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AI·드론으로 식품 전 과정을 혁신하는 ‘푸드테크’
동원F&B, 참치 부산물 활용으로 지속가능한 식품산업 선도
“블루푸드테크가 인류의 식량안보와 환경 문제 해결의 열쇠 될 것”

“푸드테크는 이제 식품산업의 일부가 아니라 전 과정을 혁신하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입니다.”
이기웅 동원F&B 식품과학연구원장은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열린 ‘2025 푸드테크앤트렌드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조선비즈가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했으며, 식품 대기업과 스타트업,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급변하는 글로벌 식품 트렌드와 기술 혁신 방향을 공유했다.
이 원장은 “푸드테크는 생산·가공·유통·소비·후처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산업을 창출하고 있으며, 특히 로봇이 모든 단계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푸드테크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중국에서는 드론으로 음식 배달을 하고 있는데, 만리장성까지 10분이면 배송이 가능하고, 푸드로보틱스(PUDU ROBOTICS)는 음식을 직접 만드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미국은 과일의 보존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기술과 함께 근육세포가 지방세포를 축적하도록 유도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식품의 가치를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원그룹 역시 로봇·AI 기술을 식품산업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과거 헬리콥터를 활용해 참치떼를 탐지하던 방식을 대체해, 세계 최초 AI 탑재 참치떼 탐지 전용 드론을 개발해 상업적으로 운용 중이다. 이 기술은 수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해양 생태계 보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동원은 AI 기반 참치 등급 분류 시스템, 식물성 참치 ‘마이플랜트(My Plant)’ 개발 등 지속가능한 식품 연구를 이어가며 미래형 단백질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이 원장은 “수산식품에 기술을 접목한 블루푸드테크는 스마트양식, 해조류 기반 기능성 소재, 대체식품, 업사이클링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수산식품 산업”이고 “결국 블루푸드테크가 미래 식량안보의 해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 기술을 가진 곳으로는 아이슬란드나 일본 등을 꼽았다. 아이슬란드는 ‘100% 피쉬 프로젝트(100% Fish Project)’를 추진해 수산물의 95% 이상을 전 부위 활용하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케레시스(Kerecis)라는 회사는 대구 껍질을 활용해 상처치료제를 개발했다. 일본 수산회사 닛스이(Nissui)는 명태 흰살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활용해 고령자의 근육 형성을 돕는 ‘속근(速筋) 단백질’을 연구하고 있다. 속근은 순발력을 담당하는 근육으로 속근이 잘 형성돼 있다면 고령자의 낙상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동원그룹도 참치 부산물의 고부가가치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 원장은 “현재 참치를 만들고 나오는 부산물은 참치의 약 57%인데, 나머지 부산물에서 항산화 펩타이드, 성장 및 근력 증진 성분 등을 추출해 다양한 기능성 소재로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참치 자숙액에는 펩타이드 성분이 풍부하며, 이를 기능성 식품 원료로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이미 구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동원은 참치 부산물을 활용해 반려동물 영양식 브랜드 ‘뉴트리플랜(Nutri Plan)’도 수출하고 있다. 참치캔으로 적합하지 않은 적육을 고양이가 좋아한다는 점에서 착용해 개발한 상품이다. 이 원장은 “참치의 적육은 타우린 등 고양이에게 필요한 성분이 풍부하다”며 “이 성분을 기반으로 한 제품들이 반려묘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식품회사가 단순히 먹거리를 만드는 시대는 끝났다”며 “이제는 과학기술과 데이터, 인공지능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미래식품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원그룹이 블루푸드테크를 꾸준히 연구하는 이유는 그것이 식품사의 내일을 좌우하기 때문”이라며 “푸드테크는 인류의 식량 문제와 환경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산업적 해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ME AX 리더스포럼 이모저모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중소기업 CEO 등 200여 명 참여
“현장 도입 사례, 활용도 직접 들여다 본 시간”
“인공지능(AI)을 도입하려는 중소기업 대표들이 정부 계획이나 구체적인 접근 방법론을 한 번에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포럼을 통해 정책과 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줘 감사합니다.”
조선비즈가 2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SME AX 리더스포럼’에서 강서호 만세에프앤비 대표는 이같이 밝혔다.
SME AX 리더스포럼은 조선비즈가 처음 개최하는 중소벤처 분야 포럼이다. SME는 중소기업을 뜻하는 Small and Medium Enterprise의 약자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산하 기관과 중소기업 CEO, AI 전문가 등 2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중소기업의 현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혁신을 이끌 실전 AI 전환(AX) 전략을 논의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빠르게 진화하는 AI 시대에서 중소기업이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중소 제조기업의 각기 다른 디지털 전환 수준을 고려해 맞춤형 스마트 공장 도입을 지원하고, 스마트 제조 전문 기업 육성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해 제조 현장에 필요한 설루션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석준 경상국립대 교수는 “AI와 AX는 장비와 인력이 동시에 필요하다”며 “중소기업의 초기 투자비를 낮추기 위해 단기 보조금을 넘어 장기적 비용 구조 완화를 위한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포럼에 참석한 중소기업 대표들은 현장의 AI 도입 사례를 직접 확인하며 자사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가늠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자동차 부품, 식품 등 현장 제조 중소기업의 실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학술 중심의 일반적인 포럼과는 달랐다”며 “우리 기업이 AX 전략에 실질적 도움이 됐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대표도 “보통 포럼에서 인사만 하고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많은데, 참석자들이 끝까지 남아 발표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정부 AI 방향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태림산업의 AI 도입 사례가 눈길을 끌었다. 태림산업은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계기로 전기차, 자율 주행차 등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성장하고 있다. 오경진 태림산업 대표는 “AI를 도입하는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니트 생산 전문 업체 아이디모드는 업무 처리 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해 제조 공정과 인력 운용 등에서 효율화를 이끈 사례를 발표했다. 임대빈 아이디모드 대표는 “2022년 대비 비슷한 임직원 수로 스타일 수 32% 증가, 납품 수량 25%가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정부 유관기관 관계자는 “AI 도입 사례에 대한 발표가 가장 와닿았다”며 “AI는 잘 안 해본 사람에게 막연할 수도 있는데, 현장에서 어떻게 도입되고, 어느 정도의 활용도가 있는지 직접적으로 들어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니트 생산 전문업체 아이디모드의 임대빈 대표는 26일 “업무 방식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꾸니 비슷한 인력 규모로 25% 증가한 납품 수량을 소화했다”며 “향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획 단계에서 효율을 더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이날 오전 조선미디어그룹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SME AX 리더스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SME AX 리더스포럼’은 조선비즈가 처음 개최하는 중소벤처 분야 포럼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물론 산하 기관과 중소기업 CEO, AI 전문가들이 참여해 중소기업의 현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혁신을 이끌 AX 전략을 논의한다. SME는 중소기업을 뜻하는 Small and Medium Enterprise의 영어 약자다.
아이디모드는 현장 환경에 디지털 전환을 꾀하는 등 중소 의류 기업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만든 곳이다. 6년 전만 하더라도 모든 업무를 아날로그 방식으로 처리했다. 서류 양이 방대해졌고 자료를 검색할 수 없어 업무 처리 속도도 늦었다. 임 대표는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업무 산출물과 회사 자료, 직원 인사 평가 방식 등을 디지털로 전환했다.
그는 “실을 엮어 원단을 짜는 편직 공정을 디지털화해 한눈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디지털 신호를 취득해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화면도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하던 업무 분배를 누가, 얼마나, 어떤 작업을 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어 객관적 기준을 가지고 업무를 분배할 수 있는 환경도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옷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신속하게 고객사 요청에 대응하는 등 품질 좋은 제품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며 “2022년 대비 비슷한 임직원 수로 스타일 수 32% 증가, 납품 수량 25%가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아이디모드는 디지털 전환을 넘어 AI 도입을 본격 준비 중이다. 다품종·소량화가 뚜렷해지는 국내 니트 시장에서 AI를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임 대표는 “AI를 활용해 패션 트렌드를 예측하고 생산 데이터를 학습해 자동으로 작업을 지시하도록 만들면 기획 단계에서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생산 계획 수립을 자동화하고, 불량 감지 기능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축적된 불량 데이터를 학습해 불량의 시각적 특성을 파악하고, 신제품에서 불량을 방지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면 품질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를 활용하면 우리도 일본이나 이탈리아처럼 장인 정신과 기술이 공존하는 구조 만들 수 있다”며 “우리만의 빠르고 유연한 DNA로 AI 시대에 맞는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고 밝혔다.
차지원 SK AX 부사장이 26일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중소 제조 현장에서 전에 손대지 못한 일들을 지금은 할 수 있다”며 “명장의 노하우를 AI로 구현할 수 있고 이를 중소기업에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 부사장은 이날 오전 조선미디어그룹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SME AX 리더스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SME AX 리더스포럼’은 조선비즈가 처음 개최하는 중소벤처 분야 포럼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물론 산하 기관과 중소기업 CEO, AI 전문가들이 참여해 중소기업의 현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혁신을 이끌 AX 전략을 논의한다. SME는 중소기업을 뜻하는 Small and Medium Enterprise의 영어 약자다.
차 부사장은 이날 포럼에서 SK 그룹 내 AI 도입 사례를 거론하며 성과와 필요성 등을 설명했다. 그는 “석유화학 공장은 파이프라인과 장비가 많고,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설비를 자동으로 정지시키거나 차단한다”며 “숙련된 노동자가 분석해 어떤 파이프를 열고 닫을지 결정했으나 지금은 특정 환경 내에서 AI가 도면을 읽고 이 일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공장 내에서도 AI가 업무 처리 이력을 그대로 모방해 새롭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며 “에이전틱 AI는 참조와 조언 정도가 아니라 실무를 직접 처리할 수 있고, 기존에는 할 수 없었던 영역까지 계속 확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I 활용 비용도 줄고 있다. 차 부사장은 “5년 전만 하더라도 비용이 얼마나 들지 따져보면 견적이 안 나오는 말도 안 되는 일을 지금은 굉장히 적은 비용으로 할 수 있다”며 “제가 언급한 사례는 저희 측 AI 엔지니어 2~3명이 약 두 달 일해서 나오는 결과로, (AI 도입 시)압도적인 차이가 벌어진다”고 말했다.
비용은 중소기업 AI 도입의 핵심 요인이다. 중소 제조기업 45.7%가 투자 비용 부족을 AI 도입에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고 있다.
차 부사장은 “‘중소기업에도 확산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 건 이것(비용) 때문”이라며 “단위 업무에 대한 각각의 능력은 AI가 사람을 아득히 넘어섰고, 제조업에서는 기존 명장의 노하우를 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협업을 위해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차 부사장은 “중소 제조기업과 대기업이 명장의 노하우를 어떻게 나눠야 하느냐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며 “정부가 나서서 정당한 대가를 나누는 방식을 정하면 협업이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늘 새로운 길을 만들어 온 중소벤처”
“AX는 새로운 시대의 성장 열쇠”
“국회서도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할 것”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소벤처기업은 그동안 수많은 위기를 겪으면서도 늘 새로운 길을 만들어왔다”면서 “이제는 디지털 전환(DX)을 넘어 인공지능(AI) 기반 혁신, 이른바 인공지능 전환(AX)이 새로운 시대의 성장 열쇠”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2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위기를 기회로, 혁신을 미래로’를 주제로 열린 ‘SME AX 리더스 포럼’에서 축사를 하며 이같이 밝혔다.
‘SME AX 리더스포럼’은 조선미디어그룹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처음 개최하는 중소벤처 분야 포럼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물론 산하 기관과 중소기업 CEO, AI 전문가들이 참여해 중소기업의 현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혁신을 이끌 AX 전략을 논의한다. SME는 중소기업을 뜻하는 Small and Medium Enterprise의 영어 약자다.
이날 포럼 축사에서 정 의원은 “우리 중소벤처기업은 그동안 수많은 위기를 겪으면서도 늘 새로운 길을 만들어왔다”면서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인재를 찾기 어렵고, 기술 개발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며, 글로벌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이제는 디지털 전환을 넘어 AI 기반의 혁신, 이른바 AX가 새로운 시대의 성장 열쇠”라며 “오늘 이 자리는 단순히 미래를 그리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전략과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로 더욱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국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이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회 내부에서도 끊임없이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 국회에서 정부와 함께 중소벤처기업이 AI 혁신의 혜택을 고르게 누릴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기술을 탈취당하지 않도록 지켜낼 수 있는 제도, 불공정한 시장 관행을 막아내는 장치, 혁신을 도전할 수 있는 투자 환경, 그리고 젊은 인재들이 중소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정책을 더 탄탄히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고의 아이디어는 회의실이 아닌 고객의 집에서 나옵니다. 보고서와 고객의 사용경험 중 무엇이 진짜일까요. 결국 모든 회사는 고객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겁니다. 그렇다면 답은 명확합니다. 고객에게 직접 물어봐야 합니다.”
데이비드 챈 에코백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25’ 기조연설 이후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170여개국에 진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로봇청소기 회사를 이끄는 그는 해외 출장을 갈 때마다 외부에 알리지 않고 따로 고객 집을 방문한다. 그는 “한국 출장 중에도 우리 제품을 아파트에서 쓰고 있는 고객의 집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직접 제품을 쓰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고객의 피드백을 들으면 앞으로의 개선 방향이 명확해진다”고 말했다.
그가 고객 집을 방문하는 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두바이 고객의 집에서는 사막 모래 때문에 강력한 흡입력이 왜 중요한지 깨닫고, 흙 묻은 신발 그대로 집에서 생활하는 유럽 주거 문화에서는 로봇청소기가 얼마나 극한의 환경에 놓이는지 목격했다. 그는 “처음엔 엔지니어들에게 이런 경우를 언급하면 제품에 너무 가혹한 환경이라고 하지만, 고객이 청소를 원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환경 때문”이라며 “로봇청소기를 만드는 엔지니어들에게도 실제로 도움이 되는 건 이런 ‘진짜 피드백’”이라고 말했다.
현장 중심 철학은 1998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하청업체로 시작한 에코백스를 자체 기술력을 갖춘 로봇 기업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이다. 핵심 부품을 직접 개발·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기술 자립도를 높였고, 이는 자연스럽게 연구·개발(R&D) 중심의 조직 문화를 만들었다. 전체 직원의 18%가 R&D 인력이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하드웨어 엔지니어보다 많다.
전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은 전통 가전 강호들이 아닌 로봇에 특화된 중국 기업들이 이끌고 있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양대 산맥에 묻혀 ‘외산 가전의 무덤’이라 불리는 국내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중국 로봇청소기 기업들은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챈 CEO는 로봇청소기 분야에서 기존 대기업들이 혁신에 뒤처지는 이유를 ‘무시 전략’에서 찾았다. “처음엔 ‘너무 작은 시장이라 신경 안 써(I don’t care)’로 시작합니다. 그 다음엔 ‘왜 저렇게 빨리 크는지 이해가 안 되네(I don’t understand)’가 되고, 마지막엔 ‘따라잡고 싶은데 이젠 너무 늦었어’가 되는 거죠.”
그는 혁신을 저해하는 또 다른 요소로 ‘부서 이기주의’를 꼽았다. “너무 많은 회사가 사일로(Silo·부서 이기주의)에 갇혀 사업 관리자는 제품 기술을 모르고, 엔지니어는 사업을 모른다“며 “이런 것들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결국 혁신의 발목을 잡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함정을 피하고자 우리는 엔지니어로 입사한 젊은 인재들이 사업 부문도 경험하게 해, 두 영역의 지식을 모두 갖추도록 경력 경로를 설계한다”며 “제품과 사업이 한짝의 장갑처럼 딱 맞아 떨어지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자의 뒤를 이은 30대 CEO인 그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2012년 에코백스 그룹에 합류해 전자상거래, 해외 사업 부문 총괄 등 핵심 직책을 두루 거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에코백스 중국 쑤저우 본사는 대학 캠퍼스처럼 엔지니어들이 안뜰 곳곳에서 로봇을 조종하고 있다고 들었다.
“일견 보기에 정신이 없기도 해서 대학 캠퍼스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하하). 좀 어지러워 보일 수는 있지만, 그건 우리 팀이 항상 새로운 해답을 찾고 있다는 증거다. 정원 잔디밭에는 개발 중인 잔디깎이 로봇들이 놓여있고, 최신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하느라 빠르게 움직인다. 회사에는 젊은 엔지니어들이 많은데,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젊은 인재들을 많이 유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젊은 인재들을 유치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젊은 사람들은 창의적인 만큼 실수도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실수를 용납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또 이들이 회사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우리는 엔지니어들이 기술 지식뿐 아니라 사업적 감각까지 갖춘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경력 개발 경로를 지원한다. 물론 보상도 중요하다. 상장사로서 스톡옵션 등을 통해 모든 직원이 회사의 성공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하나의 팀’이라는 인식을 공유한다.”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는 어떻게 진행되나.
“모든 것은 고객의 피드백에서 시작된다. 물걸레 청소 후 바닥에 물기가 너무 많이 남는다는 아시아 지역 고객의 불만은 물걸레가 물기를 다시 흡수하는 ‘오즈모 롤러’ 기술의 탄생으로 이어졌고, 청소 중 배터리가 떨어져 충전하는 데 3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지적은 로봇이 스테이션에 머무는 몇 분 만에 급속 충전하는 ‘파워부스트’ 기술을 낳았다. 우리 제품의 발전 방향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생활 패턴을 이해하는 ‘집사(Steward)’가 되고, 나아가 사람과 교감하는 ‘동반자’로 진화하는 것이다. 내년 봄에는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의 가정용 로봇을 선보일 계획이다.”
―로봇청소기의 AI 학습 기능은 해가 갈수록 개선되고 있는데, AI가 향후 에코백스의 사업 모델을 어떻게 바꿀 것이라 예상하는가.
“솔직히 AI가 우리의 사업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나는 기술 트렌드에 대해 긍정적이면서도 현실주의자다. AI는 매우 유용한 도구이지만, 우리의 일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AI를 활용해 고객이 가진 매우 구체적인 문제, 예를 들어 바닥 청소나 잔디깎이 같은 문제를 더 잘 해결하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다. 자체 개발한 LLM(대규모언어모델) 역시 사용 설명서를 찾을 필요 없이 AI에게 자연스럽게 질문하고 답을 얻게 하는 등, 고객의 필요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향후 2~3년 안에 소비자들이 가장 크게 체감할 로봇청소기의 변화는 무엇인가.
“여전히 개선할 부분이 많다. 소음 수준을 더 낮추고, 집안 환경에 대한 의미론적 이해(semantic perception)를 높여야 한다. 로봇이 계단을 오르내릴 수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에너지다. 더 많은 컴퓨팅 파워와 모터를 추가할수록 배터리 소모는 극심해진다. 미래에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하려면 에너지 문제를 반드시 먼저 풀어야 한다.”
―로봇청소기 해킹으로 보안 문제가 여러 번 쟁점이 됐다.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규정을 준수하지 않으면 팔 수 없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우리는 전 세계 로봇 표준 위원회에 가장 먼저 참가한 중국 기업 중 하나다. 다만 산업이 발전하면서 고객과 정부의 보안에 대한 기대 수준이 계속 변하고 높아지고 있다. 이는 당연하고 올바른 변화다. 때로는 우리가 그 변화에 충분히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그런 일이 생기면,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하며 성장해야 한다. 업계와 규제 당국이 협의해 올바른 표준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보안 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그 기준에 즉각 맞춰 개선할 것이다.”

“인공지능(AI) 기반 로봇은 인간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인간의 업무를 도와주고 능력을 키워주는 ‘지능 증폭제’ 역할을 할 것입니다.”켄 골드버그 UC버클리 교수
“AI가 발전해도 일자리가 줄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못하는 일을 AI가 대신할 것이기 때문입니다.”도나 사르카르 마이크로소프트(MS) AI&코파일럿 확산 책임자
“앞으로 10~20년 동안은 여러 종류의 로봇이 인간과 공존할 것입니다.”데이비드 챈 에코백스 로보틱스 최고경영자(CEO)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5′가 ‘인공지능(AI)과 미래’라는 주제로 성황리에 열렸다. 행사가 시작한 오전 9시부터 정부, 학계, 산업계 관계자 370여명이 몰려 AI가 열어갈 변화와 미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올해는 피지컬 AI 분야 석학인 켄 골드버그 UC버클리 교수의 기조연설로 포문을 열었다. 산업계에서는 반도체 설계 강자 Arm, 마이크로소프트(MS), 세계 1위 통신장비 제조사 화웨이, 세계 최대 로봇청소기 제조사 에코백스, 이스라엘 최고 보안회사 체크포인트 등의 핵심 임원이 총출동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조선비즈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한 올해 행사는 총 12개 강연 세션이 마련됐다.
이날 개막식에서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축사를 대독한 송상훈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장 확보, 국산 AI 반도체 실증, 피지컬(physical) AI 개발 지원 등을 포함한 독자 AI 생태계 구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이 자리가 AI 기술의 발전 방향성과 함께 사회적 함의까지 논의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은 영상 인사말을 통해 “서울시는 내년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구축해 행정 전반에 생성형 AI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오늘 논의하는 아이디어들이 서울을 글로벌 스마트시티로 도약시키는 동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피지컬 AI 이제 시작… 분야별로 전문화된 다양한 로봇 등장할 것”
기조연설자들은 2022년 챗GPT의 등장으로 생성형 AI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AI가 로봇·자율주행차 등 물리적인 영역이랑 접목하는 피지컬 AI 시장은 이제 걸음마를 떼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AI의 발전으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란 우려와 달리 당분간은 AI 에이전트와 AI 기반 작업용 로봇이 인간의 업무를 보조하는 데 그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켄 골드버그 교수는 “AI 기반 로봇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인간의 개입 없이는 빨래 개기와 같은 단순한 업무도 원활하게 처리하지 못한다”며 “언젠가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의 시대가 도래하겠지만, 당장 수년 내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정 작업에 특화된 로봇이 발달하면서 일상 업무 중 반복적이고 자동화할 수 있는 업무를 대신해 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로봇과 인간은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지능 증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도나 사르카르 마이크로소프트(MS) AI&코파일럿 확산 책임자는 “생성형 AI 발전으로 AI가 앱 제작까지 수행하게 되면서 모든 개발자의 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지만, 실제로는 과거보다 더 많은 개발자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다”며 “인간의 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자동화된 영역에서는 사라지는 일자리도 있겠지만, AI가 발전할수록 AI 툴(Tool) 고도화를 위한 강화 학습이 더 필요해졌기 때문에 이런 업무 기반 개발자 일자리는 더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데이비드 챈 에코백스 로보틱스 최고경영자(CEO)는 “단 하나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모든 것을 대체할 것이란 기대가 많지만, 앞으로 10~20년 동안은 여러 종류의 로봇이 인간과 공존할 것”이라고 했다. 바다에 최상위 포식자인 상어가 존재하지만 수백만 종의 다른 생명체가 살아가듯, 로봇 생태계도 그렇게 다양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 역시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첸 CEO는 “가까운 미래에는 청소·물류·정원 관리 등 분야별로 전문화된 로봇이 생활 속에 자리잡을 것”이라며 “로봇은 과거에 인간이 쏟던 시간을 대신해 주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돌려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석좌교수) 겸 K-휴머노이드 연합 위원장도 현재 기술로는 이상적인 피지컬 AI를 구현하기 힘들지만, AI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2050년 이전에 휴머노이드 로봇과 상호작용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봤다. 그는 “현재 AI는 똑똑한 신입사원 수준이지만, 피지컬 AI가 실현되면 집안일을 잘하는 가족 구성원 역할까지 할 것”이라며 “로봇을 가르치는 튜터링 엔지니어처럼 피지컬 AI 발전으로 새로운 직업도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장 교수는 초거대 AI는 데이터·자본 격차로 한국이 불리하지만, 휴머노이드·피지컬 AI는 아직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라 기회가 있다고 봤다. 그는 “국내는 수요기업, 부품사, 배터리, AI 반도체, ICT 인프라까지 두루 갖춰 생태계 기반 접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AI가 반도체·클라우드·보안·모빌리티 생태계 바꿔
AI의 발전이 반도체 등 인프라, 클라우드, 보안, 모빌리티 산업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모하메드 아와드 Arm 수석부사장은 “AI 시대로 접어들며 전력 소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Arm은 최소한의 전력으로 최고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저전력 AI 인프라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오 왕 화웨이 클라우드 APAC 부사장은 “AI 시대에는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와 달리 AI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자사 클라우드에 중국 AI 딥시크를 적용했는데, 이를 토대로 막대한 데이터와 수많은 활용 사례를 쌓았다. 왕 부사장은 “AI 클라우드를 도입한 이후 기존의 데이터가 이제는 지식으로 재창출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이제는 지식 기반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기반 사이버 공격이 거세지면서 보다 고도화된 맞춤형 보안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댄 카르파티 체크포인트 AI센터 총괄(부사장)은 “AI의 코딩 능력이 높아지면서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어도 간단한 입력문으로 ‘해킹 코드’를 짤 수 있는 환경이 구현되고 있다”며 “공격자가 AI를 활용하는 것처럼 AI를 활용해 대규모 공격에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또 AI를 통제하고 문제를 감독하는 보안 담당자·의사결정권자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이크 오길 우버 아시아태평양(APAC) 공공정책 총괄은 “AI가 매일 수십억 건의 예측을 수행하며 전 세계 이동을 조율하고 있다”며 “우버는 매달 2만개의 AI 모델을 새로 학습하거나 재훈련하고 이 모델들이 초당 1000만건, 하루 200억건의 예측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도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도입해 서비스를 개선한 사례를 소개했다.
물리 보안 분야에서는 보안 수준을 높이면 편의성이 줄어들고, 편의성을 높이면 보안 수준이 낮아지는 딜레마를 해결하는 데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민정 에스원 부사장은 “생체인식을 바탕으로 한 출입 기계의 경우 얼굴이 노화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인식이 어려울 수 있는데, 에스원은 굉장히 많은 얼굴을 인식하는 AI의 딥러닝 기술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했다.
정기철 삼성SDS IW 개발팀장(상무)은 미래 기업의 경쟁력은 AI 또는 에이전트를 잘 활용하는 임직원들의 수와 직결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아무리 좋은 AI 솔루션을 도입하더라도 잘 활용되지 않으면 사장 돼 버린다”고 했다.
고품질 데이터 확보에 투자를 확대해 AI 기반 서비스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주민식 LG CNS AI선행기술연구소장은 “최강의 AI 모델 확보가 아니라, 고품질의 데이터 확보가 ‘에이전틱 AI(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자율적인 AI 시스템)’ 성공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에이전틱 AI 성능 이슈 가운데 90%가 데이터 품질 문제인 만큼, 관련 인프라 투자를 늘려야 한다”라면서 “고품질 데이터 확보 없이는 프로젝트의 80%가 실패하고 수십억 달러가 낭비되는 AI 대재앙이 구현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인공지능(AI)은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는 ‘사회적 안전망’이 될 수 있습니다”
옥상훈 네이버클라우드 AI케어콜 사업리더는 2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5’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생성형 AI 클라우드 비즈니스 사례-클로바 케어콜의 도전과 혁신’을 주제로 강연했다.
옥 리더는 이날 발표에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생성형 AI 기술 발전의 추세를 짚고, 생성형 AI를 접목해 기능을 꾸린 클로바 케어콜이 확산을 이룰 수 있었던 성공 요인을 소개했다.
‘클로바 케어콜’은 네이버클라우드가 지난 2021년 11월 부산 해운대구에 시범 서비스로 도입하면서 시작했다. 독거 노인·중장년 1인 가구에 AI가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는 게 핵심 기능이다.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발생할 수 있는 ‘돌봄 공백’을 해결하겠단 취지로 개발됐다.
이 서비스는 작년 9월 기준 전국 229개 시군구 중 절반 이상인 128곳에 도입됐다. 2022년 5월 정식 서비스가 출시되고 약 2년 만에 사용자 수도 3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6월에는 일본 시마네현에 위치한 이즈모시도 클로바 케어콜을 사용하고 있다. 이 도시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약 30%에 달한다.
옥 리더는 클로바 케어콜의 확산 비결로 ▲디지털 포용성 ▲AI 기술 ▲윤리성 ▲국가대상사업(B2G) 시장 공략을 꼽았다. 그는 “AI는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고도화가 필요한데, 네이버클라우드는 4가지 방향에 무게를 둬 기능을 클로바 케어콜의 기능을 발전시켜 왔다”며 “B2G 도입을 통해 지속적인 피드백을 서비스에 반영한 결과 일본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대면 접촉이 제한되면서 독거노인의 ‘고독사’가 급증해 이를 해결하고자 클로바 케어콜을 기획했다. 옥 리더는 “고독사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있었지만, 정서적인 측면까지 신경을 쓰기엔 부족함을 느꼈다”며 “세계에서 3번째로 빨리 자체 AI 모델을 확보한 네이버 기술을 활용한다면 건강 관리 부분도 서비스에 녹여낼 수 있으리라고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은 인력으로도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화와 AI를 결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클로바 케어콜 출시 후 ‘데이터 증강’(제한된 양의 학습 데이터를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 목적에 맞는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기법) 과정을 거쳐 서비스를 점차 친근하게 만들었다. 옥 리더는 “기존 대화를 기억할 수 있도록 기능을 높였고, 자체 ‘윤리 원칙’에 따라 약 20만건의 학습 데이터도 전수 검사했다. 그 결과 만족도 지표가 80%에서 90%로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며 “어르신들이 ‘전화가 자상해졌다’고 평가하신 점이 가장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치매 어르신이 네이버 케어콜을 6개월에서 1년 정도 이용하면 기억력·인지 기능 상승과 우울감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내에서 쌓은 레퍼런스를 토대로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옥 리더는 “우리나라보다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 역시 클로바 케어콜과 비슷한 AI가 있었지만, 더 나은 성능을 입증해 시장 진출에 성공한 것”이라며 “연내 국내외를 합쳐 5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로바 케어콜의 국내 확산까지는 약 4년이 걸렸지만, 일본 진출은 타진부터 성사까지 2개월의 시간만 소요됐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이 향후 사람이 하는 많은 일을 대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미래 기업의 경쟁력은 AI 또는 에이전트를 잘 활용하는 임직원들의 수와 직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기철 삼성SDS IW 개발팀장(상무)은 2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AI와 미래’를 주제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25′ 강연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정 상무는 이날 ‘기업에서의 SaaS: Personal Agent로 준비하는 기업 업무 혁신의 미래’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이메일 메신저, 온라인 미팅 등 협업 툴(도구)을 개발하는 한편, 해당 툴에 적용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의 코파일럿 기능도 개발하고 있다.
정 상무는 ‘에이전트‘의 정의를 ’단위 업무부터 연계 업무까지 사람의 개입 없이 끝낼 수 있는 것‘으로 정했다. 그는 “올해 들어 에이전트 AI를 이용한 생산성 향상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는 업체가 늘고 있다”라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만나 AI 에이전트에 대한 의견을 들었는데, ‘사람을 대신한다’ 또는 ‘사람의 개입 없이’라는 키워드를 공통적으로 언급했다”라고 전했다.
정 상무는 최근 텍스트를 이해하고 생성할 줄 아는 거대언어모델(LLM)이 나오면서 AI 에이전트 소프트웨어 개발이 한층 수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 상태를 판단하는 역할을 LMM이 할 수 있게 되면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큰 변화가 생겼다”라며 “덕분에 에이전트가 사람의 개입이나 판단을 최소화해서 자율적으로 완결형 업무를 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됐다”라고 밝혔다.
정 상무는 단순한 AI 에이전트를 넘어 개인화된 ‘퍼스널 에이전트’ 개발 과정도 설명했다. 그는 “업무 데이터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과 업무 패턴 모두 임직원 개개인마다 다르다.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라고 밝혔다. 또 “개인의 업무 맥락을 이해하거나 개인을 대신할 수 있는 메모리 영역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거리였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인의 업무 데이터는 시스템이 활용하지만, 데이터에 대한 접근은 철저히 개인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가 도입돼도, 임직원이 활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정 팀장은 업무 문화에도 AI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상무는 “아무리 좋은 AI 솔루션을 도입하더라도 잘 활용되지 않으면 사장 돼 버린다”라며 “임직원이 매일 사용할 수 있는 AI 기능이 단 하나라도 있으면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에이전트가 수많은 반복 업무를 할 수 있는 체계가 되면, 또는 AI를 활용할 수 있는 체계가 되면 개개인이 더 생산적인 일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공지능(AI)의 미래를 정확히 안다고 말하는 사람이야말로 위험하다.”
2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25’ 패널토의에서는 AI와 로봇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나왔다. 패널들은 한목소리로 “미래를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뚜렷한 과제를 제시했다. 제조업 혁신의 돌파구, 접근성 AI의 설계 원칙, 가정용 로봇 상용화 조건, 한국형 휴머노이드 전략이 차례로 논의됐다.
좌장을 맡은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전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장)는 “AI는 산업과 사회의 근간을 동시에 흔드는 주제”라며 “이날 토론은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구체적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피지컬 AI(물리적 환경에서 직접 작동하는 AI) 분야에서는 켄 골드버그 UC버클리 산업공학과 교수 겸 AI 연구소 위원장이 최대 과제로 ‘유연 소재 처리’를 꼽았다. 그는 “케이블·섬유·연조직은 로봇이 특히 다루기 어려운 대상이지만 거의 모든 제품과 생활 환경에 들어간다”며 “예를 들어 얽힌 케이블을 자동으로 인식해 풀어낼 수 있다면 공장 라인뿐 아니라 공연장, 병원 수술실, 선박 같은 현장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방에서 식재료를 자르거나 수술에서 피부와 조직을 꿰맬 때처럼 ‘3차원 연조직’을 다루는 영역이야말로 로봇 연구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AI 조건을 두고는 도나 사르카르 마이크로소프트 AI&코파일럿 확산 책임자가 ‘참여 원칙’을 강조했다. 사르카르 책임자는 “AI는 데이터 수집, 제품 개발, 테스트 단계 어디서든 당사자가 빠지면 100% 실패한다”면서 시각장애인 지원 서비스 ‘Be My Eyes’를 예로 들었다.
그는 “협업 과정에서 일반 이미지 데이터에는 시각장애인이 실제 필요로 하는 정보, 예컨대 유통기한이나 약품 라벨, 표지판 문구 같은 게 거의 없었다”며 “그래서 이용자가 남긴 질문과 로그를 새 학습 데이터로 쌓아 별도 모델을 만들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 “농인(聾人) 당사자 없이 제작된 수어 통역 아바타는 20여개국에서 모두 실패했다”며 “장애인 본인이 설계·검증 과정에 직접 참여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챈 에코백스 로보틱스 최고경영자(CEO)는 가정용 로봇 대중화의 현실적 제약을 짚었다. 그는 “집은 공장보다 훨씬 예측 불가능한 공간”이라며 “봄철 해빙기처럼 바닥 습도가 높아지면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생기고, 계절·재질 변화만으로도 모터 구동 조건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집안일을 해결하는 범용 로봇은 최소 5~10년은 걸릴 과제”라면서 “현 단계에서는 청소·세탁처럼 특정 작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특화 제품이 먼저 의미가 있다”고말했다. 그는 또 “자동차가 원거리 센서 중심이라면, 가정용 로봇은 근거리 인식과 충돌 안전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며 “상용 부품만으로는 부족해 자체 센서·모터 개발까지 병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K-휴머노이드 연합 위원장)은 AI 시대에 한국이 준비해야 할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초거대 AI는 데이터·자본 격차로 불리하지만, 휴머노이드·피지컬 AI는 아직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라 기회가 있다”며 “국내는 수요기업, 부품사, 배터리, AI 반도체, ICT 인프라까지 두루 갖춰 생태계 기반 접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업과 AI 업계의 문화·시간 개념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며 “미국과는 소프트웨어·모델, 중국과는 제조·부품에서 협업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참석자 질의응답에서는 ‘AI 투자 버블’과 ‘개발자 일자리’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골드버그 위원장은 “닷컴버블처럼 성급한 투자는 실패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처럼 결국 실체가 확인되면서 거대 기업들이 탄생한 것처럼, AI도 언젠가는 실체를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시기인데, 이를 단정하는 사람을 오히려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칩·데이터센터 같은 AI 기반 인프라는 분명히 수요가 늘 것”이라며 “골드러시에 금을 캐는 사람보다 곡괭이·삽을 판 사람이 돈을 벌었듯, AI 확산에서도 반도체와 인프라 공급자가 가장 확실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비유했다.
사르카르 책임자는 개발자를 위한 일자리 전망을 두고 “1년 뒤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도 “비(非)테크 산업이 AI 도입을 서두르면서, 이제 개발자는 단순히 코드를 짜는 기술자가 아니라 해당 산업의 언어를 이해하고 현장 문제를 풀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항공사에 들어가려면 지연·수하물 분실·정비 등 항공 산업의 10대 과제를 알고 있어야 하고, 금융사에 들어가려면 거래 리스크나 보안 요구사항 같은 맥락을 알아야 한다”며 “AI 기술과 산업 이해를 동시에 갖춘 인력이 앞으로 더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 교수는 토의를 마무리하며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손에 넣었지만, 관건은 어디에 어떻게 활용하느냐”라며 “오늘 논의가 공통적으로 보여준 결론은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데이터와 협업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