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Ripple)의 최고기술경영자(CTO)
블록체인이 바꿀 미래금융’을 주제로 논의된 조선비즈 2018 미래금융포럼 첫 번째 세션에서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이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과 결합될 경우 지급결제, 보안 등의 분야에서 혁명적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무차입공매도 사태로 큰 혼란을 일으킨 삼성증권과 같은 일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충분히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준성 KEB하나은행 부행장(오른쪽)이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조선비즈 2018 미래금융포럼 1세션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한준성 KEB하나은행 부행장은 블록체인과 금융의 접목에 대해 “블록체인은 블록체인 하나만으로 이뤄지지 않고 다른 기술과 합쳐져야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과 접목한 금융혁명이 블록체인을 매개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한 부행장은 “블록체인은 아이디어의 가치를 평가하고 이를 이전, 교환하는 것은 물론 리스크관리와 투자 및 펀딩 등 크게 8개의 부문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부행장은 하나은행의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를 예로 제시했다. GLN은 한국의 티머니나 포인트 등 각국 금융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디지털자산을 블록체인망을 활용해 세계 곳곳에서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한국 금융소비자가 티머니를 일본에서 블록체인망을 활용해 교환해서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
한 부행장은 “1950년대부터 70여 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네트워크를 장악했던 비자, 마스터, 스위프트 등의 결제사업자들에 대응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기존의 지급결제 시스템을 주도한 회사들에 종속된 서비스에서 벗어나 금융사들이 블록체인 기술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해가고 있다는 얘기다.
패널로 참여한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지급결제 시스템의 주도권 변화가 블록체인을 통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연구위원은 “증권사나 보험회사조차도 은행을 통하지 않고는 소액결제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는 은행 중심 폐쇄적 지급결제시스템이 현 주소”라면서 “블록체인 기반의 개인 대 개인(P2P) 지급결제가 도입되면 금융투자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것”이라고 했다. 주식거래 등에서 은행 결제망을 이용하는 현 시스템의 근본이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분야의 보안시스템 활용방안도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패널로 참여한 하재우 한국R3대표는 “최근 삼성증권 사태는 무차입 공매도라는 논란이 있었는데 블록체인과 암호화 기술이 합쳐지면 이런 무차입공매도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이 있다”며 “금융당국에 있어 블록체인은 큰 축복”이라고 했다.
삼성증권 사태는 삼성증권 직원의 실수로 우리사주에 배당금을 입고하면서 주당 1000원 대신 1000주를 배당해 발행되지도 않은 28억주의 주식이 임직원들에게 잘못 입고됐고 16명의 직원이 501만주를 시장에 팔면서 주가가 급락한 사태다. 이런 보안상의 문제가 블록체인과 암호화기술 기반의 시스템에서는 미리 차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좌장을 맡은 정유신 서강대 교수도 “블록체인의 가장 중요한 부문은 보완”이라며 “늘어나고 있는 (금융의) 비대면거래를 할 때 (블록체인의 활용이) 점점 중요해진다”고 했다.
한편 정부 규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완화해야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도가 높아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도 규제가 너무 엄격하게 적용되면 아무 쓸모가 없다”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테스트베드(시험시도)를 할 수 있는 사업과 할 수 없는 사업이 구분돼 있는데 영국이나 싱가포르 등 선진국은 기술만 있으면 모두 테스트베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부행장도 “블록체인을 이용한 빅데이터를 금융사들이 활용할 때 어려운 부분이 정부의 규제 때문”이라고 했다. 개인정보 등을 블록체인으로 활용하는 방식에는 제한된 부분만 허용되는 게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최훈 금융위원회 국장은 “블록체인은 보완기술이 확장된 네트워크에 적용되는 기술”이라고 보며 “블록체인에 국한해서 말하면 정부는 기술 중립적”이라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2016년부터 블록체인을 활용해 금융서비스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용역형태로 진행해왔고 각 업권별로 서비스를 시범도입하고 있다”고 했다.
최 국장은 “다만 개인정보보호에서 착오송금 문제가 중요한데 퍼블릭(공공) 블록체인 도입은 제도적, 기술적 장벽이 많다”며 “그 부분은 단계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착오송금 등 대규모 보안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은행 등 공공부문에서 블록체인 망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규제를 갑자기 완화하는 것보다는 순차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테판 토마스(Stefan Thomas) 리플(Ripple) 최고기술경영자(CTO)는 18일 블록체인 기술이 전 영역에 걸쳐 거래비용을 낮추고 업종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해 혁신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마스 CTO는 “향후 거래 체계는 중앙화냐, 분권화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거래비용을 얼마나 낮추고 그 체계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는지가 관건"이라며 "블록체인의 경우 서비스 제공자와 상관 없이 상호운용성 구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제임스 왈리스(James Wallis) IBM 블록체인 사업부문 부사장도 블록체인 기술은 우리가 적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됐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부사장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다양한 기술이 늘어나고 있다"며 "블록체인은 위험이 아닌 기회"라고 말했다.
특히 왈리스 부사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확대되면서 은행 스스로 탈중개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왈리스 부사장은 "분산원장을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의 확대로 씨티, SC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탈중개화를 시행하고 있다"며 "블록체인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록 은행도 다른 업종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토마스 CTO와 왈리스 부사장은 이날 오전 '블록체인과 금융혁신'을 주제로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8 미래금융포럼에서 블록체인의 활용성과 향후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대담은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가 진행했다.
토마스 CTO는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 중앙은행과 금융회사 영역을 침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마스 CTO는 “예전에 영란은행과 함께 지급결제 사업을 같이 진행한 적이 있는데, 영란은행은 명확한 조정자였다”며 “이 작업은 지급결제 과정에서 조정자의 역할을 줄여나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영란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이 지급결제 시스템을 여러 모습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치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왈리스 부사장은 "올해가 블록체인 기술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금융산업이 블록체인을 마련하고 적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수출입금융과 관련해 좋은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마스 CTO와 왈리스 부사장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에 대한 각국 정부의 규제 강화에 대해서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마스 CTO는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규정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며 “범죄 여부는 사용하는 사람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범죄행위를 막기 위한 선제적 접근은 필요하지만, 원천적인 차단은 좋지 않다”며 “그럴 경우 자국의 혁신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왈리스 부사장도 “정부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악의적인 행위자가 가상화폐를 통해 자금세탁 등의 범죄 행위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규제 당국 입장에서도 익명성 등 부정확한 요소가 사라지게 된다면 규제 당국 입장에서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은 케이블로 연결하든 와이파이로 연결하든 위성을 사용하든 여러 다른 네트워킹 기술을 사용해도 서로 연결이 되는 시스템”이라며 “블록체인 기술도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칠만큼 주류가 되려면 인터넷과 같은 상호운용성이 있어야 한다.”
스테판 토마스(Stefan Thomas) 리플(Ripple) 최고기술경영자(CTO)는 18일 조선비즈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18 미래금융포럼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스테판 토마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리플의 CTO다. 비트코인 전문가인 그는 ‘비트코인은 무엇인가?(What is Bitcoin?)’라는 비디오를 제작해 수백만명이 비트코인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데 일조한 바 있다.
토마스는 ‘인터레저’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블록체인의 효율성이나 유용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간 연관성이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블록체인 간 상호운용성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인터레저 사업은 XRP(리플의 화폐단위)를 브리지 통화(bridge currency)로 사용해 다른 원장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그는 “리플이 XRP를 처음 개발했을 때는 모든 사람들이 이 시스템에 참여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고객마다 원하는 것이 다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블록체인만으로 고객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기존의 블록체인을 대체하는 것만으로는 상호운용성이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전세계 블록체인 상황은 사일로(silo·담을 쌓아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 현상) 형태로 서로 다른 블록체인들이 있고 이런 블록체인들이 모두 분리돼있다”며 “실질적으로 블록체인 간 상호운용성 높이기 위해서 블록체인과 블록체인, 또는 블록체인과 블록체인 아닌 다른 시스템이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프로토콜(통신규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레저는 새로운 원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서로 다른 원장이 연결될 수 있는 프로토콜을 만드는 것”이라며 “자산이 한 레저에서 다른 레저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터레저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했다.
그는 “이 같은 노력을 통해 다양한 은행, 중앙은행, 컨설팅회사 등 지급결제 회사업체들을 포함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은행 주도가 아니라는 것이 특징이며 여러 분야가 한데 모이는 최초의 시도라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사업들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올해는 블록체인 시대의 원년이 될 것이며 블록체인은 금융업 뿐 아니라 모든 산업을 혁명적으로 바꿔 놓을 것이다.”
제임스 왈리스 IBM 블록체인 사업부문 부사장은 “블록체인을 통해 프로세스 효율성이 개선되면서 비용 감소와 이익 증대는 물론 새로운 사업 모델도 나타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8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8 미래금융포럼’ 기조연설자로 등장한 왈리스 부사장은 인터뷰에서 블록체인의 현 주소와 블록체인이 바꿀 금융의 미래에 대해 얘기했다.
왈리스 부사장은 블록체인의 실질적 효과는 ‘신뢰’라고 했다. 그는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과정마다 검증이 이뤄지고 실시간으로 정보가 교환되기 때문에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게 된다”며 “그 과정에서 비효율이 사라지고 새로운 사업 영역도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산업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많은 금융사이 블록체인 도입과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금융업을 빠르게 변화시킬 것이지만, 금융업은 아직도 블록체인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많은 은행들이 이른바 ‘블록체인 관광’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금융사가 블록체인에서 기회를 잡으려면 일단 무엇이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얼리어답터가 아니라면 적어도 패스트팔로워는 돼야한다”며 “기회를 잡으려면 블록체인을 활용한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는 업체와 협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CEO는 블록체인이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이해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래를 내다보고 필요에 따라 사업 전략을 수정·보완하는 역할이 강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IBM 블록체인 사업부의 주고객은 누구인가.
“어떤 업체를 특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블록체인은 모든 사업에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IBM은 도이치뱅크, HSBC, 유니크레딧 등 유럽 9개 은행과 컨소시엄을 형성해 ‘위트레이드(we.trade)’를 준비 중이다. 국제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참여자들에게 실시간에 가까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금융업 이외에 어떤 산업에서 블록체인이 활용되고 있나.
“공급망 관리다. IBM은 지난 1월 글로벌 해운사 머스크와 조인트벤처(JV)를 만들고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컨테이너를 A국에서 B국으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컨테이너 위치를 추적하는 일이 굉장히 어렵다. 컨테이너 하나를 보내는 데도 200건 이상의 서류 작업이 필요하다. IBM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운송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되면 수십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IBM은 머스크 뿐만 아니라 다른 해운사나 각종 수출입 기관, 항만 당국 등 전 업계가 네트워크에 합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공유하는 정보도 많아지기 때문에 기술의 가치가 커지고 혜택도 많이 누릴 수 있다.”
-블록체인이 금융 또는 은행업을 새 패러다임으로 인도할까.
“동의한다. 금융권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을 변화시킬 것이다. 심지어 산업 간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만 놓고 보자면 아직은 초기 단계다. 자본시장 관련 기업들이 먼저 블록체인을 활용한 사업을 시작했다. 빠르면 6개월 안에 실제 적용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다. 이어 기업금융, 무역금융, 국제거래 등으로 확산될 것이다. 소매금융 분야는 아직 뒷따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많은 은행들은 블록체인 투자를 주저하며 기술을 평가하는 개념증명(PoC·Proof of Concept) 단계에 그치고 있다. 이를 두고 ‘블록체인 관광’이란 말도 많이 쓰인다.
하지만 PoC 단계에서 하는 일과 실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매우 다르다. PoC는 통제된 환경에서 실험하기 때문에 사이버 공격 등 실제 발생 가능한 어려움에 대해서는 준비하기가 어렵다.”
-금융업은 어떻게 변화할까.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예상하기는 어렵다. 프로세스 효율이 개선되면서 비용이 감소하고 이익이 증대될 것이다. 앞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새로운 사업 모델도 많이 생겨날 것이다.
위트레이드가 한 사례가 될 것이다. 위트레이드가 상용화되면 산업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 은행이 신뢰하고 돈을 내어주기 어려워했던 개발도상국이나 중소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은행은 이들의 무역 거래에 대한 정보를 얻고 안전한 시점에 적절히 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고객,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셈이다.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인증 분야를 비롯해 앞으로 소매 금융이나 커넥티드 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기술과 블록체인이 결합하면 신기하고 새로운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블록체인이 널리 상용화되면 카드업계 등 중개업은 궁극적으로 사라질까.
“완전히 사라지기 보다는 역할이 변할 것이다. 일부 기업들은 블록체인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능동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카드업계 역시 블록체인 시대를 맞아 어떤 사업을 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중개인 문제는 앞으로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 분명하다. 물론 일부는 사라지겠지만 사라지는 속도도 생각만큼 빠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서로 다른 블록체인의 상호 호환이 가능할까.
“기술적 상호 운용성은 굉장히 중요하다. 블록체인의 효용성이 커지려면 물류 네트워크나 지불 네트워크, 무역금융 네트워크 등 서로 다른 네트워크가 상호 호환돼야 한다. 가령 무역금융 네트워크가 해운 네트워크에서 위치 정보를 받아서 지불 네트워크에서 해당 기업에 대금을 지불하라는 신호를 전송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비즈니스 차원에서 상호 호환성은 매우 중요하다. 실물 자산이 오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현이 어렵지도 않다. 다만 블록체인간 기술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상호 호환이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블록체인의 한계나 위험성 등은 없나.
“초기에는 가상화폐의 익명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다만 승인형 블록체인이 발달하면서 규제당국의 입장이 전환되고 있다. 또 아직 블록체인은 1단계 버전에 불과하다. 과거 소프트웨어 발전 단계를 보면 버전 2~3으로 가야 사용자도 많아지고 시장 크기도 커진다. 마지막으로 보안 문제다. 블록체인이 다른 기술이나 시스템에 비해 보안성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어느 시스템이든 100%는 없다.”
-블록체인은 금융사의 위기일까 기회일까.
“금융사 뿐만 아니라 대부분 기업에게는 기회다. 금융사는 블록체인에 투자하거나 중개 역할을 축소하거나 방향을 정하고 실질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일단 무엇이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얼리어답터들이 많은 PoC는 진행해 왔기 때문에 이 부분은 건너 뛰고 바로 사업 모델에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트코인·이더리움과 같은 분산 원장(distributed ledger)뿐 아니라 페이팔처럼 중앙화된(centralized) 원장까지 다 묶을 수 있는 ‘인터레저 프로토콜(Interledger Protocol, 이하 인터레저)’이 금융의 미래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스테판 토마스(Stefan Thomas) 리플(Ripple) 최고기술경영자(CTO)는 “10년 후 현재를 돌아보면 지금의 블록체인 기술은 단지 촉매제(catalyst)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8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8 미래금융포럼’의 기조연설자로 등장한 토마스 CTO는 행사 후 인터뷰에서 금융의 미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다.
‘인터넷 프로토콜(Internet Protocol, IP)’이 현재 인터넷 표준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인터레저가 금융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생활에서 결제·송금과 같은 금융 활동을 하려면 자산을 옮기는 다양한 수단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 때 인터레저가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지금은 주차한 후 주차비를 계산할 때 비자 카드나 페이팔 중 선택해서 결제하지만, 앞으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XRP(리플 코인) 등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를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다. 이를 위해선 은행, 카드사 등 기존 금융 시스템과 블록체인 금융 시스템을 연결하는 표준이 필요하다.
토마스 CTO는 “금융 표준이 되려면 블록체인뿐 아니라 기존 결제 수단도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간편(simple)해야 한다”며 “인터넷 표준을 보더라도 더 우수한 설계를 가지고 있던 OSI(Open Source Interconnect)가 더 간편한 IP에 밀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인터레저에선 가장 간단한 개념인 ‘자산의 이동’을 공통분모로 보고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XRP가 연결 통화(bridge currency)로 사용될 수 있다”고 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다른 암호화폐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드러냈다. XRP는 가장 빠른 처리 속도를 가졌고 실제 금융 업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더 우월하다는 것이다.
토마스 CTO는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XRP 가격이 연동해서 움직이는데 XRP는 다른 암호화폐와 엄연히 다르다”며 “다른 암호화폐와 XRP의 기술을 비교하는 건 장난감 자동차와 벤츠를 비교하는 격”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XRP를 디지털 자산이라고 설명하는데, 자산 가치가 잘 오르지 않는 것 같다.
“암호화폐를 투기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투자자들로 인해 가격이 단기적으론 흔들릴 수 있지만, 길게 보면 다르다. XRP는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명확한 사용 사례(use case)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리플(Ripple Inc.)사가 XRP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XRP 가격이 오르면 우리도 좋다.”
-규제 리스크는 어떻게 극복하나.
“우리는 규제 당국과 함께 일하고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보다 피해가 적다. 고객(은행)도 계속 늘고 있어 회사 설립 후 올해 1분기에 마진율이 가장 높았다.”
-비트코인은 기축통화, 이더리움은 ICO(암호화폐공개) 플랫폼이란 지위를 가지고 있다. XRP는 개인 투자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나.
“우리 고객인 머니그램(MoneyGram)을 예로 들고 싶다. 머니그램은 미국 최대 송금 서비스 업체인데, XRP를 브리지 통화로 사용해 비용을 줄이고 수익이 개선됐다. 금융 업체 간 경쟁 촉진으로 이들이 더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결과적으로 금융 서비스를 소비하는 개인의 비용도 줄어든다.”
-더 직접적인 효용은 없나.
“우리도 처음엔 암호화폐 지갑 앱 같은 것을 개발했다. 개인이 직접 유동성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려던 건데, 이런 작업은 기업이 해야 하고 개인이 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개인이 자신의 시간을 투자하고 매 상황 선택을 해야 하는데, 전문가가 처리하는 것보다 오히려 효율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더라. 결국, 기업을 거쳐 개인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로 선회했다.”
-한국 금융 기관과의 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한국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부정적 관점을 가지고 있어서 빠르게 진입하진 못하고 있다. 우리의 새로운 기술을 한국 시장에 어떻게 전달할지(education) 고민하면서 동시에 전통적인 금융 기관과 협력하는 노선을 취하고 있다. 물론 국가나 규제 당국이 새로운 기술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이해한다.”
시가 총액 세계 3위 암호화폐인 XRP를 개발한 리플엔 구글(GV),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제리 양이 설립한 벤처 펀드(AME Cloud Ventures) 등이 투자했다.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에 있으며 스탠다드차타드, UBS, 뱅크오브아메리카, SBI홀딩스 등 100여개 글로벌 금융사가 고객이다.
스테판 토마스는 초기 비트코인 진영에서 활동하다가 2012년 CTO로 리플에 합류했다. 최근엔 월스트리트저널 ‘D.라이브(D.LIVE)’ 등 블록체인 관련 행사 주요 연사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금융혁신'을 주제로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 미래금융포럼이 막을 내렸다. 조선비즈가 주최한 이 행사에는 금융권 관계자 등 400여명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블록체인이 바꿀 미래 금융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으며 가상화폐와 ICO(가상화폐공개)를 둘러싼 금융당국과 업계의 공방전도 벌어졌다.
첫번째 기조연설자인 제임스 왈리스(James Wallis) IBM 블록체인 사업부문 부사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 등 모든 비즈니스 산업의 프로세스(절차)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진단했다.
두번째 기조연설자인 스테판 토마스(Stefan Thomas) 리플 최고기술경영자(CTO)는 “블록체인 기술이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칠만큼 주류가 되려면 인터넷과 같은 상호운용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조연설 후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의 사회로 특별대담을 진행했다. 왈리스 부사장과 토마스 CTO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에 대한 각국 정부의 규제 강화 분위기에 대해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는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조연설과 특별대담 이후 4개 세션토론이 진행됐다. ‘블록체인이 바꿀 미래금융’을 주제로 진행된 첫번째 세션에서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이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과 결합될 경우 지급결제, 보안 등의 분야에서 혁명적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내다봤다.
한준성 KEB하나은행 부행장(미래금융그룹장)은 주제발표에서 “블록체인은 블록체인 하나만으로 이뤄지지 않고 다른 기술과 합쳐져야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과 접목한 금융혁명이 블록체인을 매개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패널로 참여한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급결제 시스템의 주도권 변화가 블록체인을 통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가 좌장을 맡은 두번째 세션에서는 이은호 AT커니 파트너가 ‘금융산업별 위기와 기회’에 대해 주제발표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개발 속도에 치중하기 보다 기술개발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2세션에서는 은행 보험 카드 등 금융업권별 블록체인 활용사례가 소개됐다. 시대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패널로는 김철기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장, 김열매 한화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정규식 교보생명 디지털신사업팀장, 최상웅 삼성카드 IT담당 상무가 참여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세번째 세션에선 하태형 율촌연구소장(전 현대경제연구원장)이 ‘블록체인 기술과 규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패널로는 이근우 금융감독원 핀테크지원실장,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 김서준 해시드 대표가 참석했다.
3세션에서는 가상화폐 규제를 놓고 금융당국과 업계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근우 실장은 가상화폐 관련 규제에 대해 최소한의 투자자 보호일 뿐이며 블록체인자체를 규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업계는 가상화폐 규제와 블록체인을 분리해서는 전체 산업을 발전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공개(ICO)’에 대해 논의가 오갔다. 한호현 경희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이상화 DarcMatter 최고경영자(CEO)가 주제발표했다. 패널로는 데이비드 서(David Suh) 직토 CEO, 김종현 한국투자파트너스 이사, 손우람 리얼리티리플렉션 대표가 참여했다.
패널들은 “(정부가 금지하고 있는)국내 ICO를 허용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관련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선별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서 직토 CEO는 “암호화폐(가상화폐)와 ICO는 규제한다고 풀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기업가들이 자발적으로 일어서서 마켓 스탠다드(시장 기준)를 만들면 후속 ICO 기업들이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가상화폐 규제를 놓고 금융당국과 업계의 입장은 예상대로 극명히 엇갈렸다.
금융당국은 정부의 가상화폐 관련 규제에 대해 최소한의 투자자 보호일 뿐이며 블록체인 자체를 규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밝혔다. 또 블록체인 활성화는 정부의 국정과제로 금융당국 역시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업계는 가상화폐 규제와 블록체인을 분리해서는 전체 산업을 발전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가상화폐공개(ICO)의 경우에도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탄생의 발판이 될 수 있고, 벤처캐피털의 새로운 도약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허용돼야 한다고 했다.
18일 조선비즈가 ‘블록체인과 금융혁신’이라는 주제로 주최한 2018 미래금융포럼 세번째 세션토론에서는 가상화폐와 관련한 정부의 규제를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이근우 금융감독원 핀테크지원실장은 “금융위원회나 금감원도 가상통화 가격에 영향을 미치거나 거래소 행위를 직접 규제하려는 의도는 없다"며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그동안의 가상화폐 거래는 은행 가상계좌에 돈이 입금된 뒤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과정에서 누가 누구와 거래했는지 기록이 전혀 없어 마약 등 불법자금이 흘러들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 창구(은행이 제공하는 가상계좌)만이라도 실명화하자는 것이며 그것이 가상통화 실명제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 초 일본 도쿄에서 전 세계 20개국 중앙은행과 금융감독기구가 모여 가상화폐에 대해 토의했고 누구도 블록체인 산업을 진흥하면서 투자자 보호를 어떻게 할 지 정답을 내놓지 못했다”며 “산업의 육성과 규제는 어느 한쪽만 하는 게 아니라 같이 가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반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플러그의 어준선 대표는 “지난해 12월 실명제 도입 등 가상화폐 규제가 급작스럽게 도입됐고 은행이나 거래소 모두 혼란스러웠다”며 “과열된 가상화폐 투자 분위기를 다운시키려다 보니 (정부가) 무리수를 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적으로 냉정하게 가상화폐를 관리하고 투자자 보호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정해 그 규정대로 모든 거래소에 공평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이 규정을 통과한 거래소에는 은행도 거부감 없이 소신껏 가상계좌를 발급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현재 국내 벤처캐피털의 투자 환경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스타트업이 성숙하는데 기관의 역할이 컸던 것처럼 경쟁력과 투자경험이 있는 국내 벤처캐피털이 모태펀드 출자 자금으로 ICO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며 “정부가 ICO와 관련해 규제보다는 제도화를 추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하태형 율촌연구소장은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물류, 유통, 에너지 생산판매, 의료 등 방대하다”며 “블록체인이 이들 분야와 접목되면 기존 법과의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 소장은 “블록체인 적용 사업이 효과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존 법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 미래금융포럼에서는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 업체들도 부스를 마련하고 전시회를 열어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에이젠 글로벌(AIZEN Global)’은 지난 2016년 설립된 인공지능(AI)·금융 전문회사다. 이 회사는 은행 여신 상품에 특화된 인공지능 뱅킹 솔루션을 일부 시중은행에 도입했다.
인공지능 모듈을 여신상품의 예측모델 개발에 사용하고, 고객행동패턴을 예측해 상품 개발 전략에 활용할 수 있는 개념이다.
에이젠 글로벌 관계자는 “은행의 여신상품 10조원 규모를 학습한 결과를 토대로 AI 예측모델을 개발해 은행에 제공하고 있다”며 “여신 사이클 전체에 AI를 도입한 사례로 해외시장에서도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한국정보화진흥원 AI협의회 및 금융위원회 산하의 미래금융연구원 공식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설립된 트러스트버스는 블록체인 기반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AI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자산 운용부터 증여와 상속 등 사후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통합 라이프사이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트러스트버스의 AI 기반 플랫폼은 사용자에게 저위험·중수익을 목표로 글로벌 자산의 포트폴리오 정보를 낮은 수수료로 제공한다. 포트폴리오는 투자성향과 재정상황에 따른 맞춤형 상품들로, 해외 주식이나 암호화폐 등이 포함된다.
정기욱 트러스트버스 대표는 “소수의 부유층 자산가들만이 접근할 수 있는 금융정보를 누구나 적은 비용으로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6년 설립된 (주)모인은 저렴하고 빠른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비싼 수수료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불만이 제기된 해외 송금 분야에 블록체인을 도입해 보다 편리하고 빠른 송금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모인 관계자는 “모인의 송금 수수료는기존에 비해 최대 90% 저렴하다”고 말했다.
모인은 현재 일본에 대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연내 중국, 베트남으로 해외 송금 국가를 확대할 방침이다.
금융산업별 위기와 기회’를 주제로 진행된 2018 미래금융포럼 두 번째 세션에서 전문가들은 “금융업계가 블록체인 기술 활용을 늘리려면 신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기술개발 속도에 치중하기 보다 기술개발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강조했다. 시대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은호 AT커니 파트너는 2세션 주제발표에서 “현재 국내 금융업계의 블록체인 활용사례는 인증과 일부 거래자동화 수준”이라며 “향후 이 부분들이 얼마나 폭발적으로 늘어날지 생태계가 어떻게 변할지, 표준화 과정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은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가 차원에서 어떤 부분을 개발하고 금융회사와 함께 어떻게 관련 생태계를 꾸려갈지 등 표준화와 개방과 협력 측면에서 블록체인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리스크(위험성)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금융분야는 이미 활용사례가 많기는 하지만, 보수적인 금융산업의 성격상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속도가 아니라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세션에서는 금융 업권별 블록체인 기술 적용사례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패널로 참여한 김철기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 본부장은 “은행권에서 블록체인 활용의 장점은 비용절감과 편의성 제공 및 보안 측면이 있다”며 “신한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골드바 보증서 관리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신한금융지주 산하 은행, 카드, 보험 등 여러 계열사의 인증을 통합하는 시스템도 준비하고 있으며 중개은행 없는 해외송금 등에도 참여해 거래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은행 특성상 퍼블릭(공공) 블록체인 보다는 프라이빗(개인) 블록체인을 써야하니 비용절감이 안 될 수도 있고, 안정성 문제가 여전한 점은 극복해야할 과제”라고 했다.
김열매 한화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증권사 전반적으로 봤을때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아이디(ID)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작은 퍼스트 스텝’ 정도 단계라고 본다”며 “논란이 많기 때문에 크립토커런시(crypto currency·암호화통화) 보다는 크립토에셋(crypto asset·암호화자산)으로서 입지가 커질 것이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인터넷 기업 주식 발행 말고 가상화폐공개(ICO) 하는 것이 많아질 것으로 본다”며 “증권업계가 금융업계와 앞으로 인터넷 상 비즈니스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 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또 “토큰(가상통화)기반 금융시장을 형성할 것인지 등 기존의 증권 시장을 넘어선 디지털 시대 금융 시장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정규식 교보생명 디지털신사업팀장은 “생보업계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공동인증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며 “교보생명은 고객 민원이 많은 보험금 청구 자동화를 위해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3개 은행에서 진행되는 사업을 오는 2020년까지 생보사 공동 600개 정도 병원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최상웅 삼성카드 IT담당 상무는 “기존에는 전자 서명을 위변조방지(TSA) 기반으로 진행했는데 블록체인 기술로 대체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은 병행하고 있지만 향후 완전 대체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운영하다보니 고객 정보 관리가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문제점도 발생한다”며 “카드사는 고객 거래가 중지되면 탈회 처리를 해야하고 고객 정보를 삭제해야하는데 블록체인 기술은 과거 데이터가 모두 이어져 있기 때문에 과거 데이터를 삭제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2세션에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정보가 빠르게 유통되고 기술 발전 속도도 빠른 상황에서 관련 기술을 활용할 때 금융당국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점은 아쉽다”며 “블록체인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은 참여자 제한없이 무서운 속도로 크고 있는데 금융당국은 아직은 아날로그적 사로고 접근해 논의 자체가 잘 안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 팀장도 “작년에 보험금 스마트 청구 시스템을 개발할 때 개인정보와 관련해 어떤 업무까지 가능한 지 확인하는게 어려웠다”며 “개인정보를 민감한 정보와 민감하지 않은 정보로 나눠 구분해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