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 브렛 킹(Brett King·사진)은 “더 이상 은행 지점에 사람이 필요없게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AI)이 은행 서비스를 혁명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렛 킹은 또 “중국의 알리바바 등 기술기업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금융회사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새로운 기술이 은행업의 본질을 모두 바꿀 것이라는 주장이다.

미래학자 브렛 킹(Brett King)이 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가 주최한 제6회 미래금융포럼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이존환 객원기자

브렛 킹은 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미래금융포럼’ 기조연설에서 ‘뱅킹 4.0’ 시대에 대한 전망을 제시했다. 미래학자 브렛 킹은 베스트셀러 뱅킹3.0의 저자로 2012년에는 미국에서 ‘올해의 금융 혁신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전기차를 생산하는 테슬라를 예로 들며 “테슬라는 완전 자율화된 생산 공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공장에 있으면 오히려 속도가 늦어져 인간을 완전히 배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은행 텔러들이 고객 업무 속도를 늦추는가, 아니면 가치를 제공하는가를 보면 오히려 업무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본다”며 “미래 은행에서 인간은 더 이상 필요없다”고 단언했다. 

브렛 킹은 “(AI를 활용하면) 신규고객 유치비용이 매우 낮아진다”며 “은행 지점의 경제학은 이제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텐센트나 위챗과 같이 AI를 활용하는 핀테크 기업들의 신규고객 유치비용이 기존 은행보다 10분의 1, 적게는 50분의 1이나 저렴하기에 기존 은행 지점이 고객유치를 위한 채널이 아니라고 선언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는 지금 은행원들이 처리하는 모든 업무가 더 빠른 속도로 더 효율적이고 더 정확하게 AI가 대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산관리 등 PB(Private Banker)들이 제공하는 자문서비스에서도 인간의 역할은 축소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브렛 킹은 내다봤다. 그는 “투자자문사에게 와야 보다 정확한 투자를 할 수있다고 자문사들이 주장하고 이들이 일반인보다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AI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질 수는 없다”며 “자문서비스에서 (PB의) 경쟁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사진= 이존환 객원기자

브렛 킹은 기술기업들이 기존 은행을 대체할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은행 지점을 설립하지 않은 알리페이는 8개월만에 거의 930억 달러의 예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며 “중국 어떤 은행 지점 네트워크도 달성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알리페이나 공유 택시회사 우버 등 다른 업종의 기술기업들이 금융업이 하던 업무의 영역을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런 혁신과 변화속에 은행은 기술기업들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브렛킹은 “핀테크 기업들을 보면 자본을 활용할 때 훨씬 유연하게 하고 빠른 의사결정과 빠른 혁신이 가능하다”며 “기술기업들이 혁신적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면에서 “핀테크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게 은행업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새로운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기업들과 은행들의 융합이 필수적이라는 조언이다.

제이피 니콜스(JP Nicols·사진) 핀테크포지 매니징디렉터는 “과거 성공의 경험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은행이 미래 시장에서 성공을 이루기 위해선 ‘실험-학습’ 모델 실행과 파트너십 체결, 혁신 추구 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이피 니콜스(JP Nicols) 핀테크포지 매니징디렉터가 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가 주최한 제6회 미래금융포럼에서 세션을 진행 하고 있다. / 사진=이존환 객원기자

니콜스는 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미래금융포럼’에서 사양길에 접어든 은행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성공 경험을 답습해서는 안된다고 얘기했다. 니콜스는 글로벌 핀테크 연구기관인 렛츠토크페이먼츠(Let’s talk payments)에서 꼽은 ‘2016년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핀테크 연사’ 명단에서 5위를 차지한 전문가다.

그는 “과거에는 좋은 위치에 지점을 많이 내고, 그런 지점을 많이 보유한 은행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었지만, 지금은 더이상 이런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 며 “지금까지 성공해 온 방법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과거의 성공 경험은 그다지 좋은 선생은 아니다”고 얘기했다. 

니콜스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새로운 기술들이 많이 출현하면서 은행업의 환경이 크게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봤다. 당시에는 금융위기를 이겨내는 데 집중하느라 새로운 기술의 출현에 큰 눈길을 주지 못했지만, 그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은행업의 환경이 크게 변화했다는 것이다. 

니콜스는 “2000년대만 하더라도 시가총액 상위기업에는 에너지기업이나 금융기업이 많았지만, 2016년 기준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은 모두 기술기업”이라며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고객의 경험 측면부터 기업의 전술적 측면, 사업모델 등과 같은 전략적 측면까지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이존환 객원기자

니콜스는 은행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의 ‘계획-실행’ 방법 대신 ‘실험-학습’ 방법을 적극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업무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은 지금에 와서는 더이상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테스트하고 배우는 방식을 시도해야 한다”며 “고객들에게 민첩하고 기민하게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제공한 뒤 나타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핀테크 기업과의 적극적인 파트너십도 강조했다. 은행은 기업 규모가 크고 많은 규제를 받아 새로운 시도를 하기가 어려운 반면, 핀테크 업체들은 이런 부분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은행이 핀테크 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의 발전 속도나 고객의 욕구(needs)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은행이 꾸준히 혁신해야 한다는 점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선 제품 혁신과 고객 관리, 인프라 관리를 잘 해야 하는데, 기존 은행들은 이 부분에서 과거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니콜스는 “은행 임원들과 고객관리나 인프라 관리에 대해 얘기를 해보면 그들은 표준화나 에측 가능성, 효율성 등에 신경 쓸 뿐 고객에 집중하지 않는다”며 “1990~2000년대에는 이런 전략이 통했지만, 앞으로는 이런 부분에서도 혁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콜스는 “기존의 핵심 역량을 통해 혁신하는 것, 주변 역량을 통해 혁신하는 것 그리고 완전히 새롭게 혁신하는 것이 있는데 조화롭게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동시에, 혁신에 적합한 개방주의자를 사내 혁신TF에 배치하고 전사적으로 혁신 TF를 지원하면서 혁신을 관리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울 대표는 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미래금융포럼’에 참석해 “알고리즘은 굉장히 복잡하지만 고객이 사용하는 방식은 굉장히 단순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NTT데이터는 일본 최대 이동 통신사인 NTT도코모의 계열사이면서, 전 세계 최대 IT 비즈니스 기업이다.

마울 대표는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의사 결정까지 1000분의 1초(1밀리세컨드)만에 해낼 수 있는 기술이 바로 알고리즘”이라며 “이런 알고리즘이 금융 서비스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마울 대표는 미국 대형 은행인 제이피모건이 코인이라는 알고리즘을 개발한 사례를 소개했다. 제이피모건은 지난 2월부터 코인을 통해 연 200만건에 달하는 대출 계약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그동안 대출 담당자가 리스크 관리를 했을 때는 36만 시간이 걸렸지만, 코인을 도입하고 단 몇초만에 이 업무를 끝낼 수 있게 됐다. 제이피 모건은 매년 96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기술 관련 업무에 투자하고 있다.

마울 대표는 “인류 역사상 이렇게 빠른 변화는 겪어본 적이 없다”며 “불과 10여년 전에 나타난 스마트폰이 앞으로 십년 안에 없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변화가 빠르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은행은 장소의 개념에서 벗어나 여러 기술을 융합한 산업이 될 것”이라며 “기술과 금융의 융합은 절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인공지능(AI)이 금융 일자리를 상당 부분 잠식할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그는 10년 후 57%의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47%, 영국은 35%, 중국은 77% 등 주요 선진국의 일자리가 AI나 로봇에 의해 사라진다고 밝혔다. 

마울 대표는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인간이 되라(Being Huma)’고 조언했다. AI와 협업할 수 있는 인간만의 고유 영역을 찾아야 AI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자율주행자 엔지니어는 1년 연봉 29만5000달러에 달한다”며 “운동선수처럼 엔지니어 에이전트가 있을 정도로 기업간 영입 경쟁이 심하다”고 했다. 

마울 대표는 금융산업 규제가 현실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통 규제를 만들어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10여년이 걸린다고 하지만 기술은 더 빨리 변한다”며 “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춰 규제 환경도 변해야 하기 때문에 당국자들도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IT·네트워크 강국인 한국이 핀테크 혁신의 선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웅섭 원장은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2017 미래금융포럼 축사를 통해 “핀테크 혁신을 위해서는 기존 규제 중심으로는 어렵다”며 “감독당국은 시장 조성자 역할을 함으로써 플레이어들이 역동적으로 뛰어들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 원장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은 핀테크의 핵심기술”이라며 “딥러닝으로 분석해 소비자가 지금 필요로 하거나 인식하지 못한 욕망까지 추적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많은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 개발을 추진하며 전통적인 금융업의 모습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락이 300만달러 액티브펀드를 AI매니저에게 맡겼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2017 미래금융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이존환 객원기자

진 원장은 “이달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이 오프라인 극복을 위한 핀테크 영역으로 뛰어들면서 인공지능 부문도 확장되고 있다”며 “특히 증권업은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고액자산가의 전유물인 자산관리를 전국민에게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AI 등 핀테크 혁신을 위해 금융규제 테스트베드를 시행하고 있다. 진 원장은 “핀테크 기술이 시장에 출시되기 전에 위험요인을 찾아 대응하는 것이 금융규제 테스트베드”라며 “혁신은 속도있게 추진하고 그에 따른 리스크를 사전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진 원장은 “우리나라는 IT를 선도한 경험이 있다”며 “핀테크 영역은 선두국가와의 격차가 존재하지만 IT·네트워크 강점을 가진 우리나라가 조만간 선두가 될 것이라는 큰 꿈이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술 중 하나인 머신러닝은 금융산업에 있어 고객의 연체 부도 가능성을 조기에 경고하는 것부터 상품추천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올리비에 듀센 솔리드웨어 대표는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2017 미래금융포럼에 참석해 "머신러닝은 굉장히 복잡한 시스템으로, 만약 실수가 있으면 큰 오류가 발생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장치"라며 "현재 머신러닝은 한국의 금융기관에서 오류탐지, 위험 산출, 상품 개발모델검증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솔리드웨어의 머신러닝이 작동하는 방식은 관련 데이터를 우선 수집하고 이를 스스로 적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다음 데이터 추출의 목표를 설정해 계산 결과를 내놓는다. 솔리드웨어는 현재 머신러닝이 스스로 적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다양하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답을 내놓는다. 

솔리드웨어 머신러닝은 이미 국내 금융기관이 도입해 활용 중이다. 신한은행, 악사, SBI저축은행, KDB캐피탈 등이 조기경보시스템 등으로 소리드웨어의 머신러닝을 도입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머신러닝을 통해 신용평가 정확성을 기존보다 10% 정도 개선할 수 있었고 부도율 역시 3.4%포인트 낮출 수 있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금융플랫폼인 써니뱅크를 통해 햇살론을 대출하면서 머신러닝 도움을 받았다. KD캐피탈의 경우도 정보가 많지 않은 고객을 위해 머신러닝을 활용한 신용평가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었다. 

듀센 대표는 “머신러닝은 금융사에게 우량고객을 선별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추가 고객을 확보하고 추가 상품을 추천하는 것에도 머신러닝의 활용도는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머신러닝의 경우 이미 많은 국가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한국은 활용하는 빈도가 적다고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 이미 머신러닝을 활용하고 있다. 그는 “머신러닝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지도가 낮다”며 “지금 한국은 좋은 인프라 기반을 가지고 있어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머신러닝을 활용할 수 있는 충분히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수백개의 알고리즘 중 전세계서 인증된 최고의 알고리즘을 선택해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 이상 은행 지점에 사람이 필요없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AI)같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새로운 기술이 은행업의 본질을 모두 바꿀 것이다.” - 미래학자 브렛 킹(Brett King)

‘인공지능(AI)이 가져올 금융혁명’을 주제로 개최된 ‘2017 미래금융포럼’이 5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는 AI 등 미래 기술이 은행과 금융회사에 가져올 변화에 대한 주제를 놓고 국내외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포럼에는 한 자리에서 만나기 힘든 한국·미국·홍콩·일본 등 AI 금융산업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미래학자 브렛 킹이 기조 연설을 맡았으며,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10여 년간 컴퓨터 과학자로 일했던 오승필 현대카드 디지털본부장이 특별 대담자로 나섰다. 

이밖에 미국 전문가 집단 핀테크 포지(Fintech Forge)의 제이피 니콜스(JP Nicols) 매니징디렉터, 글로벌 IT 기업 NTT데이터의 디지털·핀테크 부문 샘 마울(Sam Maule) 대표, 신용평가모형 부문 글로벌 리딩 핀테크 기업 렌도(Lenddo)의 파올로 몬테소리(Paolo Montessori) 최고운영책임자(COO), 카이스트대 자산운용미래기술센터의 김우창 교수 등 국내·외 석학과 금융 전문가들이 참석해 은행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송의달 조선비즈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지금 우리나라 금융업은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 금융산업이 기존의 틀을 깨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 역시 AI의 등장으로 금융산업이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들은 “국내 금융사들이 혁신을 위해 핀테크 기업 등 기술기업들과의 협력(Cooperation)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AI 등 신기술이 은행 등 금융회사 종사자들의 수를 크게 줄일 것이라는 주장에는 찬반이 첨예하게 갈렸다. 이제 금융회사들은 구글 등 신기술 기업들과 경쟁해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 ‘은행의 종말’ 선언한 브렛 킹 “2025년이면 최대 금융회사는 기술기업 될 것”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미래학자 브렛 킹은 기존 오프라인 지점형태로 운영되는 은행 시대의 종식을 예언했다.  

브렛 킹은 AI가 보편화된 시대에 대해 “은행 직원들은 오히려 업무 속도를 늦출 것”이라며 “ “미래 은행에서 인간은 더 이상 필요없다”고 했다. 

전통적으로 신규 고객 유치 창구로 활용되던 은행 영업지점의 역할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AI를 활용하면) 신규고객 유치비용이 매우 낮아진다”며 “은행 지점의 경제학은 이제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텐센트나 위챗과 같이 AI를 활용하는 핀테크 기업들의 신규고객 유치비용이 기존 은행보다 10분의 1, 적게는 50분의 1이나 저렴하기 때문에 기존 은행 지점이 더 이상 고객유치를 위한 채널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산관리 등 PB(Private Banker)들이 제공하는 자문서비스도 AI가 급속히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렛 킹은 “투자자문사들이 일반인보다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AI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질 수는 없다”며 “자문서비스에서 (PB의) 경쟁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브렛 킹은 가까운 미래에 기술 기업들이 기존 은행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그는 “은행 지점을 설립하지 않은 알리페이는 8개월만에 거의 930억 달러의 예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중국 어떤 은행 지점 네트워크도 달성할 수 없었던 일”이라며 알리페이나 공유 택시회사 우버 등 다른 업종의 기술기업들이 금융업이 하던 업무의 영역을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이피 니콜스(JP Nicols) 핀테크포지 매니징디렉터도 기술발전의 속도에 발 맞춰야 기존 은행들이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 진단했다. 니콜스는 “미래는 인간의 속도로는 충분하지 않은 시대”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성공할 수 있던 방법으로 한다고 해서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성공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한다”고 조언했다. 

니콜스는 “과거의 방식을 개선하는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것이기에 자신을 와해시키고 파괴적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학자 브렛 킹(왼쪽)과 김우창 카이스트 교수 / 사진 = 이존환 객원기자

◆ 미래학자들 “AI가 은행 일자리 없앨 것” vs 금융공학자 “기술 통해 기존 직원들 효율성 높인다”

브렛 킹을 비롯한 미래학자들의 주장은 “AI 등 신기술이 은행 등 금융회사 종사자들을 대체할 것”으로 요약된다. 은행원, 증권사 직원, PB 등 금융사 직원들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언이다. 하지만 금융공학과 자산관리를 연구하는 김우창 카이스트 교수는 오히려 “AI가 자산관리 담당자들의 효율성(efficiency)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AI가 금융권 일자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의견이 첨예하게 갈린 셈이다.  

브렛 킹은 “사람들이 더 이상 지점을 방문하지 않는 이유는 이제는 지점 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며 “이것은 영업점에 커피머신을 몇 개 더 놓는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기술이 확산되고 있고 AI 등 더욱 발전한 기술들이 확산되면서 은행 오프라인 지점에서 직원들의 역할이 현저하게 감소할 것이는 예측이다. 그는 “(지점을 유지하는 방법은) 모든 사람의 스마트폰을 뺏어버리는 것이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다”며 “지점은 앞으로는 아주 중요하지 않은(마이너 한) 영업채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이피 니콜스 핀테크포지 매니징디렉터도 “디지털 와해(disruption)는 널리 퍼지지 않았을 뿐 이미 진행되고 있다”며 “은행 앞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견해는 일리가 있다”고 했다. 얼마나 빨리 은행이 사라질까에 대해서는 알수 없지만 브렛 킹의 견해에 큰 맥락에서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샘 마울 NTT데이터 디지털 및 핀테크 부문 대표도 “인류 역사상 이렇게 빠른 변화는 겪어본 적이 없다”며 “불과 10여 년 전에 나타난 스마트폰이 앞으로 십년 안에 없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변화가 빠르다”고 했다.

샘 마울은 “앞으로 은행은 장소의 개념에서 벗어나 여러 기술을 융합한 산업이 될 것”이라며 “기술과 금융의 융합은 절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후에 57%의 일자리를 AI가 대체할 것이라는 세계경제포럼(WEF) 자료를 인용하면서 “2025년까지 미국 월스트리트 일자리 23만개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했다. 

금융공학과 자산관리(WM) 부문 전문가인 김우창 카이스트 교수의 견해는 크게 달랐다. AI 등 신기술은 금융서비스 부문에서 인간과 기술의 협업을 가능하게 해 기존 금융종사자들의 효율성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금융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김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자산운용산업은 고액자산가와 기관투자자들을 위한 산업이었다”면서 “AI를 활용하면 비용을 혁신해 더 많은 고객에게 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한 대중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1주일에 2~3명밖에 상담을 못하는 PB가 부수적 업무를 AI와 협업하면 10~20명을 볼 수 있고 이렇게 되면 더 적은 금액을 가진 고객들도 자산관리 산업의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일자리 대체 논쟁보다는 플랫폼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산관리 시장에서 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선점하고 이를 대중화하기 위한 플랫폼 전쟁을 골드만삭스, 구글 등 주요 투자은행과 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이 벌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안드로이드폰이나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장의 산업 생태계를 먼저 만들어 세계시장을 양분해 가진 것과 같이 AI를 활용한 일부 선도기업들이 이런 작업에 성공하면 나머지 기업들이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며 새로운 생태계를 선도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교수는 “기존 금융사들이 이제는 구글과 경쟁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지금 따라잡지 못하면 영원히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파올로 몬테소리 렌도COO(왼쪽부터), JP니콜스 핀테크포지 매니징 디렉터, 샘 마울 NTT데이터 아메리카 디지털부문 대표 / 사진 = 이존환 객원기자

◆ AI시대, 인간을 이해하고 기술 기업들과 협업 필요한 시기

금융사들이 AI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인간을 이해하고 기술 기업들과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울 대표는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인간(고객)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AI와 협업할 수 있는 인간만의 고유 영역을 찾아야 AI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자율주행자 엔지니어는 1년 연봉 29만5000달러에 달한다”며 “운동선수처럼 엔지니어 에이전트가 있을 정도로 기업간 영입 경쟁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브렛 킹도 “핀테크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게 은행업에 중요하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새로운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기업들과 은행들의 융합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제이피 니콜스는 “화성에서 온 뱅커(은행원·은행)와 금성에서 온 핀테크(신기술 기업)라고 표현해야 할 만큼 서로 다른 언어와 생각을 갖고 있다”며 “기술은 상호 호환성이 있어야하고 접목돼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의 속도로 일하는 은행이 기술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기술력의 속도에 맞춰져 있는 기업들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 미래금융포럼에 참여한 주요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 이존환 객원기자

이날 포럼에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등, 이수창 생명보험협회 회장, 신성환 금융연구원 원장, 김교태 삼정KPMG 대표 등이 이 참석했다.

600여명이 넘는 국내외 금융권 종사자들이 포럼 마지막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진웅섭 원장은 “IT·네트워크 강국인 한국이 핀테크 혁신의 선두가 될 것”이라며 “감독당국은 시장 조성자 역할을 함으로써 플레이어들이 역동적으로 뛰어들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대상 P2P(Peer to Peer·개인간)금융업체인 펀다의 박성준 대표는 “연 20%의 고금리 대출을 받던 자영업자들에게 연 10% 초반의 금리로 사업 자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미래금융포럼’의 ‘스타트업 특별 세션’에 참석해 “은행에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 대출상품이 있어도 투자수익률(ROI)이 낮아 실제 대출 집행은 이뤄지지 않고, 담보가 없으면 사실상 대출을 받기 어렵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스타트업 소개 자리에는 펀다 외에도 가입한 보험 상품을 한꺼번에 모아서 관리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인 ‘보맵’을 개발한 레드벨벳벤처스, 부동산 간접 투자 P2P금융업체인 소딧과 넥스트펀딩, 등도 참여했다. 

박성준 펀다 대표가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미래금융포럼에서 스타트업 소개 시간을 가지고 있다./사진= 이존환 객원기자

펀다는 상점의 지출 목록, 통합판매정보시스템(POS·point of sales)의 매출 정보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상환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면 대출을 집행한다. 기존에 1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릴 수 없었거나, 높은 금리를 감당해야만 했던 자영업자들에게 자금을 조달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대출 실행 후에도 상환 전까지 상점의 매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살펴보며 업체에 이상 징후가 생겼는지도 감독해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 

박 대표는 “창립 2년차를 앞두고 있으며 그동안 289개 상점에 2800여명이 투자한 160억원의 자금을 연결했다”면서 “자금을 제공하는 투자자들에게도 8%정도의 중수익을 제공하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준우 레드벨벳벤처스 대표가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미래금융포럼에서 보맵을 소개하고 있다./사진= 이존환 객원기자

인슈테크(보험과 기술의 결합) 업체인 레드벨벳벤처스가 개발한 일종의 보험 지갑 앱인 ‘보맵’도 소개됐다. 보험 계약자 대부분이 자신이 가입한 보험의 보장 범위 등을 모르거나, 가입을 시킨 설계사가 계속 바뀌면서 제대로 관리받지 못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보맵을 이용하면 보험금 청구, 가입한 보험 상품의 진단, 분석 등 사후 관리까지 가능하다. 

레드벨벳벤처스는 43개 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지난 2월 보험관리 앱 ‘보맵’을 출시했다. 앱 출시 2개월만에 보유 고객 수 3만8000명을 끌어모았고, 다운로드 수 4만건을 기록했다.  

류준우 레드벨벳벤처스 대표는 “보험 설계사 프로필을 축적하고 불완전판매 모니터링, 고객의 설계사 평점 등도 수집해 신뢰를 끌어올릴 것”이라면서 “나아가 여행자보험, 애견보험 등 보맵에서만 판매하는 구조가 간편한 보험 등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담보 P2P업체인 소딧의 장동혁 대표도 회사 소개에 나섰다. 장 대표는 “5개월 미만의 단기 상품을 주로 취급해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좋은 틈새 상품을 내놓고 있다”면서 “부실채권(Non Performing Loan· NPL) 질권담보대출이 주력 상품”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전시부스에 참여한 P2P업체 넥스트핀테크는 부동산 NPL 간접투자상품을 취급하는 ‘넥스트펀딩’을 소개했다. 넥스트펀딩에서 제공하는 상품들의 투자기간은 평균 10개월 내외다. 넥스트펀딩은 주로 아파트·주택·역세권빌딩을 취급한다. 

소셜 벤처기업과 공익성이 있는 프로젝트를 하는 스타트업의 사업 자금 대출을 해주는 P2P업체인 비플러스도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반려견 수제간식 생산비용 펀딩’ ‘청년 주거를 위한 셰어하우스 개설’ 등이 대표적인 투자 상품이다.

2021년 1월 1일부터 보험업계를 뒤흔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시행된다. 저(低)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과거에 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판 보험사들은 부채가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IFRS17이 보험사의 재무제표 뿐만 아니라 경영 등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3년여 앞으로 다가온 ‘예고된 태풍’에 앞서 보험사들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종수 금융감독원 보험리스크제도실장은 5일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17 미래금융포럼'에서 “IFRS17 도입은 회계기준의 변경 뿐만 아니라 자산운용, 상품, 마케팅 등 보험사의 모든 경영부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경영성과가 경영진의 노력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외생변수인 금리 등에 상당한 영향을 받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손익이나 자본의 변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이는 지급여력비율(RBC)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져 회사 경영이 지속가능하지 못한 상태가 된다"고 강조했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보험사들은 큰 변화 속에서 현실적으로 큰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데, 가장 큰 것이 상품일 것"이라며 “일본은 보험계약상품의 도태가 결국 일본 보험법 자체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국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종수 금감원 보험리스크제도실장은 “IFRS17 도입이 보험사의 모든 경영부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사진 이존환 객원기자

이에대해 조영환 삼정KPMG 금융보험계리본부 상무는 “IFRS17 도입은 상품개발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며 “회사는 손실계약의 사전탐지와 이익계약의 전환을 위해 상품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가입연령별로 세분화하는 등 보다 정교한 상품 개발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IFRS17 도입으로 보장성 고수익 상품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라며 “신규 담보나 위험율 개발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익률 측정 방식의 변화로 저축성 상품 수익성이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이 자신에 맞는 할인율 기준을 선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은경 회계기준원 책임연구원은 “할인율의 결정 방법과 위험 측면에서 상향접근법과 하향접근법이 있는데, 자신의 회사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두 할인율 모두 조정에 의해 산출된 값으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보험사 스스로가 어떤 접근법을 가져갈 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대식 삼성생명 부장은 “IFRS17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 보험사의 전문인력 확보와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사진 이존환 객원기자

IFRS17이 현재보다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만큼 전문인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조언도 있었다. 임대식 삼성생명 계리RM팀 부장은 “IFRS17은 원칙중심의 회계로 회계 작성 주체인 보험사가 기준서를 직접 해석해야 한다"며 “현행 회계기준에 비해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만큼 전문인력 확보와 육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 원가법 체계에서 운영한 내부 가치관리체계를 새로운 IFRS17에 맞춰 동일하게 운영해야 하는 것이 보험사에 큰 부담"이라며 “IFRS17 연착륙을 위해 기존의 가치관리 체계를 상당기간 병행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가 IFRS17 도입으로 4차 산업혁명의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의 부채를 시가평가하면 굉장히 많은 데이터를 사용해야 한다”며 “보고주기가 굉장히 짧아지고 이는 4차산업혁명의 수혜를 굉장히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에 많은 데이터가 생산되고, 이는 4차산업혁명의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사진 이존환 객원기자

예컨대, 무인자동차가 활성화되면 상당히 많은 위험이 사라진 상태로 자동차 보험 상품이 판매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무인자동차를 가진 보험 가입자에 대해 현재처럼 보험 언더라이팅(계약 심사)이 가능할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며 “판매채널과 상품개발 등 지금 갖고있는 부가가치나 가치사슬을 갖고 대응할수 있느냐를 살펴봐야 하고, 만약 그렇다면 새로운 경쟁자가 지금과 전혀 다른 형태로 시장에 들어올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의달 조선비즈 대표는 5일 “한국 금융산업이 기존의 틀을 깨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6회 미래금융포럼 개회사에서 “지금 우리나라 금융업은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저성장, 저금리가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 잡았고 신기술로 무장한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이 기존 금융사의 영토를 잠식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변화의 본질을 파악하는 통찰력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 금융사들이 국내외 위기를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라고 진단하며 “조선비즈가 주최하는 이번 미래금융포럼은 국내외 금융 전문가들이 모여 한국 금융산업이 저성장·저금리 등의 악조건을 극복하고 글로벌 금융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전략과 전술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송의달 조선비즈가 대표가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6회 미래금융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이존환 객원기자

송 대표는 “조선비즈는 앞으로도 대한민국 금융사들이 글로벌 금융사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 신성환 금융연구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 국내외 금융사 CEO들과 국내 금융사 관계자들 600여명이 참석했다. 

뱅킹 3.0으로 유명한 세계적 미래학자 브렛 킹(Brett King)이 기조연설을 하고 미국 전문가 집단 핀테크 포지(Fintech Forge)의 제이피 니콜스(JP Nicols) 매니징디렉터, 글로벌 IT 기업 NTT데이터의 디지털·핀테크 부문 샘 마울(Sam Maule) 대표, 신용평가모형 부문 글로벌 리딩 핀테크 기업 렌도(Lenddo)의 파올로 몬테소리(Paolo Montessori) 최고운영책임자(COO), 카이스트대 자산운용미래기술센터의 김우창 교수 등 국내외 석학과 금융 전문가들이 참석해 은행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홍콩에 기반을 둔 금융투자회사 딥날리지벤처스는 헤지펀드 운용의 효율화를 구상하다가 인공지능을 도입하게 됐고 심지어 의결권까지 가진 이사 자리에 인공지능 시스템을 선임했다.

드미트리 카민스키 딥날리지벤처스 시니어 파트너는 5일 조선비즈가 주최하는 2017 미래금융포럼에 참석해 "3년 전 투자분석을 위해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했고 많은 투자기업에 해당 시스템의 의견을 적용했다"며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인공지능이 익숙해진 느낌이지만 인공지능은 3년 전만해도 상당히 혁신적인 일이었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카민스키 딥날리지벤처스 시니어 파트너스는 5일 조선비즈 주최 2017 미래금융포럼에 참석해 사례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이존환 객원기자

카민스키 시니어 파트너는 "인공지능 이사는 어떤 회사에 어떤 투자를 해야하는지를 분석하고 이사회 결정에 도움을 준다"며 "사람이 수집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고 말했다. 

딥날리지벤처스의 인공지능은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투자 결정을 위한 점수를 도출하고 결정에 앞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도 보유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투자를 집행하기 까지 충분한 점수가 됐는지를 스스로 생각한다. 

인공지능 이사의 투자 성적은 좋은 편이다. 특히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첨단 산업쪽 투자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 카민스키 파트너는 "인공지능 이사는 데이터 분석시스템을 구축하고 펀드, 바이오테크, 스페이스테크 쪽 펀드 수익률 증가에 공헌하고 있다"며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지, 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카민스키 파트너는 "오늘날 많은 이들이 인공지능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인공지능 자체가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투자에 있어 다른 여러 기술도 융합해야만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 등 인공지능을 제외한 여러 기술과도 융합하는 것이 중요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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