시장은 포화 상태이고 업그레이드에 대한 피로감이 있다.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는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화학부문을 보면 중국이 확장하고 있다. 특히 미들스트림 분야에서 민간기업의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생산설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중국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그 규모를 잊지 말아야 한다. 경기가 안좋아져 과잉설비 문제가 생기면 한국과 대만 관련 기업도 쇼크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 경제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 독일은 15년 전 경제 개혁을 했다. 다운스트림 쪽 화학은 버렸고 철강도 포기했다. 기술과 브랜드에 집중했다. 독일 자동차 기업들은 브랜드가 훌륭하다. 마치 프랑스 명품 처럼 자동차를 브랜딩했다. 전반적으로 자동차 수요가 줄어도 독일차는 잘팔린다. 한국의 화장품 등은 상당히 잘 자리잡았다. 한국 기업들이 이런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 가격 경쟁력으로 나가지 말아야 한다. 중국의 가격 경쟁력을 따라가기 힘들다. 브랜드 파워를 키움으로써 문화를 판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은 이런 근본적인 개혁을 하면 더 큰 성장을 하게 될 것이다.
김정식 교수= 중국도 임금 상승이 빨라지고 있다. 기업들이 베트남 등 다른 나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는데 중국의 강점이 유지되고 있다고 보나?
앤디 시에= 베트남 이전 배경에 임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프라가 있고 적절한 노동력이 공급돼야 비즈니스가 가능한 것이다. 임금만 보면 아프리카로 옮겨야 하는 거 아니겠나. 인프라를 감안하면 생산과 관련한 중국의 경쟁력은 유지될 것이다.
가구 제조도 마찬가지다. 필리핀,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에 이전을 하지만 사회기반 시설 부족으로 인한 비용이 있다. 중국의 의류 제조 산업은 베트남의 열배로 규모가 상당히 크다. 인도는 고속철도 구축을 위해 일본과 공조하고 있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중국의 경우 다른 국가와 달리 인프라 구축 속도가 빠르다. 한중일 3개국은 강력한 중앙정부 덕에 인프라 구축을 빨리 하지만 다른 국가는 그렇지 않다.
중국이 1인당 GDP가 3만 달러가 되면 소비 국가가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20년 정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김정식 교수=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거품이 터질 수도 있다고 했다.
앤디 시에= 핵심은 중앙은행이다. 미국 연준은 4.3조 달러 규모의 양적 팽창을 했다. 이런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해, 특히 연준은 매입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 연준은 금리는 올리고 있지만 자산을 매각하지는 않고 있다. 이례적인 정책이다. 미 연준이 자산을 언제 본격적으로 매각할지는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금리는 올리되 부채는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2008년 같은 붕괴는 일어나지 않겠지만 미국이 부채를 줄일 의사가 없는 것 같다.
=김유정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 사태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고, 이 때문에 거시적으로는 자산시장을 비관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왔다.
2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주최 ‘2018 미래투자포럼’에서 앤디 시에(Andy Xie·謝國忠) 전(前)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신 냉전시대로 볼 수 있을 만큼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70년간 진행됐던 세계화의 흐름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세계화란 흐름이 끊어지게 된다면 상당한 장기침체(스태그네이션)를 예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화 흐름이 끊어짐에 따라 생산단가가 오르게 되면 물가 또한 오를 수밖에 없고, 미국은 경기가 부진해지더라도 기준금리를 4~5%까지 올려야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중산층 불만 해결해야 하는 美 vs 수출 장려해야 하는 中 갈등이 무역전쟁
앤디 시에는 미국과 중국 경제의 성장방식이 충돌한 것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중산층이 더 이상 이전의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무역전쟁이 발생했다고 봤다. 역사적으로 미국을 포함한 서구 사회는 일찌감치 식민지 개척을 통한 자원 확보로 일정 수준 이상의 부를 누릴 수 있었지만, 세계화가 70년간 진행되면서 더 이상 기존의 우위를 누릴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앤디 시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출된 배경이 바로 이 같은 중산층의 불만이었다"며 "이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하는 중국을 겨냥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자국의 과잉설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출을 장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은 국가가 나서 인프라 구축을 하고 있고, 중국 정부는 지역간 불균형이 없어야 한다는 일종의 정치적 창에 갇혀있다"며 "이 때문에 과잉설비 투자 문제가 발생했고 수출 등으로 이 문제를 타개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위안화 평가 절하와 같은 수출 장려정책을 펼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서 단기적인 해결방법은 없다고 단언했다. 앤디 시에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고, 미국과 중국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어떤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며 "이를 둘러싼 잡음이 꾸준히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앤디 시에는 미국과 중국의 국가 입장은 배치되지만 민간 경제 입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CEO는 스톡옵션 행사를 위해 회사 주가를 부양해야 하는 과제를 갖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비용을 줄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 때문에 인건비가 싼 중국시장에서 선뜻 생산설비를 뺄 수 없다"고 덧붙였다.
◆ "세계화 끊어지면 장기침체…주식시장 큰 폭락 가능"
앤디 시에는 "거시적인 전망은 비관론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자산시장에 낀 거품(버블)이 빠지는 시기가 진행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주식시장이 폭락한다면 더 큰 폭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이 아주 위축될 것이고 어렵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자금을 푸는 방식으로 경제위기를 해결해왔고, 이 때문에 앞으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4~5% 수준으로 오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이렇게 되면 지난 10년간 자산시장에 벌어졌던 일들과는 정 반대의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앤디 시에는 "거시적으로는 비관적으로 상황을 볼 수 밖에 없더라도 미시적으로는 투자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며 "투자에 나설 때는 10년을 내다보고 움직이는 기업인지를 살펴보고 투자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10년을 내다보고 움직이는 기업이란, 단기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하고 이곳 저곳을 두루 살피는 기업보다는 한 곳에 올곧이 집중하는 기업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걸맞는 기업으로 화웨이를 꼽을 수 있다"며 "화웨이가 최근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전자산업이라는 본업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화학산업도 좋은 투자기회일 수 있다고 봤다. 투자를 할 때 중요한 것은 경쟁우위인데, 중국은 그 규모나 속도면에서 미국보다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고, 그 중 중국의 화학산업은 그 경쟁우위가 발현되기 좋은 산업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통신산업도 추천했다. 앤디 시에는 "통신산업은 중국 국내 시장에서 이루지는 사업이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며 " 차이나모바일의 주가는 매력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