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 2024
치매 연구 석학, 케이 조 영국 KCL 교수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게 고령화 사회입니다. 고령화 문제는 결국 치매와 알츠하이머, 퇴행성 질환과 연결되면서 사회적 비용 부담과 관련이 있습니다. 2000년까지는 성인 3.9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사회였는데, 2025년에는 2.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합니다.”
세계적인 치매 연구 석학인 케이 조(Kei Cho)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KCL) 뇌과학과 교수는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HIF 2024)′의 첫 번째 기조연사로 나서서 알츠하이머와 관련한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케이 조 교수는 영국 브리스톨대, 킹스칼리지 런던 등에서 15년 동안 치매 분야를 연구한 세계적 석학이다. 2011년 영국왕립학회로부터 울프슨 연구 공로상(Wolfson Research Merit Award)을 동양인 최초로 수상했고, 2013년에는 한국-영국 신경과학 컨소시엄을 공동 설립해 현재 영국 치매연구소(DRI)에서 알츠하이머 병의 신경세포 간 연결(시냅스)의 약화에 대한 연구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영국, 일본의 제약사와 함께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케이 조 교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면서 알츠하이머 연구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일일이 논문을 검색하는 게 아니라 AI를 통해 휴먼 데이터에 대한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정보 수집 및 분석)을 진행했고, 병리적 현상의 시작은 신경세포 연결부인 시냅스의 기능 저하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AI를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에 대한 새로운 지식도 얻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 속 아밀로이드베타(Aβ)와 타우 단백질이 신경세포에 쌓여 이상 현상이 발병한다는 게 정설이었다. 두 단백질이 엉겨 붙으면서 독성 단백질이 뇌 속에 쌓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케이 조 교수는 “실제로 타우를 관찰해보니 자극을 주면 ‘PHF 단백질’이 반응하고 자극을 주지 않으면 반응하지 않았다”며 “타우 단백질과 소통하는 시냅스가 병이 발생하는 원인이 될 것으로 보고 추가 연구를 했고, 시냅스가 약화되는 게 타우가 많이 붙게 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케이 조 교수는 타우 단백질이 시냅스에 붙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펩타이드(단백질 조각)의 존재를 발견하고, 지금은 저분자 등을 이용한 추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항체를 개발하고 있는데 저분자이고, 안전하다. 바이오마커(생체지표) 타깃도 돼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일본 제약사와 합작해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 조 교수는 “영국의 경우 치료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 미리 예방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며 “치매와 알츠하이머에 맞서기 위해 한국과 영국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1일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 2024
조선비즈·보건산업진흥원 공동 주최
‘신경과학의 혁신과 헬스케어의 미래’ 주제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 헬스케어 산업의 미래를 조망하는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HIF 2024)′이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막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이번 포럼의 주제는 ‘신경과학의 혁신과 헬스케어의 미래’다. 현재 국내 치매 환자 수는 100만명에 육박했다. 고령화 추세로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치매, 파킨슨병뿐 아니라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우울증, 불면증, 비만, 섭식장애 등을 해결할 열쇠도 신경과학에 달려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는 강연과 오픈토크 등 프로그램을 통해 인공지능(AI),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등 혁신적인 기술과 신경 면역, 신경 재활 분야의 주요 연구 성과를 조명하고 난치성 질환 극복을 위한 도전 과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안상훈 의원, 왕규창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원장, 김어수 세브란스병원 연구부원장,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 이영신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부회장,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홍준호 지아이노베이션 대표, 한용해 HLB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 장평주 GC부사장, 김범성 셀트리온 상무, 조재민 한국릴리 부사장 상무, 김주현 한국로슈 전무이사, 한정현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사업개발 및 라이선싱(BD&L) 헤드, 박소라 재생의료진흥재단 원장, 윤영미 대한약사회 수석 등 국회와 정부, 산업계,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김영수 조선비즈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와 파킨슨병같이 노년층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는 신경질환이 늘고 있다”며 “이번 포럼은 신경과학으로 이런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부작용 없이 치료할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포럼이 ‘뇌’라는 블랙박스를 해독하고 한국 헬스케어 산업이 도약할 길을 찾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영상을 통해 “뇌와 신경은 들여다보기 쉽지 않은 만큼 관련 연구·기술개발 난도가 높아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정부는 2020년에 출범한 치매 극복 연구개발 사업단을 통해 9년간 1694억원을 투자해 치매 예방·진단·치료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고, 작년부터 뇌졸중, 파킨슨병 등 주요 신경계 질환 극복을 위한 임상적 의료 기술 연구에 5년간 36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뇌수술을 비롯한 주요 질환에 대한 실습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의료진이 가상 환경에서 다양하게 수술을 연습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 의료가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증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우리 기업들도 신경과학의 혁신에 동참하고 있다”며 “뇌전증 혁신 신약 개발과 알츠하이머병 진단 인공지능 등에서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 원장은 “보건산업진흥원도 신경과학 혁신의 글로벌 동향을 면밀히 분석해 우리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오늘 포럼이 신경과학 기술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귀중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규창 대한민국의학한림원장은 이번 포럼에 대해 “신경과학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고, 뇌 질환 극복의 도전과 기회를 탐색하며, 새로운 기술의 등장이 가져올 윤리적·규제적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장”이라고 호평했다. 왕 원장은 “한림원은 의학 발전과 국민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신경과학 기술 분야에서도 연구의 발전을 지원하고,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는 기술 개발을 촉진하며, 연구자와 산업계, 그리고 정책 결정자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고령화 문제를 재정만으로는 풀 수 없다”며 “결국은 과학기술, 특히 헬스케어 분야에서 여러 미래를 위한 해결책이 나와야지 세금을 아끼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며 “정부, 기업이 함께 큰 기술 혁신에 빨리 올라타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축전을 통해 “국민 건강을 책임지기 위해 애쓰는 많은 분의 아이디어가 모여 보다 나은 국민 건강, 국민 삶의 질 향상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포럼이 개최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축하한다”고 말했다.
英 킹스칼리지 런던 뇌과학과 교수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
㈜아델 대표 겸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뇌과학교실 교수
美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면역학과 교수
SK바이오팜㈜ 신약연구부문 최고기술책임자
한양대학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장 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교수
한경국립대학교 법경영학부 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